어제 5년 전 학부모로부터 카톡이 왔다.
아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지나간 영상들이 나오는데
1학년 때 내가 가르치던 모습이 잠시 지나가자
아들이
" 엄마, *** 선생님이다." 하며 반가워하였단다.
그 순간 @@어머니는 내가 많이 생각나서 졸업식 사진과 함께 안부를 전해왔다.
항상 기쁜 일이 있으면 소식을 전해 주는 고마운 학부모이다.
@@가 우리 딸과 같은 학년이었으니 졸업을 한 게 맞구나!
책벌레에다 개구쟁이었는데....
노래를 잘해서 상을 탔다니 놀라웠다.
1학년 때는 @@가 노래에 재능이 있을 줄 몰랐는데 의외였다.
그 때는 오히려 다른 아이들보다 수준 높은 책을 읽어서 그 쪽으로 나갈 줄 알았는데
지금은 책과는 조금 멀어지고, 노래 쪽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니
아이들은 자라면서 많이 변하는가 보다.
내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도 고맙고,
기쁜 일 있을 때마다 잊지 않고
카톡을 보내주는 학부모 또한 고맙다.
내가 누군가에게 "스승"이라고 불린다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한편으로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잘 못 살아온 것은 아닌 듯해서 말이다.
며칠 전 졸업을 앞둔 딸에게
" 6년 동안 어떤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니?" 란 질문을 했다.
어쩌면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와 유사한 유치한 질문이 될 수도 있지만서도
우리 딸은 어떤 선생님을 가장 기억할까 교사의 입장에서 궁금해서 한 번 해 봤다.
딸은 1학년 때 선생님을 뽑았다.
이유를 물어보자
1학년 때 자기가 교실에 뭘 찾으러 갔는데 선생님이 자신을 자기가 그린 그림 앞에 데리고 가시더니
" 너는 그림을 정말 잘 그려. 색칠도 꼼꼼하게 잘하고 표현도 대담하고.
##는 나중에 멋진 화가가 될 거야." 라고 칭찬해 주셨단다.
그 칭찬이 지금도 생생하단다. 그래서 1학년 때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였다.
그렇구나!!!
딸의 1학년 담임은 나의 롤 모델이기도 하시다.
지금은 퇴임을 하셔서 제주도에서 귤 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나도 교사로서 정말 존경하는 선배님이셨다.
얼마 전 우리 꼬맹이들과 교과서에 나온 인형극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어떤 모둠 아이들이 인형극을 참 잘해서 칭찬을 해 줬다.
그 아이들 중에 한 명은 받아쓰기가 유독 약한 아이였는데
인형극 대본을 그 아이가 썼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 넌 작가 재능이 있나 보다" 라고 칭찬을 해 줬다.
그 아이를 비롯한 그 모둠은 내 칭찬에 탄력을 받아
이번 마지막 학급 행사인 장기자랑 때도 인형극을 하였다.
장기자랑 때도 그 아이가 대본을 썼다고 한다.
아마 그 아이는 2학년 올라가서도 역할 놀이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할 거라 여겨진다.
아이들은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 주는 것에 무한한 긍정 에너지를 갖게 됨을 그 아이를 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5년 전 제자, 우리 딸, 우리 반 아이를 보면서
좋은 교사란 그 아이의 강점을 찾아내어 적절하게 칭찬을 해 줘야 하는 사람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아이들 하나하나를 지긋이 응시하며
그 아이가 가진 강점이 무엇인가 찾아내어 시기적절하게 칭찬을 해주도록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