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독서 연수에서 류재수 작가님 강의가 있었다. 역시 화가의 풍모에 화가의 포스가 느껴졌다.
주변인들이 교사가(특히 아내분도 교사란다.) 많기도 하지만 학교가 희망이고
교사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교사모임이라면 어디든지 달려 가신다고 하셨다.
<백두산 이야기><노란 우산>을 쓰신 분이다.
아침에 바삐 나오느라 사인 받을 책을 챙기지 못해 아쉽다.
작가님은 요즘 작품활동 대신 북녘 어린이 돕기에 주력하시나보다.
책 이야기보다는 북녘 어린이들의 실상을 많이 이야기해 주셨다.
어디서 들을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라 모두 초집중하여 들었다.
백두산 이야기에서 작가님의 통일에 대한 염원이 조금 느껴졌는데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시는 줄은 강의를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아마도 다음 작품은 " 통일"을 주제로 한 그림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작년에 나온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광주 민주 항쟁을 다룬 그림책 <오늘은 5월 18일>이
류 작가님의 후학이란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그림책을 아주 높이 평가하였다.
이데올로기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가슴 아픈 역사를 재조명하고,
아직도 진행 중인 그들의 아픔을 들여다 보게 하는 따뜻한 그림책이라고 하셨다.
수강자들에게 자신의 책은 안 사도 좋지만
이 그림책만큼은 꼭 사셔서 책꽂이에 꽂아놓고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당부하셨다.
혹자는
이런 가슴 아픈 역사까지 굳이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해?
때가 되면 스스로 알게 되겠지?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작가님은 아이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런 역사를 이해한다고 하셨다.
나도 그 말에 동감한다.
이런 그림책이야말로 아이들이 우리의 부끄럽고 가슴 아픈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숨기고, 축소하고, 나중으로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 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작가님의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권정생 작가님도 북녘 어린이들을 늘 불쌍히 여기시고 돌아가실 때 통장에 있던 10억 원을
북녘 어린이,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쓰라고 전액 기부하셨다고 들었다.
이제 그 일을 류 작가님이 대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작가님은 겸손하게도 자신은 그저 대학생 때 자신의 친한 친구를 따라 하다가 지금에 이르렀을 뿐이라고 하셨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하다.
류 작가님이 북녘 어린이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친구를 통해서였듯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한 권의 책을 통해서일 수도 있고, 한 명의 친구를 통해서일 수도 있다.
이걸 돈오점수 (문득 깨달음에 이르는 경지에 이르기까지에는 반드시 점진적 수행 단계가 따름을 이르는 말)라 할 수 있겠지.
독서연수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바로 " 책 읽어주기의 힘"이다.
내가 몇 년 전 도서관담당자 연수를 통해 돈오점수 하였듯이
모든 부모들의, 모든 교사들의 돈오점수가 오길 바란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