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독서동아리 샘들과 여희숙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도서관친구들>에 책 사러 가기로 한 날이다.
학교에서 집합하여 광진구정보도서관으로 향하였다.
작년에 왔을 때보다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 있었고, 그동안 친구 출판사들도 많이 늘었다.
반갑게도 내가 좋아하는 "사계절"도 친구 출판사가 되어 있었다.
차 한 잔을 마시고 나서 책 구경을 하기 시작하였다.
도서관친구들(회원)이 되면 70% 할인된 가격으로 아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신간도 30%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35권의 책을 샀는데도 11만원 정도의 경비가 소요되었으니 정말 저렴한 것이다.
우리가 구매한 돈은 다시 "도서관친구들"로 기부되어 책이 필요한 곳으로 돈이 흘러들어가게 된다.
친구 출판사에서는 창고에 보관된 책을 무료로 보내주고,
도서관친구들에서는 이걸 30%만 받고 판매한 수익금으로
다시 출판사의 신간을 사거나 도서관관련 사업 등을 하는 경비로 사용한단다.
출판사는 폐기처분해야 할 책을 기부해서 좋고,
도서관친구들 회원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책을 구매할 수 있어서 좋고,
도서관친구들은 수익을 내서 다시 좋은 일에 사용할 수 있어서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서관친구들 가입비는 매달 2000원이다. 더 받지도 덜 받지도 않는다.
매달 회비 2000원을 내면 이런 혜택을 받고 좋은 일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절판으로 뜨는 "엄마 마중"을 구할 수 있었던 거다.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태일이 3"을 구하지 못한 것이다.
딸은 책을 보자마자 " 태일이 1,2"을 연거푸 읽었다.
좋은 만화도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이런 훌륭한 인생을 살고 간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느끼게 하고 싶어서 샀다.
"솔거 나라"시리즈도 여러 권 있었는데
집에 있는지 없는지 헷갈려서 많이 못 사왔다.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이미 소장한 책을 또 사 온 게 있다.
다른 샘들 말씀처럼 복본은 필요한 이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도서관친구들"에서 만든 삼나무로 만든 북엔드도 2개 샀다.
남편에게 하나 선물로 줬더니 아주 좋아했다.
아주 쓸모 있게 잘 만들었다.
지난 번 사 온 독서대도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3세 아이를 데리고 온 독서동아리 신입 멤버 선생님의 열정도 대단하고,
이미 본교를 떠난 영양사 샘도 잊지 않고 합류해줘서 고맙고,
운전에다 맛있는 점심까지 사 주신 3학년 선배님도 짱이고,
이런 인연을 만들어 주신 5학년 부장님은 우리 독서동아리의 은인이다.
일부러 우리와의 약속 때문에 나오셔서 수고해 주신 여희숙 선생님과 자원봉사자 2분께도 정말 감사 드린다.
우리가 책을 고를 때 여선생님도 열심히 책을 고르셨다.
중국에 가시는 지인께 선물로 보내신다고 100여권의 책을 자비로 사시는 걸 보고
또 한 번 존경의 마음이 몽실몽실 피어 올랐다.
지인께서 대안학교에서 근무하시다가 이번에 중국에서 교포들을 위한 한인 학교를 만드는데
그 도서관에 기증하는 거라고 설명해 주셨다.
사람과의 만남이 가장 소중하고 그 만남이 가장 설렌다는 서정홍 농부 시인의 말씀이 백번 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매개로 해서 맺어진 소중한 인연,
아름답게 잘 지켜나가리라고 다짐해 본다.
돌아오는 겨울 방학에 다시 뭉쳐서 책 구경을 하러 가기로 약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