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들의 ppt발표
딸의 미술영재교육원 1학기 종강식이 있어서 학부모도 함께 와서 참관을 하라고 하였다.
놀토에 그 좋아하는 늦잠도 못 자고 둘 다 부시시하게 일어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서 차 안에서 먹고 목적지로 갔다.
아이들이 1학기 동안 해 온 학습활동을 ppt로 각자 제작하여 5분 이내로 발표하는 수업이었다.
2명의 결석자를 제외한 18명의 프레젠테이션을 꼬박 들으려니 정말 힘들었다.
대동소이한 내용들이어서 더 지루했던 것 같다.
개성 있고 재치 있는 발표를 하는 아이도 있었다.
역시 영재답다라고 모든 학부모를 놀래킨 아이도 있었다.
그 아이가 만든 스톱모션 동영상은 정말 훌륭했다. 말도 참 독특하게 해서 인상 깊었다.
초5,6학년의 ppt 제작 솜씨가 나보다 훨씬 낫다는 것에 대단히 놀라웠다.
우리 딸은 발표장소에 자신이 사용한 폰트가 안 깔려 있는 바람에 ppt가 깨져 버려서 제대로 발표를 못 하였다.
으~ 속상해!!!
다른 것도 아니고, 선생님, 친구들, 학부모 앞에서 발표를 하는 건데
나도 모르게 머리 끝까지 실망하고, 화가 나서
도중에 딸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 문자에 딸은
"자신도 많이 속상한데 엄마까지 왜 그러냐?" 고 볼멘소리를 했다.
내가 보기에 자신이 제일 엉망으로 한 줄도 모르고 희희덕거리고 있어서 현실을 알려주려는 의도가 있었는데
자신도 속으로 속상하긴 했나 보다.
ppt는 나보다 잘하고,ucc도 여러 번 하여 수상을 한 적도 있는 아이라서
믿고, 확인하지 않았던 내 잘못도 있다.
나중에 집에 오는 차안에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ppt가 깨지는 바람에 당황해서 발표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 부분이 내가 화난 지점이다.
ppt는 그렇다치고, 발표를 너무 성의없이 해서 제대로 준비를 안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듣고 보니 당황해서 머릿속이 하얗게 됐을 것 같다.
나같아도 그랬을 것이다.
다음에는 그런 것까지 예상하여 ppt를 제작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해 줬다.
(무난한 폰트 사용하기)
집에 가서 영재교육원 홈피에 올린 걸 보니 제대로 잘했다.
음~ 딸에게 많이 미안했다.
엄마가 조금만 더 참고 너를 믿어줄 걸.
딸이 당황하고 발표 못하여 속상한 것을 헤아려주기보다
내가 다른 학부모들에게 부끄러운 게 더 화가 나서
그 화를 딸에게 퍼부었던 게 정말 미안했다.
딸도 이번 일을 계기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니 가장 무난한 폰트를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알았고,
다른 친구들의 작품을 보면서 새로운 기법도 많이 배웠고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그냥 읽는 것보다 요약하여, 자신만의 발표 노하우를 가져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며 금세 밝아지는 딸의 얼굴을 보니 나도 마음이 환해진다.
2. 창의성은......
쉬는 시간에 잠깐 창의성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 주셨다.
내용이 좋아서 요약을 해 본다.
창의성이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게 아니라 부단한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란다.
창의적인 사람은 원래부터 타고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창의성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1. 호기심
2, 노력
3, 경험
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호기심은 그 어떤 것도 당연하다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생각해 보는 자세일 것이다.
노력은 <꿈 꾸는 다락방>의 저자 이지성씨를 예로 들었는데
초등학교 교사였던 이지성 씨가 어떻게 하여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 보여 주었다.
그는 출판사에서 여러 번 거절당한 후, 도서관이 가장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하였다고 한다.
그 후 인문학 서적을 엄청나게 읽었다고 한다.
한 해 동안 그가 대출한 권수는 1900여권이 넘었다.
그렇게 9년 동안 5000권이 넘는 인문학 서적을 탐독하였다고 한다.
1일에 1.5권의 책을 읽은 셈이란다.
2000권의 책을 읽게 되는 순간, 그 때부터 자신감과 확신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 동안은 끝까지 해 보지 않았기에 못했다는 것과 자신이 끝까지 하면 못 할 게 없으리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렇게 인문학 서적을 탐독한 후에야 자신만의 독특한 책을 만들 수 있었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경험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 씨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많은 것을 경험해야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직접 경험이 가장 좋지만 모든 걸 직접 경험할 수 없기에 독서 같은 것으로 간접 경험을 한다고 한다.
그는 책을 읽을 때 밑줄을 긋고, 그 부분을 워드로 옮긴다고 한다.
정말 좋은 구절은 써서 자신의 사무실에 덕지덕지 붙여 놓고
시시때때로 읽어 제 것으로 만든다고 한다.
그의 수첩에는 빼곡하게 많은 것들이 세세하게 적혀 있었다.
이런 경험들이 축적되어 있어야 필요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끄집어져 올라온다는 것이다.
"많이 기억된 사람들일수록 필요한 순간에 올라온다"
"감동받는 게 능력이다."
는 그의 말을 재빨리 받아 적었다.
"시청하는 게 아니라 견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도 참 멋지다. 역시 광고를 한 사람답게 말이 가슴에 팍팍 박힌다.
시청은 그냥 보통 사람들이 하는 방식이고, 창의적인 사람은 모든 것들에 감동을 받으며 견문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
알라디너 세실님이 왜 이 분을 좋아하시는지 이해가 된다. 방학이 되면 이 분 책부터 읽어봐야지.
며칠전 연수와 오늘 창의성 강의를 통해
결국 창의성 신장의 해답도 "독서"에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다양한 책을 읽고 배경지식이 넓어진 상태에서 창의성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방학 동안에는 나도 아이들도 여러 가지 체험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