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부터 출장을 가야하는데
6교시 5학년에 보결을 들어갔다 왔다. 바쁘다 바뻐!!!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이라서 내가 잘할 수 있는 독서교육을 하였다.
우리 반 아이들 데리고 했던 창의성 수업 말이다.
먼저 책 좋아하는 친구들 손 들어 보라고 하니
예상보다 절반 이상이 든다.
끝말에 " 만화책이요~" 했지만서도 절망적이진 않다.
이보나 씨의 <문제가 생겼어요>를 플래쉬 동화로 들려주고
다리미 자국으로 연상하여 그려 보라고 하였더니
처음에는 어쩔 줄 몰라하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집중하더니 놀라운 작품들을 그려내기 시작하였다.
역시 선배답다.
자기들끼도 놀라운지 흘끔흘끔 서로의 작품을 곁눈질로 본다.
내친 김에 하나를 더 보여줬다.
우리 반 아이들은 다 아는 이보나 씨를
5학년 아이들은 전혀 알고 있지 않았다.
<학교 가는 길>을 보여 주며 발자국이 어떻게 변하는지 잘 보라고 하였다.
발자국이 각양각색으로 변하는 걸 보더니 마지막에 박수를 보낸다.
손뼉까지 칠 줄은 몰랐다.
5학년 아이들을 보면서 또 깨닫는다.
아이들은 책을 좋아한다.
다만 책을 읽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에 책과 덜 친한 것 뿐이다.
아이들을 책과 멀어지게 한 것은 결국 부모와 교사, 이 사회가 아닌가 싶다.
책 읽어야 할 시간에 학원 다니고, 게임 하고, 카카오톡 하고 말이다.
책 읽을 시간이 주어지고, 주변에 좋은 책들이 있다면 분명 책과 친하게 지낼 아이들이다.
너희가 그린 작품은 1학년 동생들에게 보여줄 거라고 하니 더 열심히 한다.
끝나는 종이 울렸는데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끝까지 남아 완성을 한 남학생도 인상적이다.
5학년 정도 되면
" 아무 것도 생각이 안 나요." 라고 배 째라는 식으로 가만 있는 아이가 한 둘 있기 마련인데
끝나는 종이 울렸는데도 열심히 그리고, 색칠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을 잘 이끌어 줘야 할 터인데....
수업을 끝내면서 담임 선생님 컴퓨터 바탕 화면에 그림책을 언제든 볼 수 있도록 링크를 걸어 놨으니
공부하기 싫을 때, 너무 더워서 집중하기가 힘들 때, 담임 선생님께 틀어 달라고 말씀 드리라고 했다.
전학년이 아침자습 시간만이라도 차분히 앉아 독서를 할 수 있는 학교 분위기가 마련된다면
아이들에게 많은 자양분이 될 텐데 참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