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1학년 꼬맹이들 데리고 공개수업이 있는 날이다.
보통 1학년은 2학기에 공개수업을 하는데 (어느 정도 학습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하기에)
본교는 해마다 1학기 그것도 가장 더울 때 공개수업을 하는 바람에 고충이 많다.
지금도 교실 온도가 상당한데
공개시간이 5교시인데다 아이들, 학부모님, 거기다 교원들까지 교실에 들어오면
교실 온도는 상상 이상으로 상승한다.
한 교실에 50여 명이 있다고 상상해 보시라!!!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집중력이 뚝뚝 떨어지는 아이들인데
주변에 여러 사람이 있다고 하면 이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기가 얼마나 어럽겠는가!
게다가
날씨가 더우면 1학년 아이들의 집중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보통 때도 5교시에는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곤 한다.
그건 어느 학년이나 마찬가지일 게다.
하여 얼마나 담임이 수업 준비를 많이 하였는지보다
이이들의 집중력과 그 날 컨디션이 1학년 공개수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학년 수업이라서
학부모들은 내 자녀가 발표를 잘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일 터인데
아이들이 더위 먹어서 발표를 안 하면 그 수업은 아무리 담임이 준비를 많이 했더라도 꽝이다.
선선할 때, 최소한 2-3교시 가장 집중력이 좋은 시간에 수업 공개를 해야 하는데
악조건을 다 갖춘 상태에서
집중시간이 짧은 1학년 아이들과 공개수업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크다.
나도 내일 점심 먹고 이 아이들을 운동장에 내보내야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까지 고민 중이다.
작년에 내보냈더니 공개수업 시작 종이 쳤는데도 느지막히 들어오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공개수업을 해야 하는데 땀을 비오듯 흘려 꼬질꼬질한 상태에서 수업을 하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그렇다고 이 아이들을 점심 시간까지 교실에 묶어 두자니
5교시에 더 집중을 못 할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한 이런 1학년 아이들의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요인들을 컨트롤 하기 위해서
내일은 꼭 점심시간부터 에어컨 가동을 해 주십사 학교측에 건의를 드렸는데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
작년에도 수업 중간에 에어컨이 나오는 바람에 쪄 죽는 줄 알았다.
아무튼 내일 날씨가 부디 선선하길 바라고,
에어컨 가동이 반드시 되길 바라고,
1학년 꼬맹이들이 자신감을 가져 오길 바란다.
수업 준비는 교사가 하는 것이지만
수업을 만들어 가는 것은 교사와 학생이기 때문에
우리 꼬맹이들이 지금까지 쭈욱 학습 훈련을 했던 것처럼 잘해주길 바란다.
학부모님들도 내 자녀가 발표를 못하는 것은
5교시에다, 날씨가 더워서 집중력이 약해져서일 거라고 생각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