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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상자 말 ㅣ 느림보 그림책 37
하효정 글.그림 / 느림보 / 2012년 1월
평점 :
요즘 어린이들이 학급문고로 가져 오는 책들을 살펴보고 있다.
그 중에서 오늘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상자 속에 있는 말들은 각자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작은 상자 말만 꿈이 없다.
다른 말들은 상자 속을 나와 제 갈 길로 가는데
작은 상자 말은 상자 속에 갇힌 채 나올 생각을 안 한다.
자신은 왜 꿈이 없는지 슬퍼할 뿐이다.
그 때 비둘기들이 나타나 도와준다고 한다.
비둘기 여러 마리가 상자를 들어 올려 마치 말이 하늘을 나는 것처럼 도와준다.
작은 상자 말은 자신이 새가 된 것처럼 기쁨을 느낀다.
그제서야 작은 상자 말은 비로소 꿈을 가지게 된다.
새처럼 날고 싶다는 꿈 말이다.
상자 안에 갇힌 말이라는 설정이 <데미안>을 연상시킨다.
자신의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와야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상자 안에 갇혀 지내서는 그 어떤 것도 꿈 꿀 수 없다.
다른 상자에 있던 말들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상자를 벗어 던지고 나왔듯이
꿈을 갖게 되자 작은 상자 말도 자신만의 상자를 벗어 던지고 비상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또한 상투적으로 꿈을 이룬 결말로 끝나지 않아 상큼했다.
꿈이란 것은 꼭 이루지 않아도
꿈 꾸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멋진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