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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5
로버트 프로스트 글, 수잔 제퍼스 그림, 이상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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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동안 드라마를 끊고 살았는데 요즘 <그 겨울 바람이 분다>때문에 내 마음에도 바람이 불고 있다.

겨울 하면 떠오르는 영화 혹은 드라마로는 <러브 스토리> 자리를 넘볼만한 게 그동안 나에게는 없었는데

이제부터는 아마 겨울이 올 때마다 오 수 , 오 영이 나오는<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가장 먼저 기억날 듯하다.

특히 남녀 주인공이 겨울 산 정상에 올라가 눈꽃들이 부딪히며 나는 소리를 듣던 그 장면이 가장 뇌리에 남아 있다.

그건 러브 스토리의 남녀 주인공이 유명한 주제곡을 배경으로 뒤로 벌렁 누워 눈장난을 하던 모습 만큼

심혈을 기울여 찍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노희경 작가와 연출가의 멋진 하모니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내가 과연 눈이 내린 산 정상을 가게 될지 심히 의심스럽다-나도 그들이 들었던 그 멋진

자연의 풍경 소리를 듣고 싶다.

이 드라마에 빠지기 시작할 무렵, 겨울의 아름다움을 정말 잘 표현한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수잔 제퍼스가 두 번의 눈보라를 보며 그 느낌을 고스란히 표현한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라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을 처음 본 건 한겨울이었다.

겉표지에 눈이 포근히 내려앉은 나무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강렬한 첫인상을 주었던 이 그림책을 읽은 건 겨울이 아니라 벌써 계절이 바뀌어 봄이었다.

한겨울에 봤더라면 더 감흥이 컸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려는 순간,

때마침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보게 되니 줄어들려던 감흥이 다시 커졌다.

드라마와 그림책이 겹쳐지며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겨울의 멋진 풍경들이 내 머릿 속에 다시 그려졌기 때문이다.

눈 내리는 숲의 정경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림 한 장 한 장이 정말 아름답다.

칼라와 흑백이 주는 아름다움 또한 대조를 통해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최소한의 칼라만 입히고 나머지는 눈의 아름다움, 겨울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주기 위해  흑백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멋진 눈결정을 보시라!!!

그림에 별 소질이 없는 나는 다른 표현도 어렵지만

특히 하얀 눈을 표현하기가 가장 힘들었다.

사람들은 내가 교대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다고 하면

" 와! 그림 잘 그리겠다" 하지만

실상 난 그림에 전혀 소질이 없다.

그런데 이 그림책을 보면서

'아! 눈 쌓인 나무와 눈 내린 마을, 숲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깨닫게 되었다.

물론 깨닫는다고 해서 그렇게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서도 말이다.

평소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이 그림책이 겨울 풍경의 교과서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딸도 이 그림책을 보면서

" 엄마, 진짜 나무와 겨울 풍경이 멋지다!!!" 를 연발하였다.

눈썰미가 좋은 아이들은 이런 그림책만 보더라도 모방하여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이 그림책을 자세히 보면 하얀 눈 속에 동물들이 숨은 그림처럼 숨어 있는 게 보인다.

얼마 전 읽었던 <비밀의 강>이나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처럼 그림 곳곳에 동물들이 숨어 있어서

아이들이 이걸 보면 참 좋아할 것 같다.

 

                                                                     토끼를 찾아 보세요.

 

지난 겨울 너무 추워서 -난 추위를 정말 잘 탄다-

겨울의 풍경을 즐기기보다

"추워 추워 으~ 징그럽게 추워!!!"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이 그림책을 마주 하고 보니 겨울이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이 왔다.

왜 그 때는 겨울이 주는 아름다움을 잠깐 멈춰 서서 즐기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춥다며 불평하기 전에 겨울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

겨울이 나에게 주는 축복을  느끼며 지냈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가 생겼다.

 

돌아오는 겨울에는 이 할아버지처럼 잠깐 멈춰 서서 그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한다.

나보다 훨~ 씬 연세가 많으신 호호 할아버지가

어린아이처럼 폭신한 눈에 드러누워 눈천사를 만들고,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에

감성지수는 나이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난 언젠부터 눈이 와도 좋아하기보다 걱정부터 하게 되었을까?

나도 예전에는 이 할아버지처럼 눈만 오면 방방 뛰며 좋아했었는데....

러브 스토리 주인공들처럼 눈밭에 벌렁 드러눕기도 했는데....

어쩌다 눈이 와도 눈이 소복하게 쌓인 나무들을 봐도 멈춰 서지 않고 눈을 피해 냅다 달리게 되었을까?

나도 어느덧 감성보다는 현실에 젖어사는 생활인이었던가 보다.

매일 감성적으로 살 수는 없겠지만서도

이렇게 새햐안 눈 이불이 온 세상을 포근히 덮어 주는 날에는

이 할아버지처럼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그 순간이 주는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는 나이고 싶다.

눈과 겨울은 한참 기다려야 하니

지금부터라도 자연이 주는 순간순간의 아름다움을 즐기려고 노력해야지.

학교에 산수유 꽃이 피었던데....

그 앞에 잠시 멈춰 서서 꽃향기라도 맡아 봐야겠다.

개나리,진달래,목련 등 봄의 전령사들이 기지개를 켜면 아이들 손 잡고 봄 구경 가야지.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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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3-23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내일까지 2편이나 리뷰해야 되는데...
몸도 맘도 분주해서 서재글도 못 읽고 책도 못 읽어요.ㅠ

수퍼남매맘 2013-03-23 18:36   좋아요 0 | URL
네. 정말 분주한 3월이에요.
저도 이렇게 리뷰기한까지 꽉 차기는 첨인 듯해요.
바쁜 나날이 하루빨리 지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