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를 해야 해서 수락산역쪽으로 가게 되었다.
간 김에 얼마 전에 발견한 멋진 카페에 가려고 차를 돌렸는데
계속 같은 골목만 빙빙 돌았다.
딸은 한 번 더 찾아보자고 하고, 아들은 그냥 집에 가자고 하고....
포기하고 갈까 하다 마지막 한 번 더 차를 몰았는데
그 골목이 맞았다.
이럴 때 보면 길치 같기도 하고....
카페 이름도 <커피 정원>인데 <커피 공장>인 줄 잘못 알고 있었다.
하여튼 손님이 우리 셋뿐이어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지난 번에는 선배님이 여기서 원두 커피를 사줬는데
오늘은 한번 핸드 드립 커피를 시켜보기로 하였다.
아직까지 핸드 드립 커피를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어떤 맛일까 궁금하였다.
생각보다 핸드 드립 커피 하느 곳이 드물다. 이 근방에서 말이다.
핸드 드립은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정성과 맛이 비례한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핸드 드립 커피에다 와플까지 해서 7000원 세트 메뉴가 있어서
그걸 시키고, 아이가 둘이니 와플을 하나 더 추가하였다.
사장님이 핸드 드립하는 모습을 지켜 봤다.
친절하게도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는 것을 아시고,
핸드 드립하는 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무슨 말인지 다 이해한 것은 아니다.
캡슐 커피 머신도 샀는데 핸드 드립 기구까지 산다고 하면 아마 남편이 카페 차릴 거냐고 할 것 같다.
그런데 캡슐 커피, 핸드 드립 커피, 커피 머신에서 내리는 커피 등등 맛이 다 다르다.
핸드 드립하는 동안 커피 향기가 퍼지는데 와! 끝내줬다.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오는 모습도 신기했다.
세 번 물을 부어 준다고 한다.
작년에 영양사 샘이 한 번 울 교실에서
핸드 드립 하는 것을 보여주셨는데 쉬워 보이기는 하던데...
저녁에 남편에게 핸드 드립 커피 진짜 맛있다고 하니 남편 왈
이러다 당신,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하는 거 아니냐고? 먼저 선수를 친다.
글쎄....
하여튼 핸드 드립 커피에다 갓 구워 낸 벨기에식 와플을 먹는데
와플 맛도 진짜 예술이다.
그렇게 달지도 않고 쫄깃하고 고소하고
오늘 마신 커피는 지난 번 사 간 커피와는 다른 케냐AA인데
예가체프보다는 더 신 맛이 느껴졌다.
사장님은 예가체프가 더 신 맛이 나는 커피라고 하는데
난 예가체프가 더 구수한 맛이 나던데....내 미각이 이상한가 보다.
예가체프도 처음 사왔을 때 향이 가장 강하고, 맛도 좋았다.
분쇄한 후 4시간 이후부터는 변질된다고 하니
최상의 커피를 만끽하려면
그때 그때 분쇄하여 핸드 드립으로 내려 먹는 게 좋다고 한다.
분쇄기의 성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사장님이 말씀해 주셨다.
이 카페에서는 직접 원두를 일 주일에 두 번 정도 로스팅한다고 한다.
카페에 생두가 있어서 사진도 찍어 왔다.
집에 와서 네이버로 검색해 보니
꽤나 알려진 카페였다.
아기자기한 소품이 이 주인장의 감각을 느끼게 해 준다.
10 종류의 원두가 있다고 하니 다 먹어봐야지~~
우! 생각만 해도 신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