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임교에서 함께 근무했던 선배님들과 모임이 있었다. 오랜만에 대학교로 진출을 하였다. 성신여대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엄청 사람이 많아 대기시간이 한 시간도 넘는다고 하여 근처 식당가로 옮겼다.
교사들은 5 년마다 학교를 옮기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끈끈한 유대감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오늘 모임이 지금까지 유지되는 것은 참 이례적이다. 학교도 다 뿔뿔이 흩어졌는데 말이다. 함께 1 학년을 했었는데 내가 처음으로 1학년을 담임하였던 해이기도 하다. 처음 1학년을 맡게 되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선배님들 덕분에 1학년을 무사히 담임할 수 있었다. 선배들에게 많이 배웠다.그 때 처음으로 1학년 아이들은 크레파스로 시작하여, 그 다음 색연필, 2B 연필로 옮겨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배들의 오랜 노하우는 그 어떤 지도서보다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곤 하였다. 고학년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아이들 하교 시킨 후 회계 선배 교실에서 매일 만나 대화를 했던 게 지금까지 만나게 되는 유대감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회계 선배를 보면서도 ' 아! 학년 회계는 저렇게 하는구나!' 하며 감동 받곤 하였다. 그 때가 딸이 학교 들어 가기 전이니 만남이 6년 정도 지속된 것 같다.
그 때의 학년부장님은 작년에 수석교사가 되셨고, 회계를 하셨던 선배는 그 후 부장을 몇 년 하시고 이제는 평교사로 지내신다.바로 윗선배는 영어 교과로 몇 년째 일하신다. 그럼 난? 독서교육을 열심히 하고 있지. 한 명이라도 모난 사람이 있으면 모임을 유지하기가 어려운데 다들 성격들이 좋으셔서 동학년 할 때도 참 좋았었다. 그 당시 둘째 낳고 몸도 맘도 조금 힘들던 시기였다. 선배님들께 교육상담 뿐 아니라 인생 상담도 많이 받었더랬다. 선배들의 인생 경험이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곤 했었다. 이 모임은 아직 이름이 없다. < 청소좀해> 모임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지만 배울 게 많은 교육 선배들이시고 나에게 참 소중한 모임이라서 모임 연락이 오면 기분 좋게 나가곤 한다.
식당이 한가하여 한 곳에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모임 후 수석님은 <궁궐지킴이> 연수를 받으신다고 시내로 나가셨다. 아마 퇴임후 문화해설사로 제 2의 인생을 영위하실 생각이신가 보다. 진짜 멋지시다. 동학년 할 때도 그랬지만 언제나 에너지가 넘치신다. 수석님은 동학년 할 때 벌써 제자들 주례를 하러 다니시곤 하였다. 정이 정말 많은 분이시다.(참고로 여자분이시다. ) 이번 모임 점심은 연년생 형제 모두를 이번에 대학에 진학시킨 둘째 번 선배가 사 주셨다. 일 년에 한 두 번 정도 만나는 분들이지만 동학년 할 때 매일 보던 분들이라서 그런지 만나면 전혀 어색하지가 않고 그 때 그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 나도 저런 멋진 선배로 나이들어 가야지'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