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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 한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이광표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12년 12월
구판절판


박물관 가시는 거 좋아하시나요?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답니다. 그런데 저랑 같이 근무했던 후배는 사회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아이들과 박물관 견학을 자주 가더라고요. 박물관 가는 게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싶었는데 그 후배가 쓴 책을 보니 그 후배와 함께 박물관을 가면 볼 게 많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후배 반이 된 아이들은 사회 특히 우리 나라의 역사나 문화재만큼은 어른인 나보다 아는 게 많겠다 싶었습니다. 어떤 한 분야에 전문인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은 행운임에 틀림 없습니다.

제가 박물관 나들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박물관에 있는 문화재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배경 지식이 별로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 상태에서 박물관에 가면 다 그게 그거 같아 보여서 흥미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죠. 아는 만큼 보인다고 박물관에 가기 전에 지금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이 책을 약간 공부하고 가면 훨씬 꼼꼼하게 문화재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몇 년 전에 6학년 아이들과 경주로 고적 답사를 간 적이 있는데 해설사와 함께 다니니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감동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러니 박물관에 가기 전에는 많이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예습은 필요한 것 같아요. 그 때 해설사와 함께 돌았던 경주 남산이 이 책에도 나오는데 경주 남산은 하루에는 다 훑어보지 못할 정도로 문화재가 많은 곳이라는 해설사의 말이 생각납니다. 이 책에도 그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따뜻한 봄이 되면 우리 아이들과도 꼭 한 번 찬찬히 둘러보고 싶은 곳이 바로 경주의 남산이에요. 경주의 벚꽃이 아주 화려하다던데....


문화재 연표 그림책이니 문화재가 연대순으로 나온 그림책이라는 거겠죠. 역사나 문화재는 호불호가 강해서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저학년 때부터 열광하는데 싫어하는 어린이들은 고학년이 되어도 지루해 하고 흥미없어 하더라고요. 그럴 때 이렇게 문화재 연표 그림책으로 다가가면 박물관 나들이도 좋아하게 되고, 우리 나라 문화재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고, 더 나아가 국사에 대한 애착심도 생길 듯해요.

저도 이 책에서 처음 보는 문화재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눈에 띈 게 바로 북한에 있다는 단군왕릉이었어요. 1993년에 북한에서 5000여 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남녀의 뼈 조각이 발견되었고 이 뼈의 주인이 바로 단군과 단군 부인이었다고 하네요. 단군왕릉이 북한에 있다는 것은 모르고 있던 부분이라서 참 흥미로웠습니다. 실제 단군 뼈인지 아닌지는 좀 더 확인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실제 단군 뼈라면 정말 놀랍지 않나요?

또 하나 제 눈길을 끈 문화재는 철기 시대 문화재로써 오리 모양의 토기인데 오리 모양의 토기는 처음 봐서 무척 새로웠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 새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하늘로 인도한다" 고 믿어서 새 모양의 토기를 만들어 무덤에 넣었다고 합니다. 토기가 참 귀엽네요.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물을 보면 가끔 이런 모양의 장식을 쓰고 나오는 걸 본 적이 있어요.진짜 섬세한 금동장식인 것 같아요. 삼국 시대에 벌써 이렇게 세밀한 장식을 한 걸 보면 우리 조상들의 세공 기술은 정말 탁월한 것 같아요. 가운데 부분을 자세히 보면 "삼족오"가 보이고, 그 양옆으로는 봉황을 표현하였다고 해요. 제 눈에는 봉황이 잘 안 보여서 아쉬웠어요. 여러분도 한 번 찾아보세요.

더욱 놀라운 것은 바로 이 귀고리예요. 어쩜 이렇게 정교하게 표현을 하였을까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신라 귀고리 가운데 가장 정교하고 화려하다"고 합니다. 제가 본 장신구 중에서 가장 정교해 보여 이 귀고리도 기억에 남습니다. 중간을 이어주는 고리에도 무늬가 새겨져 있다고 하니, 그 정교함에 입이 떠억 벌어집니다.

책은 사진이나 그림을 보여주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이렇게 문화재 퀴즈까지 내 주어 알찬 학습이 되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저도 몇 문제 풀어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물론 100점은 못 맞았어요. 100점이 아니라도 어때요? 가족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면 저절로 머리에 장기저장이 될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도자기라고 하는데 "도기"와 "자기"가 엄연히 다르다고 하네요. 이렇게 혼동하기 쉬운 것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고 있어요. 이제는 안 헷갈릴 것 같아요. 유약을 발라서 높은 온도로 구운 것은 그러니까 자기가 되는 거랍니다.

언젠가 문화재 관련 연수를 받았던 적이 있는데 그 때 지붕에 대해 알려 주신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어요. 그런데 반갑게도 이 책에 자세히 설명이 나와 있더라고요. 연수를 듣기 전에는 모두 같은 기와지붕이라 여기고 자세히 보질 않았는데 그래도 그 연수를 받고 나니 한 번이라도 지붕을 더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지붕 설명 바로 위에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부석사 무량수전>이 나와 있는데 딸과 함께 그 기둥을 껴안았던 추억에 잠깐 빠져 봤습니다. 단체 여행이라서 일정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여 기둥만 쓰윽 한 번 안아보고 후닥닥 내려왔던 아쉬움이 남아 있어요. 부석사, 무지 멋진 곳이었는데...다시 한 번 가서 찬찬히 둘러보고 싶어요.

그 다음은 문화재하면 항상 빠지지 않는 <윤두서의 자화상>이에요. 그림 관련 책을 봐도 문화재 관련, 역사 관련 책을 봐도 이 그림은 항상 나오더라고요. 매서운 눈초리에 얼핏 보면 목이 없어 보여 약간 으시시한데 아래 설명을 보니 처음부터 어깨선이 없었던 게 아니더라고요. 아이들은 이런 비화를 들려 주면 귀가 쏠깃해서 잘 듣더라고요. 저도 국사 배울 때 정사보다는 선생님이 삼천포로 빠져 들려주시던 야사가 더 재밌고 오래 기억에 남아 있는 걸 보면 국사 배울 때 이런 이야기를 가끔 해 주는 게 노하우가 아닐까 싶어요. 아무튼 사진과 거의 똑같아 보이는 사실적인 그림은 따라올 자가 없는 것 같아요. 한 번 보면 절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그런 그림입니다.

문화재 연표 그림책과 더불어 선사 시대부터 근대까지 여행을 하다 보니 어느덧 지루할 것만 같던 박물관이 무지 가고 싶어졌어요. 그 유명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가도 내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면 그림 한 점당 1초 이상 시선을 주지 못하고 후닥닥 지나가게 된다고 해요. 하지만 이렇게 미리 박물관에 가기 전 조금이라도 예습을 하고 가면 문화재 한 점 한 점이 새롭게 다가와서 내 발걸음을 멈출 지도 모르겠어요.

꽃 피는 봄이 오면 아이들과 함께 봄 나들이 겸 삼아 고궁이나 박물관에 가 봐야겠어요. 가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한 번 더 읽고 퀴즈도 풀어 보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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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2-23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