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찍 잤으나 헛수고
  
    개학날 늦잠 잘까 봐 애들도 일찍 재우고 나도 잠자리에 들어 조금 잠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딸친구한테 전화가 오는 바람에 나와 딸은 잠이 팍 깨버려서 따끈한 우유를 마시고 별짓을 다했지만 잠이 오질 않아 엄청 고생을 했다. 어찌어찌 해서 딸은 잠이 든 것 같은데 난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지각 하지 말아야지 하는 일념으로 알람이 울리자 벌떡 일어나서 평소보다  더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38 일 간 비운 교실이 추울까 봐 난로를 세게 틀어놓고 아이들을 맞았다. 아이들도 한 명도 지각하지 않고 와서 조용히 아침독서를 했다. 매년 보면 개학날인 줄 모르고 늦잠 자다 지각하는 애가 있는데 우리 반은 역시 최고다.  어제 자다말다 해서 피곤해야 하는데 아직 긴장하고 있는지 잠이 안 온다. 

2 워밍업
   
   첫날은 교과서 공부를 안 한다. 왜냐하면 아이들도 나도 워밍업을 해야 하니까. 1-2 교시에는 겨울 방학 일기 중에서 한 편을 골라 발표를 하였다. 아이들 발표를 들으니 엄청 추운 겨울 방학이었는데도 여기저기 체험을 많이 다닌 것 같아 수퍼남매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아이들 일기를 들으니 아이들이 뭐하면서 지냈는지도 금방 파악되고 방학 동안 발표 실력이 늘었나 확인도 할 수 있었지만 별 변화는 없었다. 발표력이 금방 향상되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지.  3-4 교시는 겨울 방학 생활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그림으로 표현을 해 봤다.  내일부터는 교과서 공부해야지. 

3 고전 읽어주기
    
   

 

우리 반 아이들을 진급시키기 전에 고전을 한 번 소개해 주고 싶어서 오늘부터 종업식 할 때까지 매일  한 꼭지 씩 읽어주려고 한다. 책 제목은 바로 위다의 < 플랜더스의 개>이다. 먼저 고전이 뭔지 알려주고 이 책이 나온지 140 년이 되었다는 것도 알려 줬다. 고전을 읽는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말해 주고 처음엔 힘드니까 선생님이랑 함께 읽어 보자고 하고 한 꼭지를 읽어줬다. 이 정도 수준의 책을  내가 읽어주면 우리 반은 잘 쫓아올 거라고 믿는다. 오늘은 넬로와 파트라슈가 가족이 된 사연을 읽어줬다.  

 

 

 

 

 

 

4 게으름 피우다가
    
   겨울 방학 동안 성적 처리를 다했어야 하는데 게으름을 피우다 결국 엊그제 3 일 동안 나이스가 안 되어 못하는 바람에 오늘 폭탄을 맞았다. 함께 늑장을 부리던 동지가 오늘 보니 글쎄 성적을 다한 것이다. 이럴 수가.... 3 일 동안 나이스도 안 되었는데 어떻게 완료하셨는지 비법이 궁금하다. 내가 원래 이리 게으름 피우는 성격이 아닌데  이번은 진짜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서 미루다 결국 폭탄을 맞았다. 동지가 있을 때는 여유가 조금 있었는데 나만 뒤쳐지면 학년에  피해를 주니  당분간 서재에 뜸할 지도 모른다.  한눈 팔지 말고 열심히 해야지. 

5 신춘문예 당선 
   
   내가 아니고 울 학교 특수교사께서 문화일보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셨단다.동료가 등단하는 것은 첨이다.  종례시간에 교장선생님께서 당선 소식을 알려 주셨다. 어떤 이야기일까 무지 궁금하다. 지난 학교에도 작가 후배가 2 명 있었지만 신춘문예로 등단한 경우는 아니었다. 특수반 아이들과 지낸 경험을 토대로  쓰셨다고 하니 현장감 있고 진솔할 것 같다. 이 분을 독서동호회에 오시게 해야겠다. 안 되면 특강이라도....교사하는 것만도 힘든데 책까지 쓰시고 주변에 대단한 분들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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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3-02-04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번 공감. 개학 막바지에 했어요. 극적인 완성! 다음부터는 매 수행평가마다 잊지 않고 기록해야지 다짐하지만, 아마 불가능할 것 같아요. 그걸 할 만큼의 여유는 없잖아요. 하긴 일의 우선 순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말이지요. 좋아하는 일을 먼저 하게 되니 이런 일이 일어나네요.

수퍼남매맘 2013-02-04 15:24   좋아요 0 | URL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니 2일 만에 가능하더라고요.
아마 고학년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매년 미리미리 하자 하면서도 잘 안 되는 게 이 성적이더라고요.
우리 둘 다 찌찌뽕!!!

2013-02-05 0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