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새책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서 아이들과 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4교시에 도서실 수업이 잡혀 있어서 아이들과 도서실에 다같이 갔다. 굳이 새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구간을 읽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은 자기한테 익숙한 책만 보려는 경향이 짙다.
책 보는 안목이 생긴 아이들은 금방 금방 좋은 책들을 골라 읽었다.
내가 고른 책은 서정오 작가님이 쓰시고, 한태희 작가님이 그리신 <감은장 아기>라는 책이다. 서정오 작가님이야 구수한 입말로 옛이야기를 풀어내는데 가히 독보적인 존재이시고, 거기다 한태희 작가님의 섬세한 그림이 더해지니 이 아니 궁금할 수가....<반쪽이>같은 옛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박수 치며 좋아할 것이다. 그림이 진짜 환상적이다.
다음에 고른 책은 정말 궁금했던 그 책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이다. 딸에게 이런 저런 한국사 책을 소개해 주고, 읽어 보게 했는데도 별 반응이 없어서 이런 저런 고민을 사회 교과 전문가이면서 작가인 후배교사에게 말했더니 이 책이 곧 있으면 출간될 터이니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 주었다. 알라딘 지인들도 이 책을 강추하시기에 어떤 책일까 과연 이 책은 딸의 한국사 공부 의욕을 불러일으킬까 궁금하던 터에 드디어 이 책을 만나 보게 되었다. 다 읽은 게 아니고, 아직 딸의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아무튼 내가 보기에는 합격점이다. 만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어렵게 설명을 한 책도 아니라서 딸도 좋아할 것 같다. 하지만 책도 본인에게 딱 맞는 책이 있기 마련이라서... 딸의 반응을 지켜봐야지. 내가 가져 온 부분은 딸이 가장 공부하기 힘들다는 근대사 부분이다. 내일 딸에게 한 번 읽어 보라고 해 봐야지. 맘에 든다면 시리즈를 다 사 줄 계획이다.
그리고 아들과 함께 다시 도서실에 가서 새책을 골랐다. 도서실을 자주 안 가는 아들은 뭘 골라야 할지 몰라서 아들에게 익숙한 작가인 토미 웅거러의 작품과 겉표지가 재밌어 보이는 책을 골랐다. 교실에 와서 읽더니 둘 다 재밌다 하며 나에게 줄거리를 약간 말해 주기도 한다. 집에도 엄마 교실에도 책이 많아서인지 아들은 도서실 이용을 잘 안 한다. 내일부터는 꼭 챙겨서 보내야지. 물론 집에 책이 많긴 하지만 도서실과 친해지는 경험도 중요하니깐. 토미 웅거러는 정말 대단한 작가이다. <플릭스>에서도 다름을 인정하지 못 하고 화합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개와 고양이로 치환시켜 풍자적으로 풀어내는데 역시 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와 나>를 보면 어린이들이 아빠에 대한 불만들을 잔뜩 쏟아낼 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수고하신 사서 선생님께 우리 반 어린이들과 함께" 선생님, 수고하셨어요." 라고 다같이 인사를 드렸고, 교실에 있던 비타민을 조금 갖다 드렸다. 이렇게 좋은 책이 내 손 안에 들어오기까지 수고하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