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아들 비룡소 시상식
가을비가 많이 내린 어제 토요일은 딸 사계절 시상식
둘 다 참석하고나니 완전 녹초가 되어
리뷰도 쓰고 밀린 집안일도 해야 하는데
그냥 빈둥거리고 있다.
어제는그렇게 많은 비가 왔는데
오늘은 이렇게 날이 맑다. 억울해. 그 고생고생을 해서 파주까지 갔는데.....
비가 와서 운전하기가 겁이 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파주에 가느라 무지 고생했다.
차로 가면 40-50분에 출판단지까지 가는데
지하철 몇 번 갈아타고, 버스 타고 가니 2시간 30분이나 걸려
시상식장에 완전 지각했다.
그래서 큰 화면으로 딸이 만든 ucc감상하기도 놓쳤다. 진짜 안타깝다.
그렇게 고생을 해서 힘들만한데
딸은 일찌감치 놀러 나가고, 난 아직 피로가 덜 풀려 해롱해롱하고 있다.
역시 나이는 못 속여.
연속 이틀 시상식 쫓아다니기 진짜 힘들다.
힘들지만 그래도 얻은것과 남는 것은 있다.
비룡소 시상식에서는 사장님이 출판사를 하게된 배경을 말씀해 주셨는데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사장님의
삶이 느껴져서 감동적이었다.
책을 그닥 좋아하지 않던 평범한 주부였던 분이
일본에 유학을 가게 되었고, 거기서 아들과 함께 일본도서관에서 어린이 책을 보고 엄청 놀라셨단다.
그 후로 한국에 와서 어린이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따지고 보면 나도 우연한 일로 어린이책과 인연을 맺었다.
우리네 인생이 그런 것 같다.
사소한 우연 같은 것들이 우리 인생에서 어떤 전환점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비룡소 시상식에서
비룡소 관계자 분의 한 분이 나를 알아보시고는
" 작년 대상 탄 @@@ 어머니시죠?" 하는 거다.
"어떻게 아셨어요?"
" 작년 대상 탄 아이가 무지 인상적이라서요."
그때 딸이 대상 작품을 낭송하는데 구연동화식으로 잘 읽어서 시상식에 오신 분들이 많이 칭찬해 주셨더랬다.
이옥수 작가님을 다시 만났는데 역시 활기가 넘치시는 분이었다. 포토 타임 때 다가가서
" 작년 대상 받은 이@@아 엄마예요. <개 같은 날은 없다>아주 감동적으로 잘 봤어요. "
하자 얼른 알아 보시고, 딸의 안부를 물어봐 주셨다.
비룡소 분들과 작가님이 기억해 주고 계셔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이번 비룡소 독후감대회는 <빨강 연필>과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을 읽고 쓴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그만큼 두 작품이 아이들의 공감대를 끌어냈다는 말이겠지.
울 아들도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으로 수상을 했는데.....
두 책을 다 읽어 본 나 또한
어린이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좋아할 만한 매력을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옥수 작가님의 축사 또한 인상적이었다.
요즘 청소년들은 육감을 갖고 태어나는 진화된 외계인이란다.
역시 청소년소설을 쓰시는 작가님답게 언어가 통통 튄다.
기성인들이 가지고 있는 오감에다 디지털 감각까지 합해져 육감.
그래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고.
그러니 주눅 들지 말고, 당당히 어깨를 펴고, 가슴을 활짝 열라는 작가님 말씀이었다.
더불어 미래의 주인공이 될 여러분들은
세 가지를 꼭 갖춰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는데
무지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다.
첫째는 생각하기
둘째는 책읽기
셋째는 표현하기
우리 반 아이들이 다른 것은 다 잘하는데 셋째 표현하기가 안 되어 고민이었는데 이 이야기를 기회 되면 들려줘야겠다.
사계절에서는
청소년부문 동영상들이 굉장히 눈에 띄었다.
공부와 입시에 시달리며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행복지수를 나타내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그저 부모가 재단해 준대로 삶을 사는 로봇들이 아니라
나름대로 고민하고, 주변인들을 돌아보며,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희망이 보였다.
부디 수퍼남매도 그렇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아이들로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파주까지 가서 책을 많이 못 사온 게 안타깝다.
그래도 사계절에서 두 권은 사왔다. 게다가 시상식 온 기념으로 책 한 권을 선물로 주셨다.
읽고 싶던 책인데 선물로 받아 기분이 최고!!!
비도 오고, 차도 없어서 많이 못 사 온게 안타깝지만 또 기회가 오겠지.
지하철 타고 오면서 딸이랑 다 읽었다.
이틀 연속 시상식 쫓아다니느라 몸은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배운 것이 있어 좋다.
무엇보다 수상의 기쁨을 안겨 준 수퍼남매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