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대운동회까지 큰 행사는 이제 다 끝났다.
운동회가 끝나고 교실에 들어와서 아이들에게 급식을 나눠 주고, 부모님 품으로 돌려 보내고 나니 완전히 파김치가 되었다.
유치원, 1학년, 2학년은 오전에 프로그램이 다 끝나서 오후에 딸이 활동하는 사진 찍어 주러 점심 먹고 나가봤더니
오전의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오전에는 아빠들도 참 많이 보이시더니만 다 어디로 가셨는지......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는 게 민망할 정도로 학부모님들이 별로 없으셨다.
저학년과 고학년이 이렇게 차이 나나 싶을 정도였다.
딸도 엄마가 오든지 말든지 친구들과 수다 떠느라 정신이 없고,
아이들도 개인 달리기 하는 것을 보니 대충 뛰는 아이들이 참 많았다.
울 1학년들은 젖먹던 힘을 다해 뛰는데 말이지.
독서의 계절에 행사가 몰리다 보니
차분히 책을 읽기보다는 마음이 붕 떠서 오히려 다른 때보다 책을 등한시하게 되는 것 같아 아쉽다.
나도 아이들도 말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이 참 마음에 와닿는데 몸이 피곤해서인지 진도가 잘 안 나간다.
운동회 기념 협의회가 끝나고, 선배님과 아파트 단지까지 쭈욱 걸어오는데
가을 바람이 코끝에 스치는 게 참 좋았다.
어느새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운치를 더해 주었다.
매일 오가는 길인데 그동안 너무 바빠서
조금씩 조금씩 색이 달라지는 모습을 놓쳤나 보다.
그래도 아직 학부모 상담도 남아 있고,
산행대회도 있고 하니
이번 주말은 집에서 푸욱 쉬어야겠다.
에너지 충전 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