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미 작가의 신작 <멍청한 편지가>뒷 이야기 상상 대회가 있었어요.
열린 결말로 끝난 이 작품의 뒷 이야기를 상상하여 써서 보내는 것이었는데
황선미 작가가 직접 출품작들을 심사하여 뽑는다고 하여 딸에게 한 번 출품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작가가 직접 뽑는 대회가 흔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우리나라 어린이 문학의 대표주자인 황선미 작가가
직접 심사를 한다는 게 진짜 설레었습니다.
드디어 오늘 결과 발표가 났는데
딸은 3등을 하였습니다.
솔직히
작년 비룡소에 이어 대상을 받았으면 하는 욕심이 있긴 하였지만 결과에 만족합니다.
국어 시간에 뒷이야기 상상하기가 여러 번 나오는데
아이들이 참 힘들어하는 부분이에요.
어른인 나도 뒷이야기 지어내라고 하면 멘붕이 오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힘들다는 것을 나는 충분히 알고 있기에
이 결과에 매우 만족해 하고 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저희 딸은 사교육을 하나도 안 받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 대견합니다.
작가님의 심사평을 보니 작가님은 상상력을 많이 보신 듯합니다.
딸은 그 점이 좀 부족하였나 봅니다. 겸허하게 받아들여야죠.
그리고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림보다 스토리가 더 중요하다는 강풀 작가님의 말씀대로
스토리 구성 능력을 기르기 위해 더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딸이 수상작으로 뽑힌데는 이번에도 그림이 한 몫을 한 듯해요.
이번 대회 준비하면서 그림 실력이 또 향상된 것 같아요.
강 풀 작가가 절대 연습만 하지 말고
무엇이든 실전을 하라고 한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이런 대회들이 딸에게는 실전 경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안 그러면 노상 그리기는 하는데 끄적거리다가 말거든요.
지금도 집에 끄적대가 만 만화들이 여러 편 있어요.
좋은 결과가 있어서
다같이 저녁에 외식을 하러 나갔습니다.
아들은 누나 덕분에 연거푸 맛있는 것을 먹어서 무척 신이 났습니다.
점점 차오르는 달이 더 밝게 느껴지는 가을 밤이었습니다.
요즘 딸은 친구들과 ucc를 만든다고 한창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베프들과 하니까 더 신이 난 듯합니다.
<멍청한 편지가>는 방학 내내 졸라도 졸라도 하지 않고 막판에 몰아서 하던 아이가
친구들과는 어쩜 그리 알아서 척척 하는지.....
친구들과 재미나게 작업하는 ucc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작업하는 그 자체가 딸에게는 큰 자양분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이번에는 보내기 전에 미리 사진을 찍어 뒀습니다.
지난 번 사계절 역사 일기 대회처럼 사진도 못 찍고 등기로 보내면 너무 아쉬워서
명심 또 명심을 하였더랬습니다.
작품이 반환되지 않기에 이제 다시는 실물을 볼 수 없다는 게 정말 아쉽긴 합니다.
마지막 책으로 만들면서 저의 형편 없는 바느질 솜씨를 발휘했습니다.
언젠가 북 아트할 때 배운 게 가물가물해서 겨우겨우 해서 보냈습니다.
나중에 <장수탕 선녀님>책을 보니
그 방법이 나오더군요. 역시 제 기억이 엉터리였어요.
예쁜 수예실로 묶어야 하는데 대충 집에 있는 재봉틀 실로 묶고......
자세히 보면 헛점이 많아요.
그래도 다 만들고 나서 사진 찍으면서 보니까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이 다음에
딸이 진짜 책을 출간하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지더라고요.
수상을 못 했으면 이 동화책은 그냥 우리 집 컴퓨터에 묻혀 있었겠지만
수상을 했기에 과감하게 공개를 해 봅니다.
아무튼 앞으로의 대세는 상상력, 즉 창의력인 것은 확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