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딸이 기타 레슨을 받는 그 한 시간이 나에게는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레슨 장소 바로 옆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구석"이라는 카페에 앉아
사장님이 정성스레 끓여 주신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면서 책도 읽고, 휴대폰도 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졌더랬는데
그리고 배 고플 때 수제 핫도그를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는데 (맛이 진짜 일품이었다.)
이제 더 이상 그런 행복한 시간을 누릴 수가 없게 되었다.
카페가 폐업을 한단다.
딸도 나도 놀랍고 안타까워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멘붕이 왔다.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넘기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문을 닫는다고 하니 더 안타깝다.
작년 여름 방학 때 기타 레슨을 물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그 카페에서
"들꽃 아이"라는 원화를 보게 되었고,
그로부터 난 그 카페의 단골이 되었다.
커피도 유명 체인점 커피보다 더 맛있고, 핫도그도 맛있고, 가끔씩 전시되는 <길벗어린이>의 원화를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정말 아쉽다.
사장님께서 왜 관두시는지 그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고객의 한 사람으로서
구석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갑자기 찾아온 이별에 멘붕 상태다.
다음 주에는 오늘 옆테이블에 있던 어떤 손님이 그토록 강추하는
루이보스티를 한 번 마셔봐야겠다. 그게 마지막이 되겠네.
사진도 찍어놔야겠다.
이제 딸 아이 레슨 받을 때
난 어디서 시간을 보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