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딸이 기타 레슨을 받는 그 한 시간이 나에게는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레슨 장소 바로 옆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구석"이라는 카페에 앉아

사장님이 정성스레 끓여 주신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면서 책도 읽고, 휴대폰도 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졌더랬는데

그리고 배 고플 때 수제 핫도그를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는데 (맛이 진짜 일품이었다.)

이제 더 이상 그런 행복한 시간을 누릴 수가 없게 되었다.

카페가 폐업을 한단다.

딸도 나도 놀랍고 안타까워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멘붕이 왔다.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넘기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문을 닫는다고 하니 더 안타깝다.

 

작년 여름 방학 때 기타 레슨을 물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그 카페에서

"들꽃 아이"라는 원화를 보게 되었고,

그로부터 난 그 카페의 단골이 되었다.

커피도 유명 체인점 커피보다 더 맛있고, 핫도그도 맛있고, 가끔씩 전시되는 <길벗어린이>의 원화를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정말 아쉽다.

 

사장님께서 왜 관두시는지 그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고객의 한 사람으로서

구석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갑자기 찾아온 이별에 멘붕 상태다.

 

다음 주에는 오늘 옆테이블에  있던 어떤 손님이 그토록 강추하는

루이보스티를 한 번 마셔봐야겠다. 그게 마지막이 되겠네.

사진도 찍어놔야겠다.

 

이제 딸 아이 레슨 받을 때

난 어디서 시간을 보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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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2-06-21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요~ㅋㅋ
좀 아쉽네요.
저도 예전에 조용하고 괜찮은 곳을 물색해 놓았더니 그런 가게는 항상 금방 문을 닫더라구요.ㅠ
조용하다는 것은 곧 손님이 없~~~
슬픈 현실이에요.ㅠ

수퍼남매맘 2012-06-21 13:22   좋아요 0 | URL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 같은 사람에겐 이런 곳이 딱인데 그런 곳은 이렇게 빨리 문을 닫아 버리니 정말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