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부터 피아노를 배운 우리 딸의 첫 피아노 연주회가 있었다. 

작년까지는 학교 근처에 있는 피아노 학원을 다닌 관계로 방학 때는 학원을 쉬곤 해서 한 번도 연주회를 경험하지 못했다. 

올해 집 가까운 곳으로 전학을 오고, 덩달아 피아노 학원도 집 근처로 옮겨서 처음으로 연주회에 도전을 하게 되었다. 

지난 9월 부터 연습을 하는 것 같았지만 집에서는 단 한 번도 연습을 안 하는 아이라서 

연주회에서 큰 실수를 하지는 않을 지 조금 걱정이 되긴 하였다.  

창동청소년수련관을 대관해서 연주회를 하는데 

콩쿠르가 아니라 정기 연주회라서 그나마 덜 긴장이 되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을 하였다. 

7세부터 해서 6학년 어린이까지 연령도 다양하고, 곡도 다양하였다. 

오랜만에 귀가 호강을 하였다. 대회가 아니라서 비교적 난이도는 높지 않았다.

아들은 자기 반 친구가 나오는 1부가 시작되자마자 코를 골면서 잤다.  

지 친구는 벌써 연주회 무대에 서는데 울 아들은 피아노 배울 생각조차 안 하고 있으니.... 

그래도 억지로 배우게 할 순 없지. 내년에는 서서히 꼬드겨 피아노 배우게 해야지. 

 

2부 후반부에 드디어 딸이 등장하였다.  연주곡은 " 사랑의 꿈" 이다.

집에서 연습 한 번도 안 한것 치고는 큰 실수 없이 잘 넘어갔다. 내가 듣기에 한 군데 틀리는 것 같았다. 

딸 말로는 두 군데 틀렸다고 한다.  

어떤 아이는 머리가 하얘져서 도중에 그만 둔 아이도 있었다. 

큰 무대에 서는 것도 좋은 경험이겠다 싶다. 

울 반 아그들도 뭐지 않아 학예회 무대에 서야 하는데 연습을 별로 못 해서 걱정이다. 

학예회 같은 건 왜 해 가지고, 수업 결손이 너무 심하다.

 

연주회가 끝나고 기념촬영을 하는데 다른 가족들은 모두 꽃다발을 주는 것이었다. 

우린 준비 안 해 왔는데... 

지난 번 비룡소 대상 탈 때도 꽃다발 안 줬는데.... 

나도 이제 우리 남편 닮아서 꽃다발 주고 받는 거 귀찮아 해서 말이다.  현금(?)이 좋다. 

혹시 딸이 서운해할까 봐 물어 보니 괜찮다고 한다. 역시 우리 딸 쿨하다.

그래도 너무 했나?  독후감 시상식장에서는 꽃다발을 거의 못 봤는데....  

연주회장에서는 꽃다발 준비 안 한 가정이 우리 뿐인 듯했다.

참 문화가 다르다 싶었다.  

" 내년에도 할래?" 묻자. 

" 그러지 뭐 " 한다.   

그래. 연습하라는 잔소리 안 할 테니 니 스스로 치고 싶은 곡 마음대로 칠 수 있을 때까지만 피아노 배우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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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11-02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쁘네요. 아이들이 피아노를 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더라는 다른 분들 말에, 어릴 때 배우지 못해 한이 된다는 이유로, 억지로 가르치고는 있는데, 우리집은 대신 재미있어라 하진 않아요. 그래도 가야금 연주하면서 스트레스가 화악 풀린다고 하니, 악기란 참 좋은 것 같아요. 우리 악기는 서양악기와 달리 연주할 때마다 조율을 해야 하니까 음감 형성에 좋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듣기에 다 똑같아 보이는데, 지는 음이 틀리네 어쩌네 하면서 열심히 맞추더라구요. 맞추는데 소리가 안 맞는지 아직은 대충 하는 감은 있지만, 그 모습 보니 우리집도 대견하여 미소 짓습니다.

수퍼남매맘 2011-11-02 13:46   좋아요 0 | URL
가야금은 흔한 악기아 아니라 나중에 인기 끌겠어요. 울 딸도 피아오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엄마가 연습하라 잔소리를 전혀 안 하니 그래도 꾸준히 배우고 있긴 해요. 달팽이처럼 조금조금 가긴 하지만 그래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긴 하는 것 같아요. 기타는 2달 배웠는데 이제 제법 친답니다. 저를 위해 <로망스>를 연주해 주면 하루의 피곤함이 쫘악 풀려요. 이번 외할아버지 생신 때 공연해 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어요. 악기는 뭐든 한 가지 다루면 스트레스 해소에딱인 것 같아요. 희망이의 가야금 켜는 모습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