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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시즈카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보림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와! 다 읽고 나니 무려 208쪽의 그림책이었다.
이런 그림책은 처음이다.
글씨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림이 더 많은 화면을 차지하고 있는데 쪽수가 이렇게나 많다니...
글씨도 세로로 써져 있어서 처음 보는 아이들은 당황할 수도 있다. 책장도 오른쪽으로 넘긴다.
하지만 몇 장 넘기다 보면 푹 책에 빠질 것이다.
자신이 직접 기르던 염소 시즈카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 그림책을 읽다 보면
나 또한 염소 시즈카와 함께 초원에서 놀고 있는 상상 속에 빠지게 된다.
시즈카라는 이름은 일본말로 < 조용함>이란 뜻을 가지고 있단다.
염소가 며칠 동안 우리에서 시끄럽게 매애애애 울어대서 붙여진 이름이다. 얼마나 시끄럽게 울어댔으면...
그런데 그렇게 운 이유가 있었다. 바로 발정기였단다.
즉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는 뜻이지.
단순한 그림, 강렬한 색채, 유머가 담긴 이 그림책은 흠이 있다면 비싸다는 것이다.
그런데 깊게 생각해 보면 비싼 것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칼라로 208쪽이나 되니 그 가격이 당연한 거다.
가장 웃겼던 장면은 시즈카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겅중겅중 뛰어 마을로 내려가더니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는 밥상 위에 멈춰 서서 동글동글한 염소똥을 한바탕 눈 것이다.
마음씨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는 염소와 주인을 용서해 주신다.
그외에도 시즈카는 여러 번 사고(?)를 친다.
밧줄로 묶어 놓았는데 그만 줄이 끊겨져 또 마을로 내려가 양배추며 여러 가지 밭농사한 채소들을 양껏 먹어서
배가 풍선만큼 불어 있는 장면은 진짜 웃기다.
이번에 할머니, 할아버지는 풍선만큼 배가 부풀어진 시즈카를 데리고 시즈카의 집으로 찾아 오신다.
덕분에 엄마가 맛있게 구운 쿠키는 사죄의 뜻으로 할머니, 할아버지께 모두 드려야 했다.
약간은 악동 같은 시즈카를 가족처럼 사랑한 작가 가족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그림책이다.
<뛰어라 메뚜기>의 작가였음을 그림책을 다 읽고나서야 알았다.
음~ 그랬구나! 그러고 보니 그림풍이 강렬한 게 비슷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