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초기 딸과 약속한 것이 있다. 출판사에서 주최하는 독후감 대회에 성심성의껏 독서감상문을 써서 응모를 하면 그토록 원하는 기타를 사주기로 한 것이다. 
 

얼마 전 읽었던 책 내용 중에서 창의적인 아이로 양육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원한다고 덥석 사주기보다  나름대로 노력하고 그것을 가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을 겪은 후에 그 소원을 들어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딸은 자신이 원하는 기타를 얻기 위하여 이번 여름 방학 동안 정식 독후감에 도전하였다. 지난 번 사계절에 출품한 작품들은 그림들이 곁들여 있어서 글만으로 승부를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아침에 뚝딱 쓰는 독후감이 아니라 몇날 며칠을 고심하고, 고치고, 수정, 보완한 끝에 오늘에서야 드디어 탈고를 하였다. 내일 등기로 보내려고 한다. 책 읽는 것보다 100배, 1000배 더 힘든 과정이었다고 딸은 말한다.

독서감상문을 쓰는 딸아이에게 

“ 엄마가 연수에서 들었는데 유명한 작가 헤밍웨이도 <노인과 바다>를 쓰면서 무려 400번 이상 고쳐 썼대. 그러니까 너도 한 번에 완성하려고 하지 말고, 여러 번 고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당연한 거야. ”

지금까지는 제대로 된 독서감상문을 한 번도 써 보지 않다가 이번에야 말로 주제 정하는 것부터, 조직하기, 초고쓰기, 수정하기 등등 제대로 된 글쓰기를 연습해 본 딸은 글쓰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글쓰기야 말로 종합적인 사고력을 길러준다는 것 또한 느꼈을 것이다. 지난 번 쓴 원고를 다시 한 번 수정하고 나서는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할 정도로 집중을 하였으니 말이다.

인쇄를 마치자마자 수퍼남매와 함께 피아노대리점에 가서 지난 번 눈도장 찍어 둔 기타를 사왔다. 집에 와서 자세를 잡고 코드도 모르면서 딩가딩가 하는 모습이 엄청 좋은가 보다. 자신이 갖고 싶은 보물을 얻기 위해서 그동안 끊임없이 노력하고, 마지막 인쇄되어 나오는 것을 지켜보면서 딸은 엄청난 성취감을 맛보았으리라. 기타 연습 많이 해서 가족에게 파헬벨의<캐논>이나 로드리고의 <알란페즈 협주곡>을 들려줄 날이 언젠가 있겠지. 엄마가 기대할게. 우리 딸, 아이유보다 더 잘 칠 수 있을 거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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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08-23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힘이 느껴지는 걸요. 우와, 제대로 독후감을 썼네요. 좋은 결과 기원 드려요. 우리도 써 봐야 하는뎅~ 이 언니는 이랬대... 하고 이야기하면 희망이도 자기도 뭐 사달라고 할 것 같네요. 이 페이퍼는 안 보여줘겠어요.

수퍼남매맘 2011-08-24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이도 책 좋아하니까 잘 꼬셔서 준비시켜 보세요. 가을에도 여러 대회가 많은 것 같던데.... 울딸은 작년에 이런 셰계가 있다는 걸 몰라서 그냥 넘어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