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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ㅣ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평점 :
우리나라 어린이문학의 큰 전환점이 되었던 작품이라고들 평가를 받는 강아지똥
출간연도를 살펴 보니 1996년이다 .
교단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열정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던 그 무렵에 이 책이 나온 셈이다 .
강아지똥을 알게 된 것은 한참이 지나 학교에서
수업 시간, 국어책에 강아지똥이 나와 있어서 알게 된 것 같다
살짝 곁다리로 흘러
지금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는 강아지똥 초판 1쇄본을 찾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모두들 이 행사에 눈독 들이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우리 학교 도서관을 비롯하여 다니는 도서관 마다 찾아 보았지만 초판 1쇄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가지고 계신 분은 완전 대박 났으니 빨리 길벗어린이 출판사에 보내시길 바란다.
강아지똥이 탄생한지 1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작가님도 저 멀리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작가님은 가셨지만 이렇게 책이 우리 곁에 남아 아직도 사랑 받는 걸 보면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정말 명언이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나더라도 강아지똥은 대를 이어 읽는 명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15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부모들도 좋아하게 만드는 저력이 무엇일까
궁금하다. 이미 100만부 판매를 넘어서서 대부분 우리나라 가정에 한 집 건너 이 책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이 책은 유명한 책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아직 리뷰를 안 쓰고 있었다니.
사랑 받는 이유를 나름대로 꼽아 보자면
첫째 감동을 주는 스토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 조상들은 대대로 아주 쓸모 없는 걸 일컬어 개똥이라고 하며 무시하곤 했다. 개똥을 밟으면 재수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기억도 난다. 그런 개똥 아니 개도 아니고 강아지똥이 주인공인 이 이야기는 보잘 것 없고 쓸모 없어 남에게 무시와 구박 만 당하던 강아지똥이 민들레를 만나 거름이 되어 줄 수 있냐는 물음을 받게 된다. 자신은 쓸모 없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에 그렇게 아름다운 민들레가 자신 보고 거름이 되어 달라는 말에 강아지똥은 기꺼이 자신의 몸을 잘디잘디 쪼개 거름이 된다. 거름이 된 강아지똥이 민들레의 뿌리와 줄기를 통과하여 한 떨기 민들레 꽃으로 피어나는 과정은 어른이 봐도 눈물 한 방울 뚝 떨어질 정도로 감동적이다.
둘째 그림과의 조화가 아닐까 싶다.
몇 개의 북 콘서트를 다니며 작가와 그림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좋은 글을 보면 좋은 그림이 나온다고 한다. 강아지똥의 글이 워낙 감동을 주니 아마 글을 본 정승각 님도 그림이 본인이 생각한 대로 잘 나왔을 거란 추리를 해 본다. 강아지똥, 흙덩이 등의 표정이 친근하면서도 개성이 넘친다. 정승각 님은 <황소 아저씨> 그림도 그리셨는데 토속적이고, 힘차며, 그러면서도 따뜻한 그림을 그리시는 것 같다. 강아지똥이라는 좋은 글과 좋은 그림의 완벽한 조화가 이 책의 인기 비결이 아닐까 싶다. 이번 토요일 강아지똥 100만부 판매 기념 북 콘서트에 당첨되어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 가면 정승각 님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작가님은 벌써 고인이 되어 함께 하지 못해 많이 서운하고 아쉽지만 그래도 작가님을 추억하는 멋진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셋째 흔한 소재가 나오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강아지똥, 민들레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물론 개똥도 쓸려면 없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지금도 똥개를 비롯해 애완견의 똥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민들레도 마찬가지. 봄이 되면 화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이다. 그런 소재를 가지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쓰셨기에 더 친근하고 오래 기억에 남는 게 아닐까 싶다. 읽고 나서 주변에서 볼 수 없다면 금방 사라질 것이지만 봄마다 피어나는 민들레를 보면서 자연스레 강아지똥이 연상되며 이 책을 기억하게 되는 것이 아닐런지...
명작의 반열에 올라도 충분한 그림책 !!!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읽어 줬듯이
우리 아이들도 그들의 자녀들에게 읽어 줄 그런 그림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