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랑별 때때롱 (양장) 개똥이네 책방 1
권정생 지음, 정승희 그림 / 보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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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님의 마지막 작품이기에 안 읽어 볼 수가 없다. 

<랑랑별 때때롱> 발음하기도 어려운 제목에 선생님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판타지와 다른 작품과는 달리 처절한 슬픔이 아닌 유머와 풍자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의 요구 대로 작가님이 재미 있는 이야기도 쓰시려고 노력하셨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먼저 나의 시선을 사로 잡는 겉표지를 보자.  

아주 맑은 하늘에 날개 달린 강아지를 선두로 하여 줄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동물들과 사람들이 랑랑별로 향하고 있는 장면은 검정색이 이렇게도 신비하고 아름답구나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그린 이는 권정생님의 글과 아주 어울리게 바탕은 칼라지만 등장 인물들은 그림자처럼 검정색으로 표현하여 판타지적인 요소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고 본다. 

이야기는 어느 날 새달과 마달 형제 앞에 북두 칠성에서 몇 걸음 떨어진 랑랑별이라는 곳에 사는 때때롱과 매매롱이라는 형제가 나타나 숙제 안해서 벌받았다고 놀리기도 하고, 새달 마달 형제의 방귀비밀을 들춰내기도 하고, 호박을 가져 가기도 하고, 일기장을 두고 가는 등등 지구와 랑랑별에 사는 두 형제들은 때론 친구처럼 때론 원수처럼 서로를 좋아하기도 서로를 놀리기도 하면서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새달 형제가 잔뜩 때때롱 형제에게 삐져 있던 그 밤. 새달이네 강아지가 때때롱을 향하여 랑랑별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데 이상한 주문을 따라하면서 열흘을 지내면 날개가 돋아 랑랑별에 올 수 있다는 말을 때때롱이 전한다. 그 후로 강아지는 그 주문대로 하고 마지막 열흘째 되던 날~ 정말 강아지에게 날개가 돋아나고 그와 함께 누렁소도 이를 지켜보던 새달이 형제도 자다 말고 팬티 바람으로 나와 강아지의 꼬리를 잡고 랑랑별로 간다.  

랑랑별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사람들이(?)이 살고 있을까? 그 답을 말하자면 지구와 똑같다는 것이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하얀 밥이 아니라 노란 밥을 먹는다는 것, 노란 밥을 먹는 장면을 상상해 보니 조금 구역질이 나오려고 한다  랑랑별의 다른 점은 학교와 집에서 공부를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고 자기가 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것, 농사를 지을 때 전혀 농약을 치지 않는다는 것. 기타 등등 이 있다 우리 어린이들이 바로 원하는 세상이 아닐까 싶다

지구와 같은것 같으면서도 다른 것이 있다고 느낄 때쯤 때때롱의 할머니가 투명망토를 주면서 500년 전의 랑랑별로 가보자고 한다. 와! 투명망토라니~ 마구마구 신난 새달이 형제들은 얼씨구나 좋다 하며 할머니를 쫓아가고 500년 전 랑랑별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란다. 

거기서 만난 보탈이라는 아이. 전혀 아이 같지 않은 어른스러운 행동에 모두 놀라고 더 놀라운 것은 그 아이가 여러 가지 유전자로 만들어진 아이라는 것이다. 500년 전 랑랑별은 극도로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아이까지 맞춤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그런 사회였던 거다. 그런데 지금은 정 반대의 자연친화적인 모습이라니.... 

권정생님이 서문에 썼듯이 복제양 돌리를 보면서 저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는데 현재 우리에게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랑랑별이라는 곳을 빗대어 우리도 이러다간 보탈이 사는 세상처럼 된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 같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세상, 그 곳이 인간도 행복한 세상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말씀해 주신다. 그 후로 새달 형제와 때때롱 형제는 어떻게 되었냐구? 그건 직접 읽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중간 중간 탄성을 자아내는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다.

새달 형제와 때때롱 형제가 벌이는 밀고 당기는 신경전은 피식피식 웃게 해 준다. 

보탈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극도로 기계문명화된 사회의 참상들은 현재 우리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들에 대한 경고이다. 

 

서울에서 별이 보인다면 북두칠성에서 몇 걸음 떨어진 랑랑별을 찾아 볼텐데...  



때때롱~ 잘 있지? 나도 오늘부터 니가 가르쳐준 주문대로 해 볼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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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05-22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의 그림이 무척 맘에 들었어요.

수퍼남매맘 2011-05-23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정말 환상 그 자체입니다. 저도 이 그림책 무지무지 좋아합니다. 아직 소장은 못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