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떠난 후에야 그 사람의 됨됨이와 비로소 소중함을 깨닫는 것 같습니다.
권정생님이 떠나시기 전에는
아니 작년까지도 그분의 소중함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그분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자 그분이 얼마나 훌륭한 작가이자 하나님의 종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평생 하나님의 종으로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하늘 나라에 가셨음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리하여 오늘따라 유난히 그분이 많이 그립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과 그림책 읽기부 아이들에게만이라도
권정생 할아버지의 서거 4주기임을 알려 주고 그분이 어떤 삶을 사셨는지 보여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식채널 e에서 만든 동영상자료를 보여 주고 중간중간 할아버지가 어떻게 사셨는지 무슨 생각을 가지고 계셨는지
어떤 유언을 남겼는지 조근조근 알려 주었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은 거짓말을 하지 못합니다. 1학년과 4학년 아이들은 조금씩은 달라도 뭔가 느끼는게 있나 봅니다.
특히 우리 반 아이들은 하도 여러 번 들어서 오늘이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라는 것도 맞추고
도서실에서 열심히 할아버지의 작품을 빌려옵니다.
그림책 읽기부에게도 권정생 할아버지의 여러 작품을 소개해 주었는데 다들 모르더군요.
그래도 어떤 작품이 있나 관심 있게 쳐다보는 듯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당신의 삶과 작품을 소개하는 걸 하늘 나라에서 보시면서 약간 수줍은 듯이 웃고 계시지 않으실까요?
아이들에게 집에 권정생 할아버지 책이 있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하자 절반 정도가 손을 듭니다.
예상 보다 적은 숫자더군요.
앞으로 부모님께 칭찬받을 일이 있으면 꼭 할아버지 책을 사달라고 하라고 하였습니다.
할아버지 책을 사면 그 돈이 모두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을 돕는 돈으로 쓰인다는 말도 해 주었습니다.
할아버지 책에서 나온 인세는 모두 북한의 어린이들과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하라고 유언을 남기신 권정생 할아버지의
뜻을 우리 어린이들이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할아버지의 책 한권을 사는 것이 나에게 좋은 독서도 되는 것이
할아버지가 평생 꿈꿨던 다 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초석이 된다는 것을 우리 어린이들이 느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