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절반 읽고 오늘 아침에 마저 읽었다.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은 일단 재미는 보장된다. 이 책은 재미에 감동까지 더해진 작품이다. 게다가 작가가 초등교사라는 점. 주변에 이렇게 교사와 작가 겸업을 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신데 진짜 대단하시다. 교사 작가의 장점은 교실과 아이의 현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세밀하게 표현한다는 점이다. 5학년인 마리는 학교 가기가 너~~무 싫다. 화영이 무리가 매일 놀리고 괴롭히고 왕따를 시키기 때문이다. 학교 가기 싫다는 마리 말에 엄마는 언제나 그렇듯 똑같은 반응이다. 엄마는 항상 마리에게만 " 네가 다 이해해라 " 라고 말한다. 왜 매일 마리만 다른 사람을 이해해야 하냐고 ? 읽는 내가 더 화가 난다. 이런 마리의 속타는 마음을 가족 누구 하나 물어보지도 이해해 주지도 않는다. 마음이 심하게 괴롭던 날, 핸드폰에 " 바꿔" 라는 이상한 앱이 설치되고 진짜 마법같은 일이 발생한다. 몸이 바뀌어 복수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 그렇담 무조건 화영이랑 몸을 바꿔야지 암 그렇고말고 하지만.... 화영이에 대해 잘 모르니 일단 가장 잘 아는 엄마로 실험해 보기로 한다. 몸이 바뀐 마리와 엄마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서로의 입장과 삶을 이해하게 되지 뭐. 이렇게 몸이 바뀌어 역지사지 해보는 내용은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익숙하다. 그럼에도 이 책이 재밌는 것은 왕따로 인해 힘든 학교 생활을 하지만 가족 누구에게도 위로 받지 못했던 마리와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다소 답답하게 살고 있었던 엄마가 바뀌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공감이 팍팍 되기 때문이다 . 게다가 엄마가 된 마리가 자신을 괴롭히던 화영이, 엄마에게만 쌀쌀맞은 할머니(시어머니) 를 향해 사이다 같은 말을 쏟아낼 때 가슴이 뻥 뚫리며 마리를 마음 깊이 응원하게 된다. 이 책은 결국 소통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 네가 다 이해하라 " 는 이 말이 얼마나 소통을 단절시키는지 깨닫게 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