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이다.
옆지기가 홈픽을 불러 택배를 보내느라 현관문을 한참 열어놨다.
열려진 현관문을 닫고보니 온이(고양이)가 안 보였다.
택배 기사가 와서 어딘가 숨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무리 집안 구석구석을 찾아봐도 없다.
현관문 열려져 있어 나갔나?
그때부터 멘붕
" 온이야. 온이야!!"
애타게 불렀지만 원래 양이는 대답을 안 한다.
집 식구들을 모두 불러 아무래도 온이가 현관 밖으로 나간 것 같다고
각자 흩어져 찾아보라고 하였다.
잠에서 깨어난 딸도
" 온이 없어졌어?" 하며 비몽사몽 사료를 들고 나갔다.
딸이 온이 간식을 찾아달라고 하는데 손이 떨려 도저히 어디 있는지 찾질 못했다.
난 집에서 온이가 있을만한 곳을 다 뒤져봤지만 역시 없었다.
세 식구는 온이의 사료와 간식을 가지고 아파트 주차장, 화단, 계단 구석구석에 사료와 간식을 뿌리고 다녔다.
몇 십 분이 흘러도 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난 거실에 앉아 목놓아 울었다.
"온이야~ 온이야~"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온이한테 못해 준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이런 이별은 생각해 본 적조차 없는데...
그렇게 울고 있는데 줄무늬가 쓰윽 나타났다.
온이였다.
내가 우는 소리를 듣고 나온 모양이다.
너무 반가워서
"온이야~~" 하니 또 숨어버린다.
숨기대장이다.
가족들을 다 불렀다.
온이 찾았다고.
보통은 사료나 간식 들고 흔들면 튀어나오는데
오늘은 전혀 그러지 않아 가출한 줄 알았다.
나만 빼고 평정심을 유지한 울 가족이 대단해보이기도 하고, 냉정해 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토요일 아침, 온이 가출 사건은 이렇게 해피엔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