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나타났다 난 책읽기가 좋아
다니엘 포세트 지음, 최윤정 옮김, 에르베 르 고프 그림 / 비룡소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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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올해 일곱살이 된지라 <난 책읽기가 좋아>의 단계를 아직 시도하지 않았었다. 작년에 한 권을 읽어줬는데 글밥이 많아 아직은 때가아니다하고 덮어둔 참이었다. 이를 테면 우리 집엔 <난 책읽기가 좋아 1단계>으 책이 두 권이 있는 셈인데, 1단계라고 다 같은 1단계가 아니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내 짝꿍>도 1단계의 책이지만 글밥이 많아 재밌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일곱 살 아이에게는 쉽게 다가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읽게 된 <괴물이 나타났다>의 경우에는 아이가 평소에 읽는 그림책들의 글밥과 비슷한 혹은 더 적기도 한 수준이라 아이가 혼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우선 인상적이었다. 초등학생이 있는 집이나 도서관에 놀러갔을 때 그저 궁금해하기만 했던 이 시리즈가 이젠 직접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친근감이 생겼다.

 

내용을 살펴보자면, 어른인 내가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소문의 근원지는 오해"였다가 다시 아이에게 읽어주고 나서 생각하기에는 "잘못된 소문의 근원지는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사회에서도 누군가에게 허황된 잘못된 소문을 전하는 것은 전하는 사람의 마음에 두려움이 크게 자리했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 동물들이 두려움으로 토끼를 괴물화시키는 모습이 왠지 씁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내가 좀 때가 묻은 탓이기도 하겠다. 아이는 그저 신이 났다. 배꼽이 빠지게 웃는다.

처음엔 귀가 크고 뾰족하기만 하던 것이 입이 커지고 칼날같은 이빨이 생기고 눈에선 불을 뿜어내기에 이르자 아이는 깔깔깔 웃어댄다. 그리곤 동물들은 거짓말쟁이란다. 몰라서 거짓말을 한 거란다. 그래 아들아, 모른다는 것은 그렇게 뻥을 칠 만큼 두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단다. 겁부터 먹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단다.

 

 

짧은 이야기인데도 어째 아이보다도 내가 더 생각이 많아진다. 이거 1단계 많나요? 내용은 100단계 같아요! 저자의 이름은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아들은 깔깔깔! 엄마는 느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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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2-08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괴물이 나타났다, 저도 10번 넘게 읽었지요~~~ 아주 좋아하는 책 중에 하나예요.
올해 일곱살 아들치고는 글씨도, 그림도 너무 훌륭해요.
칭찬해주세요~~~

그렇게혜윰 2014-02-09 10:47   좋아요 0 | URL
요즘 괴물 이야기를 그렇게 좋아하네요^^ 진짜 무서운 괴물은 집에 있는데 알고 있을라나 모르겠어요 ㅋㅋ

단발머리 이모가 칭찬해줬다고 전해줄게요^^
 

1. 당장에라도 읽고 싶은 따끈따끈 신간들.

 

 

 

 

 

 

 

 

 

 

 

사랑을 나희덕의 시 '푸른 밤'으로 고백했었고, 스무 살 무렵 그녀의 시는 참 가까웠다. 오랜만에 만나니 설렌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읽어보고팠지만 너무 많아서 시작을 못했던 참에 좋다 단행본, 표지 캬~~

 

2. 오래 참아봤지만 결국은 사고픈 마음이 사라지지 않은 책들. 마침 이 때다!

 

 

 

 

 

 

 

 

 

 

 

 

결국 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요즘 '당장 읽을 책 있을 땐 자제하기'를 실천 중인지라 좀 참았다. 따끈따끈하게 마음산책 이벤트로 적립금을 주셔서 샀다^^

조르주 심농은 몰라서 이 책으로 간 보려고 샀다.

 

 

3. 아들을 위해 산 책들

 

 

 

 

 

 

정기 구독을 하기 전에 한 달 따로 구입하려고 샀다.

겨울 왕국 놀이책을 사줬더니 너무 좋아해서 영어로도 한 번! 독해 가능하겠지???^^:

 

 

4. 조카를 위해 산 책들

 

 

 

 

 

 

 

 

 

 

 

 

단행본이 거의 없는 조카를 위해 입학 선물을 천천히 사고 있다.

현재 준비된 목록은 이 책들 외에

 

 

 

 

 

 

가 있다. 나중에 다 구비되면 따로 페이퍼를 만들 예정이다.  첫 조카 때 교과서 수록 책을 사준 터라 둘째는 재미와 감동 위주로 고르고 있다.

 

 

- 구입처는 알라딘과 응24

- 사은품인 노트는 [어릴적 그책] 디자인으로! 절대 사은품에 맞춘 거 아님!!....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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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시경 2014-02-06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희덕 시집은 저도 사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네요^^ 겨울은 밤이 길어서 책읽기 좋은데...아침에 자꾸 늦잠을 자게 되어 고민이예요,,,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그렇게혜윰 2014-02-07 08:36   좋아요 0 | URL
전 초저녁잠이 많아서 주로 아침에 읽게 되는데요 한참 책을 읽다보면 아이가 깨어 할수없이 덮곤해요^^ 잠이든 아이든 어쩔수 없는것 같아요. 그 무엇보다 책을 우선시할수만은 없으니까요ㅋ 즐겁게 읽어요 우리^^

숲노래 2014-02-07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이 지나가는 문턱에 즐겁게
예쁜 책들 누리셔요~

그렇게혜윰 2014-02-07 08:36   좋아요 0 | URL
아닌게 아니라 요즘 봄이 온 것만 같아요^^

단발머리 2014-02-0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혜윰님, 책 많이 사시고, 많이 읽으시네요. 부지런하셔요~~
저는 아이들 학교 보내고 읽거든요. 근데 아롱이가 너무 일찍 온다는...
점심 먹고 12시 20분이요. 아... 이제 2시간 남았네요.

그런데, 강신주님 투표가 뭔가요? 댓글남기신 것 보고 궁금해서ㅋㅎㅎ
여기까지 왔답니다. 여기에다가 답 주셔도 돼용. 이따 밤에 다시 올께요.^^

그렇게혜윰 2014-02-07 14:17   좋아요 0 | URL
저희도 병설 다녀서 1시에 와요 ㅠㅠ

강신주 작가님 팬이 워나에 많아서요 어느 동네 관리하려면 투표라도 해야하지 않나....이런 뜻인데요 제가 폰으로는 글을 잘 못 써서 단발머리님을 이해 못 시켜드렸네요ㅠㅠ 그리 진지한 이야기는 아니었답니다 ㅋㅋ

단발머리 2014-02-07 14:41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그렇군요.
일단 저희 동네랑, 다락방님 동네 접수했고요.
다른 데는, 일단 강신주님 활성화를 위해 그냥 두려구요.
관리가 필요하면 그 때 나설려구요.
ㅋㅎㅎㅎㅎㅎㅎㅎ

그렇게혜윰 2014-02-07 17:22   좋아요 0 | URL
구리시는 딱히 관리인 없는듯하니 단발머리님 드릴게요ㅋ 제가 뭣도 아닙니다만요ㅋ
 
슈퍼 거북 그림책이 참 좋아 15
유설화 글.그림 / 책읽는곰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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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 나는 왜 이 책을 자꾸만 외국 작가의 책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점이 궁금하다. 아마 유설화 작가의 첫 그림책이라 낯설기도 한 이유도 있을 것이고, [토끼와 자라]가 아닌 [토끼와 거북]의 이야기라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우려의 목소리가 아니라 뭔가 신선함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다. 이 신선함이 어쩌면 이 책이 국내가 아닌 세계에서도 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느끼게 한다.

 

[슈퍼 거북]은 우리가 익히 아는 이솝 이야기 [토끼와 거북]의 그 뒷이야기이다. 작년에 개봉된 영화 [슈퍼 달팽이 터보]가 생각이 나기도 한다.

 

 

아다시피 슈퍼 달팽이 터보는 경기에서 스포츠카들을 제치고 승리하게 된다. 그런 달팽이의 능력은 노력이 아닌 우연히 생긴 초능력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의 슈퍼 거북은 다르다. 토끼와의 달리기에서 이겼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을 영웅 대접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부단히 노력했다. 자신의 본성을 거스르면서까지.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슈퍼거북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우연적 능력에 기댄 슈퍼 달팽이와 부단한 노력의 결과를 낸 슈퍼 거북은 본질적으로 다른 부류이다. 그러니 슈퍼 달팽이가 레이싱에 이겼다한들 슈퍼 거북이 시합 후에 취한 숙면의 가치에 비교할 바가 못되는 것이다.

 

  [슈퍼 거북]에 나오는 동물들을 보면 낯설지가 않다.  우리는 어릴 적 [토끼와 거북]을 읽으며 토끼의 어리석음과 자만심 혹은 거북의 성실함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마 그때의 우리들은 대부분 그런 성향을 가졌었나보다. 이 이야기가 나오게 된 데이는 원전을 다르게 보자는 작가적 의도뿐만 아니라 요즘 사람들의 태도도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본성적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거북이가 토끼를 이겼을 때에는 그 과정을 봐야하는데 요즘은 그런 세상이 아닌 거다. 겉만 보고 결과만 본다. 그 씁쓸함을 엄마인 내가 더 크게 느꼈다.

 

아이는 어땠을까? 처음엔 거북이가 피나는 훈련으로 빨라질 수 있다는 데에 함께 신이 난 듯 했다가 거울에 비친 늙은 거북이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낀 듯 했다. 경기가 끝나고 느끼는 감정은 거북이나 나나 아이나 같았을 것 같다. 시원섭섭함 그리고 그 후에 찾아온 편안함. 거북이가 거북이 다워지는 순간이다. 내 아이도 내 아이의 본성에 맞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크길 바란다. 다른 사람들의 지나친 기대감이 한 대상을 고통 속에 빠뜨릴 수 도 있다는 생각이 여운처럼 남아있다.

 

볼수록 매력있다는 말이 있다. 볼매라고도 한다. 이 책이 그렇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오래 사랑받을 것 같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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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03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북이가 '명예'를 내려놓고
'거북이는 천천히 살아가는 목숨이랍니다' 하고 이야기하는
이야기가 태어난다면 이러한 책도
무척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그렇게혜윰 2014-02-06 11:26   좋아요 0 | URL
옳으신 말씀이세요^^
 

 

E-Book으로 다운받아서 보고 있다. 작년에도 상반기 도서 찜!해두었는데 몇 권이나 사고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올 상반기에 출간되는 인문교양 도서 목록을 보며 관심가는 책을 미리 찜!해둔다. 첫 책부터 아직 출간 전이다. 출간일이 미뤄지는 건가? 어쨌든 링크는 나중에 걸어야겠다.

 

 

 

 

1. 결혼 감정 코칭, 을유문화사

- 결혼 10년이 머지 않았다. 6년쯤 지나면서 상대를 나에게 맞추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는 맞춰가려 노력중이다. 아직 결혼에 관한 책은 전혀 읽지 않았는데 더 나은 결혼생활을 위해 한번쯤 읽어볼 시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2. 런던에서 홍차 한 잔, 한길사

- 홍차를 키워드로 영국문화사를 쓴 책이라고 한다. 역사 미술 문학 드라마까지 섭렵한 영국 이야기라고 하니 읽어볼 만 할 것 같다. 영국은 홍차 문화구나.....^^

 

3. 반 고흐와 고갱의 유토피아, 아트북스

 

  요즘 많은 책을 출간하고 있는 이택광의 신간이다. 애초의 제목에서 '유토피아'라는 말이 붙어 출간된 모양이다. 기대감이 높아지는 주제와 제목, 저자의 조합이다.

 

 

4. 실비아 플라스 드로잉집, 마음산책

이미 읽은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에서 몇 건의 트윗을 접했다. 실비아 플라스의 시도 아직 접하지 못한 채 나는 너무 그녀의 이름을 많이 들어온 것이 아닌가 싶다. 드로잉집으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재주가 많은 거람?

 

5. 여성 영웅의 모험, 교양인

맞다. 슈퍼 히어로는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많은데 슈퍼 히로인은 원더우먼 밖에 없는 거람? 세계 각국의 신화 등에서 찾아낸 여성 영웅을 소개한다니 기대가 된다.

 

6. 투명 사회, 문학과 지성사

 

철학자 한병철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한 권의 책을 한국에서 출간한다니 반갑다. 무조건 사는 걸로!

 

 

 

 

 7. 우리 과학문화유산답사기:조선왕릉, 북카라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지만 사실 잘 모르는 조선의 왕릉. 사는 곳이 구리인지라 동구릉 홍유릉 친숙한 이름인데 반해 잘 모른다는 사실을 이 책이 벗어나게 해 줄까?

 

8. 고종석의 한국어 글쓰기 강좌, 알마

절필을 선언했지만 책이 여전히 많이 나오는, 그만큼 그의 글을 바라는 독자가 많다는 뜻이기도 한 작가 고종석의 글쓰기 강좌 녹취 기록이다.

 

9. 헤밍웨이 내가 사랑한 파리, 한길사

헤밍웨이가 1921-26년 동안 파리에서의 생활을 쓴 글이라고 한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지라 괜히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10. 명작동화의 재발견, 반비

 내가 이런 책 쓰고 싶었는데 ㅠㅠ 열등감 생기려고 한다 ㅠㅠ

 

11. 르몽드 20세기사, 휴머니스트

- 외국 신문 절대 못 보는 사람으로서 르몽드의 시선은 어떤 것인지 경험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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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2-07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과학문화유산답사기랑 고종석의 한국어 글쓰기강좌 완전, 기대됩니다.^^
좋은 소식 감사해요.

그렇게혜윰 2014-02-08 07:46   좋아요 0 | URL
저 안내책자 무료다운 가능하니까 함 살펴보시면 더 많은 책을 기다리실수 있을거예요^^

향기 2014-03-1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종석의 한국어 글쓰기 강좌 책 저도 기다리고 있어요~ 5월 경 출판 된다고 하네요 ㅎㅎ 좋은정보 감사해요!

그렇게혜윰 2014-03-13 15:51   좋아요 0 | URL
고종석 작가님 책 요즘 많이 나오네요^^
 
정글북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6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손향숙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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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요즘 EBS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 '정글북'을 즐겨보고 있지? 그걸 재밌게 보는 널 보면서 내가 어린 시절에 보았던 애니메이션 '정글북'이 떠올랐어. 모글리라는 이름이 타잔이라는 이름에 어느 순간부터 밀려 있었는데 네 덕분에 늑대소년 모글리가 다시금 내 곁에 왔단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애니메이션에는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내용들이 나오곤 했어. 물론 재밌지만 말이야. 문득 [정글북]의 진짜 내용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단다. 엄마가 어릴 적 TV에서 보던 만화 영화를 내심 기대했을지도 몰라.

 

그렇게 엄마는 [정글북]을 펼치기 시작했단다. 모글리가 부모를 잃고 늑대 소년이 되게 된 과정도 알게 되고 바기라와 발루 그리고 카의 이름까지 오랜 기억 속에 묻혀있던 이름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 하지만 엄마가 어릴 적에 보았던 모글리의 모습은 책 속에 그려진 모글리의 모습과는 느낌이 달랐어. 네가 보는 요즘의 애니메이션 속의 모글리와도 다르고 말이야. 도대체 그때와 지금의 만화 영화 속의 그 많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책에서 찾을 수 없는 내용들이라는 점이 무척 당황스러웠어. 그뿐만이 아니라 모글리의 모습도 책에서는 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 낯설기도 했단다. 아마 이 책의 저자인 키플링 아저씨가 표현하고 싶었던 늑대 소년의 모습과 정글의 생활이 만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표현하고 싶었던 것과는 달랐던 모양이야. 애니메이션 속의 모글리는 귀엽고 보호해주고 싶은 순수하면서 장난꾸러기인 모습이었는데 책 속의 모글리는 그보단 더 용맹하고 남자다운 모습을 갖고 있었어. 키플링 아저씨는 시어칸을 죽이고 인간 사회를 떠나는 모글리의 거친 모습과 집념 그리고 반다로그들에 비해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정글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인데 디즈니 영화사는 낯선 정글에서 겪는 모글리의 신나는 모험을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야. 참 다르지? 우리가 봤던 애니메이션은 키플링 아저씨의 [정글북]의 기본 설정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뭐가 더 좋을까? 그건 사람마다 다르겠지?

 

책에는 모글리가 주인공인 이야기 세 편 외에도 하얀 물개 코틱의 이야기, 코브라를 물리친 몽구스 리키티키의 이야기, 아무도 보지 못한 코끼리의 춤을 본 순수한 코끼리들의 투마이 리틀 투마이의 이야기, 여왕 폐하에 대한 충성심이 충만한 동물들의 이야기가 함께 있는데 읽으면서 키플링 아저씨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물들의 삶에 가까이 닿아 있는 이야기들이었어. 포기를 모르는 코틱의 모습과 용맹한 몽구스 리키티키의 모습은 감동적이기도 했고 리틀 투마이가 코끼리의 춤을 본 것에 함께 감탄했지. 하지만 마지막 작품인 <여왕 폐하의 신하들>의 경우엔 공감하기가 어려웠단다. 사실 살짝 지루하기도 했고 동물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이해가 안되어서 키플링 아저씨에게 실망하기도 했단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알아 보니 키플링 아저씨의 이야기는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고 해. 엄마는 <여왕 폐하의 신하들>의 경우가 그러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정글북]에 실린 이야기 모두에 대해 좋지 않은 의견을 갖고 있어. 물론 모두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

 

너와 함께 내일도 TV 앞에 앉아서 '정글북'을 보게 되겠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엄마는 이전과는 다르게 시청을 하게 될 것 같아. 물론 당분간은 네 곁에서 함께 만화 영화를 즐기겠지만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너에게 이 책을 건네게 되지 않을까? 아마 그때 너도 당황하기도 하고 낯설어하기도 하며 이야기에 대한 나름의 느낌과 생각을 갖게 될 거야. 내가 그러했듯이 말이야. 그 날을 기대해볼게 일단은 그냥 모글리와 친하게 즐겁게 시간을 보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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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26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영화로 만드는 작품을 보면,
원작에 없는 이야기도 꽤 넣고,
원작에 있던 재미난 이야기를 살리지 못하는 때도 잦더라고요.

<마녀 배달부 키키> 이야기도 원작동화를 읽으니
만화영화는 원작동화에 있는 재미를 거의 안 살리고
아주 작은 점을 바탕으로 다른 이야기를 많이 집어넣어서
변형시켰더라고요...

일본에서는 <마녀 배달부 키키> 원작동화를 많이 읽고 난 뒤에
만화영화가 나왔지만,
한국에서는 원작동화를 제대로 읽은 아이나 어른 거의 없이
만화영화로만 이야기가 잘못 알려질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어느 모로 보면
만화영화와 원작은 서로 다른 작품으로 볼 수 있기도 하겠지요......

그렇게혜윰 2014-01-27 09: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봐야할 것 같아요. 영화도 그렇구요.
아이템만 가져다 쓴 ㅋㅋ 가끔은 영화가 더 좋을 때도 있으니까요^^

정글북은 정말 서로 다른 이야기더라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