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인성사전 - 김용택 선생님이 들려주는
김용택 지음, 김세현 그림 / 이마주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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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권정생과 이오덕의 편지글을 엮은 [선생님, 요즘 어떠하십니까]를 읽던 참이었고 그 책의 후반부에서 김용택의 시에 대해 두 분이 나누신 이야기를 표시해두고 있었다. 또한 지난 달부터 온라인모임에서 시읽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의 컨셉을 보고 문득 시가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의를 하던 대학시절이 떠올랐다. 그 문학교육 수업은 답도 내지 못한 채 마감이 되었겠지만 그때 아마 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가 교육적인 수단이 된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으로 변했다. 10년도 더 된 언젠가 채인선 작가가 [아름다운 가치 사전]을 폈을 때 '사전'이 이래도 되나, 싶었던 사람도 있었겠지만 그 책의 방향성이 학교에서 적용이 될 때 아름다운 효과를 느껴봤기에 더욱 그렇게 마음이 바뀌었을 지도 모르겠다. 책 소개를 하기 전에 시작이 참 장황했다.

 

처음엔 이 책의 저자인 시인 김용택이 여러 가지 가치에 대한 시를 새로이 그 가치에 맞춰 쓴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그럼 사실 좀 억지스러울 수 있을 거란 우려를 하기도 했는데 다행히 기존에 여러 시인들의 시 속에서 가치를 찾아내어 시를 소개하고 뒤이어 시인 김용택이 아닌 교사 김용택으로서(이건 내 생각이다.) 가치에 대한 짧은 글을 이해하기 쉽게 썼다. 시라는 것이 읽는 이의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는데 어떻게 그 가치에만 적용이 되느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나 역시도 그랬지만 그것에 의문을 갖기 보다는 그것은 김용택의 선택이었고 독자로서의 나는 다른 가치를 뽑아낼 수있다는 해석의 다양성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꼭 책에 쓰여진대로가 아니라 그런 방향으로 우리가 봐도 좋다는 의미 말이다. 가령,  김용택의 <우리 아빠>라는 시를 저자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보았지만 읽는 이는 '감사'로 느끼고 '감사'에 대한 마음을 가꾸도록 해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동시를 통해서 아름다운 마음을 가꾸는 것이지 특정 시에 특정 가치가 실렸다는 것을 외라는 게 절대 아닐 테니까.

 

53가지의 가치를 다룬 책이니 이 책에 소개된 시만도 53편이 되는 것이다. 왠만한 동시집 한 권의 분량이다. 거기에 김세현 작가의 그림이 정말 압권이다. [엄마 까투리]에서 느꼈던 강렬함이 동시와 어우러져 있으니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특히 시의 구절을 그림과 함께 직접 쓴 것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림들만 모아서 쫙 어딘가에 붙여놓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어떨 땐 주객이 전도된 듯 그림에 더 시선이 가기도 하지만 그것은 개인적 취향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만큼 완성도가 높은 53편의 그림작품이 실렸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채인선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이 출간 이래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사전'이라는 말의 느낌과 달리 동화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리 국어 사전]이 사랑받는 이유도 따뜻한 세밀화 덕분일 것이고. 따라서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공감하는 목적의 동시가 '사전'이 된 이 책 역시 기본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뒷받침되어 있으므로 오래 사랑받을 것 같다. 아주 사소한 딴지를 걸자면 '자연'이라는 주제는 인성이라는 더 큰 주제에 맞게 하려면 '자연 보호'라고 해야하지 않나 하는 정도이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그 주제를 보며 존 버닝햄의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가 떠오른 것을 보니 시든 그림책이든 동화든 간에 우리 아이들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는 방법이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그것을 소홀히 할 뿐이었다. 이렇게 기획된 책에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싶다. 아이들 마음이 아프지 않고 예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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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리 2015-07-15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어린이 인성 사전>을 기획 편집한 김세리라고 합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마치 기획 초기부터 책의 진행 과정을 다 내다보신 듯한 선생님의 리뷰에 뜨끔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잠깐 제 이야기를 하면 이 책을 진행하면서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다른 책들과 달리 책의 무게감이 상당히 버거워 중심을 놓치기 일쑤였고, 여러 차례 헤매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도 정말 많았고요. 그런 과정을 거친 책이 세상에 나오고, 문단의 어떤 평론가보다 정확하게 이 책의 맥을 짚어주는 독자를 만나니 참 가슴이 먹먹합니다. 어느 구절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전에 써주신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리뷰를 보고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구절이 많았는데 그 인연이 이렇게 이어지니 더욱 반갑습니다.
선생님이 써주신 리뷰를 저희 이마주 블로그에 소개하고 싶은데 괜찮으신지요? 허락하시면 블로그에 게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밝은 눈으로 좋은 책에 날카로운 서평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가끔 놀려오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렇게혜윰 2015-07-15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애정이 깊으신 편집자분을 만나니 제가 더 반갑네요^^ 블로그 게재 괜찮습니다^^

김세리 2015-07-15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허락 감사합니다.
지금 온라인 서점에서 김세현 작가가 직접 가훈을 써주시는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가훈도 좋고, 급훈도 좋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이벤트에 참여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좋은 하루되세요~~

2015-08-30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람이 뭐야? -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의 비밀 과학과 친해지는 책 16
최승필 지음, 한지혜 그림, 김신연 감수 / 창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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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다가 자꾸만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몸이 들썩거릴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주변에 2,3학년쯤 되는 아이를 둔 엄마가 누가 있나 머릿속으로 자꾸 생각하고 카톡을 켰다껐다 트위터에 글을 썼다 지웠다 하다가  그보단 후딱 읽고 이렇게 리뷰를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왜 그랬을까?

 

1. 이 리뷰의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한 권의 '육아 일기'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아빠가 쓴 일기를 아이가 글을 읽을 때쯤 읽어보는 느낌 말이다. 실제로 각 장의 시작이 육아일기로 시작된다.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을 시간 여행을 통해 인류의 진화 과정으로 치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저자의 약력을 뒤져보기도 했지만 과학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진화를 이야기하는 능력이 뛰어날 수 있구나 싶어 살짝 신기했다. 표현 능력이 뛰어난 아빠이자 작가임엔 틀림 없다.

 

2.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기획 부문 대상'에 빛나는 책이다. 일단 '창비' 맞고, '좋은' 맞고, '어린이책' 맞고, '원고 공모' 맞을 거고, '기획 부문' 바로 이거다! 기획이 참 잘된 책이다. 앞서 육아 일기의 형식을 취하면서 인류와 다른 동물들을 비교하고 그에 이어 '시간 여행'을 떠나는 구성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과학과 친해지는 책>이라는 시리즈의 명칭에 맞게 과학과 친숙해지는 데에는 이만한 기획이 없지 싶다. 더욱이 그림을 그린 한지혜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데 글과의 조화가 정말 훌륭하다. 채색없이 내용을 받쳐주기 위한 그림들이 따뜻함마저 느끼게 한다. 지식을 전달하기에도 참 좋은 그림이고 글과의 배치도 아름답다.

 

 

<'아하! 그런 거였구나!'라고 그림을통해 더 빠르게 이해되었다.>

 

3. 책이 참 예쁘다. 몇 번 내 서재를 다녀간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예쁜 책에 약하다. 그냥 예쁘기만 한 책도 뭐 나름의 가치가 있겠지만 의미가 있는 예쁨이라면 두 말 할 필요없이 반하게 되어 있다.

 

 

 우선 모서리가 둥글다. 유아도 아닌데 둥근 게 뭔 소용이랴 싶지만 아이들 책은 둥글면 일단 모난 것 보단 좋지 않나? 그리고 실제본. 이것도 개인적 취향이다. 어차피 모든 예쁨은 개인적 취향의 문제일테니까.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어설픈 접착제본의 책이 우두두 뜯어진 경험을 어린이책에서 많이 해 본 터라 실제본이 안심되고 좋다. 세번째로 <시간 여행> 부분에만 나타나는 주황색 테두리. 주황색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그림작가의 따뜻함이 돋보이는 육아 일기 부분의 사진을 그린 듯한 그림. 내 상황과 딱 맞기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빨리 소개해주고픈 마음에 이렇게 읽자마자 부랴부랴 쓰는 리뷰라 어떻게 내 마음이 잘 전해졌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있다. 인류의 진화를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사피엔스까지 표현하면서(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도 호모사피엔스로 포함시켰노라고 미리 알렸다.) 그것의 한글식 표현도 함께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많은 책들과 박물관에서 이 둘을 병기하고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아이들이 의미를 이해할 때 '호모에렉투스'보단 '곧선사람'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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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 : 이 책은 서평이벤트로 받아서 읽고 리뷰를 쓰게 된 책인데, 그점이 참 아쉽다. 내 돈 주고 사서 읽을 걸. 그럼 나의 이 리뷰에 담긴 진심이 더 진심으로 느껴질텐데....근데 아마 완전 내 관심사가 아닌 이상 사도 늦게 샀겠지^^ 서평이벤트로 받아도 저, 좋게만 쓰지는 않아요^^ 모든 책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장점이 크고 단점이 적을 때 '만나서 반갑다 책아'라고 혼자 속삭인답니다. 그냥 이 책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고 말이 난 김에 한 번 해 보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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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
이오덕.권정생 지음 / 양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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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권정생의 삶을 쓴 책을 읽은 후에 그분의 강아지똥같은 삶에 느낀 바가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분의 삶을 본받아 무언가를 따라할 수 있지는 않았고 그저 그분의 책을 많이 사서 읽어야겠다는 생각과 행동을 했을 뿐이었다. 그때만해도 이오덕 선생님에 대한 감동은 그에 미치지 못했었다. 집에 그분의 책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실 책이 너무 많으셔서 뭐부터 읽어야 하나 그런 고민도 있었다.)

 

그런데 이 책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를 읽으면서 많이 바뀌었다. 권정생의 삶은 이전의 책에서 느낀 바와 비슷했고 그가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고민을 하는 구절구절마다 밑줄이 그득하지만 그 토로를 상대해준 이오덕의 애정과 됨됨이에 더 많은 눈길이 갔다. 어찌 보면 세상에 대하여 탄식하고, 슬퍼하고, 욕하는 것은 그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이리저리 뛰는 것에 비해 쉬운 일은 아닐까? 그런 면에서 보자면 비록 표현은 권정생에 비해 사회비판을 덜 했을지 몰라도 그 사회를 양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이오덕의 삶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실제로 편지를 읽다보면 권정생보다 높은 연배의 이오덕이 언제나 권정생을 높이며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권정생의 삶이 한 길을 걷도록 하는 데에 있어 이오덕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이 편지글이 권정생과 이현주 간에 왕래한 것이었다면 굉장히 우울하며 답답한 느낌이 들었을텐데 이오덕의 현실감이 균형감을 가져온 것이라 생각한다.

 

주고 받은 편지를 읽다보면 이 편지들은 개인과 개인 혹은 문학가들 간에 주고받은 편지로 보기 보단 한 권의 인문서적으로 읽힌다. 책 안에는 인간다운 삶에 대한 절절한 권정생의 글들이 가득하고, 그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오덕의 행동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평생을 환자의 몸으로 어린이문학작가로서의 외길을 걸은 권정생의 삶은 슬픔과 아픔을 넘어 고귀하다. 자신의 책 [강아지똥]의 강아지똥처럼 민들레꽃을 피우기 위해 가장 낮은 곳에 있다. 그리고 그 강아지똥이 민들레꽃을 피울 수 있도록 끊임없이 환경을 마련해주려는 이오덕이 있다. 낮은 곳을 높게 대하는 이가 바로 이오덕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낮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를 다독이는 두 분의 편지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노년의 그들은 모두가 아팠다. 죽음의 순간에서도 의연한 모습은 그들의 삶이 평생 깨끗했다는 증거가 된다. 그들에겐 지울 것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사후에 더더욱 그들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 몇이나 있을까? 읽다보면 부끄러워지는 것이 당연하다. 요즘도 세상은 마찬가지이니까,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참말로 부끄러운 세상이니까. 인문서적의 입문으로 가까운 이에게 읽도록 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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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7-0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기다리고 있어요. 이번달 신간평가단 도서라서요. 깨알자랑입니다^^ 님의 리뷰를 읽으니 어서 읽고 싶어지네요~~

그렇게혜윰 2015-07-07 09:51   좋아요 0 | URL
이오덕 선생님의 책을 읽어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transient-guest 2015-07-09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은 책이네요. 이오덕 선생님은 참 고마운 분인 듯. 언어를 지키는 노력 말고도 이렇게 따뜻한 맘으로 사셨군요.

그렇게혜윰 2015-07-09 10:10   좋아요 0 | URL
저도 왠지 우리말을 연구하신 분이라 좀 딱딱하게 느껴졌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면 늘 겸손하고 바른 방향으로 삶을 사시려는 분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물론 아동문학과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따뜻하시구요^^
 

첫 회를 무사히 마친 우리 엄마들^^

 

두번째 시집도 선정되었다.

 

알라딘을 기준으로 하자면 최고의 한국시 3위에 오른 시집이며, 소설 시 희곡을 다 합쳐도 88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100위안에 21주 동안 올라있는 최근까지도 꾸준히 많이 팔리고 있어 세일즈 포인트가 20000점이 넘는 책 좀 읽는다는 사람은 다 갖고 있고, 그렇지않더라도 이름 석자와 시집 제목만큼은 다 들어봤음직한 바로 그 시집!!! 어려운 수식어 그로테스크한 리얼리즘이 따라붙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시집.

 

내가 처음 시를 읽고 눈물을 흘린 시가 이 시집에 들어 있다. <기억할만한 지나침>. 왜 울었는지도 모르겠고, 지금도 여전히 모르지만 그 시가 너무 슬펐다. 가끔 기형도의 시집을 읽었었지만 피하기도 했다. 그런데 좋아한다. 이건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하는 것과 비교할만한데 난 왜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사랑하는 것일까???? 허센가??? 암튼.

 

집에는 아래의 책들이 마치 새책인듯 잘 보관되어 있다^^;;; 이참에 정독해 봐야겠다.

 

 

 

 

 

 

 

 

 

 

 

 

 

 

 

두번째 동시집으로 선정된 책은

 

 

 한국동시 100년 애송시 50편을 엮은 동시집인데 노랫말로 익숙한 시들도 있고 작고하신 시인부터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하시는 시인의 시까지 수록되어 있다. 목차를 보자면 할머니부터 손주까지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어제 이 책을 아침 일찍 기대하며 구매했는데 아직 출고도 되지 않았다. 파는 곳도 많지 않은데 배송도늦어서 잘 팔리지 않을까 염려된다만, 창간호라 그런가 내용이 너무 빵빵해서 잡지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최근의 결심을 무너뜨린 책이다. 언능 오너라~~ 지난달 우리 모임에서 함께 읽은 고은 시인의 시와 인터뷰가 참말로 궁금하단 말이다. 우리 회원들에게 널리 알리고프단 말이로다~~~!!!

알라딘엔 미안하지만 참고로 여기서 사진 않았다^^;;

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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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6-30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향의봄 마지막 가사군요. 마음이 당기는 동시집입니다. 표지도 사랑스럽네요. ^^ 이해못하는 것들에 대한 사랑이 어쩌면 더 사랑의 본질에 가까울 것 같은걸요. 사람도.

2015-06-30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5-06-30 12:56   좋아요 1 | URL
그냥 한달에 시집과 동시집 읽고 각자 글을 올리는거예요. 같은 시집을 읽고 느낌을 필사나 낭독과 함께 공유합니다. 그사이사이 각시인에 대한 다른 시집이나 정보든도 공유하구요. 어렵게 하진않아요^^
 
여기는 대한민국 푸른 섬 독도리입니다 - 섬초롱꽃이 들려주는 독도 이야기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3
장지혜 글, 문종훈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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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아이들은 태어나서 말 배우고 여행 다니고 지도 보다 보면 '독도'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히 우리나라의 섬이라고 알고 지내지만 그것이 '왜' 우리나라의 섬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 아이는 별로 없다. 독도 관련 전시나 체험관에 가도 독도의 모습과 그곳의 동식물에 대해 알고 갈 뿐 더 깊이 아는 방법은 부모나 학교의 교육이 전부이지만 사실 부모도 그것에 대해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알고 바로 구입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그 때문이다. 동화로 본다면 좀더 아이가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말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독도전시관>

 

이 책은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간되었다. 사실 그것도 리뷰를 쓰고자 한 지금에야 알았지 이 책이 한국사의 카테고리에 있는 책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내겐 그저 차분하고 아름다운 동화책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섬초롱꽃이다. 원래 독도에 살던 꽃이 아니라 자기 이름도 모르는 아직은 새싹인 이 꽃은 원래 독도에 살던 동물들과 식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독도의 역사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물론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은 섬초롱꽃 뿐만이 아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 역시 새롭게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저쪽 나라 사람들이 독도를 자꾸 이상한 이름으로 부른다며?"

"응, 나도 들었어. 다케시마인가?

다케시마는 저쪽 나라 말로 대나무 섬이라는 뜻이래."

"그러니까 더 말이 안 되지.

바닷바람 때문에 독도에는 대나무처럼 키 큰 소나무가 살 수 없잖아!

게다가 전에는 울릉도를 다케시마로, 독도를 소나무 섬인 마츠시마로 부르더니 왜 갑자기 또 이름을 바꿔 부르는 거야?"

(8쪽)

 

갈매기들이 들려준 이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었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말할 줄 아는 이에 비해 턱없이 적을 것이다.  섬초롱꽃이 사철나무를 만나 갈매기들의 이야기를 듣고 궁금했던 점을 묻자 사철나무도 섬초롱꽃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론 그 이야기들 역시 내가 몰랐던 이야기가 적잖이 있다. 하물며 아이들에겐 어떨까?

 

이런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나면 섬초롱꽃을 비롯한 천연기념물인 동식물들과 독도의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식물들이 살기에 그저 편하지만은 않은 독도의 날씨와 지형을 견디고 꿋꿋이 생명을 키워나가는 아름다운 동식물들 말이다. 드디어 섬초롱꽃이 꽃을 피워 생물학자에게 발견되고 이름을 갖게 된다. 섬초롱꽃. 참 곱고 예쁜 말이다. 독도에서 처음 피어난 섬초롱꽃을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다고 하니 독도에서는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고, 누구 한 사람 정성을 다하지 않는 이가 없는 듯 하다. 그러니 그곳에서의 삶의 얼마나 당당할 것인가!

 

"내가 사는 섬은 독도! 내 이름은 섬초롱꽃!" (62쪽)

 

동화가 이렇게 섬초롱꽃의 당당한 말에 끝이 난다면 뒤이어 독도에 대한 정보글과 사진이 이어진다. 이부분은 분명 한국사의 영역이다. 쭉 읽다가 우리의 주인공 섬초롱꽃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를 읽을 때면 억울해진다. 독도에서는 2008년에 과학 교사 이명호 선생님이 이 꽃을 발견하였고 이 꽃이 한국 특산종이지만 그보다 먼저 이 꽃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일본인이라 이 꽃의 학명은 '다케시마나'라고 한다니 억울하지 않을 수 있으랴? 새삼스럽기에 좀 민망하지만 독도에 대한 애정이 그리고 긍지가 생긴다. 동화는 동화대로, 정보는 정보대로 차분하고 알차게 들려주는 이 책으로 독도에 대한 첫걸음을 시작해보길 잘했다 싶다. 아이와 독도에 가는 날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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