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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뭐야? -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의 비밀 ㅣ 과학과 친해지는 책 16
최승필 지음, 한지혜 그림, 김신연 감수 / 창비 / 2015년 6월
평점 :
어떤 책을 읽다가 자꾸만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몸이 들썩거릴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주변에 2,3학년쯤 되는 아이를 둔 엄마가 누가 있나 머릿속으로 자꾸 생각하고 카톡을 켰다껐다 트위터에 글을 썼다 지웠다 하다가 그보단 후딱 읽고 이렇게 리뷰를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왜 그랬을까?
1. 이 리뷰의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한 권의 '육아 일기'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아빠가 쓴 일기를 아이가 글을 읽을 때쯤 읽어보는 느낌 말이다. 실제로 각 장의 시작이 육아일기로 시작된다.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을 시간 여행을 통해 인류의 진화 과정으로 치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저자의 약력을 뒤져보기도 했지만 과학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진화를 이야기하는 능력이 뛰어날 수 있구나 싶어 살짝 신기했다. 표현 능력이 뛰어난 아빠이자 작가임엔 틀림 없다.
2.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기획 부문 대상'에 빛나는 책이다. 일단 '창비' 맞고, '좋은' 맞고, '어린이책' 맞고, '원고 공모' 맞을 거고, '기획 부문' 바로 이거다! 기획이 참 잘된 책이다. 앞서 육아 일기의 형식을 취하면서 인류와 다른 동물들을 비교하고 그에 이어 '시간 여행'을 떠나는 구성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과학과 친해지는 책>이라는 시리즈의 명칭에 맞게 과학과 친숙해지는 데에는 이만한 기획이 없지 싶다. 더욱이 그림을 그린 한지혜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데 글과의 조화가 정말 훌륭하다. 채색없이 내용을 받쳐주기 위한 그림들이 따뜻함마저 느끼게 한다. 지식을 전달하기에도 참 좋은 그림이고 글과의 배치도 아름답다.

<'아하! 그런 거였구나!'라고 그림을통해 더 빠르게 이해되었다.>
3. 책이 참 예쁘다. 몇 번 내 서재를 다녀간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예쁜 책에 약하다. 그냥 예쁘기만 한 책도 뭐 나름의 가치가 있겠지만 의미가 있는 예쁨이라면 두 말 할 필요없이 반하게 되어 있다.

우선 모서리가 둥글다. 유아도 아닌데 둥근 게 뭔 소용이랴 싶지만 아이들 책은 둥글면 일단 모난 것 보단 좋지 않나? 그리고 실제본. 이것도 개인적 취향이다. 어차피 모든 예쁨은 개인적 취향의 문제일테니까.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어설픈 접착제본의 책이 우두두 뜯어진 경험을 어린이책에서 많이 해 본 터라 실제본이 안심되고 좋다. 세번째로 <시간 여행> 부분에만 나타나는 주황색 테두리. 주황색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그림작가의 따뜻함이 돋보이는 육아 일기 부분의 사진을 그린 듯한 그림. 내 상황과 딱 맞기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빨리 소개해주고픈 마음에 이렇게 읽자마자 부랴부랴 쓰는 리뷰라 어떻게 내 마음이 잘 전해졌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있다. 인류의 진화를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사피엔스까지 표현하면서(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도 호모사피엔스로 포함시켰노라고 미리 알렸다.) 그것의 한글식 표현도 함께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많은 책들과 박물관에서 이 둘을 병기하고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아이들이 의미를 이해할 때 '호모에렉투스'보단 '곧선사람'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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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 : 이 책은 서평이벤트로 받아서 읽고 리뷰를 쓰게 된 책인데, 그점이 참 아쉽다. 내 돈 주고 사서 읽을 걸. 그럼 나의 이 리뷰에 담긴 진심이 더 진심으로 느껴질텐데....근데 아마 완전 내 관심사가 아닌 이상 사도 늦게 샀겠지^^ 서평이벤트로 받아도 저, 좋게만 쓰지는 않아요^^ 모든 책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장점이 크고 단점이 적을 때 '만나서 반갑다 책아'라고 혼자 속삭인답니다. 그냥 이 책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고 말이 난 김에 한 번 해 보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