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에 드디어 이번 학기가 끝났어요!! 줌을 켜고서 시험을 보는 건데 시험이 다 끝나고 눈을 들어 줌을 보니까 교수님, 나, 그리고 다른 학생, 딱 그렇게 남아 있더군요. ㅎㅎㅎ 다른 학생들은 이미 시험 다 보고 떠난;;; 그래도 제가 마지막 학생보다는 좀 일찍 끝나서 교수님께 그동안 고마웠다는 chat을 보내고 줌을 나왔습니다. 속이 시원하더군요. 이번 학기는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건강에도 이상 신호가 오긴 했지만 공부도 만만치 않았거든요. 아직까지 B는 없었는데 이번 학기는 B가 두 개일 것 같아요. 시험이나 숙제를 더 잘 해서 A를 받겠다는 각오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의욕도 동기부여도 안 되었던 학기였어요. 어쨌든 마지막까지 남은 학생이 안 된 것을 그저 감사하는.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데 제가 젤 나이가 많지만 젤 꽁찌는 아니라는 것이 늘 신기해요. 저보다 더 못하는 학생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 누군가가 내 밑을 받쳐주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위안을 받아요. ㅎㅎㅎ 거의 대부분의 시험이 객관식 시험이에요. 왜냐하면 저희는 학교 프로그램이 끝나면 보드 시험을 봐야 하니까 일부러 객관식 시험을 보는 것 같아요. 대신 쓰는 숙제가 엄청 많죠. 너무 많이 쓰니까 요즘은 자판도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빨라진 것 같기도 해요.^^;; 아무튼 그래서 시험을 끝내면 점수가 바로 나오고 평균은 mean과 median 두 가지로 각각 얼마인지 나오고, 젤 잘한 사람의 점수가 몇 점인지, 젤 못한 사람의 점수가 얼마인지 그렇게 나오거든요. 시험이 끝나면 바로 점수를 볼 수 있는데 누군가 늘 저보다 더 못한 학생이 있더라고요. 한 번은 퀴즈를 봤는데 6/10점을 받았어요. 다행히 가장 못한 점수의 퀴즈 하나는 drop을 할 수 있어서 별 걱정은 안 했지만, 그래도 퀴즈니까 괜히 혼자 의기소침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평균 그런 걸 보니까 4/10점 받은 사람이 있더라고요.ㅎㅎㅎㅎㅎㅎㅎㅎ 그날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왜 그럴까요? 왜 남과 비교를 하면서 내가 못하면 우울하고 조금이라도 잘하면 위로를 받는 것인지? 나이가 들어도 별 차이가 없어요, 그런 거 (저는;;;).
시험이 끝나자마자 저희 집에서 한 3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있는 Chi Cha San Chen이라는 타이완 찻집에 갔어요. 그랬더니 문이 닫혔더라고요. 처음엔 "이거 뭐야, 가는 날이 장날인 거야?" 이러면서 억울해 했는데 진정하고 문을 자세히 보니까 매주 월욜이 휴무더라고요. ㅎㅎ 이렇게 제가 제대로 보지도 않고 흥분하는 타입. ㅠㅠ
그래서 터덜터덜 그 근처에 있다는 자장면 잘 한다는 집에서 자장면을 먹었는데 배가 안 고팠다면 (셤 공부하느라 굶었거든요.) 몇 번 먹다가 남겼을 텐데 고기 빼고 다 먹었어요.
고춧가루 엄청 뿌렸죠!!ㅋㅋ
그렇게 월요일을 보내고 어제는 한국 찜질방에 가서 때도 밀어주시는 분에게 때도 밀고 마사지도 받고 호강을 한 뒤 다시 한국 스파 그처에 있는 Chi Cha San Chen에 가서 차를 두 개나 주문해서 먹었어요.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결국 2가지를 사서 또 배 터지게 먹었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 미쳤지.ㅠㅠ
한 잔의 차를 만들기 위해 아주 많은 과정을 거쳐요. 지금 보이는 사진은 아주 일부분이에요. 한 6 과정 정도 거치는 것 같아요. 다음에 가면 자세히 봐야겠어요.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치는지.
제가 주문한 2개의 차가 나왔습니다. 하나는 블랙 티 베이스고 다른 하나는 그린 티. 이제 커피를 안 마시기로 했으니까 그런가 더욱 차에 눈을 돌리게 되네요.^^;; 어쨌든 한국에 살면 더 좋겠지만, 그래도 캘리포니아에 치차산첸이라도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생각해요. 그래서 여기 사는 게 그렇게 나쁘진 않아요.ㅎㅎㅎㅎ
오늘은 아침에 11시가 넘어서 일어나고 남편과 1시가 넘어서 만나 점심을 먹은 뒤에 네일샵에 가서 페디큐어를 받았어요. 작년에 시어머니가 네일샵 기프트 카드를 선물로 주셨는데 그동안 갈 시간이 없어서 못 가다가 오늘 가서 받고 왔습니다. 페디큐어 받고 그 기프트 카드에서 팁으로 $4도 주고 했는데 아직도 돈이 남아서 학교 시작하기 전에 한 번 더 가서 받아야 할 거 같아요. 저는 늘 하얀색을 받는데 학교 시작하기 전에는 주황색이나 노란색을 받을까? (이런 생각을 벌써부터 하는, 그래서 늘 기억 저장 공간 부족한 여자;;)
내일은 남편과 막내랑 도히니라는 해변에 가기로 했어요. 남편과 막내는 서핑을 할 테고 저는 요즘 열심히 먹었더니 살이 급하게 쪄서 바닷가 달리기를 할까 생각 중입니다. 이렇게 시험이 끝났더니 소소한 일상들이 마구 생겨납니다. 그리고 금요일은 친구들과 만나서 저녁을 먹기로 했고, 토요일 새벽 4시에는 공항에 가서 뉴 잉글랜드를 행해 날아갈 예정이에요. 남편도 저도 미국의 뉴 잉글랜드는 처음이에요. 뉴 잉글랜드는 미국의 6개 주를 통틀어서 그렇게 부릅니다.
Connecticut --> 여기는 지금 딸이 살고 있어요. 예*대학병원에 딸이 있으니까 예* 대학 구경해야죠.
Maine -->여기는 게와 해산물을 먹으러 가려고요. 그리고 애니 프루의 <쉬핑 뉴스>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오, 윌리엄!>의 배경이 되는 곳, 당근 가봐야죠!!
Massachusetts --> 하버드 대학을 보고 싶다고 했더니 남편이 씁쓸해 하는.. 그래도 전 보고 싶습니다.ㅋㅋ
New Hampshire --> 여기는 그닥 제가 보고 싶거나 하는 게 없네요. 그래서 궁금합니다. 어떤 곳일지.
Rhode Island --> 아주 작은, 아마 가장 작은 미국의 주로 알고 있는데 제주도보다 한 1.7배 정도 큰 것 같아요. 그래도 뭐든지 큰 미국을 생각하면 무척 작죠. 작고 아담한, 소소한 그곳이 궁금합니다.ㅋㅋ
Vermont --> 저는 오래전부터 버몬트에 대한 이미지가 참 좋았어요. 예전에 감명 깊게 읽었던 헬렌 니어링과 스캇 니어링이 그곳에서 살면서 아주 큰 농장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도 좋았고, 특별히 메이플 시럽! 그 찐한 메이플 시럽을 먹어보고 싶어서 갑니다.
그러고 보니까 제가 이 책들을 다 읽었더라고요!! 물론 저는 다 구판으로 읽었지만요. 근데 구판 디자인이 더 나은 것 같아요. ^^;
제가 시험이 끝나자마자 한국 드라마 보고, 유튜브 보면서 며칠 혼을 뺏긴 것처럼 살고 있어요.ㅎㅎㅎㅎ
일단 오소영 모델의 유튜브. 아~ 저 이 사람 어렴풋이 기억은 했지만 그렇게 저에겐 특별한 기억을 남긴 모델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장윤주 배우를 좋아했었죠. (물론 장윤주 모델을 <눈물의 여왕>에서 보고 넘 반가왓어요. 물론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지만;;;)
그런데 우연히 장윤주 모델의 유튭을 찾아보다가 알고리듬에 걸려서 오지영 씨의 유튭을 보게 되었는데, 아니 이게 뭡니까!! 제가 살고 싶었던 인생을 사시는 분이 여기 계시더군요!!! 부럽더라고요. 다 지난 제 인생도 되돌아 보고, 남는 것은 아쉬움과 후회,, 뭐 그런 것들이었지만, 또 한편으로 아니야, 아직 안 늦었어, 뭐 그런 생각이 들면서 나도 더 늦기 전에 내 삶을 비디오로 남겨봐야겠다. 막 그런 결심을 하고서 어제부터 비디오를 찍기 시작했는데,,, 이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를 절감하고 있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지만 제가 누군가요. 제 남편 말에 의하면 뭐에 하나 꽂히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는 인간이니 당분간 비디오 찍고 편집하는 것에 몰입을 해보겠습니다. 그 첫 번째로 이번 남편과의 여행을 목표로!ㅋㅋㅋ
예전엔 남는 게 사진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비디오 같아요. 저도 오지영 씨가 사용하는 카메라도 살 예정입니다. 학생이라 돈이 없으니까 그건 장학금을 받아서. 쿨럭 ㅎㅎㅎㅎ
네, 자랑을 하자면 이번 봄 학기 완전 장학금을 받아서 학비를 하나도 안 냈어요.ㅎㅎㅎㅎ UCLA 학비가 하버드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비싼데 말이지요. 가을학기에도 뭔가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거 받으면 오지영 씨가 사용하는 카메라를 사는 것으로. ㅋㅎㅎㅎㅎ
과 친구가 7월에 한국에 간다면서 뭐든 원하는 거 말하라고, 사다 주겠다고 했는데 일단은 비너스나 비비안 브래지어.ㅎㅎㅎㅎㅎㅎㅎ 저는 미국에서 파는 브래지어 안 좋아하거든요. 팬티는 뭐 이쁜 것들이 많지만, 브래지어는 역시 한국 것이 한국인 체형엔 쵝오! (비너스인가? 비비안인가? 표어가 그런 거 아니었나요?), 브래지어 2개 정도 사다달라고 하고, 그다음에 오지영 씨의 책을 사다 달라고 하려고요. 전자책으로도 나와있지만 그녀의 책을 꼭 사고 싶어요. 첨엔 다 평범해 보였는데 그녀의 비디오를 볼수록 참 소소하게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이 와닿더라고요. 물론 모델이니까 유명한 브랜드 제품도 많고 그렇겠지만, 그런 것보다 그녀의 감성, 몇몇 분들이 말한 대로 in and out으로 이쁜 사람 같아요. 착한 사람.
유튭은 공부할 때 아니면 거의 안 보는데 오지영 씨 브이로그 보냐고 돈을 내고 봅니다. 광고 짜증 나서, 그녀의 일상에 몰입하려고 하면 나오는 광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저도 제 일상을 비디오로 남기려고요. 누굴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내가 50대 말에 저랬구나, 60대에는 이랬고,, 왜냐하면 한 70살 이상은 살고 싶거든요. 암튼, 방학이지만 여름학기를 들어요. 6월 26일부터. 남편과 뉴잉글랜드에서 26일 오전 10시 공항에 도착인데 수업이 11시부터 시작이에요.ㅎㅎㅎㅎㅎㅎ 뭐 그럴 수 있죠.
시험이 끝나자마자 <Book Thief>를 들어요.
앞으로 여름이니까 좀 더 자주 알라딘에 들어오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자주 뵈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