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유학길에 오르기 전까지 친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부모님 두분 다 일을 하시니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 우리 할머니는 좋은 할머니가 아니어서 할머니와의 기억은 온통 불행한(?) 기억밖에 없는데, 다행히 해든이의 친할머니는 거의 완벽한 할머니다! 함께 책을 읽는 것은 물론 해든이는 스쿠터를 타고 할머니는 자전거를 타시면서 해든이를 지나가는 차로부터 보호해 주신다. 함께 수영도 하고, 체스 게임도 하시고, 숨바꼭질,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등도 같이 해주신다. 청소를 하거나 정원일을 하실 때도 해든이가 거들 수 있도록 해주시고, 사진에서처럼 일년에 한 두번 만드시는 퀼트 프로젝트에도 해든이가 뿌듯해 할 수 있도록 일거리를 주신다.
해든이의 물고기 맥스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장만해 주신 것도 할머니고, 해든이와 함께 맥스의 어항을 청소(?)하는 것도 할머니다.
할머니가 퀼트를 하시는 밑에서 해든이는 레고를 가지고 놀거나, 딱지치기를(이 게임은 해든이가 할머니를 가르친 것!ㅋㅎㅎ)하기도 한다.
해든이는 나보다 할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지금도 나를 부를 때 가끔 할머니라고 부르기도 하고,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름방학이라고 해든이를 썸머 캠프에 보내라시며 책자에 동그라미를 쳐서 주셨지만, 바쁘다보니 잊고 있었는데, 어느새 할머니가 신청도 하시고 캠프 비용까지 내셨다. 캠프 비용이 한두푼이 아니라서 드리겠다고 했는데도 한사코 거부하였다.
다음주엔 해든이와 막내 시누이네 큰아들(해든이보다 한달 늦게 태어난 사촌) 찰리를 데리고 카탈리나 섬에 일주일동안 데리고 가시겠다는 계획을 세우셨는데, 시아버님이 월요일부터 입원 중이시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나도 내 아이들이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으면, 더도 덜도 말고 시어머니가 해든이에게 하는 것 만큼 만 하리라.
사진 설명.
퇴근하면서 차를 세우는데 자전거와 스쿠터를 타고 오는 두 사람을 만나서 찰칵!
왼쪽 사진은 최근에 시작하신 퀼트. 가운데에 해든이 딱지가 보인다. 맨 오른쪽 사진은 작년 11월쯤에 만드신 퀼트에 패턴을 놓는 작업을 해든이와 함께 하시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