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트리 마법의 게임>은 <매직트리>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매직트리>는 마법의 힘을 갖게 된 참나무로 만들어진 갖가지 나무 제품들이 마법을 부린다는 내용으로 유럽에서 방영 된 어린이 드라마이다. 유럽 어린이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은 이 드라마는 ‘에미상 어린이 프로그램 부문’을 수상했고, 다시 동명의 제목 <매직트리>라는 어린이 동화로 출간되어 유럽 언론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저자인 안제이 말레슈카가 내한하여 한국 어린이들과의 만남에서 앞으로 시리즈에 들어가면 재미있을 아이디어를 직접 얻기도 했다. 그는 <매직트리> 시리즈를 통해서 마법의 세계란 언제, 어디든지 있을 수 있는 멋진 곳이며, 우리의 인생 자체가 마법의 세계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법의 빨간 의자는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 개구쟁이 불루벡이 마법으로 게임 속의 무시무시한 괴물을 불러내고 만다. 괴물은 아이들의 학교도 파괴하고, 빨간 의자도 불태워 버린다. 엉망진창이 된 모든 것을 다시 되돌릴 새로운 마법의 물건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마법의 물건은 호랑이가 지키는 꿈의 집, 444호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나서 마법의 물건을 찾으러 가는 여행이 험난하기만 하다.  과연 마법의 물건은 무엇이고, 쿠키와 친구들은 그것을 찾을 수 있을까? <매직트리 마법의 게임>은 어린이들이 꿈꾸는 신기한 마법들이 등장하여 큰 재미를 선사한다. 이 책은 단지 독자를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선과 악은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등의 중요한 문제들을 생각하게 한다 - 「IBBY 국제아동도서협의회」


믿기 어려운 모험과 위험, 유머와 마법! 세 명의 아이들과 마법의 빨간 의자가 펼치는 독특하고 환상적인 이야기 - 「ABC 위클리」


저자는 에미상을 비롯하여 많은 영화제의 수상 경력을 가진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다.  독특한 상상력으로 유럽 최고의 아동 문학 작가 중 한명으로 꼽힌다. - 「폴란드 포모제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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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의 미술평론가 최석태 님 추천글입니다.


사기그릇에 이가 나갔다는 말을 흔히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가 나간 그릇은 잘 쓰지 않습니다. 물건을 아껴 써야 한다고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이고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가 나갔다고 사기그릇을 버리는 일이 좀처럼 없습니다. 왜 우리만 그럴까요? 천 년 넘게 도자기를 만들어 써 와서 사기그릇이 익숙하고 흔한 물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릇에 대해 좀 안다는 나라 밖 사람들은 우리 조상들이 도자기 역사에서 얼마나 대단한 역할을 했고, 나아가 얼마나 멋진 그릇을 만들어 냈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도자기에는 선조들의 고고한 정신과 문화가 스며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안의 보물이 무엇이며, 그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꼭 알게 되길 바랍니다. - 최석태(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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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의 출간과 나란히 진행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오성윤 감독님과 사계절출판사의 인터뷰 현장! 영화 제작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부터 애니 코믹스를 읽게 될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까지, <마당을 나온 암탉>을 둘러싼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가득합니다. 게재를 허락해주신 사계절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6년 동안의 결실이 애니메이션을 넘어 책으로 나왔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책을 본 소감은?

 

일단 극장에서 보는 영화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흘러가듯 봐야 한다. 내가 관심있는 화면을 조정하면서 볼 수 없고, 일방적으로 주어진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만화라는 형식은 보는 이가 조정할 수 있다. 관심있는 부분은 멈추어 찬찬히 볼 수 있고, 장면의 호흡이 빠른 것은 나도 모르게 빠르게 넘기기도 하는 등 자기 스스로 편집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도 보는 이들이 주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책으로 나와 기쁘다.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한 컷 한 컷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6-7년 동안 배경 그림, 캐릭터 그림, 오브제, 꽃 하나하나까지 고증하고 답사해가면서, 모양새를 그대로 그려내기 위해서 많은 공을 들였다. 우리끼리는 여기 나오는 식물들만 모아서 우포늪 식물 도감도 낼 수도 있겠다고 할 정도로 애정이 깃든 그림들이었다. 바로 그 그림들이 찬찬히 볼 수 있는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기쁘고, 읽어 보니 지난 노고, 노력들이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방금 말씀해 주신 부분들이 편집을 하면서도 무척 와닿았던 부분이다. 답사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이렇게까지 배경에 심혈을 기울인 의도 또한 궁금하다.

원작을 처음 읽고 영화화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화두처럼 떠오른 것이 있었다. 나름 이름을 지은 것이 '자연주의 애니메이션'이다. 바로 그런 걸 하고 싶었고 원작도 그런 생각에 입각해서 봤다. 단순히 환경이나 배경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측면에서도 그런 철학을 담아서 자연주의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만들어 보려 애썼다.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도 처음에는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연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자연을 어떻게 잘 보여주느냐를 가장 먼저 고민했었고, 그 결과 3D의 딱딱한 질감으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현재 3D는 가상현실을 만들어 선보이는 것에 천착되어 있다. 그런 것이 미덕으로 받아들여지는 3D로는 우리가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형식보다 그림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 힘으로 이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3D를 포기했다. 그리고 그 판단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적중했다고 본다.

3D의 형식이 아니라면 자연을 얼마나 더 그림의 정서로 옮겨낼 수 있느냐에 대해 고민을 했었고, 그러면서 늘 보아왔던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다른 차별화된 우리만의 독특한 그림으로 그것을 호소하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은 동양화에서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거기에 점차적으로 서양화 기법이 접목되면서 우리 나름대로의 새로운 미술 형식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새로운 시도를 관객들 또한 알게 모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여 준 것 같다.

만드는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항상 봐 주는 사람, 관객들을 생각하고 만들면 그게 어느 순간 관통되는 지점이 있고 그 지점을 넘어서서 그런 톤으로 만들면 관객들도 그것을 흡수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자운영을 비롯해 눈 속에서 발견하는 복수초 등 자연 묘사가 뛰어나다. 원래 그런 것들에 관심이 있었나.

원작에는 배경이 저수지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저수지는 조형미와 생태의 다양성 등이 떨어질 것 같았다. 그때 마침 우포늪 기사를 봤고, 계절마다 답사를 가서 영화를 위해 따로 연구를 했다. 식물, 동물, 그곳에 있는 모든 생물들을 조사했다. 조사를 하면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봄에 갔을 때 보라색 자운영이 흐드러지게 펼쳐져 있는 군락지를 보는데, 나도 하나 꺾어서 꽂고 싶을 만큼 너무나 예쁜거다. 꽃을 꽂는다는 상투적 의미의 '미친 컨셉'도 살짝 넣으면서(웃음) 캐릭터의 완성도가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원작의 분석도 그랬지만, 양계장 닭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하찮은 취급을 받는 동물이다. 서민 중에서도 아주 서민인, 평범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으로 내세우기엔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다. 자운영 군락지를 보면서 이 꽃들도 양계장의 닭들과 같은 처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도 예뻐하지 않는, 누구도 돌보지 않는 꽃이지만 그 자체만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생명인 그 모습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용적으로도 마음에 들었다.

복수초는 새로운 생명을 알리는 첫 번째 꽃이다. 하지만 그때 피는 꽃이니까 가져다 둔 것이 아니라 내용과의 연관성이 좋다고 생각해서 심어둔거다. 엔딩 부분에 가서 잎싹이 새로운 발견들을 해나가고, 새로운 생명들을 찾아내니까.

다음에 준비하는 작품도 자연주의 애니메이션의 연장선에 있다. 일종의 연작 개념일 수도 있는데... 자연 속의 생명을 다루고 싶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달수는 시나리오 작가와 함께 창조해 낸 인물이지만 그래도 조연이라...(웃음) 달수가 재미있게 잘 나왔는데, 아쉬웠던 것은 캐릭터에 좀 더 입체감을 주지 못한 점이다. 암컷 애인이 있는 설정과 에피소드를 덧붙여서 이야기 중심으로 더 끌어들이고 싶었는데 그러진 못했다. 물론 감초 역할은 톡톡히 해낸 것 같다.

달수뿐 아니라 짹 등 나머지 조연들도 인상적이었다. 출판사 사람들은 도미솔도도 매우 좋아한다.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나.

 

왜 어렸을 때 어른들이 심부름을 시키면 막 외우면서 가다가 헷갈려서 까먹기도 하지 않나. 달수는 거기서 착안한 이름이다. 수달, 수달, 달수.


짹의 경우는, 참새가 짹짹거리며 울기도 하지만 미국 이름 중 잭이 많기 때문에 나중에 수출했을 경우에 대비해서 정했다. (웃음) 도미솔도는 디자인을 보고 결정한 경우다.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인은 조화가 중요하다. 체격이 큰 애가 있으면 작은 애도 나오고, 키가 큰 아이가 있으면 키가 작은 아이도 함께 있어야 조화로운 그림이 나온다. 캐릭터 디자인을 봤더니 그 조화가 재미있게 나와서 붙인 이름이었다. 넷 중 쌍둥이가 있으니, 둘의 이름은 도로 하자. 높은 도, 낮은 도. 그러면서 음표도 넣게 된 거다.

감독님이 꼽는 명장면은?

원작에 없는 장면인데, 초록머리가 태어난 뒤 늪으로 가기 위해 숲을 통과하는 장면이다. 영화뿐 아니라 문학에서도 많이 쓰이는 장치이긴 하지만, 하나의 경계를 넘어서 새로운 경계로 넘어가는 장면. 어떤 경계가 되는 숲을 지나갈 때 스스로가 발전하거나, 성숙 또는 변화되어가는 것을 그린 장면이다.

아시겠지만, 애니메이션은 음악도 체코에서 녹음했다. 체코의 연주자들이 코리아 판타지라고 말할 정도로 음악도 굉장히 좋았다. 나뿐 아니라 이지수 음악 감독도 음악에 많은 신경을 썼다.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음악이 장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리듬을 만들어 내는 것을 바랐다. 그래서 음악을 만들 때 동작까지도 맞추어 달라고 요구했다. 많은 것들이 잘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장면이라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책을 보면서 독자들이 눈 여겨 봤으면 하는 부분과, 독자들에게 한 말씀.

어떤 장면은 단 한 컷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며칠을 밤새우면서 그리기도 한다. 단 2초를 위해서. 하지만 훌러덩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은 편집하기가 너무 힘들다. 어떤 그림들을 편집을 하며 잘라 버려야 하는데, 가슴이 아파서 버리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한 컷 한 컷들이 정지된 화면으로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니 그것을 뜯어보는 재미가 있을 거다. 복수초, 노랑어리연, 우포늪에만 있는 가시연 등 각주를 따로 달아도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 꽃들도 많이 나온다. 그런 요소들도 선생님이나 엄마, 아빠와 함께 유심히 보는 재미가 있을 거다.

 

 

 

 
오돌또기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을 하기 전과 후, 달라진 점. 경제적 변화라거나.(웃음)


경제적 변화는 없다. (웃음) 원래 오돌또기가 극장 장편 애니메이션을 위해서 만들어진 팀이다. 제주도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했는데, 오랜 기간 동안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망하기 직전까지 가는데, 세월은 흐르고... 이러다간 우리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흩어지겠다 싶었다. 우리가 실패했던 원인을 가만 살펴봤더니 스토리에 있었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힘이 약해서, 시나리오 단계에서 좌절되는 경험이 많았다.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마음만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니더라.

두 번째 실패 원인은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가 어떤 쪽으로 유력한 매체인가에 대한 이해 부족이었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와 가족용 영화를 만들어내는 장르로서 훌륭한 장르였는데, 그 전엔 그걸 미처 생각지 못했다. 이러한 원인 분석 후 원작을 찾던 차에 읽게 된 것이 <마당을 나온 암탉>이었고, 어린이, 가족 영화로서의 애니메이션 영화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게 된 거다.

그렇게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일단은 성공하긴 했다. 성공은 했는데, 그리고 대박까지 났는데 의외로 생활면에서 바뀐 것은 없다. (웃음) 큰 바람은 없었다. 애니메이션을 20여 년 간 해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작품을 위한 자본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 종잣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세월은 다 가고, 정작 하고 싶은 작품을 못하는 악순환이 지겨워서, 이 정도 성공을 하면 다음 작품을 위한 종잣돈 정도는 생기겠지 라는 기대가 컸었다. 그런데 그것에 못 미쳐서 아쉽다. (웃음)

물론 중요한 것도 배웠다. 원래 화가가 꿈이었는데, 흔한 이야기로 붓을 꺾고 대중예술가로서의 꿈을 꾼 지 20여 년이 지났다. 20년이 지난 이제와서야 대중예술가가 된 거다. 내가 만든 예술로 대중과 소통을 하고 싶었는데 이제 이루어진 거다. 그게 제일 가슴 벅차고 기쁜 일이었고 그러면서 배운 점들이 무척 많다.

대중에 대한 감각은, 작품을 만들어서 관객들과 극장에서 확인하지 않으면 관념에 불과하다. 만들어서 보여준 뒤 이 대목에서 웃는구나, 이건 진지하게 봐주는구나, 혹은 심심해하는구나 등을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배울 길이 없다. 남의 영화를 통해 배우는 간접체험이 아닌 내가 직접 느낀 것들. 그것은 정말 아주 큰, 돈 이상의 성과와 소득이다. 그 배움 속에서 다음 작품은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이 굉장히 선명해졌다.

더불어 영화란 무엇이구나, 라는 것도 이제야 알게 됐다. 추상적으로 영화가 하고 싶다, 뭘 좀 안다, 가 아닌 영화를 통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겠구나 하는 것을 느낀 지금에야 비로소 영화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중예술가로서 정체성도 이제야 찾은 셈이다.

또 다른 잎싹이 된 셈이다. (웃음)

농담이 아니라 정말 잎싹과 내 처지가 비슷해서 작품을 하면서도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 하지만 나는 족제비한테 먹히지 않고 조금 더 날아보려고 한다. (웃음)

<26년>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 이야기와 앞으로 계획을 들려달라.

감독으로서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 새로운 자각과 반성을 하고 있었다. 여러 영화들을 보면서, 대중 매체인 영화에는 문화적, 예술적 기능도 있지만 사회적 기능을 무시할 수 없겠다는 고민을 하던 차였다. 그때 마침 광주 5.18을 소재로 한 영화 <26년>의 제작 의뢰가 들어온 거다. <26년>의 감독과 제작자가 우리밖에 할 곳이 없다며 찾아와줘서 너무 감사했다. 우리도 작품을 보며 이건 우리 아니면 할 사람이 없어, 죽어도 이건 우리가 멋있게 해낼 거야, 라고 생각했고. 석 달 동안 합숙하다시피하며 만들었고, 지금은 마무리 단계다.

(※인터뷰 일시는 11월 9일이며, 영화 개봉 예정일은 11월 29일입니다.)

이 작업을 통해 하고 싶었던 것은, 새로운 형식의 애니메이션이었다. 대중들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형식은 제한적이다. 3D 아니면 일본 애니메이션. 하지만 흔히 보아온 그 형식들은 애니메이션이 상업화되면서 대표적 형식이 된 것일 뿐, 애니메이션에는 정말 다양한 기법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고, 그 새로운 형식이 이 영화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무리 좋은 형식도 내용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지 않나. 1980년 광주의 현실은, 이런 형식으로 다뤄야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겠다 판단하고 열심히 찾아서 만들었는데, 그러다 보니 손발이 고생을 했다. (웃음) 하지만 관객들은 여태껏 보지 못한 독특한 형식의 애니메이션을 보게 될 거다.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다고 들었다.

다음 작품은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은 생명을 바라보는 태도에서부터 시작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또한 인권에 관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 또한 사람을 바라보는 문제이기 이전에 생명을 바라보는 문제에서 비롯된다.

양계장 닭 뿐 아니라, 버려진 알, 작은 꽃도 그렇고 유기견, 유기묘에 대한 태도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때문에 기왕 가족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거라면 그런 근본적인 문제에서 출발하는게 좋을 거라 판단했고, 그 이야기는 <마당을 나온 암탉>처럼 자연주의 애니메이션이라는 맥락에서 풀어가고 싶다.

유기견을 소재로 삼은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제작이 끝나고 모처럼 주말에 푹 잠을 잤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 눈을 떴는데, TV에서 '동물농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다. 마침 한쪽 눈이 뭉그러진 시추가 클로즈업 되었는데, 그 시추와 눈이 딱 마주쳤다. 깜짝 놀라 다시 봤더니, 사람들의 잘못으로 얼굴이 함몰된 시추였다.

많은 이야기가 그 얼굴에 담겨 있구나, 생각하면서 주변 동물로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직 시나리오 단계에 있는데, 역시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힘들다. 1년 째 붙잡고 있는데, 아직 가닥도 못 잡고 있다. 누가 좀 써줬으면 좋겠는데... 황선미 선생님이라든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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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노동대학장 하종강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비정규 씨, 출근하세요?>의 추천글입니다.


 

학교 교육이 감당하지 않는 어린이 노동교육의 결정판

2011년 12월 말,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실습 나온 고등학생 김모 군이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군은 주야간 맞교대와 잔업, 특근을 했고, 근로기준법상 기준 노동시간이 주 40시간인 시대에 주당 68~72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했다. 기아차 노조 및 관계자들은 이러한 무리한 노동에 따른 과로가 이 사건의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사건 뒤 1년이 거의 다 되가는 현재까지도 김 군은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병석에 누워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원인들 중 하나는, 한국 제도권 교육에서는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노동인권 교육을 전혀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청소년들은 노동자가 되고나서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거의 없다.


학교에서 노동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지만 이에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우선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거의 모든 선진국들에서는 학교 교육에서 노동교육을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모의단체교섭이 일상화된 특별활동으로 자리 잡혀 있어, 1년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모의노사교섭을 진행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면 단체교섭 과정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항의문건·펼침막·벽보 등을 제작하고, 노조 간부가 언론매체와 인터뷰하고, 연설문을 작성하는 것 등에 대해서까지 다루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정규직 문제와 밀접한 청소년 실업에 관한 내용을 29쪽에 걸쳐 설명한 중등 교과서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의 사회 과목에서 '단체교섭의 전략과 전술'에 관한 내용을 전체 교과서의 3분의 1 정도의 비중으로 가르치기도 한다. 노동자 편향적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시장의 한계'도 다루지만 '공권력 개입의 전제 조건'도 다룬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넌드 케인스, 칼 폴라니와 함께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슘페터 같은 자유주의 학자들의 경제사회 관점도 함께 소개한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노동자와 그 가족인 사회에서 일찍이 제도권 교육에서부터 노동조건이 노동자의 삶과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알아보고, 노동문제를 둘러싼 자본과 노동과 권력의 관계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교육을 받고 노동자가 되는 사회와 그렇지 못한 사회, 이러한 교육을 받고 경영자가 되는 사회와 그렇지 못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노동문제를 이해하는 수준은 같을 수가 없다.


2012년 3월, 언론사 <오마이뉴스>가 2012년 1학기 시중에 출판된 사회교과목 교과서 62권을 모두 조사해 한국 노동교육의 현 주소를 확인한 결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언급한 교과서는 단 5권뿐이었다. 통계청의 발표로도 600만 명이 넘고 노동계에서는 "비정규직 1000만 명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중고등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등 청소년 노동은 대부분 비정규 형태이고, 신규 취업자의 80%가 비정규직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들은 비정규직 노동에 대한 아무 지식도 없이 노동시장에 내몰린다.


제도권 교육에서 전혀 감당하지 않고 있는 노동교육을 대체하기 위한 각 분야의 노력들이 그동안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도됐다. <비정규 씨, 출근하세요?>는 그동안 축적된 비정규직 분야 어린이 노동교육의 결정판이다.


막연히 '비정규직'이라고만 이야기할 뿐, 많은 노동문제 전문가들조차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 형태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서는 그 실체를 잘 모른다. 방대한 문서 자료를 통해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이 책은 생생한 목소리로 전해준다.


<비정규 씨, 출근하세요?>의 첫 장 "운동회가 열렸다!"를 넘기면서부터 오래 전 우리 집 일이 생각나 마음이 찡했다. 우리 집 아들아이가 초등학교 3-4학년쯤이었을 때, 운동회날 일기의 한 대목이다.


운동회 날이다. 아침에 선생님이 "집에서 식구들이 온 사람은 운동장에 나가서 점심을 먹고, 아무도 안 온 사람은 그냥 교실에서 먹어라"고 말씀하셨다. 점심시간에 나는 교실에서 혼자 밥을 먹었다.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 밥을 먹는데 자꾸 눈물이 나왔다. 밥을 다 먹고 도시락을 가방에 집어넣으면서 나는 울었다. 교실에 혼자 앉아 있는데 최지훈이 자기가 먹던 도시락을 들고 들어오더니 나랑 같이 먹자고 했다. 저녁에 집에 와서 엄마한테 이 이야기를 하는데 또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나는 하품하는 시늉을 하며 "아, 졸리다. 왜 이렇게 졸리지?"라고 말했다. 엄마도 내 말을 듣고 "마음이 참 안 좋다"고 하셨다. 나는 최지훈이 고맙다.


맞벌이 부부는 아이들을 키우다가 이런 일을 당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때 우리 부부는 가까운 이웃 학부모에게 "점심시간에 우리 집 아이도 좀 챙겨달라"는 간단한 부탁조차 하지 못했던 부모의 무심함에 대해 오랫동안 자책하며 반성했다. 맞벌이 부부만이 아니라, 부부가 모두 비정규직 활동가이거나 어느 한 쪽이 감옥에 가 있는 부모의 아이들도 이런 일을 숱하게 겪으며 자란다.


비정규직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간병인, 방송작가, 시간강사, 오페라합창단원, 할인마트 노동자, 편의점 알바, 화물노동자, 편집디자이너... 등의 무수한 형태로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일한다. 이 책은 이처럼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삶 속에 스며있는 아픔들을 일기, 만화, 동화, 신문, 사전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백과사전처럼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어둡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매우 섬세한 시선으로 펼쳐 보인다. 어린이들의 정서에 맞게 접근하기 위한 작가들이 얼마나 노력했을지 그 흔적이 보여 애틋하다.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이렇게 다양한 형식으로, 그것도 19명의 작가들이 호흡을 맞춰 만든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작가들이 비정규직의 이야기를 이토록 아름답게 그린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슴 속에 품기를 바란 것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 책의 인세 전액은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에 기부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싸우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섬세하게 그리는 작업을 이 책의 다음 작업으로 기대한다. 그 작업에는 나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 - 하종강(성공회대학교 노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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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mystery.com 운영자 윤영천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에도가와 란포 1>의 추천글입니다.


추리소설은 종종 어린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오해받곤 합니다. 물론 범죄와 그 해결을 담고 있는 소설이니 그런 시선을 받을 법도 합니다. 하지만 비교육적인 부분을 최대한 엷게 하고 장르 고유의 장점을 살린 아동청소년용 추리소설은 계속해서 출간돼왔습니다. '낸시 드류 시리즈'나 '용감한 형제 시리즈' 같은 영어권 작품의 경우는 이미 전 세계적인 초베스트셀러에 올라 있죠. 범죄가 아니라 논리적 해결과 모험에 초점을 맞추면 추리소설은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훌륭한 아동청소년 도서로 탈바꿈하곤 하지요.


<에도가와 란포 1 - 스무 개의 얼굴을 가진 괴인>이 바로 그런 작품입니다. 작가는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인데요. 그는 추리소설의 부흥 위해 어린이를 위한 작품을 쓰는 일에 무척 공을 들였습니다. '괴인 20면상'은 그 고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캐릭터입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1930년대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이 시리즈는 책은 물론,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 라디오 드라마, 만화 만화영화, 게임 등으로 끊임없이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20면상'은 신출귀몰한 괴도입니다. 진짜 얼굴을 잊을 정도로 변장에 능하고 범행 현장에 미리 예고장을 보내는 등 기상천외한 수법으로 미술품을 훔쳐냅니다. 반대편에는 세계적인 명탐정 아케치 코고로와 충직한 조수 고바야시 소년이 있지요. 눈 깜짝할 사이에 미술품이 사라지고 두 등장인물은 엎치락뒤치락 불꽃 튀는 두뇌싸움을 벌입니다. 쫓고 쫓기는 유쾌한 활극과 마법 같은 사건의 뒷면에 언제나 해명 가능한 진실이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독특한 매력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어째서 이 시리즈가 그렇게 긴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지 첫 편만 봐도 알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 윤영천(howmystery.com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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