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기택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의 추천글입니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내가 좋아하는 시인입니다.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도 여러 번 읽었던 시입니다. 그런데 예쁜 그림책으로 다시 읽으니 다른 시를 읽는 듯 울림이 더 크고 깊게 다가옵니다.

 

이 책은 마치 시를 그림으로 그린 듯합니다. 글자들은 눈이 되고 바람이 되고 나무와 새들이 되어 숲으로 퍼져나가는 듯합니다. 글은 적고 흰 눈 가득한 그림은 많아서 저절로 시를 천천히 읽게 됩니다. 눈 내리는 숲으로 들어가서 눈과 마음을 눈으로 가득 채우게 되고 숲의 나무들처럼 숨을 크게 쉬게 됩니다. 시인과 당나귀처럼 멈춰 서서 숲을 바라보게 됩니다. 숲의 나무가 되어 한없이 눈을 맞게 됩니다. 가던 걸음과 할 일과 만날 사람을 잊고 오래도록 숲에서 쉬게 됩니다. 숲의 나무와 동물과 함께 눈과 겨울바람을 맞으며 산속의 깊은 겨울을 즐기게 됩니다.

 

말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너무 말을 많이 하거나 떠들거나 제 말만 맞는다고 우기면 다투게 되고 마음이 다치기 쉽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는 말은 적고 상상은 많이 하게 하고 마음은 활발하게 움직이게 해줍니다. 시는 말을 쉬거나 건강하게 해주는 말이라는 걸 가르쳐 줍니다. 그래서 이 시집은 느릿느릿 읽어야 맛이 잘 우러납니다. 아껴두고 조금씩 상상하면서 읽으면 그때마다 처음 읽는 듯 새로운 느낌이 올 것입니다. 더운 여름에 읽으면 또 다른 맛이 날 것입니다. 이 시를 읽으면서 자기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들여다보세요. - 김기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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