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르 지라시' 특대호에 실린 광고 중 어떤 것이 가장 아름다운가, 투표하는 페이지입니다.

투표 후 댓글을 달아주시면 이벤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각 광고의 아름다운 자태는 '여기'를 누르셔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투표기간 : 2015-07-13~2015-08-02 (현재 투표인원 : 187명)

1.글항아리 <고전소설 오디세이>
12% (24명)

2.마음산책 <수전 손택의 말>
13% (26명)

3.바다출판사 어벤저스 버전
3% (6명)

4.바다출판사 정기구독 버전
3% (7명)

5.은행나무 <신드롬 E>
9% (18명)

6.한빛라이프 <싱글라이프 스타일 아이디어 100>
7% (14명)

7.한스미디어 <수족관의 살인>
29% (56명)

8.휴머니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2% (24명)

9.어크로스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6% (12명)


댓글(9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사과나비🍎 2015-07-13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족관의 살인> 싱싱한 자연산 추리~ 광고 좋네요~^^* 신선한 추리를 맛보고 싶어요~^^* 엘러리 퀸이 살아 숨쉬는 추리의 맛! 좋아요~^^* 자매품 <체육관의 살인>도 배달하신다니 좋구요~^^*

scott 2015-07-13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마음산책에 [수잔손택의 말] 검은빛깔 옷으로 쫘악 빼입고 수잔손택처럼 표지를 취한 이들의 분위기에 홀딱 반해서 투표했습니다.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수잔손택과 달리 3명의 한국인들은 각기 다른 각도로 옆모습을 보여주네요. 이책의 편집자들인가요? 원고를 탈고한후 여유롭게 포즈를 취한 수잔 손택과 달리 약간은 긴장한듯 약간은 거만하게 찍은 3인방 르찌라시 기대됩니다.

별별별 2015-07-1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족관의 살인에 한 표요. 싱싱한 추리와 쓰끼다시가 느껴지는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광고입니다.
근데 엄청 신박하잖아요. 이틀 전에 쳐먹은 회만큼 싱싱할 것 같은 책. 완전 신박.

revealup83 2015-07-1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스켑틱 한표요~! 과학계 어벤저스 멋져요~!

푸른하늘 2015-07-14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쌈마이적이라면 역시 수족관의 살인이네요. 더불어 체육관의 살인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choissica 2015-07-14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머니스트 광고가 표가 적네요 ㅋㅋㅋㅋ 기록할 때가 젤 예쁘다니. 설렙니다.

그리움마다 2015-07-14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번 수족관의 살인에 한표!

싱싱한 자연산 추리와 다양한 재미의 ˝쓰키다시˝!!!!!!ㅋㅋㅋ

※ 자매편<체육관의 살인>도 배달해드립니다...

좋은 야매광고인 듯..ㅋㅋㅋㅋㅋ

로네리 2015-07-1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매와 쌈마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수족관의 살인이........ 가장 쌈마이스럽네요. 대놓고 수족관 사진을 올려 놓고 책을 홍보하니.... 즐거운 어이없음에 피식... 웃음이 나네요....

부엉 2015-07-14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휴머니스트에 한표요. 기록할때가 제일 예뻐! 할때 빵 터졌습니다. 실제로 실록을 기록하는걸 좋아했을련지 모르겠지만 야매야매하네요.

자급자족 2015-07-14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항아리의 고전소설 오디세이! 물씬 픙기는 고전의 정취에.. 광고문구를 저도 모르게 소리내서 읽고 있었네요 :)

외로운인생 2015-07-14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소설 오디세이에 걸맞는 옛 스타일의 신문이네요~~

빠삐용 2015-07-14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하나를 고르기 어렵지만, 책과 가장 잘 어울리는 휴머니스트의 광고에 한표 던집니다~

씨비스킷 2015-07-14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의 수산시장 배경으로 앨러리 퀸 운운 한것이 왠지 웃기네요~ㅎㅎ

째즈 2015-07-1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스켑틱 잡지 구매를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 광고를 보고 그대로 주문했었읍니다. 정말 정기구독이 가슴에 훅 들어오는 광고였어요. ㅋㅋㅋ

좋은하루 2015-07-15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번 수족관의 살인!. (한스미디어)
일단 광고와 책표지가 이색적이면서 묘하게 바라보게 만듭니다
언밸런스라 더 시선을 끄는지도...?
물고기마냥 책을 낚아 올려 표지속 바구니에 가득 담고 싶네요~
거기다 덤으로 체육관의 살인도??? ㅎㅎㅎ 유쾌합니다.
야매광고 만드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장순이맘 2015-07-1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족관 살인사건.. 광고포스터보고 깜작놀랐어요...

70~80년대의 느낌..ㅋㅋㅋ

뭐지.. 하고 봤는데... 수족관 살인사건이네요..ㅋㅋㅋ

한양 2015-07-16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이런 영화가 있었드랬죠...금지된 사랑 BL <사관과 왕>ㅋㅋㅋ 20권이라는 막대한 권수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무지 궁금해지는 야매광고의 걸작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재는재로 2015-07-17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조관의살인요 광고와표지가

조르바 2015-07-17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 도다리, 여름 추리, 가을 전어, 겨울 방어
추리 시키신 분? 수족관에서 드실 거예요? 체육관에서 드실 거예요?
걍 알라딘에서 드세요!

Gaudee 2015-07-18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족관의 살인 예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이런 광고로 나오니 살짝 익살스러운 느낌이 나네요
아 자매품 체육관의 살인은 진짜인가요?ㅋㅋㅋ

oneday 2015-08-06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족관의 살인 한표, 이미 주문해 맛본 1인으로 맛 품평을 한다면 수족관에서 바로 건저 잘드는 사시미칼로 싹싹 잘 뜬 맛갈난 작품이였음. 같이 배달된 쯔끼다시도 감칠맛남. 개인적으로 제철이 아니라 놓쳐버린 체육관 살인의 맛이 궁금함. 다음에 주문하겠음.

포이 2015-07-1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의 말` 표지는 그냥 스쳐지나갔다가 되돌아와서 한번 더 보게 만들어요. ^^

노하늬 2015-07-19 0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스미디어 광고는 어디선가 활어가 튀어나올거 같은 느낌이 드는 더군나나 파란색이라 밝고 시원한 느낌까지 더해지는거 같네요 ㅋㅋ

한수호 2015-07-19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 투표를 하였습니다. 이런 책들에 관심이 많고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광고들이 모두 다 참신하고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광고들이 더욱 많아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해줬으면 좋겠습니다.

rogan 2015-07-19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기세라면 수족관의 살인+체육관의 살인 짬짜면 세트마냥 배달도 되겠소! 그 세트 얼마요? 주문 전화 넣으리다!

Mojito 2015-07-2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빛라이프 언제나 기대되는 출판사입니다. 화이팅!

보보 2015-07-22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드롬 E 의 광고문구가 인상적이네요. 5인의 아해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궁금해지네요.

나츄프린스 2015-07-22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유머스러운 광고 좋아합니다^^ 출판사 한빛라이프 앞으로도 모든 일에 충만한 기쁨이 느끼시기를~

돈다돌아 2015-07-22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가장 직관적으로 야매스러우면서도 전단지스러움에 있어서 한스미디어의 수족관의 살인이 최고가 아닌가 합니다. 게다가 쓰키다시라던가 자매편 배달문구라던가 야매스러움이 아주 좋네요^^ 굿굿입니다~~~~

jyhjyh 2015-07-22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스미디어 <수족관의 살인> 에 소중한 한 표를 던집니다! 엘러리-퀸이 살아 숨쉰다니... 정말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역시 무더운 여름에는 싱싱한 자연산 추리가 최고지요. 한스미디어도 최고입니다!!

경암군 2015-07-22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르 지라시 특대호 보면서, 수족관 살인 광고를 보고 기발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이 광고가 제일 많은 투표를 받고 있군요. 다른 광고들도 꽤 재밌습니다. `재미도 없으면 의미도 없다`는 책을 봤는데(이스터에그는 결국 못 찾았다는...) 여기 나온 모든 광고들이 이 표현에 다 들어맞는 듯합니다. 그나저나 르 지라시의 페이지를 좀 많이 늘려서 유료로 팔면 어떨까 싶은데요. 구입할 사람이 많을 듯한데, 북스피어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밥상 2015-07-24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머니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책 제목이랑 그림이 확 와닿네요. 사실 그림이 잘 보이게 만들어서 져서 좋더라구요.

안뿌슝 2015-07-24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조조록 팟캐스트를 듣는 1인으로서 왠지 저 문구 <박사관 자네는 기록할 때가 제일 예뻐> 는
신병주 선생님의 목소리로 들어야할 것 같아요. ㅋ
신병주 선생님 읽어주세요 ~ㅎㅎ


시엘 2015-07-24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왕실, 자넨
광고할 때가
젤 예뻐♥

살리에르 2015-07-26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광고보다는 읽고싶은책에 투표한거 아닌가요..ㅎㅎ 광고가 다 재미있습니다. 이런 기획 가끔 하면 좋을꺼같네요.
저는 한스미디어의 `수족관이 살인`을 선택했습니다. 음...표지에 아주 미끈하면서도 이쁜 여성이 등장하는데 수족관과 함께 묘한(?) 느낌을 주네요. 뭔가 언벨런스하면서도 애매하면서도 슬쩍 야한듯한 느낌도 주는 광고입니다..^^

플로라 2015-07-26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의 말에 한표~ ^^

Joung Ha Eun 2015-07-27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머!니!스!트!

yu 2015-07-29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롤을 내리며 하하 와~하다가 딱 눈에 들어온 <수족관의 살인>. 빈티지스러운 색감과 타이포.
하이픈을 사용한 앨러리--퀸 이라든지 쓰키다시, 신선한 추리유지를 보장한다니,
요 앙큼하고 귀여운 애드버타-이즈먼트는 뭔가요. 거기에 자매편 <체육관의 살인>도 배달해드린다니!
하양, 빨강, 파랑을 사용한 절제되고 옛스러운 색채 감각체계와 깨알 같이 뒷배경을 책임지고 있는 수족관.ㅋㅋ
횟집 혹은 수산시장을 방불케하는 수족관의 살인 현장!!! 제가 한 번 떠나보고 싶군요???
˝여름 추리가 맛있단다, 너이집에 이거 없지?˝
여러분 이 여름, 우리 모두 다 함께 싱싱하고! 환상적인! 추리의 맛, 그 맛 느껴봅시다.

망중한 2015-07-29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족관의 살인,,, 더운데 잠시나마 웃었습니다.. 그런데 여름철이니 만큼 생선 날로 먹기 전에 건강 상하지 않게 조심하면서 살인,,아니 살어 해야겠지요?

마그넷율 2015-07-29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 광고는 처음 보고 뭐가 잘못된건지 잠시 벙쪄 있었네요 정말 재밌는 광고였습니다. ㅎㅎ

gohancode 2015-07-30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매인 걸 따지면 수족관의살인 광고가ㅋㅋㅋㅋ 싱싱함이 강하게 어필되네요ㅋㅋ 신선하고 기발한 광고입니다ㅎㅎ

마구니 2015-07-3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족관의 살인이란 제목이 무척 흥미롭네요

햇살서리 2015-08-01 0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항아리 <고전소설 오디세이>보고 `와! 이게 최고네` 했는데 역시 사람 생각은 다 다르군요. ㅋㅋ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문학동네에서 진행한 헤밍웨이 리뷰대회 결과입니다.

 

많은 참여에 감사 드립니다.

 


            

 

총평 :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온 고전을 읽고 자기 방식대로 감상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헤밍웨이라는 거장의 이름이 드리워놓은 그림자가 만만치 않지요. 거기에 다른 사람들이 덧붙여놓은 해석들, 작품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에 슬그머니 끌려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선입관들을 걷어내고 작품과 오롯이 마주섰을 , 진솔한 관조의 순간을 녹여낸 글은 언제나 감동을 줍니다. 독자 여러분의 리뷰를 보면서 고전을 바라보는 신선한 관점, 지금 자신의 가운데로 끌어들이려는 집요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없었습니다.

 

_ 이소연 (문학평론가)

 

 

 

1 (1)

zammil님의 '보름 만에 겨우 끊었다'
:
제목 그대로, 글쓴이가 얼마나 『노인과 바다』를 깊이 있게 읽었고 진지하게 대결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작품을 현재, 자신의 가운데 끌어들여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였습니다. 작품에서 얻은 최초의 이질감”, 이러저러한 의문점을 차분히 삭여 내면화하는 과정 등을 진솔하게 담고 있는 감동적인 글입니다.

 

 

2 (2)

 

빨간바나나님의 '통증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
『킬리만자로의 눈』에 담겨져 있는 여러 단편들을 꼼꼼하게 읽고 이를 한데 묶어낸 통찰력이 돋보이는 글입니다. 텍스트에 대한 애정, 이를 세밀하게 읽어내는 감식안이야말로 좋은 독자 혹은 리뷰어가 갖추어야할 번째 미덕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Memories님의 '거짓 같던 죽음이 참으로 다가올 , 비로소 진짜 삶과 마주한다'
: ‘
죽음이라는 무게 있는 주제에 대한 깊은 통찰이 엿보이는 글입니다. 짧은 분량 안에, 이러한 웅숭깊은 사유를 담아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소설의 진정성 대한 깊이 있는, 그리고 성실한 탐색의 길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3 (4)

 

몽상가1호님의『킬리만자로의 눈』, 찬란한 고통의 흔적을 따라가다
:
고통으로 가득한 , 이를 견뎌내기 위한 작가의 노력을 끈덕지게 추적한 글입니다. 헤밍웨이라는 작가, 나아가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느껴지는 글이어서 쉽게 손에서 내려놓기 어려웠습니다.

 

세라비님의 C'est la Vie!! 그것이 인생이다
:
계속되는 사투 속에서도 삶의 의지를 내려놓지 않게 하는 , 그것이 바로 희망이겠지요. 『노인과 바다』를 통해서 희망이라는 영원한 테마를 다시 낯설게 돌아보도록만드는 소중한 글입니다.

 

뚱보뚱뚱보님의 이상 당신을 외롭지 않게 해드릴게요
:
때로 좋은 소설을 읽는 일은 자기 자신의 삶을 읽는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바다에서 우리네 어머니들의 모습을 연상시킨 부분이 특히 가슴에 닿았습니다.

 

즐거운 상상님의 가질 없는 여유로움을 위하여
: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탐욕 돌아보게 만드는 글입니다. 바다에 맞서 자신의 열정을 불태운 노인의 삶에서 오늘을 살아가야할 삶의 지침을 발견하는 섬세한 통찰이 돋보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사평 _ 이기웅

 

<사우스포 킬러>를 처음 발견했을 때 사실 그리 큰 기대는 없었더랬습니다. 평범한 야구팬으로(그렇습니다, 전 일 년 중 가장 슬픈 날이 야구가 끝나는 날인 흔하디흔한 야구, 아니 두산 베어스 팬입니다!), 그리고 일본 소설을 번역하며 생활을 건사하는 몸으로, 언젠가는 근사한 야구소설을 번역해보겠노라는 소소한 바람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여 야구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면 제법 구해 봤습니다만, 아, 이거다 싶은 작품과 만나는 행운은 그리 쉽게 오지 않더군요. 그렇다면 <사우스포 킬러>가 제가 그리 바라 마지않던 작품이었을까요? 꼭 그렇다고 고개를 주억거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아니라고는 고개를 젓기도 힘듭니다. 어찌 됐건 <사우스포 킬러>의 몇 대목, 특히나 마지막 승부 장면은 꽤나 근사하니까요. 이만한 야구 소설과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야구란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 만만찮은 노릇이라는 이야기겠지요.

 

그러니 4페이지짜리 미스터리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노릇이 아닐 터인데, 소재를 야구로 했으니 또 얼마나 지난했을까요. 그렇기에 이번 공모전에 응모한 편수가 지난 회에 비해 현격히 줄어들었다는 점, 그리고 전반적인 수준 또한 지난번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습니다. 야구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깊이 있는 내공을 짧은 분량 속에서도 번득번득 내비치는 야구팬은 분명 계셨습니다. 포수 사인, 투구 폼, 그리고 누의 공과 같은 야구 규칙, 거기에 한국과 미국 프로야구 역사까지 다루는 소재는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허나 그 소재를 한 편의 근사한 미스터리로까지 매끈하게 잇는 이야기의 ‘프로’는, 안타깝게도 그리 많지 않았다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겠습니다.

 

그런 관계로 아쉽게 이번 공모전에 대상 해당작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야구가 하나의 쇼임을 서술트릭을 통해 멋들어지게 보여주신 「어떤 투수와 타자」에게 우수상을, 그리고 야구의 묘미는 스릴에 있음을 긴박감 넘치게 그려주신 「Happening in the Elevator」와 복수극을 그라운드 안으로 끌어들여서 재치 있게 표현하신 「마지막 승부」에 가작을 드립니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전설적인 유격수 어니 뱅크스는 그랬다지요.
“야구하기 정말 끝내주는 날이군. 한 게임 더 하자고!(It's a beautiful day for a ballgame. Let's play two!)”

 

자, 어쭙잖은 심사평 따위는 잊고 야구를 즐기시죠. 최근 개봉했던 야구 영화 〈머니볼〉에도 이런 근사한 말이 나오잖습니까.
“어떻게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How can you not get romantic about baseball?)”

 

 

 

* 이기웅
출판 편집자 출신의 번역가. 『사우스포 킬러』, 『가모우 저택 사건』, 『통곡』, 『유코의 지름길』, 『은폐수사』,『제복수사』,『불야성』, 『체인 포이즌』, 『우행록』 『신들의 봉우리』 등 다수의 일본 작품을 번역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번외 코너로 독자 여러분의 투고작을 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여기 공개된 작품은 저작권과는 관계 없으나 추후 다른 공모전 등에 개정 응모 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응모전마다 기존 발표작에 대한 개념이 달라서 명확하게는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 ^^;) 

clancy님의 투고입니다. 즐겁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아이들의 장난 

살랑살랑 봄바람에 총각 가슴도 처녀만큼이나 설렌다. 하물며 눈앞에 연분홍 플래어스커트와 착 달라붙어 몸매가 드러나는 티셔츠 차림의 아가씨가 하늘하늘 걸어간다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바람을 타고 온 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골목을 나오는 찰나 내 앞을 스쳐간 짧은 사이 시야에 박힌 그녀의 프로필이 아른거린다. 뽀얀 피부, 볼록한 이마, 오뚝한 코, 소녀시대 윤아를 연상시키는 청순하면서도 장난기 어린 이중적 매력.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 뒤를 쫓으며 원래 가려던 길과는 반대로 가고 있었다. 딱 내 이상형의 외모, 차림으로 보아선 대학생이나 되었을까. 불알 달고 태어나 이런 인연을 그냥 흘려보낼 순 없었다. 어떻게든 말이라도 걸어 볼 생각으로 다가가는 순간 그녀가 멈춰 섰다. 혹여 내가 쫓아오는 걸 눈치 챈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움찔했지만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기 위한 것임을 곧 눈치 챘다.  

어떻게 말을 거나 머릿속으로 궁리하는데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바로 옆에 쬐깐한 사내애 셋이 우르르 몰려 선 게 보인다. 어림잡아 3,4학년이나 되었을까. 녀석들은 그녀 뒤에 몰려서선 뭐라고 쑥덕거리더니 낄낄 거렸다. 바로 옆이다 보니 녀석들 이야기가 어쩔 수 없이 귀에 들려온다.  

“뚤래! 난 5천원.” 

“씨발, 그럼 엄창 걸고 만원!” 

하, 쥐방울만 한 녀석들이 말본새 하고는 절로 혀를 차게 된다. 슬쩍 보니 멀쩡하게 생긴 것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메이커, 명품들로 치장한 도련님들이다. 개중 하나가 흘끔 그녀를 곁눈질 하며 음흉하게 웃고 있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어쨌든 놈들도 남자였고 그녀는 팔랑거리는 스커트 차림이다. 저 나이또래 녀석들이 어떤 놀이를 즐기는지 나도 잘 알고 있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으니, 아니다 난 저 정도로 되바라지진 않았지.  

순간 그녀와 가까운 쪽 녀석이 살금살금 그녀 옆으로 다가선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나의 우려가 맞아 떨어진 건가. 순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저 놈들이 예의 ‘아이스께끼’를 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다. 그리곤 도망치려는 녀석을 잡아 혼내준다. 그러면 나에 대한 그녀의 호감도가 상승할 것이다. 자연스레 대화로 이어지고 번호도 딸 수 있을지 모른다. 이건 하늘이 내린 기회란 생각마저 들었다. 순간 가운데 녀석이 옆의 녀석 옆구리를 툭 치는 게 보였다. 일단 현행범으로 잡을 수 있게 기다리자, 그녀의 치마 속 구경은 덤으로 생각하고. 

신호를 받은 녀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의 기대와는 달리 녀석은 무심한 듯 앞으로 한걸음을 내딛었다. 역시 익숙한 장난이었다. 신호를 기다리며 신호등만 줄곧 바라보는 사람들은 의외로 적다.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며 딴 짓을 하기 마련이다. 지금의 그녀처럼. 그때 누군가 앞으로 나서면 무의식중에 신호가 바뀐 줄 알고 따라 나서게 되는 거다. 그리고 잘만하면 옆의 사람이 신호가 바뀌지 않았는데도 착각해서 횡단보도를 건너게끔 할 수 있다. 물론 무심코 앞으로 나섰던 사람은 바보가 된 느낌을 받으며 금방 뒤로 물러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는 스마트폰 화면에 정신이 팔려 주위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끼이익!’ 

타이어가 아스팔트와 마찰하며 일으키는 소음이 귀청을 흔들었다. 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그녀가 공중에 떠올랐다. 가냘픈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를 튕겨 나가 반대편 차선에 신호 대기 중인 은색 소나타 후드 위로 떨어진다.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이 하늘을 보고 있다. 하지만 후드 반대쪽에 걸린 다리는 지면을 향하고 있다. 충격으로 허리가 완전히 돌아간 모양이다.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녀를 친 택시 운전사가 문을 열고 나왔고 은색 소나타 운전자도 벌벌 떨며 밖으로 나오다 그만 주저앉는다. 소란 속에서도 그녀는 미동조차 않는다. 나는 그제야 망할 놈의 초딩들을 찾기 시작했다. 횡단보도 앞에선 이미 녀석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길 건너 코너를 돌아가는 녀석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걸어가던 놈들 중 하나가 옆의 녀석을 툭 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척 했던 놈이다. 못된 장난질의 주동자. 멍청한 내가 순간이나마 응원을 보낸 녀석. 순간 시야에 들어온 광경을 나는 믿을 수 없었다. 

옆의 아이가 놈에게 만 원짜리 한 장을 쥐어주고 있었다.

 

 
 



오해의 변 

"그래, 끝내. 이 미친 새끼야!“ 

토요일 아침 전화벨소리에 비몽사몽 기다시피 잠자리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여보세요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녀의 분노어린 목소리가 귀를 때렸다. 그리고 내가 어, 저, 뭐 따위를 늘어놓는 사이 그녀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린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람. 회사 일이 바빠 몇 차례 약속을 어긴 것으로 심하게 다투긴 했지만 거기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를 바로 어젯밤 전달했었다. 간밤에 고생한 걸 생각하면 그녀의 이런 반응은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12월, 이제 두 주 후면 크리스마스였고 뒤이어 송년이네 신년이네 이벤트가 이어질 텐데 그 전에 우리 사이 꼬인 감정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해서 어젯밤 그녀가 좋아하는 군고구마를 사들고 찾아갔던 것이다. 늦게까지 야근을 하느라 그녀가 자취하는 원룸 건물이 보이는 골목 어귀에 도착했을 때엔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12월 서울의 밤공기는 기록적 추위를 보이고 있었다. 영하의 기온에 얼어붙은 얼굴은 칼바람을 정면으로 맞을 때마다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 게다가 달랑 하나뿐이던 가로등도 맛이 가버려 골목은 칠흑처럼 컴컴했다. 덕분에 튀어나온 블록에 발이 걸려 제대로 자빠지기까지 했었다. 그 바람에 가슴에 품고 있던 종이봉투에서 군고구마들이 튀어나와 골목길 위를 굴렀다. 핸드폰 액정 불빛에 의지해 얼른 주워 담긴 했는데 혹시 흙이라도 묻었던 것일까? 하지만 겨우 그런 정도로 이렇게 불같이 화를 낼 여자는 아니다. 감기 기운이라도 있는지 머리가 욱신거렸다. 쪼그리고 앉아 다리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뭐가 문제인지 떠올려 본다. 전달 방법이 문제였을까. 토라진 그녀가 제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 같아서 문 앞에 봉투와 편지를 놓아두고선 건물을 빠져나와 문자를 보냈었다. 

‘문 밖에 선물 놔두고 가. 잘자용.’ 

발신함에 저장된 문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흔히 하는 농담처럼 이모티콘이 없어서 그런 건가. 아니다, 그것도 이 정도 화를 불러일으킬 이유는 아니다. 그럼 편지가 문제인가? 편지의 내용은 나의 잘못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들까지 조목조목 열거하며 무조건 잘못했다며 용서를 비는 것이었다. 근무 시간 틈틈이 쓰긴 했지만 몇 번이고 내용을 확인했고 심지어 팬시점에서 산 낯 뜨거울 정도로 아기자기한 편지지에 손 글씨로 직접 정성들여 쓴 것이었다. 좋아했다면 모를까 화낼 이유는 없는 형식과 내용이다. 아님 고구마인가, 아니다 가늘고 길어 볼품은 없지만 맛만큼은 끝내주는 고구마는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품종이다. 그럼 대체 뭐야? 문제는 다른 데 있나. 내가 또 뭔가 그녀 성질을 건드릴 만 한 짓을 했었나? 갑갑한 마음에 마른세수를 한다.  

‘뭐지?’  

뭔가 구린 냄새가 나서 보니 오른손 끝에 희미하게 갈색 얼룩이 묻어있는게 보인다. 코를 가져다 대 보니 제대로 똥냄새가 올라온다. 어째서? 순간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진다. 길고 가느다란 고구마, 영하로 떨어진 기온, 어두운 골목길, 자빠지며 쏟아진 고구마를 주워 담던 일. 그녀가 사는 동네엔 유달리 유기견이 많다. 그 골목길을 오가며 몇 번인가 개똥을 밟을 뻔 했던 경험도 있었다. 

설마! 

아마도 그녀는 간밤에 바로 고구마를 먹진 않았을 것이다. 요즘 다이어트 중이니까. 편지만 읽어보고 아침이나 되어서 봉투를 열어봤겠지. 모든 게 아귀가 들어맞는다. 나는 핸드폰을 들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가 내 이야길 믿어줄까, 내 사과를 받아줄까. 이번엔 좀 더 제대로 된 선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향수가 좋을 것 같다.

 


 


형의 이별 공식

효정이가 사라졌다. 3일 전부터 집에도 들어오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 혼자 사는 자취방엔 몸싸움의 흔적이 있었다. 옆집에서도 실종 전날 밤 남자와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오랫동안 준비한 프랑스 유학을 4주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 경찰에서도 단순가출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었다. 자연히 의심의 눈길은 남자문제로 향했고 경찰이 나를 찾아왔다.  

“민형도씨 혹시 형님은 어디 계신지 알아요.” 

실종일 알리바이와 마지막으로 그녀를 만난 때 등을 물어보던 떠꺼머리 형사의 마지막 질문이었다. 형에 대해 물어본다는 건 효정과 형의 관계도 알고 있다는 얘기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불쾌한 불안이 뱃속에서 꿈틀거렸다.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리며 형사를 돌려보내고 방바닥에 드러누웠다. 두서없는 상념의 단편이 얼음 결정마냥 가지를 뻗어나간다. 효정과 형은 같은 과 선후배 사이였다. 서로 술자리에서 몇 번인가 마주치던 둘은 어느 새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형의 이름은 형진, 둘이 같은 알파벳 이니셜이라며 재수생이던 나에게 헤죽거리던 형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내성적이고 수줍은 형에게 효정이는 곧 질리고 말았다. 싸움이 잦아졌고 언성이 높아질 때도 늘었다. 두 번째 수능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던 어느 겨울밤 효정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과 심하게 다투었다며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했다. 그녀의 불만을 받아주며 밤새 술을 마셨고 다음날 아침 눈을 뜬 건 허름한 모텔방 침대에서였다. 죄책감과 불안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재수생이란 신분에 억눌렀던 욕구는 지난 1년간 분출할 구석만 찾고 있었으니까.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쨌든 형과는 한 지붕 아래 살고 있었으니까. 사정 이야기를 들은 형은 힘없이 고개를 숙인 채 중얼거렸다. 

“그럼 안 되잖아.” 

그 모습은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렸다. 우리 형제가 애지중지하던 햄스터가 죽었을 때였다. 내다버리라는 어머니의 말에 곧잘 수긍했던 나와 달리 형은 울먹이며 그럼 안 된다고 웅얼거렸다. 형은 미물에게 쏟던 애정을 쉽게 거두지 못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형은 똑같았다. 

한동안 형이 효정이에게 계속 매달린다는 사실을 그녀의 입을 통해 들어야 했다. 심지어 나에게 형을 설득해보라는 말까지 했다. 드디어 대학에 합격해 신입생 기분을 낼 시기였기에 나는 효정이도 형도 귀찮게만 느껴졌다. 효정의 연락을 씹어버리기 시작했고 형과의 사이도 어색해졌다. 결국 형은 자원입대했고 얼마 못가 나와 효정이의 관계도 끝이 나버렸다.  

어느 새 밤이 되었다. 집엔 나 혼자였다. 부모님은 나흘 전부터 강원도에 가있었다. 형이 탈영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신병의 탈영, 그리고 헤어진 여자친구의 실종. 다들 빤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둘이 다시 만나고 있다는 건 모를 것이다. 언젠가 전화로 형이 말해줬다. 효정이 면회를 왔다고, 외출 끊고 부대 앞에서 만났다고. 아직 미필이라도 그게 무슨 소리인지 정도는 알고 있다. 마침 핸드폰 벨이 울렸다. 효정이 번호다. 순간 미친년소리가 절로 나왔다. 어쩌면 우리 형제 사이에서 핑퐁질 하는 걸 즐기고 있는 지도 모르지. 

“여보세요” 

아무런 답이 없다. 다시 여보세요 묻고 귀를 기울이자 작은 숨소리가 들린다. 

“뭐야, 효정이 너 혹시 우리 형이랑 같이 있어?” 

순간 ‘가가가각’ 무언가 긁어대는 듯 기이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른 장작 갈라지는 소리 같기도 하고 어긋난 태엽소리 같기도 한 기분 나쁜 소리에 난 몸이 굳어버렸다.  

죽은 햄스터는 락앤락에 담겨 한동안 냉동실에 보관됐다. 마냥 썩게 방치할 수도 없고 형의 반대에 버리지도 못했으니까. 그러던 어느 밤엔가 나는 보았다. 아무도 없는 주방, 냉장고 불빛 속에서 락앤락 통을 든 형이 무언가 먹고 있었다. 가가각, 가가각. 작은 뼈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귀에 날아와 박혔다. 그것은 사랑을 쏟던 존재를 차마 보내지 못한 형이 선택한 방법이었다.
가가각, 가가가각. 전화기에서 그날 밤 들었던 소리가 들려온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 2011-12-06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장난'은 잘 읽긴 했는데 마지막이 이해가 되지 않네요;
'오해의 변'은 웃음이 나오게 하는 작품이네요. *을 집어들고 있는 여자를 상상하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형의 이별공식'은 마지막이 오싹~하네요. 역시 재밌게 읽었습니다.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 본상 수상작 

 

 

대상

독점

 

나는 요즘 죽고만 싶다. 왜냐하면 아빠 엄마를 동생에게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생 형준이가 밉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나는 이 집에서 찬밥 신세가 되었다. 매일 아침 엄마와 산책을 나가는 일도 없어졌고,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가 안아주는 것도 이제는 항상 형준이었다. 

나는 지금 너무 괴롭다. 괴로워서 죽을 것만 같다. 그렇지만 나의 이런 마음을 엄마 아빠에게 표현할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 나는 그들에게 ‘엄마! 아빠!’ 하고 불러보고 싶지만, 그 말은 항상 목에 걸려서 나오지 않는다. 항상 내가 원하지 않는 이상한 소리만 자꾸 나온다. 그런 내가 너무 밉고, 나 자신이 싫다. 나는 자기혐오에 하루하루 피가 마르고 살이 말라가고 있었다. 

오늘도 평상시처럼 내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역시 입맛이 없었다. 그래서 내 앞에 놓인 밥그릇을 보며 입맛만 다시고 있었다. 그러자 형준이에게 젖병을 물리고 있던 엄마가 나를 쳐다보며 짜증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형식이 너 오늘도 또 밥 남기는 거야? 너 자꾸 그러면 엄마가 다른 집에 보내버린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덜컥 겁이 났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나는 허겁지겁 밥그릇에 담긴 바삭바삭한 밥을 남김없이 다 먹었다. 이런 하찮은 일로 부모에게 버림받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밥그릇을 싹싹 비운 나는 엄마에게 다가가 안기며 뽀뽀를 시도했다.  

“어머, 얘가 왜 이래? 냄새 나! 절로 가!” 

엄마는 나를 거칠게 떼어놓으며 형준이를 안고 안방으로 들어가버렸고, 혼자 거실에 남겨진 나는 슬펐다. 역시 엄마한테는 형준이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이제 엄마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더욱 슬퍼졌지만, 눈물은 나지 않았다. 엄마가 좋아하는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눈물을 흘리고 싶었지만, 눈물 대신 침만 입 주변으로 흘러내렸다. 눈물 하나 마음대로 못 흘리는 내 자신이 너무 처량해서 죽고만 싶었다. 내가 나 스스로를 미워하게 된 만큼, 형준이가 죽도록 미워지는 날이었다. 

한 달 동안 나는 집에 형준이와 나만 남겨지는 순간을 간절히 기다렸다. 그동안에는 엄마 아빠 말도 잘 들었고, 형준이와도 최대한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긴 시간 동안의 나의 인내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지금 나는 형준이와 단둘이 거실에 있다. 드디어 복수의 기회가 온 것이다. 나는 버릇처럼 침을 질질 흘리면서, 서서히 형준이에게 접근했다. 

미란은 요즘 형식에게 너무 소홀했던 게 마음에 걸렸던지 형식이 좋아하는 햄을 잔뜩 사가지고 잰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왔습니다.” 

습관처럼 하는 그 말에 형식이 현관에 와서 그녀를 반긴다. 그녀는 형식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주며, 이제 몇 년 지나지 않아 그녀의 예쁜 아들 형준이 그녀의 이런 습관에 어서 오세요 엄마, 하고 자신을 반겨줄 거란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잠시 형식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후 거실로 들어서는 미란. 형식이 그녀의 뒤를 졸졸 따른다. 

투두둑. 미란이 손에 들고 있던 볶음용 햄이 든 비닐봉투가 바닥에 떨어지며 낸 소리였다. 

거실 바닥은 원래 작은 ‘동물’이었을 거라고 짐작되는 작은 고깃덩이들이 산산조각 난 채 흩어져 있었고, 그 고깃덩이에서 나온 피라고 짐작되는 붉은 액체가 거실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망연자실한 미란은 천천히 그녀의 발에 들러붙어 ‘꼬리를 흔들고 있는’ 형식을 바라보았다. 머리를 쓰다듬을 때는 미처 몰랐는데 형식의 ‘주둥이’에는 붉은 액체가 잔뜩 묻어 있었다. 

나는 ‘세 번째 다리―남들한테는 없는 나만의 다리’를 있는 힘껏 좌우로 흔들며 엄마에게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멍 멍 멍!” 

그러고는 이제는 제발 나만 사랑해달라고 애원했다. 

“왈, 멍, 왈왈, 멍멍!” 

아, 나는 대체 언제 말을 할 수 있게 될까. 얼른 말을 배워야 엄마 아빠한테 사랑받을 수 있을 텐데. 

거실에는 개 짖는 소리가 크게 울리고 있고, 형준이라고 불리던 고깃덩이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미란이 서 있다. 
 

 

 

 

우수상

경품 당첨


 
“또 된 거야? 남들은 한 번도 안 되는 걸 자기는 매번 잘도 되네. 회사에도 경품 당첨되는 것처럼 떡하니 붙으면 참 좋을 텐데.” 

경품으로 온 헤어드라이기를 바라보며 퇴근한 아내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물 받아놨지?”  

부끄럼 없이 옷을 벗으며 욕실로 들어가는 아내. 지금의 우리는 설렘 따윈 예전에 사라진, 사랑 없는 권태기 부부였던 것이다.  

“이따가 오늘 받은 행운의 드라이기로 머리도 말려줘.” 탕에 몸을 담군 아내가 큰 소리로 말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잘나가는 아내와 달리, 반년 전 정리해고로 전업주부가 되어버린 나. 사십을 코앞에 두고 재취직에 자신감을 잃어갈 무렵, 경품응모나 할까 시작한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아내는 물론 탐탁지 않은 듯했고 “우리 아이 갖지 않을래?” 하고 무심코 꺼낸 말에는 각방까지 쓰기 시작했다. 경품 응모를 하면서 신기했던 점은 당첨된 물건들이 하나같이 집에서 망가져 사용할 수 없게 된 것들이나 내가 꼭 갖고 싶어 했던 것들이라는 점이었다. 누군가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이상했고, 이게 만약 운이라면 얼마 안 가 운이 다 소진될까 두려울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 회사 동료였던 여자에게서 온 “만나고 싶어요.”라는 한 통의 문자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줄은 그때는 몰랐다. 미혼인 그녀는 예쁘지는 않았지만 아내와는 달리 상냥했고 그래서 잠시 사귀었었다. 그녀와 다시 만난 나는 지금의 아내에게는 없는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그녀에게 전보다 더 매진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녀의 입에서 “나 임신했어요.”라는 말이 나오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배가 점점 불러오자 나는 일생일대의 결심을 하게 된다. 그것은, 내 인생의 마지막 행운처럼 온 이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 것…….  

“우리 이렇게 사는 게 행복한 걸까?”  

떠보듯 꺼낸 말에 아내가 대답했다. “행복은 본인이 만드는 거야. 남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고.”  

지금의 나는 가진 것이 없다. 모두 아내의 것. 자연스럽게 지금 가진 것을 유지하면서 새 생활을 시작하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 끝에 나는 그날부터 여행 상품권이 걸린 경품에 응모했다. 혹시 안 되더라도 내 돈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또 모종의 음모까지 준비하면서. 역시 이번에도 행운이 따랐다. 여행권이 온 것이다. 아내에게 제주도 여행을 제안했다. 웬일로 흔쾌히 승낙했다. 아직 초여름이지만 밤바다를 보러 가자고 말했다. 아내는 그날따라 이상하리만큼 내 의견을 잘 따라주었다. 늦은 밤이라 그런지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분위기에 이끌린 척 아내를 로맨틱하게 안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아내가 방심한 사이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있는 힘껏 깊은 바닷물 속에 처넣어버렸다. 그녀가 괴로운지 심하게 발버둥을 쳤다. 얼마 후 그녀의 미동은 멈췄다. 나는 그 길로 호텔로 뛰어가 아내의 사고를 알리며 도움을 청했다.  

아내의 장례식 날. 그녀의 회사 동료들이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여자 후배 하나가 나에게 다가왔다.  

“선배는 남편 분에게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남편 분의 경품 취미를 시간 날 때마다 메인컴퓨터로 지켜보고 있었어요.”  

“무슨 말이에요?”  

통 이해할 수 없는 말에 내가 묻자 “원격제어예요. 집의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심어놓으면 다른 컴퓨터에서, 연결된 집의 모니터를 볼 수 있는 거죠.”  

그 순간 여태 있었던 모든 일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아내가 제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고요?”  

“네. 그리고 불임이셨다면서요……? 그것 때문에 선배가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여행 간다고 얼마나 좋아했는데…….”  

다음 날 나는 아내와 함께 진료를 받았던 병원을 찾았다.  

“남편 분에게는 본인이 직접 이야기하겠다고 하시더군요.”  

집으로 돌아와 우편물을 챙겼다. 아내의 카드명세서를 뜯자, 여태 왔던 경품들이 결제되어 있었다. 당첨자 목록에 이름도 없었는데 운이 좋아 당첨됐다고 행운을 믿은 나. 인생에 없을 내 아이가 생겼다고 행복해하던 나. 이런 최악의 바보 같은 내가, 내 생애에서 최고의 경품인 아내를 죽인 것이다. 아내가 타살임이 밝혀졌는지, 창문 너머로 경찰들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모든 것을 단념한 채 헤어드라이기를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퇴근한 아내가 습관처럼 몸을 담갔던 욕조의 물속에 몸을 뉘였다.  

“행운의 드라이기로 머리도 말려줘.”  

살아생전 그녀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귓가에 맴돌았다. 나는 그 말대로 드라이기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아내를 마지막으로 본 바닷가의 물속에서 그녀가 날 데리러 오는 듯 어둠속에서 헤엄쳐 오고 있었다.
 

 

 

가작

강의실 7101호 

딸깍. 소리가 났다. 

누구지?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다. 

벌써 며칠째 환청에 시달렸다. 소리가 난 곳에 아무도 없으니 환청이라 할 수밖에 없다. 귀신인가? 하지만 그런 것이 있을 리 없다. 율곡관 1층의 작은 강의실. 복도 끝에 자리한 이곳은 6시가 넘으면 항상 입을 다물었다. 그저 낮 동안 사람들이 일으킨 먼지가 가라앉으며 투욱 툭 소리 낼 뿐이다. 난 그걸 눈 내린다 말한다. 빠르게 교실을 빠져나간 사람들의 발걸음에 눈이 허공으로 솟았다가 다시 소복이 쌓인다. 강의실의 저녁은 항상 눈 내리는 겨울이 한창이고 나는 매번 추위를 느낀다. 

밤마다 강의실을 찾은 지 벌써 수년이다. 마음을 내려놓을 곳을 찾아 고르고 골라 이곳으로 숨어들었다. 이 강의실은 내 학창시절이 고스란히 담긴 곳이다. 구도서관 자리로 철학과 전용강의실을 옮기기 전, 이 강의실은 철학과 전공이 1교시부터 9교시까지 이어지던 곳이었다.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고, 창문은 아이비가 넝쿨째 뒤덮어 빛 몇 줄기가 겨우 들어오는 어두운 곳. 그나마 그 너머는 의대건물 벽에 가로막혀 있었다. 젠장 맞을 강의실! 지청구꾸러기 같은 강의실이었지만, 전용강의실이 바뀌던 날, 난 교수님의 삐뚤빼뚤한 칠판 위 글씨와 허름한 책상들의 나열을 꽤 오래 바라보았다. 순간 위잉, 천장 위 프로젝터가 움직였다. 램프 수명이 다한 프로젝터는 누런빛을 쏘아대더니 어느새 다시 원위치로 머리를 돌리고 멈추었다. 그것도 벌써 삼 년 전 일이다.  

내가 이 강의실에서 하는 일이란 그저 하루 종일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다. 가끔 아이비 열매의 개수를 세거나 창문 앞 라일락의 잎사귀 수를 세는 일을 하기도 한다. 그건 별을 헤는 것과 같아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바람이라도 불면 잎사귀는 그 위치를 바꾸고 나는 다시 하나, 둘…… 헤고 있다. 딸깍, 다시 소리가 났다. 놀라 뒤돌아본 곳엔 무뚝뚝한 표정의 경비아저씨가 서 있다. 눈이 마주쳤지만 그는 날 무시한다. 그가 나가고 나는 그간의 환청이 그의 탓이었나 고개를 주억거렸다. 

난 다시 가만히 앉아있기 시작했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멀리 건물 입구에서 자물쇠 채우는 소리가 들린다. 강의실 불을 켜는 법이 없는 나는 아저씨에게 들키는 법이 없다. 아침 5시, 다시 입구는 열린다. 그뿐이다. 

팔 년 전, 내게 작은 사건이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건 고양이와 쥐, 개와 같은 동물들이 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정이 가까운 겨울밤에 난 곧 잠길 건물을 빠져나가려고 율곡관 옆 구름다리 위를 뛰고 있었다. 술에 취한 내 다리는 휘청거렸고, 어어 하는 사이 나는 5층 높이의 구름다리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야아옹, 한참 후 나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눈을 떴다. 놀랍게도 사위가 온갖 동물로 가득했다. 무얼 하는 걸까? 고양이가 내 낯을 핥았고, 난 인상을 썼다. 어느새 눈이 내렸고, 주위엔 온통 눈 위에 찍힌 동물들 발자국으로 가득했다. 눈은 계속 내려 내 시야를 가렸고, 나는 젠장, 젠장,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만큼 사랑해!! 팔 년 전 여자친구가 쓴 낙서가 흐릿해지긴 했지만 아직 창틀 아래에 온전히 남아 있다. 내가 죽고 몇 날 며칠을 울던 그녀는 내 후배와 사랑에 빠졌다. 내가 앉았던 이 자리에 앉아 두 사람이 나란히 수업을 듣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아이비 큰 잎에 숨어 숨을 죽였고, 난 책상 아래로 꼭 잡은 두 사람의 손을 보았다. 다 지난 일이다. 두 사람이 졸업한 지도 벌써 오 년이나 됐다. 나는 머물렀고, 모두 떠났다. 늙어가는 교수님의 얼굴이 그래도 반가운 건 어쩔 수 없다.  

딸깍, 소리가 났다.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난 문으로 다가갔다. 웬걸, 소리의 주인공들이 어느새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고양이가 내 다리에 등을 문질렀고, 쥐들은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기니피그들은 구석에서 뭔가를 계속 갉아댔고, 토끼는 의자 위로 뛰어올랐다. 어느새 개와 돼지도 들어오고 강의실은 난장판이었다. 동이 터오고 동물들은 하나 둘씩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줄지어 나가는 그 끝에 나도 선다. 그들은 줄줄이 창문 밖 동물위령탑 안으로 들어간다. 위령탑 앞에서 주저하던 나는 차마 그들을 따라 들어가지 못했다. 그저 한없이 슬퍼졌다. 결국 나는 다시 커다란 아이비 잎 밑으로 숨어들고 바람에 몸이 흔들렸다. 이내 강의실에 교수님이 오시고 수업은 시작되었다. 기나긴 낮은 끝나지 않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내 입에서 하이쿠 시인 바쇼의 시 하나가 어이쿠 튀어나왔다.  

너무 울어 / 텅 비어버렸는가 / 이 매미 허물은……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로152 2011-11-1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대상작 처음 3줄 읽고 "설마 개 아니야?" 헀는데...

clancy 2011-11-14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정한 심사를 거쳐 뽑힌 작품들인 만큼 축하드리고 인정받아야 할겁니다. 아쉬움은 내 글 공개로 풀어봐요~ http://clancy.tistory.com/188

비로그인 2011-11-1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4페이지 책읽고 비슷하게 쓰면 대상 주는군. 반전이 심사기준이면 처음 공고낼때 '미스테리 요소가 포함대 있어야 합니다.'는 또 뭐야? 미스테리 요소가 포함 된 것과 4페이지 형식을 따른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심사위원하고 주최측에게 농락당한 기분이다. 그냥 본심작들 제목이나 좍 적어서 우롱당한 사람들 기분이나 풀어달라!

지존뮤탈 2011-11-13 13:21   좋아요 0 | URL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에서 4페이지 미스터리 단편선에 실린 작품의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을 뽑았다고 지금 주최측에 따지시는 겁니까? 도대체 공모전의 취지는 제대로 알고 공모전에 참가하신 것은 맞나요?
그래놓고 주최측에게 '왜 내 훌륭한 작품이 당선 되지 않았냐' '무슨 공모전이 이따위냐' 하는 식으로 따지시는 겁니까, 지금?

외국소설/예술MD 2011-11-15 11:09   좋아요 0 | URL
자신의 출품작도 수상작에 뒤지지 않는다, 혹은 내 작품을 꼭 보여주고 싶다라고 생각되시는 분은 submind@aladin.co.kr로 작품을 보내 드리면 이 코너에 똑같이 게재해 드리겠습니다. 여기에서 다른 분들의 평가를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지요? (메일 주소를 틀리게 기입해서 수정했습니다;)

지존뮤탈 2011-11-1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냐... 사람들이 심사가 왜 그렇게 비틀어졌습니까? 자신이 수상을 못 했다고 깎아내리는 데에 혈안이 된 꼴이라니...
정말 꼴사납군요.

clancy 2011-11-14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소설/예술MD / 메일주소 맞나요? 계속 발송실패하는데요?

외국소설/예술MD 2011-11-15 11:08   좋아요 0 | URL
아...실수가 있었군요.; submind@aladin.co.kr 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Moo 2011-11-1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품당첨>은 일본드라마 기묘한이야기의 한 회가 생각나네요. '네카마인 남자'.
표절했다는게 아니고 흐름이 비슷하네요. 남편이 부인을 죽이는 거나 알고보니 부인이 그랬다는거.

미도 2011-11-16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상에 대한 심사평이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라 해서 기대했었는데 반도 읽기 전에 알아버렸네요. 근데 4페이지 미스터리를 조금 읽어봤는데, 비슷한 형식의 글인거 같긴 해요. 어차피 공모전이고 프로가 쓴 글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할 순 없지 않나요. 무조건적인 비평은 좀 보기 않좋네요.

원더북 2011-11-17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모작 수가 많았던 것에 비해 한 분의 심사위원이 최종 수상작을 가리는 건 객관성이 상당히 떨어져 보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아직도 추리와 미스터리의 불모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꽤 알아줄만한 장르문학 작가 분들이 몇몇 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 선정도 누구나 수긍할만 한 선택이 아닌 것 같구요. 오히려 여러 심사위원들이 함께 선정한 1차 심사작들이 객관성 면에서는 더 믿음이 가고 궁금할 따름입니다. 본선 심사에서 인터넷 네티즌 투표라도 하셔서 일정 부분 반영하셨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작품의 길이가 짧아서 가능하기도 하고 호응도 괜찮았을 텐데요.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다음 번에 또 이런 이벤트를 한다면 좀 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으면 해서 말씀드려 봅니다.

2011-11-18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8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1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진 2011-11-22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작 작품이.. 무슨 내용이죠?

Moo 2011-11-24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선진출자 리스트는 안올려주시는 건가요? 당선작 발표 이후로 글이 안올라네요.

외국소설/예술MD 2011-12-01 12:29   좋아요 0 | URL
네 본선 리스트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늦게 전해드리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fntlfnvmf 2011-12-01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상은 정말 의외네요.. '산책'이라는 단어에서 정체를 알았는데.. 그런 반전의 글도 심심치 않게 어디선가 봤던 것 같고.. 저는 가작이 감성적이라 너무 마음에 드네요 어쩐지..ㅎㅎ 미스터리한 느낌도 가장 많이 들고..ㅎ

manda 2011-12-07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상 좀 의외...반전을 암시하는 부분도 많고... 반전 자체도 그냥 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