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 확장자들
김아직 외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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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실의 삶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비루함을 느끼는 나이가 되어버리면 여러가지로 우울한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나 중년의 나이가 되어 아는 이, 친한 이로부터 인간적인 배신이나 멸시를 받게 되거나 이기적인 자기의 시선이 옳다는 방식으로 타인을 몰아가는 것을 보게되면 더욱더 살아온 나의 인생이 허허롭게 느껴지곤 한다. 나름 제대로 된 인생이었고 누구보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가족과 주변인들을 위해 개인적인 배려가 있었을지언정 결국 남는 것은 나 하나라는 것이라는 자괴감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감정에 부딪히곤 한다... 그게 바로 갱년기의 가장 밑바닥에 깔린 자신에 대한 그리고 타인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중년의 삶은 위험하다... 일탈과 탈선의 유혹이 그들을 잠식하지않게 붙잡아놓을 필요가 있다. 이런 중년 인생의 클리셰에서 우린 알아야된다... 이미 당신들이 모르는 사이 탈선과 일탈의 경험이 무지하게 많을 수 있다는 사실.... 단지 아닌 척 할 뿐.... 모든 진실은 항상 거짓속에 숨겨져 있을 수도... 아님 말고

  

   2. 클리셰라는 의미는 뭔가 예측 가능한 진행의 진부함과 전형적인 흐름의 진행이라고 보면 어떨까, 우리네 인생살이가 그러하지 않은가, 고로 인생 패턴의 고착화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삶속에서 그나마 위안이라고 느끼는 것이 대체인생의 목도나 이야기들이 아닐까, 누군가의 일탈적인 삶과 그들의 비현실적인 인생풍파에 우린 귀를 기울이고 흥미롭게 지켜보곤 한다. 그 한 측면에 소설이라는 장르가 존재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수많은 장르소설의 전형적인 서사와 그 결과론적 이야기의 방식에 지겨워진 독자들에게 뭔가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 존재하는 미디어가 있다면 찬사를 아끼지 않는 이유도 아마 이러한 인간의 확장적 기대감에서 나오는 것일게다.. 그러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의도에서 몇몇 작가들이 모여서 앤솔러지 작품을 출간했나보다..

 

   3. 다섯명의 작가가 참여한 "클리셰:확장자들"은 전형적인 서사의 방식의 틀을 깨고 나름의 창의성을 전제로 그 의도를 비틀어버리고자 한 내용으로 중편들을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으로 작가들은 국내 장르소설 시장에서 방구깨나 끼시는 분들이시고 나름 독자층이 확보되어있는 분들이시니 서사나 문장력은 어느정도 인정받는 분들이시라 할 수 있겠다.. 각 작가분들의 작품에 대한 줄거리는 넘기자... 김아직 작가의 시골마을 연쇄살인을 다룬 탐정소설도 나쁘지 않았고 박하익 작가의 기자 캐릭터를 내세워 외면적으로 보여지는 인간의 실체에 대한 탐구적 탐정소설의 방식도 좋았고, 송시우 작가의 대단히 일상적이지만 즐겁게 사건을 쫓아갈 수있는 이야기의 흐름도 좋았고 정명섭 작가의 셜록 홈즈의 오마주 뱀파이어 디스토피아 소설도 생경하지만 매력적이었고 최혁곤 작가의 오랫동안 숨겨온 인간의 추억과 그 내면의 악의를 드러내는 방식의 재미진 캐릭터들의 서사도 즐거웠다.

 

   4. 다만 이 모든 작품들의 주제에 걸맞은 클리셰의 확장적 영역에서 그들이 보여주고자한 전형적인 서사에 대한 장르의 틀에 대한 반항적 의도 및 뒤틀림은 무지한 독자로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않았다... 중편의 짧은 단막극의 형태로 이어진 기준에서 볼때 뭔가 반전의 반전의 반전까지는 아니더라도 확장된 서사의 흐름의 변칙성을 느낄 수 있을만큼의 인식이라도 있었다면 좋으려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작품들이 그런 작품의 컨셉에는 부합되지 않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전형적인 결말의 흐름이 어떤 것인 지 말로는 설명하지 못해도 대강 인식은 하는 바, 뭔가 흔한 전형적 결말의 내용에 뒤틀림을 주었다고 여겨지지만 그게 독특하게 이번 앤솔러지에 강조가 되어 뭔가 강렬한 클리셰의 파괴를 느낄 수 있었느냐라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각각의 작품들은 재미는 있으되 그 클리셰가 추측과 기대와 반전에 대한 작가의 의도에 따른 확장의 영역에서 매력적으로 이야기를 노닥거리면서 독자들을 농락하진 못했다는 느낌이 들더만, 아님 말고,

 

   5. 하지만 그동안의 국내 작품들이 보여주었던 작품적 전형성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독자로서 이러한 시도는 자꾸 이루어져야되고, 무엇보다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웹툰이나 그런 작품들이 보여주는 서사적 이야기와 함께 시각적 다양성이 주는 매력에 국내 소설이 아직까지는 따라잡기가 어려운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만화성이 주는 멀티미디어적 감성과 이해도에 비해 문장으로 엮어진 소설의 문자의 입체감이 따라가질 못하는건가는 의구심도 많이 들었던 일개 독자의 생각으로서 단순하게 글의 영역에서 문장에 그리고 재미에 집착하기보다는 전형적이고 일반적인 캐릭터성보다는 보다 다양한 캐릭터들과 전형적이지 않고 서사의 변칙성에 어느정도 묵직한 주제를 다루는 작품적 이야기도 이번 작품들의 방식을 중심으로 더 많이 보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앤솔러지의 작가들의 초창기 작품들이 그러한 매력들이 넘쳤듯이 말이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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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 마르틴 베크 시리즈 10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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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인간은 누군가의 도움과 누군가의 이야기에서 삶을 터득해나간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나 해결 방법은 언제나 함께하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우린 익히 안다.... 사회적 체제속에서의 우리네 삶이라는게 그렇다... 자본주의적 사고방식과 권력지향적인 사회적 행태속에서 우린 지금 많은 것을 겪고 있다... 제대로 인식을 못하는 것인 지, 아님 인식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힘겨운 삶의 생존에 집중하거나 오롯이 자신의 삶만을 바라보는 세태에 따라 사회의 모습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인 지 알 수는 없지만, 동반과 동행, 공동체와 같은 개념이 희석되고 있다는 느낌은 비단 나만 경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주변과의 관계, 사회속에서의 연관성에 대한 나의 외면과 무관심은 사회를 함께 가는 곳이 아니라 권력의 우위에 선 빌어먹을 권력지향적 인간들의 맹목적인 집착을 이끌어내고 갈수록 나와 우리를 호구로 만들고 고립시키는 삶을 만드는 것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냥 요즘 이 사회가 조금 무섭다.... 나만 그렇겠지.....

2. 적다보니 아구가 맞지 않은 말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뭐 이런 정신없는 내 마음과 다르지않은 것 같아서 그냥 두는걸로 하고, 드디어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마지막권을 읽게 되었네요... 클래식한 경찰소설의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좋기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자리를 잡습니다.. 특히나 이번 마지막 "테러리스트"를 볼짝시면 더욱 그런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년 정도의 시간동안에 천천히 읽어나간 작품이지만 작품속의 세계관이나 공간적 시간적 배경 자체가 60년중반부터 70년중반까지 10여년의 시간을 그대로 옮겨놓은 현실적인 스토리인데다가 작가 역시 매년 그 시간적 배경에 따른 작품을 있는 그대로의 현실적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 작품으로서 만나게 되는 우리와는 다른 과거의 경찰조직의 살아있는 발품파는 형사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독자로서 더이상 만나질 못하는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고 그리고 소설속의 형사 동료들이 엮어낸 조직과 파트너라는 보통적 사고의 일반적 방식의 현실적 이야기에 무릇 감흥을 했기 때문일겁니다.

3. 10번째 작품 '테러리스트'는 시리즈를 마무리하기 위해 인물에 대해 뭔가 대미를 장식할만한 스토리를 선사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시리즈의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작가들이 드러낸 사회적 체제에 대한 인식들이 보다 집약적으로 스토리에 전개되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더이상 시리즈를 이어가지않겠다는 작가들의 의지에 따른 마무리의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 단지 그동안 각개전투처럼 담당했던 경찰조직내의 사건에 대한 각각의 인물들의 역할과 영역에 대해 이번에는 테러라는 조금은 강력한 사회체제에 대한 전복적 방식에 눈길을 주고 이 강력한 파괴적 스토리에 그동안 각자의 영역속에서 역할을 하던 인물들이 하나로 뭉쳐서 해결을 해낸다는 점이 특이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시리즈의 마무리로서 한결같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역할을 잘 이끌어냈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네요... 하지만 이러한 마무리를 과하지도 않고 그동안의 동료들의 삶과 역사들을 잘 엮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추억과 기억과 기록을 군데군데 끌여들여 독자들에게 이 시리즈가 마르틴 베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4. 한마디로 이번 작품은 직설적으로 사회체제를 깝니다.. 특히 경찰조직의 방만한 현실과 편견으로 사로잡힌 권력자들의 안이한 사고방식을 무차별하게 깨부숩니다.. 테러라는 강력한 사건을 통해 현실에 반하는 사회 위정자들의 병신같은 정치 행태와 무식한 발상에 대해 50년도 더 지난 지금의 우리네 사회와 그닥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한번 더 짜증이 물밀듯이 치밀어 오르는 것은 또 역시 저만 그런 것은 아닐겝니다.. 그러니 독자님들께서 이 시리즈는 꼭 보시길 원하면서, 줄거리는 테러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시작합니다.. 스웨덴 내에서의 테러 방지를 목적으로 군발드 라르손은 테러의 경호 분야를 배우기 위해 남미로 파견되지만 테러를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해 미국 주지사의 스웨덴 방문에 테러와 관련된 부분이 발생할 우려가 생기게 되죠, 남미의 테러조직은 세계의 유력 정치인을 암살하는 테러를 자행하는 인물들로 이들이 미 주지사의 스웨덴 방문에도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을 중심으로 경호를 위한 테러 대비 총책임자로 마르틴 베크를 임명하고 스토리는 이어집니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스웨덴 사회의 획일적이고 자본주의적 방식에 국민을 양분하던 이념적 방식에 반대하는 시위가 더욱 거세지기 시작하고 여전히 은행강도가 빈번하던 상황에서 발생한 한 여성의 은행강도 사건에 마르틴 베크는 사회적 문제속에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여인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로 이어지기도 하죠, 물론 읽어보셔야 알게되는 이야기입니다...

5. 장르소설로서 경찰소설, 범죄소설로서 이 작품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시리즈이기도하지만, 무엇보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사회파 소설이거니와, 인간의 현실적 삶에서 한치의 과장도 없이 꾸밈없이 그 삶을 들여다보는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그동안 아홉번을 통해 반복해서 말씀드린 바가 있습니다.. 담백하면서도 간결한 묘사와 내면의 심리를 깊이 그려내는 작가의 의도는 대단히 공감스러운 이야기이기도 하죠,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는 파트너들과의 공조와 이들간에 함께해온 10여년간의 그들의 영역들을 서로 이해하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제는 받아들이는 관계적 동조 역시 매우 와닿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남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뛰어난 경찰인 군발드 라르손과 조금은 답답하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최선을 다하는 에이나르 뢴의 모습 그리고 사진 기억과 같은 뛰어난 머리를 가진 멜란데르와 뒤늦게 그들의 조직으로 들어와 경찰로서 성장해가는 벤뉘 스카케와 이제는 경찰은 떠난 콜베리의 마지막 한마디까지 작가는 흡족한 마무리의 마침표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의 삶은 소설이 끝이나도 숨쉬는 듯 일상을 이어갈 것처럼 느껴지는 것 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6. 시리즈의 열권을 마무리하면서 이 시리즈가 이렇다 저렇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입니다.. 그동안 아홉번동안 각각의 시리즈에서 충분히 독자로서 느낀 바를 전달한 적이 있거니와 그걸 마지막권에서까지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 시리즈의 모든 이야기의 독후감은 거의 동일합니다... 마지막 '테러리스트'조차 다르지 않습니다.. 한결같고 변함없고 끊임없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이고 항상 독자들에게 전작이상의 재미를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첫권이었던 '로재나'에서 느꼈던 그 감정 그대로 마지막 '테러리스트'에 이르러서는 이 소설에서 가지게되는 감정의 편안함과 함께 변함없음이 얼마나 대단하고 위대한 것임을 인지하게 됩니다... 제가 전하는 이런 독후감의 의미를 이 시리즈를 접해보시지 못한 분들에게는 제대로 공감이 되지 않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가능하시다면, '로재나'부터 천천히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속도감보다는 차분함, 잔임함보다는 지독함, 과장과 자극보다는 현실과 담담함을 그려내는 내 삶의 위대한 경찰소설을 꼭 한번쯤은 만나보시길 바라는 독자의 마음입니다... 살면서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열 권 이상 만나실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마무리가 된 시리즈를 만나 본 적이 있던가요?.... 국내 독자들에게 이 작품은 위대한 선물일 수도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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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해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9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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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되는 탐욕은 일반적인 동물의 욕구와는 다르다... 인간은 다양한 감정이라는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 머리가 큰 동물이라서 그럴게다... 이 감정이라는 것이 참 대단한 것이다... 단순한 욕구의 감정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적 사고가 인류의 역사속에서 보다 확장되고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생각을 만들어내는게 아닌가라는 개벼따귀같은 생각을 혼자 해본다... 물론 엄청난 인류사에 있어 이 욕망이 이끌어낸 역사적 사실들은 굳이 끄집어낼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허나 이로 인해 인간이 만들어낸 수많은 문제 또한 우린 가지고 살아간다. 굳이 우주적인 생각까지 할 필요없이 내 주변과 사회를 보더라도 우린 수없이 많은 인간의 문제점을 인지한다... 물론 나 또한 다르지않은 감정적 지배를 받곤 한다... 이 탐욕에서 만들어지는 온갖 오물들의 감정적 배설물은 쉽게 청소조차 되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감정속에서 우린 사랑의 대상자를 속이고 욕보이고 이용하고 심지어 살인하는 것에 더이상 놀라지 않는다.. 크든 작든 권력이라는 것, 힘이라는 것에 대한 인간의 감정의 욕망은 심지어 역사 교과서속에서도 인류의 역사의 코어적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안다.. 비겁하고 비열하게 힘에 굴복하고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고 비인륜적이고 비도덕적이지만 인간은 권력 앞에서 보다 작은 자신의 이기적 권력을 이용하고자 한다.. 비단 역사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사회 또한 그러하지 않은가..... 이런 인간의 탐욕은 무지할 수록 그 폭력성이 확장됨에도 우린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그냥 우리 주변만 봐봐바바요....


    2. 아, 이제 아홉번 째 작품까지 왔군요,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삶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경찰 살해자"라는 제목으로 진행됩니다.. 고전 경찰소설의 클래식과 같은 작품임은 그동안 여덟번 정도 말씀을 드린 것 같지만, 아홉번 째 드리겠습니다.. 70년대의 소설의 공간인 스웨덴의 사회적 구조와 삶에 대해 대단히 현실적이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경찰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뛰어난 장르소설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조금은 극단적인 사회주의적 이념들이 소설속에서 드러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복지라는 사회적 테두리속에서 빈곤과 차별 및 범죄적 극단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작가의 의도가 작품 곳곳에서 묻어나는 작품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경찰 내부와 경찰이 보여주는 사회적 극단성과 그들의 구조적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시대적 경찰의 민낯을 작품의 주제에 따라 그려내는 방식이 무척이나 즐겁고 매력적입니다.. 그런 작가의 의도가 이번 작품 "경찰 살해자"에 더욱 구체적으로 담겨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경찰소설이라는 구도에 딱 걸맞은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3. 스웨덴의 최남단 말뫼 인근의 시골마을인 안데르슬뢰브에서 여성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17일이 지나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베크와 콜베리는 살인사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역으로 파견이 되죠, 수도에서 그들이 파견된 이유는 이 소설의 첫 시작인 '로재나 살인사건'의 살인범인 폴케 벵트손이 이 지역에서 출소 후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종된 여인의 전남편인 선장도 용의자로서 살인사건으로 생각할 여지가 많아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캠핑을 하던 가족들에게서 여성이 살해되어 유기된 현장이 발견되고 이로인해 더욱 사건은 떠들썩하게 됩니다.. 특히나 윗선의 경찰청장과 국장은 폴케와 관련된 사건으로 전 국민의 시선때문에 무지한 압박을 가하고 있고 언론들이 가짜 뉴스를 스스럼없이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마르틴 베크는 사건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로재나 살인범의 취조에도 딱히 단서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골 마을 인근에서 경찰 총격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이에 사상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갑작스럽게 경찰에 대한 민간 범죄자의 총격들이 큰 이슈화가 되고 여성 살인사건과 함께 경찰 윗선을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멍청한 짓을 시작하게 되는데....


    4. 줄거리의 마지막 말처럼 이 작품은 경찰들의 멍청한 짓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보아온 마르틴 베크와 우리 렌나르트 콜베리같은 합리적이고 경찰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몇몇 인물들이 있음에도 전반적인 사회구조속의 경찰의 역할은 국민과 시민들의 보호막이 아니라 그들을 테두리속에 가두고 복종하고 권력밑에서 그들의 종속물처럼 여기는 행태의 멍청한 짓거리를 이 소설은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나 말름같은 경찰 관리자들이 행하는 방식은 해학적이기까지 합니다.... 소설의 시작점에서 여성 실종사건으로 단순해보이는 이야기의 구조는 뜬금없는 경찰대응 총격전이 발생하면서 극단적으로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이 시점부터는 마르틴 베크는 한발 빠진 체 경찰들의 구조적 문제와 그들이 보여주는 정치세력화의 작가의 시선이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멍청하고 무지한 그들의 행태가 소설의 재미를 깍아내리진 못합니다.. 오히려 바보같은 행동들로 인한 사건의 흐름이 흥미롭기까지 합니다.. 그 이유로 이들이 이렇게 행동함에도 그 내부의 우리의 주인공들은 나름의 경찰로서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르손등의 고전 경찰로서의 그들의 모습은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대중소설로서의 매력이 충분히 담긴 체 소설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5. 언제나 그렇듯 범죄소설들이 보여주는 그 시대의 사회적 구조와 인간이 딜레마적 현실성은 무척이나 공감가는 부분이 다분합니다.. 끊임없이 이야기하지만 마르틴 베크시리즈는 이러한 경찰을 중심으로 한 범죄소설의 틀속에서 작가가 보여주고자하는 사회적 문제들, 권력적 보수성과 정치의 편협한 극단성에서 비롯된 부패들,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국민과 젊은 세대들의 극단적 범죄의도, 무엇보다 소설의 주제인 인간의 탐욕을 꼼꼼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언제나 이 내면속에서의 인간의 진정성과 삶의 희망은 놓치지않습니다.. 특히나 이번 소설의 말미에 이르면 이러한 인간이 가진 가장 합리적인 이성과 판단에 대한 개개인의 결정에 대해 우린 수긍하게 됩니다.. 앞선 멍청한 짓이라는 노골적인 독후감의 느낌이 지배적으로 드는 이 작품 "경찰 살해자"는 이전 작품들에 비해 조금은 서사의 연계가 갑작스럽고 우연이 겹치는 작위적 느낌은 있습니다... 이러한 소설의 두갈래 서사의 흐름이 연결되리라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독서에 임하지만 뜬금없어 보이는 부분은 감안해야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전 작품들에 비해 조금은 심심한 느낌인지라 강렬한 감성적 공감이나 사회적 비판에 대한 큰 반향은 없었다고 봐야겠습니다...


    6. 여전히 마르틴 베크 시리즈가 주는 재미는 대단합니다.. 모든 시대적 현실성을 배경에 두고 작품을 집필하기 때문이겠지요, 게다가 이번에는 탐정소설류의 감성적 유유자적도 충분히 가미된 상황들이 보여지는 지라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을 읽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발생한 살인사건, 그리고 그런 곳에서 경찰 업무를 보는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뭐랄까요, 편안한 마음이 우선시 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물론 총격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말이죠, 뇌이드라는 인물에 반하게 되는 좋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뇌이드를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영국 탐정소설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가 떠오르더군요, 기분좋게 읽을 수 있는 그런 탐정소설의 감성을 가미한 이번 작품 "경찰 살해자"는 차분하게 그리고 후반부는 강렬하게 읽어나가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전 작품들에 비해 보다 비판적 시각의 작가의 의도가 더 많이 보여지는 것에 대한 아쉬운 불만은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이 조금 작품의 흐름에 약간의 덜컥거리는 부분이지만, 여전히 충분히 재미지고 흥미로운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이제 이 시리즈도 단 한권만 남겨두었다는게 이 작품을 읽고 난 가장 큰 독후감의 울림이라고 봐야겠네요, 마지막의 마르틴 베크는 어떤 결정과 어떤 삶을 선택하게 될 지 궁금합니다... 각각의 단권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분명한건 이 시리즈는 처음부터 읽어나가시는게 최고라는 점입니다.. 이렇게 열권의 마무리를 다 하게되면 우리 박찬욱감독하고도 대등한 사람이 됩니다... 아님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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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데이비드 켑 지음, 임재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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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밥 먹는 중이라도 잠시 휴대폰 좀 내려놔.... 잠시만이라도 TV좀 꺼.... 에어컨 잠시 끄고 한 삼십분 공기 통하게 문 좀 열어라.... 사람도 없는데 불 좀 끄고 다니면 안돼?..... 전기 없이 살 수 있을까요? 휴대폰 충전은 기본이고 일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기준은 전기 없인 돌아가지 않습니다... 어느날 전기가 들어오지않는 캠핑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비록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전기를 쓸 수 없는 곳이었죠... 아이들의 휴대폰은 하루가 지나고 바닥나 버리고 온갖 배터리도 동나버리는 시간이 오더군요... 세상의 전기적 이기들은 모두 임시적인 죽음을 맞이한 순간 아이들과 우린 제일 처음 무엇을 했을까요, 조용히 저녁을 먹고 수다를 떨고 서로를 놀리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불멍을 끊임없이 하면서 결국 우린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몇몇군데의 휴대용 배터리 조명을 제외하고는 밝은 빛이 없는 공간속에서 하늘은 무척이나 신기했습니다... 각각의 나이만큼 평생동안 제대로 올려다보지 못한 밤하늘의 별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으니까요.... 처음의 눈에 비친 하늘은 멀게만 느껴졌지만 가만히 의자에 고개를 뒤로 제낀 체 한동안 바라보노라면, 어느순간 별들은 우리의 눈속으로 쏟아지더군요.... 저만이 아니라 아이들도 신기한 경험이자 두번다시 느껴보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다음날 세상의 이기들은 전기의 도움으로 죽음에서 부활했습니다.. ㅋ


    2. 제가 구세대인지는 모르지만 저자의 성명을 데이비드 켑이라고 하니 적응이 안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데이비드 코엡으로 알고 있는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제작자이신건 알고 있습니다.. 예전 유명 블록버스터 영화를 볼때면 항상 큼지막하게 나오시는 분이시라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익히 이름은 들어봄직한 분임은 확실합니다.. 여하튼 재미난 영화의 각본가가 직업인 분이시라 매력적인 서사와 캐릭터들의 입체감은 누구보다 잘 표현할 것 같은 느낌에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죠, 게다가 소설의 소재가 태양의 자기폭풍으로 인해 지구상의 전기가 한순간에 펑 터져버리면서 전기가 사라지는 재난상황의 어떤면에서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담고 있다는 점도 흥미를 가진 부분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소설은 대단히 과학적인 지식을 요구한다거나 전문적인 이과계열의 소설적 특성을 보여주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전기가 사라진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공감적 즐거움이 있다라고 봐야겠죠, 줄거리는요,,,


    3. 잘은 모르겠으나 천체와 지구적 과학의 전문가들이 몇세기에 한번씩 지구에 휘몰아치는 태양 자기폭풍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기가 없던 100년도 더 된 시절에는 이러한 자기폭풍이 지구에 휘몰아쳐도 큰 문제가 없었는데, 전기가 발견되고 전기가 없이 살 수 없는 지금의 시대에서는 엄청난 재난인거죠, 그리고 그 재난이 급박하게 지구에 몰아닥칩니다... 한순간 지구는 전기가 사라져버리죠, 전기가 복구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지도 모를일입니다.. .그렇게 재난에 직면한 지구의 몇몇 인물들인 오브리를 중심으로 자기폭풍을 미리 알았던 노먼이라는 노년의 과학자가 사는 동네인 일리노이주 오로라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죠, 오브리에게는 가족적 문제가 있습니다.. 자신의 남편이었던 러스티는 갈수록 인간말종이 되어가고, 그의 아들인 스캇을 두고 집을 나가버립니다.. 그리고 오브리의 친오빠인 톰은 비상한 머리를 이용해 엄청난 재력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재난에 대비하고자하는 집착으로 인해 현재 벌어진 상황을 미리 대비할 수 있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얻지 못한 극단적 T형 인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의 동생인 오브리를 누구보다 사랑한 사람이기도 하죠, 이렇게 오브리와 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건을 만들어 나갑니다... 톰은 재난에 대비해 자신이 마련한 벙커로 떠나고, 오브리는 재난상황에서도 오로라에 남아 그녀만의 능력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세상은 그리고 인간은 언제나 잔인합니다... 조금씩 균열이 벌어진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수많은 칼날들을 이들은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4. 대단히 과한 전문적 과학의 지식과 엄청난 지구 재난의 상황을 맞닥뜨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설은 생각보다 소소한 인간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자기폭풍은 지구를 재난에 빠트렸고 그걸로 과학적인 해소는 끝났다... 그리고 이를 복구하는데 시간이 한참 걸린다, 외에는 소재가 주는 임팩트는 없습니다.. 다만 이 이후에 벌어지는 지구상에서 어느 지역의 인물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 남매의 이야기입죠, 잘나고 돈많고 돈으로 사람을 대하는 대단히 무정한 남자와 정 반대의 여동생의 삶을 대비시켜가며 서사는 진행됩니다.. 전반적으로 자기폭풍이 발생한 시점부터 약 1년정도의 시간동안을 다루지만 발생시점에서 약 6개월동안의 혼란스러운 상황등을 현실적으로 다루고 인간이 얼마나 적응하는가, 얼마나 잔인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작품인지라, 스펙타클과도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반전이나 미스터리적 반향을 일으키는 구도도 없습니다.. 다만 이리한 인물들의 적응적 삶속에서 우리가 코로나등의 재난을 경험해본 독자들이 느꼈던 감정적 공감과 재난적 동감을 기대할 수는 있죠, 그럼에도 소설은 상당히 잘 읽히고 상황적인 흐름들이 자연스럽게 구성되어 독자들에게 읽는동안 재미를 주는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5. 앞선 문장들을 읽어보시는 분이 계시다면, 충분히 느끼셨을텐데, 그렇습니다.. 그냥 흔한 헐리우드 영화 한편 보시는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읽는동안 여주인공은 누가 하면 좋을까, 남주인공은 누가 나을까, 그리고 쓰레기같은 빌런은 또 어떤 사람이 어울릴까를 머리속에 떠올립니다.. 재난이 발생한 후의 공간의 배경적 입체감도 흔한 영화속 이미지를 그대로 떠올리시면 충분히 그려지는 작품입니다.. 누군가가 극찬을 하고 누군가가 흥미진진하고 오싹하다는 등의 서지 홍보를 본 적이 있지만, 오히려 이 작품의 느낌을 깎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작품은 그냥 인간적이 냄새와 그 내면의 공감을 따뜻하게 잘 그려내는 흔한 대중소설이라고 보시는게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나쁘지도, 그렇다고 막 심장이 떨리고 소름이 돋는 뛰어난 스토리텔러의 감각을 문장에서 맛볼 수 있는 그런 작품도 아닌, 무난하고 심심하지만 잘 읽히고 편안한 작품 정도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각본가답게 인물의 구성과 입체감은 무척 잘 살아있고, 상황에 대한 이미지적 감성도 문장속에 잘 녹아들어있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잘 읽히는 작품으로 판다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 그렇게 편안하고 빠르게 읽혔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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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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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짓말,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자신에게, 타인에게,,, 자신을 숨기고 감추기 위해 타인을 속이고, 타인을 속이기 위해 스스로를 속이기도 한다... 어느듯 거짓은 진실처럼 굳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거짓은 보이지않은 균열을 시작점부터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속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속은 자신에게 진실을 드러내려는 욕망 또한 있을터이니...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족에게 보여주지않기 위해, 그리고 본인의 욕심을 위해, 우리는 항상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항상 거짓은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보일려고 노력한다.. 서로가 그 사실을 알면서도 굳이 겉으로 드러내지않는 경우도 많다.. 아마 일반적으로 타인에게,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거짓을 행하는 경우에는 이로 인한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경우가 대다수일터이니 그 거짓을 알아도 속임을 당하는 사람은 다른 대처방안을 고민하면 그만일터이고, 속이는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자신을 합리화하면 그만일터이다.. 하지만 거짓은 언제나 균열을 가지고 시작된다.. 대부분의 보이지않은 균열은 어느순간 이음새가 막혀 메꿔지기도 하지만 깊은 곳까지 벌어진 균열은 보이않은 겉모양도 어느순간 조금씩 그 틈이 열리기 마련이지않을까...


    2. 게이고 선생은 이러한 인간의 원시적이고 욕망 가득한 이기적 본능을 사회적 구조속의 우리 삶속에서 인간관계의 공감의 방식으로 그려내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이신 것 같습니다.. 굳이 구구절절 떠들지 않아도 워낙 국내에서 유명한 작가님이시니 다들 동감하시리라 여겨집니다.. 인간 내면의 세세한 감정선까지 따라가며 각각의 인물들의 캐릭터적 성향을 꼼꼼하게 그려나가는 글빨은 웬만한 작가들을 따라오기 힘들죠, 국내에 얼마나 많은 게이고 선생의 작품이 출시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작가들 기준으로 국내에 가장 많은 출간작을 가진 작가중 한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각각의 작품이 가진 작품성과 그 장르적 재미는 끝이 없습니다.. 비슷하면서도 각각의 작품이 주는 감동과 재미와 사회적 비판의식과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면서 우리 삶속에서 견뎌내어야할 딜레마들을 정말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작가라는 점을 이 작품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의 줄거리를 말하기 이전에 먼저 꺼내봅니다..


    3. 나름 사회적 지위와 부자들이 모이는 고급 별장지에 여름 휴가를 보내는 다섯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구리하라 가족을 비롯한 4곳의 별장을 찾은 사람들이 다카쓰카 부인의 생일을 중심으로 야마노우치 저택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파티를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후 사건이 발생하게 되죠, 구리하라 부부와 다카쓰카 부인과 야마노우치 집안의 조카사위인 와시오 에이스케와 의사집안인 사쿠라기씨가 살해되고 예비사위인 마토바는 상해를 당하게되죠, 그리고 이들을 살해한 후 살인자인 히카와 다이시는 근처 호텔에서 식사를 한 후 자수를 합니다.. 그리고 이들 피해자는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그들이 당한 피해와 사건의 정확한 해결을 위해 검증의 시간을 갖기로 하죠, 피해자중 한명인 하루나는 자신의 남편인 와시오의 죽음에 대해 동료의 소개로 가가 교이치로를 만나게 됩니다. 가가형사와 함께 별장으로 향하여 검증을 하게 되면서 조금씩 사건의 내막을 그들의 관계와 숨겨진 이야기들 속에서 가가형사는 진실을 파헤쳐내기 시작하죠....


    4. 미스터리소설로서의 전반적인 구성과 개연적 영역을 대단히 흥미로우면서도 전형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보다 현실적이고 사건의 피해자들이라는 구성속에서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방식도 기존 미스터리소설의 개연적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습니다.. 각각의 인물들의 동선과 내면속의 숨겨진 진실을 서로의 검증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은 기존 탐정구조의 서사와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독자로서의 소설속의 인물들의 내면을 확인하고 빠져드는 느낌은 아주 탁월하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소설의 결말부에 이르기전까지 가가형사는 자신의 역할속에서 그 능력을 발휘하지않고 중재와 경청의 입장을 고수합니다.. 언제나 게이고선생의 캐릭터적 진실과 공감속에서 독자들은 어렴풋이 진상을 파악하게끔 만들어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죠, 서로의 질시와 의심과 상황적 근거와 각각의 이기적 심성을 중심으로 인물들의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독자인 저로서는 그들의 이야기에 감응하고 공감하고 동조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의 결말적 반전은 뜻밖이기도 하지만 어느정도 논리적 단서찾기를 하다보면 간과된 부분에서 설마.. 하던 부분이 진실이 되는 예상이 되기도 합니다..


    5. 솔직히 단점이라거나 부족한 부분이라거나 덜 재미진 부분들을 찾아보려고 해도 개인적으로는 없어보입니다.. 다만 미스터리소설에 조금 더 치중한 부분이 있기때문에 인물속으로 깊이 빠져드는 공감적 감성을 비롯한 인간으로서 경험하게되는 휘몰아치는 감성적 딜레마에 대한 공감도는 조금 낮아지는 경향이 있지않나 싶은 것 외에는 재미와 전형적인 흥미는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달된다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나 인간의 내면속에 있는 가식과 탐욕과 거짓의 영역은 참으로 독하기까지 하다라는 사실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이들의 관계와 개연적 연결고리등으로 인해 꼬인 복선과 변함없는 복선의 형태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즐거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인물들이 검증이라는 틀속에서 그들 내면속에 이야기를 조금씩 드러내는 방식의 서사는 미스터리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도 거부감없이 즐길 수 있으리라 장담합니다.. 소설은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충분히 즐길 거리와 편안한 독서의 매력을 또다시 히가시노 게이고 센세의 최신 작품에서 만날 수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부디 읽어보세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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