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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 수상작 1차분입니다. 참가상 다섯 작품을 먼저 공개합니다. 

문단은 단락이 나뉨에 따라 보기에 편하게 제가 나누었습니다. 그 외 재편집은 없습니다. 

즐겁게 보아 주세요! 

 

 

 

 

참가상 1.

거울

난 골목 한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아니, 그들의 얼굴을 훔쳐보고 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은 각자의 길을 향해 걷기 바쁘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먹을 걸 구걸하는 지저분한 노숙자일 뿐이다. 간혹 그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시켜 내게 돈을 던져주며 알량한 봉사정신을 교육하며 불쌍한 시선으로 동정하는 법을 가르치곤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그들에게 비참함을 느끼지 않는다. 나도 나름대로 그들을 통해 최대한의 희열을 맛보고 있으니까 말이다. 


나에겐 거울을 통해 상대방을 훔쳐보는 비밀스러운 취미가 있다. 이 거울을 갖게 된 건 일 년 전, 어느 겨울날이었다. 그때 난 지독한 추위와 배고픔에 괴로웠고, 동정 어린 시선들에 수치심을 느꼈다. 결국 죽음을 선택했고 그 마지막 순간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처음엔 돈 되는 무언가를 기대했지만 그건 평범한 손거울이었다. 허탈한 마음으로 무심코 비춰본 거울 속 내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곳에는 허름한 행색의 거지가 아닌, 늙은 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언젠가 구걸하는 나에게 꺼지라고 욕을 했던 건물 주인이 지나갔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남자를 비춰보았다. 거울 속에는 값비싼 옷감에 휘감겨 있는 뚱뚱한 돼지만 있을 뿐이었다. 그날 이후, 난 죽을 생각을 접고 여기에 자리를 깔고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많은 동물들이 내 앞을 지나간다. 부유한 사람일수록 그 내면은 추악한 짐승이었다. 난 예전과 다르게 세상은 정말 공평하다는 걸 깨달았다. 양심을 팔면 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이렇게 사는 것이 억울하지 않았다. 돈 대신 양심을 선택한 것이 내가 가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들은 날 불쌍하게 여기지만 오히려 정말 불쌍한 건 그들이었다. 가끔은 약한 동물들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아프거나 가난한 아이들뿐이었다. 언젠가 그들도 세상에 적응하면서 잔인한 짐승들로 변하겠지. 큭큭. 정말 재미있는 세상이다. 꼬마아이들이 나를 향해 돌멩이를 던지며 자기들끼리 웃고 장난치고 있다. 그래도 난 여전히 웃음만 날 뿐이다. 내 주변에는 못생긴 새끼 오랑우탄들이 있을 뿐이니까.
 

“이 녀석들아! 당장 그만두지 못해!”
 

멀리서 들려오는 호통 소리에 오랑우탄 아니,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또 어디선가 촬영을 하거나, 우월의식을 가진 자의 참견일 거라 생각했다. 비싸 보이는 양복을 입은 노신사는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아이들을 훈계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내게 다가오더니 양복 안주머니에서 두툼한 지갑을 꺼내 수표 몇 장을 내 손에 쥐어주었다. 노인에게 따뜻한 정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역시 거짓된 모습일 것이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세상의 법칙이니까. 난 품속에서 거울을 꺼내 노인을 비춰보았다. 하지만 거울 속의 짐승은 늙은 쥐뿐, 노인은 생긴 그대로의 모습으로 비쳤다. 난 이 거울이 사람의 모습도 비출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아니, 그보다 부유한 노신사가 다른 이들처럼 추악한 짐승의 모습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 충격이었다. 경직되어 있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한 노인은 내가 보고 있는 거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노인은 눈에 띄게 당황한 표정으로 거울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나는 서둘러 거울을 옷 속 깊숙이 넣으며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 거울, 예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것과 같은 것 같군. 난 예전에 개였다네. 내 본성이 개라는 걸 알고 나는 충격을 받았네. 그래서 노력했지. 기부도 하고 봉사도 하고 남을 위해 죽을 뻔하기도 해서 신문에 나기까지 했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그 거울을 통해 원래의 나를 볼 수 있게 되었네. 자네도 열심히 노력해보게.”
 

머릿속이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노인의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돈도 많은 노인이 사람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내 가치관이 산산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난 주머니 안에서 커터 칼을 꺼내 그의 복부를 깊게 찔렀다. 그의 당황한 눈빛이 내 눈동자에 깊이 각인되었다. 떨려오던 심장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예외였던 노인을 제거했으니 이제 더 이상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시 거울을 꺼냈다. 거울에는 이제 늙은 쥐는 사라지고 허름한 행색의 남자가 비쳤다. 어쩌면 가장 무서운 동물은 인간일지도 모른다. 난 노인의 시체를 골목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가 줬던 수표를 그의 몸 위로 뿌렸다. 내게 필요한 건 몇 푼 안 되는 돈이나 충고 따위가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건 내가 생각하는 원칙에 세상이 맞아떨어지는 것뿐이다.  


며칠 뒤, 노인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사람들은 죽은 노인을 불쌍히 여기며 세상의 각박함을 원망했다. 각종 동물들이 노인을 둘러싸고 있다. 동물원에 왔나 착각할 정도였다. 그들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마음속 깊은 속에서 흐르는 눈물은 어느새 차가운 웃음으로 말라가고 있다.
 

 

 

참가상 2.
 

찢겨진 기억

의사가 자리에 앉아 내 얼굴을 살핀다. 정신과 의사란 참 희한한 직업이다. 이렇게 눈을 마주치고 있는 걸로 치료가 된다고 느껴지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내 병은 언제 다 나을까요? 라는 질문에 의사가 입을 연다. 그가 입을 열기 전 난 그의 말을 받아 적기 위해 메모지와 펜을 들었다. 의사는 내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희망이라는 말에 볼펜이 문득 멈춘다. 나는 단기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 거짓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과거 어느 시점을 중심으로, 그 이후에 생긴 일은 전부 삽시간에 잊히고 만다. 계속되는 망각 속에서 나를 살게끔 지탱해주는 것은 모든 것을 기록하는 수첩과 볼펜밖에 없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수없이 많은 정보들을 적어야 한다. 치료의 일환으로 시작된 노트 필기는 이제 거의 광적인 수준이 되어버렸다.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항상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전화하라고, 수첩 표지에 적혀 있는 사항을 그대로 따른 것뿐인데. 수첩에 적힌 대로만 가면 나는 집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다. 그러다가 문득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이코가 내 수첩을 훔쳐간 뒤 그 안의 모든 정보를 바꾸어놓으면 어떡하지? 라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소름 끼치는 생각. 수첩에 손을 가져가다가 멈추었다. 이런 꺼림칙한 생각, 몇 분 뒤면 잊어버릴 것을 괜히 종이 낭비하며 적을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도 내게 도움 될 만한 것도 아니니까. 이런 기억은 차라리 금방 잊어버리는 게 낫다.  


집 안으로 들어오니 묘한 낯설음이 느껴졌다. 수첩을 살펴보니 ‘엄마에게 다시 전화’라는 글자가 보인다. 전화를 걸어보지만 부재중이라는 안내음이 나온다. ‘엄마’라는 글자 옆에 ‘또다시’라고 적어놓는다. 내 기억의 지속 시간은 길어봐야 삼십 분. 그 삼십 분 안에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면 아마 내 뇌는 터져버리고 말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수첩에서 찢긴 부분을 발견하고야 만 것이다. 항상 지니고 있고 분신처럼 아끼는 수첩인데 이럴 일이 없다. 도저히 생길 수 없는 일이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단 말인가? ‘엄마에게 다시 전화, 또다시’라는 문구는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스프링 부분에 채 덜 찢긴 여분의 종이들이 덜렁거리며 남아 있었다. 그전의 기록을 살펴보니 ‘엄마와의 마지막 통화’였고 그 후는 ‘저녁 식사: 소시지 빵’이라고 적혀 있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대신, 담당의사에게 전화를 걸기로 했다. 수첩 앞면에 적혀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의사는 나에게 차분해질 것을 명령했다. 그러고서 찬찬히 기억을 되짚어보라고 한다. 이 사람, 내 담당의 맞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뭘 하고 있는 거지? 의식이 희미해진다. 이 기억을 잊기 전에 얼른 펜을 들었다. ‘누군가 내 수첩에 적힌 기억을 찢어버렸다.’ 


누군가 내 수첩의 기억을 찢어버렸다고? 그런 일이 가능할까. 이 수첩은 분신처럼 항상 내 몸에 소지했던 것인데. 그런데도 누군가 접촉할 수 있었다면 이 수첩에 적힌 모든 기억도 누군가에 의해 오염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온갖 추측이 난무한 상황에서 나는 패닉에 빠져버렸다. 누굴까? 이 기억 또한 잊혀버리기 전에 기록해두어야 한다. 나는 수첩의 다음 장을 채웠다. ‘기억이 오염되었을 수 있다. 수첩에 적힌 모든 내용을 믿지 마라.’ 


화장실에 다녀온 뒤 수첩을 보니 알 수 없는 말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수첩의 내용을 믿지 말라는 둥 종이가 찢어졌다는 둥. 분명 내 글씨인 건 맞는데. 문득 다급한 글씨로 ‘엄마에게 또다시 전화’라는 글이 쓰여 있는 것을 본 나는 핸드폰을 들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뚜뚜 하는 안내음. 도대체 무슨 일일까. 시선이 자연스럽게 내 옆에 놓인 휴지통으로 간다. 그리고 가득 채워진 채 묶여 있는 검은 비닐봉지에서 비죽이 구겨진 종이가 튀어나온 것을 본다. 조심스럽게 그 종이를 꺼내 펴본 나는 들고 있던 핸드폰을 그만 바닥에 떨어트리고 만다. 거기에는 다급한 글씨로, ‘엄마 장례식, 나눔병원 지하 1층’이라고 적혀 있다. 종이 위의 글씨는 눈물자국을 따라 번져 있고 심하게 구겨져 있다.
 

분명 내 글씨가 맞고, 집 안에 누군가 출입한 흔적은 없어 보이는데. 누굴까? 이 종이를 수첩에서 찢어버린 사람은. 그가 바로 나인 것일까. 하나밖에 없던 나의 보호자, 내 과거를 아는 유일한 친족이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을, 미래의 나에게 도저히 알릴 자신이 없었던, 그래서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리 알고 있었던 과거의 내가 은밀히 주도한 이 비밀을, 나는 알아버리고 말았다. 핸드폰에선 여전히 안내음이 들려온다. 뚜뚜. 울면서 나는 수첩의 다음 장을 채운다. ‘엄마 장례식, 나눔병원 지하 1층, 절대 이 종이를 뜯어버리지 말 것.’
 

  

 

참가상 3.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종우는 영 기분이 별로였다. 꽤 유명한 피서지라고 해서 와봤더니 하필 장마가 겹쳐 사람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없었고, 편의시설이 없어 피서객 대부분이 당일치기인지라 민박집도 하나뿐이었다. 더구나 산골짜기에 위태롭게 서 있는 민박집은 달랑 방 하나에 먼저 온 손님까지 있어서, 민박집 주인어른의 변명을 별도로 듣지 않아도 오늘 밤은 낯모르는 사람과 지새우게 생겼다.
 

“아유~ 요새 안 그래도 거 뭣이냐. 흉흉한 사건 있잖소. 신문에도 나오던디.”
“피서객만 전문적으로 살인 강도 하는 놈 말이죠?”
“잉, 그거유 그거. 그니께 이렇게 오붓~하게 두 분이서 같이 계시면 참 좋을 거 같은디.”
 

최근엔 모방 범죄까지 종종 발생하는 모양이니 주인장의 설레발도 완전히 허튼소리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마음이 내킨 것은 아니지만, 비 오는 밤에 처량한 꼴로 돌아다닐 수도 없어서 종우는 할 수 없이 싼 값에 묵기로 결정했다.
 

방은 낡았지만 의외로 넓고 괜찮았다. 게다가 동숙하는 상대도 종우의 마음에 들었는데, 큼직한 선글라스에 철로 된 얇은 작대기 같은 것을 쥔 폼이 영락없는 시각장애인이었다. 


“오경훈입니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어딘가 어두울 것이라는 종우의 편견과 달리 경훈은 붙임성이 좋은 편이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나는데도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 내리는 시골, 편의시설조차 없는 방 안에서 두 사람은 각자 들고 왔던 맥주 캔을 금방 비워버렸다. 어느새 둘은 형아우하는 사이가 되었다. 경훈이 한 살 많았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플라스틱 안약통을 만지작거리던 경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혼자서 괜찮겠어요?” 


경훈은 대답 대신 씩 웃더니 능숙하게 지팡이를 움직여 방 밖으로 나갔다. 어수선한 시기에 모처럼 서로 마음이 맞는 여행객이었다. 특히 종우는 자신의 얼굴이 알려질 일이 없다는 점이 좋았다.
 

“이거 받아.”
 

눈이 불편해서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경훈은 오는 길에 주인 방에 있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얻어 온 모양이었다. 왠지 몸이 불편한 사람을 고생시킨 것 같아 종우는 내심 미안했다. 두 번째 술자리도 금방 맥주가 동났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눈꺼풀이 심하게 무거웠지만 종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엔 제가 다녀올게요.”
“아, 그럴래? 더 마시려고?”
 

경훈은 속으로 혀를 찼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친한 척하는 게 아니었는데.
 

“예? 예. 형은 더 안 마셔요?”
“아니. 마셔.”
 

경훈은 자신의 목소리에 초조함이 묻어나자 당황했지만 종우는 눈치채지 못했다. 오히려 경훈에게 술을 잔뜩 먹이려는 분위기였다. 종우는 대청마루 형태의 복도를 지나 냉장고가 있는 주인 방을 노크했다. 그러자 잠겨 있지 않은 문이 열렸다.
주인은 이미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종우는 순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피서지 살인사건을 떠올렸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형! 여기 우리 말고 누가…….”
 

종우는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눈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복도에 쓰러졌다. 사지가 저릿했다. 주머니에서 안약통이 굴러 떨어졌지만 손가락을 움직일 힘도 없었다.
방 안에서 초조하게 밖을 내다보던 경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품에서 칼을 꺼냈다. 경훈의 주머니에서 삐져나와 있는 안약통을 보며 종우는 장님이 무슨 안약을 갖고 다니겠느냐는 의문을 겨우 떠올렸다. 종우의 술에 약을 탄 게 분명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경훈은 무릎을 꺾으며 문지방에 허리를 걸치고 쓰러졌다. 종우는 혀를 찼다. 요즘 모방범이 생겼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다. 모처럼 장소를 옮겨볼까 했는데.
참을 수 없을 만큼 졸음이 몰려왔다.
흐려지는 시선으로 서로를 마주 보다가 두 사람은 문득 깨달았다.
내일 아침, 이곳을 살아서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먼저 잠에서 깨는 쪽이다.
 

  

 

참가상 4.

A씨의 습득물

캬앙—.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토해낸 건 거의 돼지만큼 뚱뚱한 고양이였다. 툭 하고 둥근 뭔가가 굴렀다. 고양이는 그것을 물고 가던 중이던 모양이었다. 잔뜩 취한 A는 놀라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발을 헛딛고 심하게 비틀거렸다. 빌어먹을 괭이 새끼. 욕을 퍼부으며 A는 발치에 와 닿은 그것을 퍽 소리 나게 걷어찼다. A가 걷어찬 물건이 위로 좀 떠올랐다가 아래로 떨어져 두어 번 퉁퉁 튀었다. 절반은 긴 털이 달리고, 절반은 편편했다. 편편한 면의 중간에는 솟은 부분이 있고, 위에는 두 개의 둥근 구멍이, 아래에는 길게 찢어진 입구가 있었다. 반달 모양의 고리 같은 것이 양쪽으로 나와 있기도 했다.  


얼굴이랑 비슷하네. A는 취해서 몽롱한 머리로 생각했다. A는 피식 웃었다. 얼굴이거나 머리일 리는 없었다. 길바닥이니까 말이다. 갑자기 뭔가 특이한 걸 보고 있다는 생각이 흐릿한 머릿속을 채웠다. 특이한 거라면 찍어둬야 했다. A는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몇 번인가 셔터를 누른 뒤, 골목길 끝에 위치한 다다연립 4층에 위치한 자신의 원룸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뇌를 난도질하는 숙취 속에서 깨어난 A는 샤워하고, 가방을 정리했다. 카메라에 흙이 묻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내용을 살펴보던 A는 비명을 내질렀다. 
 절반쯤 썩은 사람의 머리가 이쪽을 퀭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A는 고양이가 물고 가려던 둥근 물체를 기억해냈다. 머리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게 진짜 머리였나? 심지어 자신은 그것을 발로 걷어차고, 키득거리며 사진까지 찍지 않았나? 
 

A는 벌렁벌렁 날뛰는 가슴을 누르고, 112에 전화했다. 
 

두 명의 경찰이 온 것은 이십 분 후였다. 그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이미 신고할 때 A가 말하는 정황을 듣고, 들어오기 전 골목길에서 쓰레기 수거 장소를 조사하고 들어왔던 것이다. 청소차가 돌아서 골목의 쓰레기들을 모두 수거해 간 뒤였다. 증거라고 해봤자, 주정뱅이가 찍은 흔들린 사진이 고작이었다. 그들은 A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자세히 보자 그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발을 씌운 마네킹 같아 보이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형식적인 질문을 한 뒤 장난신고로 결론짓고 돌아갔다. 경찰의 무성의에 분개한 A는 그 사진을 몇 군데 웹에 올렸다.
엽기 짤방으로 인기를 끌었다. 골목 어딘가 다른 연립에 사는 부녀회장, 통장, 이장이 왔다. 그들은 깨끗한 골목을 위해 고양이 퇴치를 호소해왔다고 했다. 시골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살인강도를 만났다는 게 정말이냐? 부동산을 운영하는 집주인이 들이닥쳤다. 이딴 사진을 올려서 이 일대 치안이 안 좋은 걸로 소문이 나 집값이 떨어지면 어쩔 거냐고 호통을 쳤다. 실종자 가족 협회에서 연락이 왔다. 그들은 그 인근에서 실종된 사람들 3421명의 사진을 보내주며, A가 봤던 머리통의 얼굴과 일치하는 사진이 있는지 봐달라고 했다. 회사에서 부장이 A를 불러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경찰에 구속됐던 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범죄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연대에서 사람이 왔다. 그들은 심각한 범죄를 다루는 경찰의 안이한 자세를 성토하며, 미해결 사건의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A가 지장을 찍어주길 요구했다. A의 초등학교 동창 한 명이 전화를 걸어, 사람을 죽였다는 게 정말이냐고 물었다. 그는 목사였는데, 세상에 용서받지 못할 죄인은 없다고 위로했다. 모두가 A만 보면 머리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번엔 경찰이 아니라 형사들이 왔다. 그들은 A의 직업과 소득, 인간관계, 사진을 찍은 즉시 신고하지 않은 이유를 캐물었다. 형사들은 시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건, 범인 아니면 목격자뿐인데, 목격자의 경우는 대부분 제거당하지, 남는 건…… 등의 말을 중얼거리다가 또 보자며 사라졌다. 
 

A가 이제 꿈속에서까지 잘린 머리를 보게 됐을 무렵, 유명한 탤런트 K씨가 욕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모두들 A가 찍었던 머리를 잊었다. A도 잊었다. 다행한 일이었다. 
 

그로부터 육 개월 후. 토요일 오전, A는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갔다. 고양이들이 퇴치되어 이제 찢어진 쓰레기봉투는 없었다. 시멘트로 낮게 벽을 세워 그 안에 든 것이 바깥으로 굴러다니지도 않게 되었다. 쓰레기봉투를 던져 넣자, 그중 하나가 풀썩 굴러 내렸다. 묶은 주둥이 부분에 기다란 털이 바깥으로 삐져나왔고 밑에 둥글게 생긴 뭔가 들어 있었다.
A는 그것을 잠시 쳐다보다가 발로 밀쳐서 쓰레기장으로 돌려놓았다. 
 

 

 

참가상 5.

공소시효 2

 시간이 없었다. 남자는 너무 오랜 시간을 망설였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열 시간이었다. 하나를 원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지만 다른 하나를 더 원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남자는 자유와 돈, 두 가지를 원했다. 열 살 남짓한 딸아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온 여자에게 다짜고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건 그 때문이었다. 그 남자에게 다른 대안은 없었다. 여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설득한 다음 부탁해야 했다. 추운 겨울 골목에 서서 여자는 남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황당하면서도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남자는 십오 년 전 살인을 저지르고 십사 년을 도망 다녔다. 공소시효가 일 년 남은 날에 그는 복권을 샀고 거짓말같이 일등에 당첨되었다. 세금을 제외하고 수령할 금액은 16억. 남자의 고민은 그런 행복과 같이 시작됐다. 복권의 유효기간은 일 년. 아이러니하게도 공소시효가 끝나는 날이 복권의 유효기간이 끝나는 날이었다. 당첨금을 받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신분증과 복권을 가지고 농협중앙회 본점으로 가야 한다. 일반통장이 아닌 농협중앙회 본점 통장의 계좌도 필요했다. 수배 명단에 올라 있는 남자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공소시효를 넘기자니 16억이라는 당첨금이 아까웠고 16억을 받기 위해 농협으로 갔다가는 체포되고 말 것이다. 이제 마감시간이 열 시간 남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모든 이야기를 끝낸 남자는 품속에서 복권을 꺼냈다. 남자는 여자에게 돈을 수령한 다음 계좌 하나를 더 만들어서 8억씩 나누자고 제안했다. 8억이 든 계좌의 카드와 비밀번호만 주면 나머지 8억을 준다는 것이었다. 남자는 그동안 딸을 데리고 있겠다는 말을 했다. 보증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경찰에 연락하지 않고 돈만 찾아주면 여자에게는 8억이 생긴다는 말을 한 번 더 강조했다. 여자는 남자와 함께 집으로 들어가 인터넷으로 복권의 번호를 확인했다. 남자의 말은 사실이었다. 여자가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남자의 말대로만 하면 8억이 생긴다. 여자는 딸아이를 안심시킨 다음 혼자서 농협본점으로 향했다.
 

남자는 딸과 함께 여자의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말도 잘 듣고 착한 아이였다. 가수가 꿈이라고 했다. 남자는 돈을 받게 되면 아이에게 예쁜 옷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시간이 지나서 여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농협본점에 도착해서 안내를 받고 돈을 수령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남자는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여자가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을 속이고 당첨금 전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딸아이를 데리고 있다지만 이곳에 경찰이 들이닥친다면 손쓸 방법이 없다. 무엇보다 여자아이를 해칠 용기도 그럴 마음도 없었다. 사람을 너무 믿은 게 아닌가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때 여자에게서 두 번째 전화가 왔다. 시계는 3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여자는 약속한 대로 다른 계좌를 하나 더 만들어서 8억을 입금했다고 했다. 남자는 확실히 해두기로 했다. 
 

“딴생각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당신과 딸 모두가 좋습니다. 딸의 목숨을 욕심과 바꾸지 말아요.”
 

여자는 잠깐 침묵하더니 대답했다.
 

“그럼 이렇게 해요. 지금 당장 아이를 데리고 내가 모르는 곳으로 가서 자정까지 기다려요. 자정이 지난 다음에 나랑 만나서 돈을 확인하고 아이와 교환해요. 나를 못 믿겠다면 그렇게 하자고요.”
 

여자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남자는 안심했다. 괜찮은 생각이었다. 남자는 딸아이를 데리고 집 밖으로 나왔다. 
 

여자에게서 전화가 온 건 정확히 자정이 되어서였다. 약속장소는 ATM 기계가 있는 편의점 앞이었다. 계획부터 시작해 약속 장소까지 맘에 들었다. 남자의 불안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남자는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약속 장소로 갔다. 여자는 편의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를 보고 아이가 달려가려 하자 남자는 손을 놓아주었다. 여자는 딸아이를 꼭 껴안았다. 그런 다음 딸을 내려놓고 남자에게 통장과 카드를 주면서 비밀번호도 말해주었다. 남자는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면서 모녀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카드를 기계에 넣고 비밀번호를 눌렀다. 계좌에 8억이 들어 있었다. 여자는 약속을 지켰다. 남자의 코끝이 찡해졌다. 순간 그의 손목에 차가운 수갑이 채워졌다. 남자는 수갑을 채운 사람과 밖에 있는 모녀를 번갈아 보았다.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공소시효가 지났는데 이 경찰은 어디서 나타났다는 말인가? 수갑을 채운 경찰은 차갑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아동유괴 혐의로 체포합니다.”
 

남자는 밖으로 끌려 나오면서 원망 어린 눈으로 여자를 보았다. 왜 그랬을까? 어찌되었든 남자는 자유와 돈 모두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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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 2011-12-06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울'은 남자의 심리가 잘 이해되지 않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해서 좋네요.
'찢겨진 기억'은 주인공이 계속 수첩에 뭔가를 적고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걸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지만,
문장도 좋고 굉장히 잘 쓰셨네요.
'일찍 일어나는 새...' 과연 누가 더 일찍 일어났으려나 궁금합니다.
'A씨의 습득물'은 요즘 화제가 됐던 3초 뒤에 이해가는 그림 같네요. 생각해보니 주인공이 으흠..?
'공소시효2'는 진짜 궁금하네요. 그 애엄마는 왜 그랬을까요?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에 응모하신 여러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응모작이 워낙 많아서 심사 일정도 다소 연기되었죠. 드디어 결과가 나왔습니다. 수상하신 분들께 축하를, 다른 모든 응모자 분들께도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많은 참여 감사드립니다! 

대상/우수상/가작은 다음 주 중으로 이곳에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 심사평

 

최희대

[ 심사위원 프로필 ]

단편소설 [겨울철새]로 ‘月刊 文學世界’ 소설 부분 신인상 수상. (2001년 9월호)
[나는 이발사]등의 자서전 대필작가로 활동. (도서출판 世人)
[비둘기둥지로 날아든 뻐꾸기(그녀를 믿지 마세요)] 영진위시나리오공모 우수작 선정. (2002년 하반기)
[영어완전정복] 각색
[중천] 시나리오.
[대분열공상가족] 제 6회 경북영상위원회 공모 시나리오 최우수상 수상.
[호야(Hoya)]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사전제작지원 당선.

 


[ 총평 ]

처음 심사를 부탁받았을 때, 내가 읽을 작품들에 대한 기대가 컸다. 4페이지라는 짧은 글 안에 완결된 미스터리라니. 뽑고 싶은 작품들이 많으면 어쩌나, 하는 식의 고민들을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A4로 2페이지 정도의 분량이건만 오타를 보았고(퇴고는 한 것인가?), 조금만 신경 쓰면 될 문단 단락조차 제대로 나누지 않는 등등.
물론 그러한 요소를 심사에서 중요하게 반영하지는 않았다. 신인작가들이 할 수 있는 실수이고, 그것보다는 작품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장르문학의 미덕은 재미 아니던가. 작품만 재미있다면 그 정도는 용서가 된다고 봤다.

심사 전에 내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첫째, 미스터리라는 공모 원래의 취지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둘째, 아이디어들은 얼마나 간결하고 명확하게 스토리화 되었는가.
셋째, 얼마나 훌륭하게 묘사했는가.

작품을 선정하기 힘들었다. 눈에 띄는 작품 몇, 나머지는 고만고만했다. 묘사는 훌륭했으나 미스터리 공모 취지와 맞지 않거나 너무 평이한 소재의 작품,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스토리의 힘이 약한 작품 등등.
가장 심각한 것은 읽고 나서도 대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작품들이었다. 짧은 글 안에 그 모든 걸 표현하는 건 힘들지 모르지만, 그러기에 작가의 역량이 극명히 드러난다고 여긴다. 따라서 이처럼 내용을 알 수 없는 작품들은 우선 배제했다.

대상과 우수상 두 작품을 두고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 하나는 작품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공모 취지에 가장 부합했으며 그 작가의 가능성이 보였다. 다른 하나는 완성도도 뛰어나고 작가의 필력도 눈에 띄지만, 작품 자체가 갖는 힘은 다소 약했다. 나름 최선의 방법으로 두 작품의 우열을 판가름했다고 생각한다.

 


<대상> 독점
중복된 표현이나 어색한 시점변화 등이 눈에 거슬리지만, 이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응모한 작품들 중 가장 공모 취지에 맞는 작품이었을 뿐더러, 이처럼 생각도 못한 반전이 있는 작품이 없었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작가가 계속 글을 써 필력을 다듬는다면 훌륭한 장르소설 작가가 될 가능성이 보였다고나 할까. 작품뿐 아니라 작가의 가능성에도 한 표를 주었다.


<우수상> 경품당첨
이 작품은 문단 단락이 전혀 없다. 4페이지에 맞추다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게 아닌가, 하고 이해를 해보지만 작가에게 오타 없음과 보기 편한 문단 나눔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우수상으로 뽑은 것은 스토리의 반전도 반전이지만, 그 반전에 감성이 묻어난 때문이다. 엔딩에서 주인공의 상황과 감정에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었다. 이처럼 스토리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건 작가의 공력이 보통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가작> 강의실 7101호
이 작품은 시적이다. 잔잔하고 정서적이다. 특별한 사건도 없다. 그저 유령이 된 학생이 오랜 시간 동안 강의실을 떠나지 못하는 상황을 담담이 묘사했을 뿐이다. 좀 더 구체적인 상황 묘사가 아쉽지만 작가가 표현하려는 정서는 오롯이 전해졌다.

 
<참가상>
거울
작품들 중 가장 판타지성이 농후한 작품이었다. 인간의 성품이 동물의 형상으로 비치는 거울이 있다는 설정인데, 주인공이 쥐로 비치는 건 나만 그리 생각하는 건지 정치적인 요소도 있다고 봤다. 아쉬운 지점은 주인공인 노숙인이 왜 돈을 준 할아버지를 죽였는가, 하는 지점이다. 작품 중에 설명이 있었음에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찢겨진 기억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묘사가 탁월하다. 그러나 결국 밝혀진 진실이라는 게 맥이 빠진다. 진실이 어머니의 죽음이 아닌 다른 것이었다면? 예를 들어 친한 누군가가 살인자였다는 식의. 조금만 고민을 더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연쇄살인범과 모방연쇄살인범의 조우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읽다보면 두 인물이 혼동되는 지점이 있는데 그 부분을 퇴고 과정에서 명확히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A씨의 습득물
현 세태의 풍자가 코믹하면서도 있을법하게 묘사되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공소시효2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살인범이 복권에 당첨된다는 설정은 흥미롭다. 하지만 왜 믿을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당첨금 수령을 부탁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또 엔딩의 유아납치는 살인보다 그 죄가 작아 반전으로서의 맛도 현저히 떨어진다. 쉽게 생각해도 금방 죗값을 치루고 나와 당첨금으로 행복하게 살 거나, 주인공에게 그러한 의도가 없음이 밝혀져 무죄석방 될 거 같다. 더 나아가서 신고한 여자에게 소송을 걸면 원래의 당첨금까지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응모작 심사위원 안내

본심 : 최희대 (시나리오 극작가)

예심 : 김혜정 (출판기획자. 출판사 대표), 임지호 (장르문학 칼럼니스트), 현정수 (전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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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 2011-11-03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사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떤 작품들인지 빨리 보고싶네요.
그리고 본선에 오른 작품들도 공개해주시면 안될까요?
응모자들 격려 차원에서 본선진출작 제목이라도 공개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cqcq 2011-11-04 17:1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출판사 포레입니다.

말씀해주신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야옹 2011-11-05 10:5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동의합니다~
본선 진출작도 공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응모자들도 사기진작 차원으로^^

떨어진 1인 2011-11-05 23:0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본선 진출작 공개 찬성 1표

본선 진출작 2011-11-05 23:5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보고 싶네요 본선 진출작!!
제목과 한줄평 정도를 공개해도 호응이 클 것 같아요. 천여 명 중 37명이라니, 사기진작에도 도움이 될 듯하고... 다음 대회를 더 뜨겁게 달구지 않을까요? ^^
37편이면 책으로 묶어서 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포레 측은 계속 계획이 없다고 하는데 한국의 4페이지 미스터리를 보고 싶어하는 독자들이 많네요.

나결 2011-11-07 17:14   좋아요 0 | URL
정말 본선진출작 궁금하네요~공개해주셨으면!
윗분 말씀처럼 작품들 묶어서 내도 괜찮을 듯 싶고요-
책으로 나온다면 더더욱 사기가 올라가겠네요 ㅎㅎ

sUn 2011-11-03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위에 글 저도 찬성

찢겨진기억 2011-11-04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가상을 받은 찢겨진 기억을 출품한 작가인데요, 참가상 상품인 당신도 해리 포터를 쓸 수 있다, 란 책은 어떻게 받는 건가요?
이일로 따로 주소를 남겨드려야 하나요?

감사합니다. 수상하신 다른 작가분들도 축하드려요-*

cqcq 2011-11-04 17:19   좋아요 0 | URL
아!!!! 축하드립니다!!!

상품에 관한 것은 다음주 월요일에 연락을 드려 말씀드리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푸후르 2011-11-04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다음에 또해요. ㅋㅋ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당선되신 분들 모두 축하드려요!

sunshinew 2011-11-04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사평보다 심사위원 프로필이 더 충격적이네요. 1300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2011-11-06 0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자요 본선진출작도 공개해주세요

아아 2011-11-06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꺼.. 없구나.

아이원 2011-11-0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최소한 심사위원을 하려면 기존작가나 경력있는 작가를 선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본인도 작가 프로필 보고 실망하고 갑니다. 그리고 최소한 2명의 작가가 심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한 명이 작품을 고르면 개인적인 취향으로 선택한다는 것은 자명한데 참 갑갑합니다.
1400명이 수긍할만한 작품이 선정됐기를 기대하며 당선작이 나오면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출품자들과 마찬가지로 본선에 오른 작품들도 보고 싶습니다.

ㅎㅎㅎ 2011-11-07 18:1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시원하게 말씀해주셨네요.

cqcq 2011-11-08 12:0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포레입니다^^

1300평 이상의 응모작을 최희대 작가님이 심사하신 건 아닙니다^^;; (불가능한 일이겠죠T.T)

5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장르문학 전문편집자, 10년 이상의 편집경력을 지닌 출판기획자, <4페이지 미스터리>를 번역하신 현정수 작가님(우타노 쇼고, 아야츠지 유키토, 히가시가와 도쿠야 등의 작품 번역) 등이 1차 심사에 참여하셨습니다.

모쪼록,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라훌라 2011-11-08 15:11   좋아요 0 | URL
심사위원의 경력은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닙니다. 이분들도 해당 분야에서 경력을 갖추신 분들이고, 나름의 안목과 기준을 가지고 선발하셨겠지요. 그분들의 경력을 문제 삼아 이런 비판을 하기보다는, 그분들이 선발한 심사결과(당선작)을 읽어본 뒤에 비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ㅁㄴㅇㄹ 2011-11-0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심사위원이 조금...... 물론 최희대 씨 영화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동일한 장르가 아닌 것 같네요. 그래도 당선되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2011-11-08 08:1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최희대 작가의 영화라고는 하지만, 각본만 쓴 것인지 아니면
촬영대본까지 주욱~~ 각색을 한 것인지 모르는...;

1회니까... 2011-11-08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차피 더 잘 쓴 분들이 있을 거란 생각에 기대도 안했지만 심사위원 딸랑 1명에...
것도 최희대 작가라니.충격적이네요. 차라리 작년 신춘문예 당선자 중, 미스터리 장르를 소화한
소설분야 신인작가라면 수긍하겠습니다.ㅡ,ㅡ

cqcq 2011-11-08 12:0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포레입니다.

위에도 덧글을 남겼습니다만, 심사는 한분에게 부탁드리지 않았습니다.

그 부분은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진진 2011-11-0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본선 진출작 명단을 알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자기 이름이 올라와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니까요.. 그리고 본문에 정수님 성이 다르게 올라와 있네요.

cqcq 2011-11-08 17:5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포레입니다.

아.. 큰 실수를 했네요. (정말 민망하고 송구합니다.)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lardiary 2011-11-12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 이거 열심히 써서 응모했는데....메일로 접수확인됬다는 메일은 왔는데...근데 어째서 보낸메일함에 수신은 확인되지 않은건지 ㅋㅋㅋㅋㅋㅋㅋㅋ원래그런건가요 ?
 



안녕하세요, 출판사 포레입니다.

관심과
성원으로 성황리에 마감된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 심사 현황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포레와
인터넷서점 알라딘이 함께한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2011.9.1~9.30) 결과는 당초 10월말에 발표와 시상을 예정이었으나, 응모작 편수가 1300편을 훌쩍 뛰어넘어 심사하는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에 불가피하게 결과 발표를 일주일 정도 미루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작품은 빠짐 없이 모두 꼼꼼하게 읽어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계실 텐데,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리고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에 응모해주시고 관심 있게 지켜봐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최종 심사 결과는 11월 알라딘을 통해 발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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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엉이 2011-10-27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헉~ 연기 됐네요. 그런데 이 공지는 어디가면 볼수있는 건가요?
블로그 관리자분이 포레쪽 직원이신가요? 아님, 개인 메일로 받으신건가요? 궁금해요요용~

외국소설/예술MD 2011-10-28 09:09   좋아요 0 | URL
출판사에서 메일로 제게 공지 내용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출판사의 별도 공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 저는 알라딘 직원입니다 ㅎㅎ

태양 2011-10-28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37편이 본선에 올랐다더군요. 1300편 중 37편이라....엄청난 파워를 가진 작품이 되겠네요. 기다려집니다.

부기 2011-10-31 15:3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37편 본선작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외국소설/예술MD 2011-10-31 15:51   좋아요 0 | URL
본선작 전체를 공개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수상작이 정해지고 나면 수상작들에 한해 공개될 것 같네요. 물론 출판사에서 어떻게 결정할 지 저도 확신할 수는 없지만요 ^^;;

우한울 2011-10-3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푸하하..1300편이요... 정말 읽는다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엄청난 참여율이네요.

외국소설/예술MD 2011-10-31 15:52   좋아요 0 | URL
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참여였습니다;;

한작가 2011-10-3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거 거의 신춘문예 수준 아닌가요? 우리나라도 곧 장르문학에 획을 그을 작가가 탄생할 거 같아요~^^

외국소설/예술MD 2011-11-03 15:43   좋아요 0 | URL
저도 국내의 장르문학 창작 저변이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활동하시는 작가분들께 힘을 실어 주세요 ㅎㅎ

부엉작가 2011-11-0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미스터리 공모전이 많았으면 해요 .. 뽑히면 좋을텐데 ㅠㅠ
한국의 미스터리소설은 별로 없어서 외국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많은 재능을 가지신 분들이 미스터리 소설을 쓰시면 좋겠어요

외국소설/예술MD 2011-11-03 15:44   좋아요 0 | URL
네 기반도 더 탄탄해지고 작가층도 더 넓어졌으면 하는 게 모든 독자들의 바램이 아닐까 합니다

이작가 2011-11-0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혹시 당선작은 메일로 당선 소식을 받아 볼 수 있는건가요? 궁금하네요.

외국소설/예술MD 2011-11-03 15:44   좋아요 0 | URL
당선작은 출판사에서 개별 통지도 드린다고 합니다.

starover 2011-11-02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 많네요. 어쩐지 결과가 안 나와서 궁금했더니..

외국소설/예술MD 2011-11-03 15:4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상상을 초월한 응모 숫자였죠..^^;;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에 참여하신 여러분! 

출판사 포레에서 공지가 왔습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기꺼이 들뜬 마음으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출판사 포레입니다.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 접수 현황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출판사 포레와 인터넷서점 알라딘이 함께한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9.1~9.30)의 마감 결과, 응모된 작품 수가 총 1300편을 넘어섰습니다. 근래에 이토록 뜨거운 반응이 있었던 문학 공모전이 없었을 정도로 정말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셨고 참가해주셨습니다. 열띤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응모 메일은 확인되는 즉시 개별적으로 메일을 드렸으므로 확인해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마감 시한이 지난 이후 응모하신 분들의 경우, 심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안타깝지만 모두 심사 대상에서 제외됨을 알려드립니다.
 

공모전의 심사는 10월 중 장르문학 편집자, 번역가, 시나리오작가 등이 참여하여 진행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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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1-10-1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과연 '보물창고' 블로그입니다. 이런 블로그가 있는 줄 오늘 알았네요. 아래의 외국 소설 소개글도 찬찬히 봐야겠네요. 오늘은 4페이지 미스테리 보느라 진을 다 빼서. 하하.
그나저나 공모전도 했었군요? 와...공모전 당선되면 당선작 소개도 해주시겠네요. 기대기대.

외국소설/예술MD 2011-10-13 15:00   좋아요 0 | URL
네 이 서재에서 공모전 관련 소식을 계속 전달해 드릴 예정입니다. 저도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서재는.. 좀더 자주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김나영 2011-10-25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작품을 보내드렸는데 응모메일은 안온것같아요ㅠㅠ
받았다고 확인메일인가요???

외국소설/예술MD 2011-10-27 15:37   좋아요 0 | URL
그 문제는 출판사 쪽에 메일로 문의해 보시는 쪽이 좋겠습니다. 저는 직접적으로 심사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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