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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사람을 죽이는 책을 어째서 추천하게 되었는가... 마지막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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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추천



푸른 불꽃
  / 기시 유스케 지음 / 이선희 옮김 / 창해


  이번 추천 시리즈의 마지막은 가장 망설였던 책으로 선택했다. 청소년이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라서다. 우발적인 범행도 아니고 완전범죄를 노려 치밀한 계획 하에 사람을 죽였다. 요즘 어지간한 소재들이 청소년 소설로 잘 나오고 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이 치밀한 살인극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권하기에는 좀 망설여졌다. 그러나 그 망설임이야말로 추천해야 할 이유가 아닐까 싶다.

  주인공 슈이치는 사람을 죽였다. 그런데 이 17세의 고교생은 어느 면에서 보더라도 불량 청소년이라고는 부를 수 없다. 자전거 타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가족을 사랑한다. 여자친구도 있고 학교에서도 잘 지내고 있다. 그러나 사람을 죽였으므로, 원인-문제를 찾아야 한다. 슈이치의 문제는 가족을 너무 사랑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점점 불행해져가는 자신의 가족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알아차릴 정도로 똑똑했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소중한 엄마와 여동생을 괴롭히는, 술주정과 폭력을 일삼는 엄마의 전남편을 어떡할 것인가. 그럭저럭 행복했던 가족은 이제 완전히 파괴되기 직전인데 세상에서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심지어 법도 경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 틀리면 다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 남자에게서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본들 아무런 위안도 얻을 수 없을 것이었다. 여차저차 해서 천신만고 끝에 폭력죄로 감옥에 간들, 길어야 몇 년 뒤에는 더 악랄해져서 돌아올 것이었다.

  자,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아직 가진 사람은 당신 뿐이다. 아무도 도와주지 못한다. 심지어 당신조차 그와 싸워서는 이길 수 없다. 이제 무엇을 하겠는가. 이 물음은 다른 식으로도 가능하다. '이제, 정의란 무엇인가.'
 
  물론 슈이치의 선택은 결코 이해받을 수 없다. 죽어 싼 인간이 있는 것과 그 인간을 죽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작가는 이 소년의 눈높이로 글을 쓰지만, 결코 그에게 동화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작가 자신조차 판단할 수 없어서였는지도 모른다. 대체 뭘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질문은 후회의 다른 말일 뿐이다. 과거에는 만약이라는 게 없다. 돌이킬 수도 없다. 비극은 목을 죄어 들어온다. 당연히 모든 책임은 본인이 진다.

  <푸른 불꽃>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살다보면 사방이 벽으로만 둘러싸인 듯한 날이 분명히 온다는 거다. 결코 답이 없을 것 같고, 아무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이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니가 나쁜 사람 아니니까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헤쳐 나가라는 소리가 아니다. 슈이치가 그 증인이다. 나는 이 책을 말하면서 '그러니까 이렇게 하라'고는 말할 수가 없다. 다만 그런 출구 없는 현실과 맞딱드렸을 때, 일단은 포기하지 말고 이를 악다물고 버텨달라고 말하고 싶다. 잘잘못은 세상이 정해준다(늘 옳지도 않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마땅히 한 일에 책임을 지고, 혹 억울하더라도 일단 계속 버티는 것이다.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건 거기까지다.

  요즘 세상에, 이렇게저렇게 하면 다 잘 될 거라는 얘기는 거짓말이다. 사실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딱히 해줄 말이 없어서 미안하다. 현실은 일종의 계급사회다. 계급은 경제력 뿐만 아니라 한 인간의 현실반경을 정의한다. 묘수도 기적도 없는 세상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소년소녀들은 어딘가에 부딪힐 것이다. 나는 그 벽을 둘러싼 수많은 전략들 중에 뭐가 좋은지 알지 못한다. 다만 그 앞에서 주저앉지만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

  엄마의 전남편을 죽이기 전에, 그래도 이 가족을 지킬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자각하던 순간의 슈이치는 마치 갑작스레 터져나온 폭죽처럼 빛났다. 푸른 불꽃은 결국 모든 걸 태워버렸지만, 그 발화하는 순간만큼은 더없이 아름다웠던 것이다. 불꽃이 되지는 말고 그 불꽃의 색깔만 기억해두자.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둘러싸고,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순간의 소년을. 이 책을 읽게 될 소년소녀들이 그것만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청소년MD 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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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소설/예술MD 2010-08-20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는 20일 자정을 기점으로 종료됩니다.

aida 2010-08-20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추천글이라 그런가 왠지 더 감동적이네요.ㅎ
드디어 대장정을 마치셨군요. 애쓰셨습니다. 또 축하드리고요.ㅋ
덕분에 그동안 좋은 책들 많이 접했고 또 꽤 샀습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0-08-23 09:08   좋아요 0 | URL
네, 출근하고보니 마치 당연히 있어야 할 스케쥴이 하나 사라진 듯한 느낌이네요.
많이 보아주시고 많이 구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루체오페르 2010-08-20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몇일 이런 주제와 질문을 던지는 책들을 보다보니 마음이 싱숭생숭 하네요.^^;
이런 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이군요?
청소년은 넘어섰지만ㅋ 저도 덕분에 즐겁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MD님^^

외국소설/예술MD 2010-08-23 09:08   좋아요 0 | URL
잘 보셨나요 ^^;
그것만으로 충분하네요 저에게는요. 아마 칼 세이건 본좌님 때문이었을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ㅎ

치니 2010-08-20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이야 다르지만 이 글을 읽자니 구스반산트의 영화 <파라노이드 파크>가 생각나요. 아들이 열일곱이 되어 그 영화를 최근에 봤는데, 제 인생의 영화 리스트에 올리던 걸요. ^-^ 그렇다고 애가 누굴 그렇게 죽여도 된다고 생각하진 않을 거라 믿어요. 당연히 푸른 불꽃만 기억하겠지요.

다락방 2010-08-20 16:50   좋아요 0 | URL
파라노이드 파크 말씀하시는 거지요 치니님. 파크, 파라노이드 파크. 저 그 영화 포스터만으로 일단 좋아하기 시작해서 혼자 극장 가서 본 영화.

파라노이드 파크 본 성인 1人

니나 2010-08-20 16:53   좋아요 0 | URL
이히. 나도요 나도. 미로 스페이스에서 봤어요.
그 영화의 스케이트 보드 타는 푸른빛 장면들이 왠지 푸른 불꽃이라는 제목과 잘 겹쳐져요...

오늘 글은 진짜 더 울컥, 하네요. 당일배송은 이미 오고 있는데... 보관함으로 가자 아가야...

치니 2010-08-20 17:16   좋아요 0 | URL
<파라노이드>는 <파라노이드 파크>로 일단 수정했고요, (고마와요 다락방님)
아이 참 최원호 피디님이 이렇게 우리끼리 노는 거 다 보고 있을텐데, 왠지 수줍. ㅋㅋㅋ

다락방 2010-08-20 17:31   좋아요 0 | URL
아 치니님. 최원호 엠디님 말씀하시는거죠? 피디에서 또 빵 터졌어요. 아 나 자꾸 이런거 말해줘서 치니님이 나 미워하겠다. 그치만 파라노이드 파크로 말해주라는 건 니나님이 시킨거에요. ㅠㅠ

니나 2010-08-20 17:52   좋아요 0 | URL
아, 시켰...다...라고도 할 수 있지만
파라노이드 파크, 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망설였..더여... ㅠㅠ

치니 2010-08-22 15:42   좋아요 0 | URL
ㅋㅋㅋ 피디님이라고 쓴 건 그냥 놔둘래요. 왠지 피디님 포스인 최원호 엠디님이기에. 이힛, 저의 실수로 여러분들이 즐거우신 거 같기도 하고.

외국소설/예술MD 2010-08-23 09:11   좋아요 0 | URL
네 뭐 피디면 어떻고 엔엘이면 어떻습니까.. 엠디보다는 피디가 멋있어 보이긴 하지만요;
저도 구스 반 산트 좋아합니다. 특히 엘리펀트요.

다락방 2010-08-20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인의 삶과 선택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든 함부로 단정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위에 쓰신것처럼 우리는 종종 "대체 뭘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라는 질문을 곧잘 맞닥뜨리니까요. 너라면 다른 어떤 선택을 하겠니? 라고 했을때 과연 옳고 현명한 대답을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나 역시도, 라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면요?

묵직할 것 같아서 저도 이 책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루체오페르 2010-08-20 19:43   좋아요 0 | URL
옷 다락방님~
제가 위의 댓글을 쓰게 한 책과 주제가 담긴 페이퍼를 주신 장본인(?) 등장이시군요.ㅎㅎ

외국소설/예술MD 2010-08-23 09:19   좋아요 0 | URL
단언하건대, 인간은 미래를 알 수 없으므로, 명백한 오류가 아닌 이상 누구도 타인의 선택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가끔은 명백한 오류를 저질러서 그걸 지적하는 것임에도 '내 선택이니 가만 있으라'며 당당한 사람들도 있더군요. 그럴 때는 좀 안타깝습니다. 물론 이건 소수 상황이죠. 근데 소수 상황이 더 골때리는 것 같습니다.

그 외 대부분은 다락방님의 말씀과 비슷합니다. 사람은 미래를 볼 수 없으니 조언은 마치 도박처럼 이루어지죠. 맞으면 좋고, 아님 말고... 조언과 예언의 기만효과에 대해서는 이번 추천 시리즈 중에 '생각의 오류'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아니면 반값 세일 중인 '사람들은 왜 이상한 것을 믿는가' 도 좋아요.
 

잘 사는 것과 멋지게 사는 것의 차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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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추천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로버트 카파 지음 / 우태정 옮김 / 필맥


  표지는 이미 유명한 사진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실감나게 재현되었던 곳, 노르망디의 오마하 비치다. 실제로 거의 초 단위로 사람들이 쓰러졌던 곳이다. 너무 위험해서 아무도 지원하지 못했던 그곳에 유일하게 촬영 지원한 사진기자가 이 사진을 찍었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 카파라고 한다.

  베트남에서 지뢰를 밟고 죽을 때까지, 그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바꿔 말하면 폼이 났다.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그런 삶을 한번쯤 꿈꾸었을 것이다. 삶과 죽음이 힘을 겨루는 전쟁터를 헤쳐 나가는 치열함. 카메라 한 대 울러메고 전 세계를 방랑하는 고독함. 뜨거운 사랑과 가슴아픈 이별. 그는 좀 귀염상의 외모만 제외하면 문자 그대로 이상형의 마초였다. 단 하나의 꿈, 사진에 대한 열망 하나로 영화보다 극적인 삶을 살았던 남자.

  카파가 직접 쓴 이 책에서 청소년들이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그 '간지'의 그림자다. 그는 많은 것을 포기했다. 포기한 것들보다 그가 가지고자 한 것들을 살펴보는 게 빠르겠다. 카파는 사진과 전쟁 외의 모든 것들을, 심지어 사랑까지도 포기했다. 아무 괴로움 없이 그러했던가? 아니다. 이 책에서 2차대전을 돌아보는 카파는 계속 괴로워한다. 이제는 돌아갈래야 돌아갈 수도 없었던 것이다. 모든 폼나는 인생에는 대가가 따른다. 완벽한 삶도, 행복에 영영 젖을 수 있는 삶도 없다. 그러니까 꿈이란, 달성하는 순간 모든 시름을 잊게 되는 시험이 아니다.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선택을 믿어야 하는 끊임없는 흔들림의 연속이다. 꿈은 목표가 아니라 태도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그런 고민은 꿈이 없이 살더라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잃어버릴까봐 두려워 가지지 않는다는 망설임이 그 대상이다. 꿈이 없는 것보단 있는 게 여러모로 낫다. 단지 그 꿈은 '합격하셨으니 이제 인생 피셨습니다'가 아니라 영원한 고민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예방접종이다.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다.




-청소년MD 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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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ong 2010-08-20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떻게 살아도 인생은 어려운 것인가 봅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0-08-23 09:20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치니 2010-08-20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은 목표가 아니라 태도다' - 오!

외국소설/예술MD 2010-08-23 09:20   좋아요 0 | URL
사실 저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왜 삶은 계속될까? 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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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알파
/ 아시나노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


  이 책 속의 인류는 아주 천천히 멸망해가고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지구 온난화나 환경 오염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문명 자체도 그 재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쇠퇴하게 시작했다. 그러니까 소멸이니 종말 같은 단어가 (좀 과장해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이 만화는 엄연히 세계 종말에 관한 이야기다. '카페 알파'가 있는 일본만 해도 점점 솟아오르는 바다 때문에 작아지는 중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조용하다. 뿐만 아니라 평화롭다. 안드로이드인 주인공에게 카페를 맡겨놓고 잠시 떠난 주인장(인간)은 몇 년째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괜찮다.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니까. 혹 돌아오지 않더라도 괜찮다. 원래 모든 것은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이니까. 슬프겠지만, 그래도 카페는 문을 열 것이다. 사람들보다 훨씬 오래 살도록 만들어진 그녀의 눈에 비친 세상은 만남의 기쁨과 헤어짐의 슬픔이 끊임없이 반짝이는 별밤 같다.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든다고 해서 헤어짐의 별빛이 더 많이 깜빡이지는 않는다. 그 나름의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많은 생물들은 여전히 태어나고, 그녀와 같은 안드로이드들 중 몇몇은 수백 년에 걸쳐 지구를 여행할 테니까. 그러니 때로 슬퍼하더라도, 기쁨보다 더 슬플 수는 없다. 사라진 만큼 태어난다. 헤어진 만큼 만난다. 오랜 세월동안 카페를 지키고 있는 그녀는 그런 지혜를 터득했다. 시간이 가져다준 지혜를.

  조금 다른 꽃이 피더라도, 겨울이 점점 따뜻해지더라도, 영원히 봄은 되풀이되고 마음은 들뜬다.

  이 작품의 교훈은 딱히 없다. 세월이 바람처럼 지나가고, 곧 추억으로 변할 소소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때로 슬프더라도 천천히 일어나서 다시 내일을 맞는' 만화다. 시간을 죽이는 게 아니라 시간을 잘 보내는 법, 그러니까 시간을 잘 마중하고 전송하는 법에 대한 만화다. 말하자면 <카페 알파>는 훈훈하고 소박한 에피소드로 가득찬, 재미있는, 작은 불교 경전이다. 그러니 청소년들에게'도' 권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쉽고 재미있다.


*이미 전 14권으로 완간된 만화이나, 현재 개정 소장판으로 1권이 재출간되었음. 추후 개정판으로 계속 나올 예정.



-청소년MD 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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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8-18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 때로 슬퍼하더라도, 기쁨보다 더 슬플 수는 없다. 사라진 만큼 태어난다. 헤어진 만큼 만난다.'
이 멋진 만화에 이 멋진 추천사라니. 아낌 없는 추천!

외국소설/예술MD 2010-08-19 14:20   좋아요 0 | URL
담당엠디님이 오셨군요 ㅎ.. 이거 왠지 부끄럽네요;;;

치니 2010-08-1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오늘부터 우리는> 이후로 이렇게 전권을 소장해야 하는 만화에는 눈길을 돌리지 않으리라 결심했건만! ㅠ

외국소설/예술MD 2010-08-19 14:21   좋아요 0 | URL
어쩐지 죄송합니다; 왠지 죄송하네요; 막 눈이 가게 해서 죄송합니다;;
 

경고. 슬픈 걸 싫어하시는 분은 넘어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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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
/ 고다마 사에 지음 / 박소영 옮김 / 책공장더불어


  '처분'이라고 쓰여진 케이지에 들어있는 동물들이 있다. 녀석들은 곧 가스실에서 죽는다.

  반려동물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동물이다. 물론 그 동물들 중 대부분은 야생에서 살아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인간이 그들을 길들였고, 길들여서 함께 살아야만 하도록 만든 뒤에 버렸다. 그렇게 버려진 동물들을 유기동물이라고 한다. 신뢰와 사랑을, 아니 그들의 삶 전체를 가져온 다음에 그대로 내다버리는 행위. 그나마 '달리 어떻게 처분할 방도가 없어서' 그 동물들을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 아무 목적도 없이 아무 죄가 없는 생명을 꺼뜨리는 일이 매일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르포 계열 책들이 어떤 감수성을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최대한 서술을 압축해서 상황을 짧게 보여주는 데서 그칠 때다. 이리저리해서 어찌 되었다는 가치판단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판단이 없는 게 아니다. 특히 슬픈 사건들에서, 그 거대한 감정의 진폭은 문장들의 행간에, 페이지의 빈 공간에 분명히 도사리고 있다. 슬픔은 공백으로 표현된다. 슬픈 르포르타주들은 어느 순간 입을 다문다. 비극은 침묵이 전달한다.

  그리고 사진이 있다. 버려진 동물들의 사진이다. 간단히 찍을 수 있는 사진들 같지만 느낌이 만만치 않다. 멍하게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개가 있고, 그 개가 들어간 케이지 문에는 '처분 11'이라고 쓰여져 있다. 서술은 2-4문장에서 그친다. 어떻게 개가 왔고, (당연히) 가스실에서 죽었다. 다른 사진에는 가스실 안에 있는 자루가 찍혀 있다. 자루 안에는 새끼 고양이가 들어있다. 고양이는 보이지 않고 자루만 보인다. 그게 더 슬프다. 많은 이야기가 침묵 속에서 뿜어져 나온다.

  이 책에서는 따로 배울 부분이 없다. 슬퍼하면 된다. 그리고 그 슬픔만큼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뿐이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이 책의 편집에는 아쉬움이 있다. 원서에 추가되어 국내 유명인사들의 반려동물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문장이나 분위기가 다르다. 그래서 원서 부분과 국내 추가 부분이 서로의 맥락을 끊어먹는 경우가 생긴다. '분위기'가 중요한 책이기 때문에 맥락이 끊기는 건 상당히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이 책의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겠다. 소중한 기록들이 담겨 있다.책을 읽을 수 있는 모두에게 권한다.



-청소년MD 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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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야 2010-08-17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읽으면서 펑펑 울었었죠..
리뷰를 쓰면서도 울었었죠...
정말 인간으로서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잔혹한 짓을 하고 있는지.....

외국소설/예술MD 2010-08-18 11:5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아니 저는 울지 않으려고 꽉 깨물고 읽었어요. 몸에는 울음을 참는 게 안좋다지만;

역사 분야 책들을 보다보면 우리 인간들에게 답이 있기는 한걸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merong 2010-08-18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강아지 눈빛도 추천의 글도 너무 슬퍼요. 길들인 다음에는 버리지 말고,버리지 않을 자신이 없으면 길들이지 말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집에 가서 화분에 물주면서 그동안 소홀해서 미안하다고 말해야지.

외국소설/예술MD 2010-08-18 16:2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서 뭘 못 키우고 있어요. 하려면 잘 해야지..

산이야사랑해 2010-08-25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능이 더 높고 낮고를 떠나서 우리랑 똑같은 고통을 느끼는 생명이라는 사실만 잊지 않아도 그들에게 절대 함부로 할 수 없을텐데..ㅠ 인간은 자신의 작은 아픔,상처는 크게 느끼면서 동물에겐 그저 무생물과 다름없이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슬픕니다. 늘어나는 유기견의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죠ㅠ 인간에게 책임감을 기대하기 힘들다면 법이나 제도로라도 저들의 처량한 죽음이 늘지 않도록 막아줬음 좋겠는데 그마저 쉽지 않네요. 하나 하나 안타까운 많은 생명들이 부질없이 죽어가는 현실이 반복되지 않길 바랍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0-08-26 11:47   좋아요 0 | URL
어디까지가 옳은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돈이 있어서 산다는 건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능한 세상이니까요. 사람만 빼고는 비용만 투자하면 그 '처분'마저 가능한 것도 사실이고요. 인도적인 행동을 인간 외의 존재에게도 강제하는 법이 생길 수 있을까요. 정말 이도저도 불가능하다면 법이라도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왜 위대한 실험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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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 로버트. P. 크리즈 지음 / 김명남 옮김 / 지호


  무려 기원전에, 초음속으로 날지도 않고, 말을 하지도 않는 평범한 나무 지팡이 하나로 지구의 둘레를 잰 사람이 있었다. 정말이다. 방법도 참 쉽다. 나무 지팡이를 땅에 세우고, 지팡이의 그림자와 그 각도만으로 지구의 둘레를 잴 수 있다. 실제 지구 둘레와 비교하면 상당한 근사값이다. 작대기 하나로 지구의 둘레를 잰다는 것. 그 발상과 논리가 너무 선명하고 깔끔해서 빛이 나는 듯하다.

  더이상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선명한 형태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면, 마땅히 '생각하기'에 대해서도 그 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에 들어있는 실험들의 아름다움 역시 그 선명함에서 온다. 그 아름다움은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느끼는 감탄과 별다르지 않다. 독특한 발상과 군더더기없는 전개, 그리고 사람들을 놀라게 만드는 경이로운 결론.

   저자인 로버트 크리즈 역시 실험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면에 주목한다. 성실한 연구와 명석한 논리, 명쾌한 실험 구상, 위기를 돌파하는 데 쓰인 몽상가적인 기질들. 마지막으로, 논리적으로는 명확하게 들어맞지만 '아무도 그 이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결과들. 실험이 있기까지의 과정들은 영단어 그대로의 Drama이고, 실험 과정들은 마치 바흐의 음악 같다. 위대한 실험들은 하나같이 아름답다. 과학 속에서 위대함과 아름다움은 거의 동의어라고 봐도 좋다.

  이런 책에는 흔히 '역사를 바꾼' 이라는 제목이 달리기 쉽다. 실제로 이 책 속의 실험들도 과학사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발견했다. 그러나 보통의 책들은 거기서 그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과학은 아름다움과는 별개의 세계라고들 말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과학은 빛을 잃고 암기할 공식과 단순한 문제풀이의 세계로 추락한다. 생각해 보라. 그 어떤 아름다움도 없는데 왜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매달리는가? 그 수많은 천재들이 다 변태라서는 아닐 것이다.

  이번 추천 연재에 과학책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무엇이든 그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식 속에서 사람들이 아름다움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분야들, 예를 들어 예술이나 문학, 혹은 역사(리얼 드라마 아닌가) 같은 학문에 비해 과학의 아름다움은 과소평가되거나 아예 논의조차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그러니 이 책 속에서 빛나는 과학의 엄정한 아름다움을 느껴 보시길. 세계는 그만큼 더 넓어지고 더 많이 빛나게 된다.


*이 책은 실험 자체의 원리를 기초부터 다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과학에 약한 청소년들은 부모님 혹은 좋아하는 과학 선생님의 자문을 구해가면서 읽기를 권합니다.



-청소년MD 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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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10-08-16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5년을 지내고도 저는 왜 이제야 이 서재를 알게 된 걸까요.
즐찾했구요,자주 들리겠습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0-08-17 14:37   좋아요 0 | URL
왠지 가슴아픈 닉네임을 갖고 계시군요. 아 제가 그렇다는 겁니다. ㅎ

여기가 원래 좀 비인기 서재였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아시는 분만 오신다는 자부심..?

종종 놀러오셔서 즐겁게 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2010-08-17 0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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