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1조, 나라의 첫 문장 - 헌법 1조 우리의 약속
서해경 지음, 김소희 그림 / 풀빛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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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늘 듣던 이 문장이 왜 이렇게 다르게 들릴까.

이 책은 헌법 1조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와 '주권'이라는 단어가 단순한 교과서 속 용어가 아니라 바로 나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려준다. 어려운 개념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왜 나라의 주인이 나야?”, “내가 왜 정치랑 관련 있어?” 같은 아주 기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세계 여러 나라 헌법 1조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 단순 비교가 아니라, 각 나라의 역사와 정치 체제 속에서 헌법이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지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초등 고학년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문장 구성이고, 교실에서 토론이나 프로젝트 수업으로 활용해도 손색없다.

특히 “우리가 함께 약속하고 지키는 게 헌법이다”라는 문장은 단순한 법 조문이 아니라 공동체의 약속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교과서보다 현실적이고, 수업보다 생생한 헌법 이야기.
한 번쯤 ‘정치’와 ‘주권’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이야기하고 싶다면, 이 책은 아주 좋은 출발선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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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탕 - 가족의 소박한 일상과 고운 꿈을 담은 동시집
김하온 외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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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정겨운 『가족탕』엔 소소한 일상과 따뜻한 웃음이 담겨 있다.

수업 시간의 우당탕, 여름날 목욕탕의 기억, 사탕 하나에 담긴 감정들.
흘러가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동시로 꾹꾹 눌러 담았다.

동시를 쓴 건 쌍둥이 남매.
『국수 때밀이』로 이미 이름을 알린 이들은 이번에도 가족과 함께 책을 완성했다.
삽화도 그림 좋아하는 시리얼이 직접 그렸다.

〈별사탕〉에선 이런 시가 나온다.

“달짝지근한 별의 맛
잠이 솔솔 쏟아지는 맛”

짧은 시지만 여운이 길다.
웃음이 나오다가도 문득 울컥하게 만드는 문장도 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생각보다 깊고, 넓다.

『가족탕』은 그냥 귀엽기만 한 시집이 아니다.
가족이 함께 쓴 글로, 글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방식 그 자체가 감동이다.
함께 읽으며 낭독하고, 떠오른 감정들을 나누기 좋은 책.

가족이란, 매일 보는 익숙한 얼굴들과의 반복된 하루가 아니라
작은 말 한마디, 눈빛, 웃음 속에서 쌓여 가는 이야기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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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왕 1 - 젤레즈니 여왕 데네브가 한 곳에서 새로운 별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대장장이 왕 1
허교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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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이 작가님 알아요."

아이는 이 책 <대장장이왕>을 두루두루 살피더니, 허교범 작가님을 안다고 말하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더니 자신이 지금 읽고 있다는 <불붙은 링을 뛰어넘는 소년>을 가지고 왔다. 그러면서 - 보통은 내 책에 1도 관심이 없는 아이가 - 이 책은 무슨 내용이냐며 자세하게 묻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왜 대장장이가 왕이냐고 물었다.

이 책은 대장장이 왕이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과 낯선 소국들, 제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1권에서는 황제와의 조약으로 인해 왕임에도 왕이 아닌, 스타인의 허수아비 왕과 왕자, 마법사 왕과 그 모든 것의 존경을 받는 대장장이 왕을 다루고 있다. 대장장이 왕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흉계를 꾸미는 황제와 대장장이 왕을 위해 봉사하는 사제 간의 갈등이 주를 이룬다.

처음에는 판타지 소설에 뼈가 굵은 나도 왜 대장장이왕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장대한 세계관을 머릿 속에 그리는데 잠깐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변두리 왕국 스테인부터 천천히 따라간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오줌 세 방울이라는 (책 읽은 분들은 아실 것이다) 이 책만의 이디엄을 만들어낸 허교범 작가의 재미난 센스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목욕탕과 화장실에도 이 책을 들고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나 자신이 그러했다)

1권이다보니, 전체적인 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되었기에, 아직은 이 세계관에 대한 그림이 아주 자세하게는 그려지진 않는다. 스테인과 마법사 왕국, 제국과 여왕의 나라까지 언급이 되었는데, 각각의 나라가 어떤 환경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특히 궁금한 것은 마법사 왕국이다. 대장장이왕과 멀리 떨어진 곳에 마법사 왕국을 건설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대장장이왕의 마법은 마법사왕의 그것과 다를까?

좀 더 더 알고 싶어서 갈증난다. 1권을 읽자마자 2권이 언제 나오는지 찾아보게 된다. 대장장이왕이라는 신선한 소재도 좋고, 흐름도 좋다. 1권에 뿌려진 무수한 떡밥을 회수하며 더 큰 재미를 주는 2권이 어서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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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 읽기 금지!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5
디에고 아르볼레다 지음, 라울 사고스페 그림,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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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는 것에는 오히려 하게 하고 관심을 갖게 하는 힘이 있나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누군가가 하라고 하면 하기 싫고 하지 말라하면 나쁘고 위험한 것이라도 하고 싶어진다. (그러니까 그렇게 학교에서 사건 사고가 많은 것이겠지 ㅜㅜ) 누구보다 사고를 잘 치는 으젠느와 사람들의 기대가 많은 앨리스의 성장이야기이다.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것들이 아이들을 더 망치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하지 말라고 판단을 하고 아이들에게 경험할 기회조차 뺏는 것은 아닐까. 조금의 이탈과 일탈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사랑이라는 미명으로 말이다.


루이스 캐럴 읽기 금지라는 호기심 가득한 책 속에 담긴 메시지를 생각하며, 오늘도 내 아이에게 또는 다른 아이에게 정말 해주어야 할 말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고민하게 된다. 재미있는 위트와 날카로운 생각으로 가득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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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감정의 인문학 카페 - 우리가 밀어내려 애쓰는 부정적 감정에 대한 소중한 이야기 십 대를 위한 인문학
정수임 지음 / 팜파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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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든 아이와 함께 읽고 싶어서 이 책을 신청했는데, 내가 더 위안을 받았다. 어린 시절, 친구관계, 부모님과의 관계, 그리고 그저 자라는 일 하나만으로도 힘들고 어려워서 괴로웠던 적이 있었다. 글의 주인공처럼 어머니의 부재 같은 일은 없었지만, 마음이 우리를 괴롭히는 일은 다반수다.


특히 어머니의 부재이후, 아버지와 힘든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주인공은 삶의 의지를 잃어 버린 듯 했다. 길고양이 루아를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 길고양이 루아는 주인공을 한 찻집으로 이끈다. 황폐한 이 곳에 맞지 않는, 밝고 따뜻한 그런 찻집. 주인공은 사라진 루아를 찾기 위해 찾아보다가 찻집 할머니와 만나게 된다.


상처 받은 사람들이 오는 곳, 말을 하고 싶지만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오는 곳. 마음이 튼튼해지는 유자차를 마시고, 용기를 주는 차 한 잔과 따뜻한 위로를 받으러 오는 곳. 누구나에게 필요했던 그런 차가 있는 곳이었다.


부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마음의 찻집이 될 수 있을까.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이와 함께 책을 한 번 더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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