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글쓰기 숙제를 잘 해오지 않는다.

요 녀석들, 벌금제를 도입한 이후로 착실히 써오는 부류와 그래도 잘 안 써오는 부류로 나뉜다.

문제는, 바로 나..

벌금 오천원을 받기로 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받아내야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오천원 내라고 하니까, 그걸로 선생님 쓸 거죠?, 이런다.

에고 내 맘도 모르고서리..

컴에 저장해놓고 가져오는 걸 잊었다는 아이는 이천오백원을 받기도 했는데,

오늘 6학년 남학생 한 명은 벌금을 내거라는 내 말에 자기는 용돈도 적게 받는데 벌금이 너무

비싸다고 울상이다. 좀 낮추자고 한다. 어떡하나, 이미 오천원을 받은 아이는 벌금을 낮추게되면

억울해하지 않을까. 글쓰기 숙제를 잊지 않고 잘 해오게 하는 방법을 갖고 계신 선생니임~~

귀띔 좀 해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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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11-15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각비를 걷었었는데, 2학기되면서 지각 하는 애들은 계속 지각하면서 지각비도 안내고 버티니까, 가끔 지각하면서 꼬박꼬박 내는 애들에게 피해가 가서 결국 그만뒀습니다. 애들이 뻔뻔스럽다고 할까요. 좋은 방법 아시면 제게도 귀뜸을~

이리스 2005-11-15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저래 벌금제도는 좀 무리인것 같아요. 뭔가 다른 제도를 도입하심이. -_-;;;
(대안도 안내놓으면서 ㅎㅎ)

프레이야 2005-11-15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일하는 지부에선 지각 벌금 2천원, 결근 5천원 이랍니다. 오늘도 지각 벌금 냈어요.^^

다솜 2005-11-26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숙제를 해 오는 아이에게는 교사가 보상을 하는게 낫지 않아요. 아이들 주머니를 헐기 보다는. 저는 이 방법 쓰고 있는데 숙제 안 해오는 아이들이 거의 없거든요. 아이들 수준이나 사는 형편따라 혜경님이 적절한 보상 수준을 결정하셔서 한 번 시행해 보셔요. 큰 돈 드는 일 아니니까요.

프레이야 2005-11-28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솜님, 안녕하시죠? 이 방법도 간혹 쓰긴 해요. 그런데 당연히 해와야할 일에 아이들이 유세(?)를 떨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ㅠㅠ. 그래도 벌금보다는 좋은 방법인거 같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아이들은 어제부터 빼빼로데이 준비하느라 내 지갑을 털어갔다.

선생님들에게 드릴 것들은 조금 더 예쁘게 포장된 것으로 하고

친구들에게는 보통 빼빼로(이게 더 맛있다)로 준비해서 한 가득 가방에 넣고

오늘 아침 등교를 했다.

상술에 휩쓸리는 것이란 걸 고학년 아이들은 안다. 그러면서도 이날 얼마나 받았냐에 따라

그 아이의 인기도 뿐만 아니라 평소 인간성과 대인관계 같은 것까지 표가 다 나기 마련이다.

오늘 어떤 아이는 마흔 개 넘게 받았는데 하교길에 놀이터에 잠시 둔 사이 도둑을 맞았다며

섭섭해 했다. 주기만 하고 받지는 못한 아이도 있다고 한다. 왕따라고 한다.

과대포장에 몸에 별로 좋을 것 없는 성분들, 어수선한 교실 분위기에 돈도 들어가고... 등등

빼빼로 데이를 흘겨보는 눈초리가 많지만 정작 아이들은 이 날을 의미있고 즐거운 날로

여기는 눈치다. 평소 좋아하고 있었던 여자친구에게 예쁘게 포장된 빼빼로를 한 가득 선물했다는

남학생(6학년)도 있다고 하는데, 이 남학생을 평소에 보았던 나는 그게 별로 나쁘게 보이지 않고

이뻐 보인다. 귀여운 것..^^

요즘 아이들이 기념하는 날은 점점 우리 고유의 문화와는 멀어지는 듯하다.

추석이나 설날보다 할로윈데이를 더 좋아하고 대보름날 부럼을 먹는 경우는 잘 없어도

오늘같은 날 빼빼로는 하루종일 먹는다.

나도 아이들이 준 빼빼로를 어찌나 먹었던지 지금 속이 느끼하다.

모제과의 블랙빼빼로는 맛있다.^^

그런데 이 제과업체의 모 빼빼로에서 구더기가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한 입 베어물고 한참 들여다봤다.

그리곤 와작와작... 배부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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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밑 악어
마리아순 란다 지음, 아르날 바예스테르 그림, 유혜경 옮김 / 책씨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불필요한 묘사도 없고 군더더기 문장 하나 없는 이 책은 손에 쥐기도 좋은 크기를 하고 있다. 제목만으로는 종내 이야기의 내용을 짐작해보기 어려운 점에서 우선 호기심이 인다.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면 그 가볍고 명쾌함에 주인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주인공은 누구랄 것도 없는 우리네 현대인이다. 진정한 소통의 단절로 오는 소외감을 천형처럼 안고 살아가는 우리 도시의 현대인들이다. 감성 또한 너무 연약하여 별다른 배려없이 내뱉는 상대의 말 한 마디에도 상처를 입는다. 그것은 자신의 안에서 강박증을 일으키고 그 강박의 대상은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다. 현대인의 강박 대상으로 여기서는 구두와 시계가 등장한다. 바쁘게 돌아가며 하루의 쳇바퀴를 굴리고 사는 우리는 정작 남의 시간에 대한 정중한 배려를 잊고 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계로 인해 상처를 입었다면 시계는 자신 안의 악어가 먹어치우는 대상이다. 주인공이 강박증을 일으키는 물건은 구두이다. 구두는 그날의 의상을 마무리 짓는 부분이자 자존심이다. 그것이 사랑을 느끼는 여인 앞에서 까발려져서 구겨졌을 때 예민한 주인공은 상처를 입고 자신으로부터, 이웃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낀다.

이 책은 누구나 안고 살아가는 소외감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경쾌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이야기는 간결한 구도로 그려진다. 인물들은 하나하나 개성있고 위트있게 그려진다.  너절해보이는 감상적인 문장도 없고 괜한 복잡함으로 꼬아놓은 사건 또한 없다. 주인공이 어느 날 침대 밑의 악어를 발견하고 그것을 쫓아내기 위해 약을 복용하지만 결국 본질적인 치유책은 자신 안에 있었다는 점이다. 자신이 먼저 느긋하게 내면의 악어와 마주보기를 하고 기다려줄 때 외부로부터의 관심과 사랑 또한 '악어 극복하기'에 약효를 발휘하기 마련이다.

'아기 돼지 삼형제'의 늑대가 내내 생각났다. 그 늑대와 이 책의 악어는 맞닿아있다. 자신의 내부에서 자아를 옥죄고 '나'를 집어삼키려드는 내 안의 적과 지금 우리는 어떤 눈싸움을 벌여야할까. 너무 진지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어보이고 고민을 털어놓고 다른 사람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는 순간, 내 안의 악어와 상대의 악어는 눈웃음을 보일 것이다. 주인공의 마음을 사로잡은 엘레나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내가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잘 사귀어두어야 한다고. 내 안의 늑대 혹은 악어랑 나는 오늘도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날인가는 나도 모르게 사라져버리고 뽀얀 먼지만이 남아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결말에서 공기처럼 이상한 가벼움에 흡족해한다. 생은 그렇게 먼지처럼 가볍고 설탕가루처럼 달콤한 것이거늘... 예전에 고통스러웠던 것들도 지금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볍게 날려보낼 수 있었던 것들이 아니었나. 침대 밑 악어를 생각해낸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기발랄한 글쓰기 그리고 묵직하되 가볍게 처리한 주제가 한데 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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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11-09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정갈한 글이군요. 중학생 이상이니 함 읽어야겠습니다.

프레이야 2005-11-10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반갑습니다. 기분이 밝아지네요.
 
꿀벌 나무 국민서관 그림동화 35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패트리샤 폴라코는 난독증을 앓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에야 글을 읽을 수 있었다고 하는 그녀는 장애를 이겨내는 과정을 그림책을 통해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의 그림책에는 의미있는 타인들이 등장한다. 아이가 성장함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고 또 소중한 어른들. 아이의  마음을 살찌워주고 감싸주며 북돋아주는 사람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선생님을 등장시킨다. <고맙습니다, 선생님>에서는 멋진 담임선생님을 통해 글을 읽는 마음의 눈을 틔우고 열등감까지 이겨내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져있다.

<꿀벌나무>에서 주인공 초롱이는 책을 읽기 싫어한다. 실제로 유태인 혈통의 할아버지는 지혜로운 방식으로 책읽기의 즐거움과 중요함을 깨우쳐준다. 이 그림책은 책 읽는 과정의 즐거움과 그 결실의 달콤함을 말해주고 보여준다. 책을 읽는 과정을 꿀을 모으는 벌꿀을 찾아가는 유쾌한 모험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 길에는 여러부류의 사람이 합세한다. 아주머니, 아저씨, 아가씨, 양치기소년, 거리의 악사 그리고 거위 한 마리까지, 책은 누구나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느끼게 해 준다.

'달콤한 모험'을 직접 달려서 한 것처럼 책 속에 든 달콤한 꿀은 직접 찾아나서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책표지 위에 꿀벌나무에서 가져온 꿀을 한방울 떨어뜨리며 초롱이에게 말한다. 책 속에도 이렇게 달콤한 것이 들어있다고 말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달콤한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를 물어보고 직접 대답해보게 하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을 보고 책을 읽기 싫어하던 아이가 당장 책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을지 모르겠으나 분명 책을 읽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는 보물에 눈을 반짝여볼 것이다. 그리고 호기심을 가질 것이다.

꿀벌을 따라 정신없이 달려가는 무리들 중 이야기의 순서와 조금 다르게 그려져있는 부분이 있다. 아이들은 이런 것까지 자세히 본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재미있게 우리식으로 번역되었다. 산노래군과 연두양, 완두양, 금반짝양 그리고 복조리아줌마를 만나보면 신나고 활기차다. 꿀을 가지고 돌아온 모든 사람들이 즐거운 파티를 하고 홍차와 빵 그리고 꿀을 나누어 먹는 장면은 시끌벅적하면서 감동을 공유하는 느낌이 든다. 꿀은 그렇게 나누어 먹으며 맛보아야 제맛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지식은 나누고 감동은 함께 느끼는 장면이다. 2학년 아이들과 함께 보았고 모두 재미있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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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희원이는 수학여행을 간다.

에버랜드, 청와대, 소수서원, 전쟁기념관... 뭐라더라 .. 2박 3일로 갈 예정이다.

오늘 바지 몇 점을 사 주었다.

얼마나 많이 자랐는지 나랑 같은 크기의 옷을 입는다.

내일 점심도시락으로 해줄 주먹밥 거리랑 간식도 조금 샀다.

신발이며 양말, 팬티에 시계 까지 내 것을 많이 가져간 큰딸..

어릴 때 참 많이도 힘들게 하더니 언제 저렇게 컸다냐. 키도 같다.

165 cm 정도까지만 자라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아이 반에 벌써 165cm 되는 아이도 많단다.

저는 중간 정도의 키란다. 에고 아담사이즈의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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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30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165... 부디 그렇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또 못 자라면 어때요^^ 건강하고 밝기만 하면 좋죠^^ 수학여행 코스가 참 그렇네요^^;;;

BRINY 2005-10-30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비 소식은 없지만,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친구들과 어울려 재미난 추억 만들고 오길 바래요. 애들한테는 에버랜드 가는 게 큰 즐거움이잖아요.

프레이야 2005-10-31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무엇보다 건강하고 총명하게 자라고 있어 감사해요. 그리고 에버랜드 ㅋㅋ 저는 경주 갔었는데요..^^ 아무튼 친구들이랑 신나게 논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들떠있네요. 잘 다녀오면 좋겠어요. 제가 다 설레는 건 왜죠 ^^ 만두님, 브리니님, 고맙습니다...

하늘바람 2005-10-31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큰 따님이 있으세요? 너무 젊고 예쁘시던데 비결이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