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주 - The Lotus
임형주 노래 / DGNcom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임형주는 나와 우리딸을 팬으로 두고 있었다.

1집에서 완전히 매료되었던 나는 2집과 3집에서 약간의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절감했다.

그리고 몇년 전에는 문화회관에서 열렸던 연말의 음악회에도 가서 좋아라 박수치며 생음악을 들었다.

약간의 공백을 거쳐 나온 4집은 제목에서 오는 차분하고 정갈한 느낌으로 더 기대가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딸이 팬이었기 때문에 이 앨범을 선물하면 아주아주 좋아할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딸은 의외의 말을 내뱉는다. 별로 안 듣고 싶다고..

요즘 부쩍 텔레비전을 많이 보고 가요를 즐겨듣더니 아이의 취향이 바뀌어버린 것 같다.

클라식음악회에도 데려가려고 하면 혼자 집에 있겠다고 고집을 부리곤 하니 말이다.

할 수 없이 이 음반을 혼자서 들었다. 남편도 임형주의 음색을 좋아라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주를 많이 넣지 않아 전체적으로 더욱 깨끗한 인상이다.

중간중간에 우리 악기와 곡조를 넣은 점은 새로운 시도로 보인다.

그런데 연륜이 묻어나지 않아서일까. 이번에는 유난히 음색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페라곡은 오히려 듣기가 좋다. 그런데 한계령 같은 노래는 아무런 느낌을 갖지 못하고 부른 것 같다.

새야새야, 도 우리의 한이 담긴 정서가 배어나오지 않아

시냇물에 발을 푹 담그고 절절히 느끼기보다 물 위를 참방대는 발가락이 연상되었다.

팝페라가수로서 맑은 천상의 목소리가 장점인 그에게 우리 가요는 잘 소화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전의 앨범에서 우리 가곡 동심초 같은 곡을 부를 때에도 어딘지 미흡하여 가슴이 꽉 차지 않았다.

차라리 클래식곡을 부를 때 훨씬 목소리의 장점이 살아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 음반이다.

그래도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앞으로 풀어낼 시간이 많은, 아직은 십대의 이 가수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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