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어제부터 빼빼로데이 준비하느라 내 지갑을 털어갔다.

선생님들에게 드릴 것들은 조금 더 예쁘게 포장된 것으로 하고

친구들에게는 보통 빼빼로(이게 더 맛있다)로 준비해서 한 가득 가방에 넣고

오늘 아침 등교를 했다.

상술에 휩쓸리는 것이란 걸 고학년 아이들은 안다. 그러면서도 이날 얼마나 받았냐에 따라

그 아이의 인기도 뿐만 아니라 평소 인간성과 대인관계 같은 것까지 표가 다 나기 마련이다.

오늘 어떤 아이는 마흔 개 넘게 받았는데 하교길에 놀이터에 잠시 둔 사이 도둑을 맞았다며

섭섭해 했다. 주기만 하고 받지는 못한 아이도 있다고 한다. 왕따라고 한다.

과대포장에 몸에 별로 좋을 것 없는 성분들, 어수선한 교실 분위기에 돈도 들어가고... 등등

빼빼로 데이를 흘겨보는 눈초리가 많지만 정작 아이들은 이 날을 의미있고 즐거운 날로

여기는 눈치다. 평소 좋아하고 있었던 여자친구에게 예쁘게 포장된 빼빼로를 한 가득 선물했다는

남학생(6학년)도 있다고 하는데, 이 남학생을 평소에 보았던 나는 그게 별로 나쁘게 보이지 않고

이뻐 보인다. 귀여운 것..^^

요즘 아이들이 기념하는 날은 점점 우리 고유의 문화와는 멀어지는 듯하다.

추석이나 설날보다 할로윈데이를 더 좋아하고 대보름날 부럼을 먹는 경우는 잘 없어도

오늘같은 날 빼빼로는 하루종일 먹는다.

나도 아이들이 준 빼빼로를 어찌나 먹었던지 지금 속이 느끼하다.

모제과의 블랙빼빼로는 맛있다.^^

그런데 이 제과업체의 모 빼빼로에서 구더기가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한 입 베어물고 한참 들여다봤다.

그리곤 와작와작... 배부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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