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령이 운동회 날이다. 보름전부터 연습을 하더니 어린이날 행사를 겸해 오늘이 그날이다. 기침감기가 심해 좀 걱정되었지만 하는 수 없지 뭐.

청군이 80점 차이로 승리해서 파란 띠를 두른 희령이랑 나는 입이 벙긋벙긋~~

내가 국민학교에 다닐 때 가장 싫었던 행사가 운동회였다. 난 그때 달리기를 너무 못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냐면 100미터를 2박3일에 걸려 달리는 수준이다. 즉 23초..  달리기를 하면 3등까지만 손목에 도장을 찍어주는데... 내가 희령이만할 때였던가. 웃지못할 추억이 있다.

난 열심히 달린다고 달리는데 완전 슬로우모션이었나보다. 다음 팀이 내 뒤로 달려와 나는 그 팀에 섞여 3등을 하였다. 왠걸.. 진짜로 나는 3등인 줄 알고 도장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곤 3등 줄로 가 섰던 거다. 안타깝게도 선생님은 찍어주시진 않고 웃으며 내게 뭐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운동회 때면 나는 계주가 가장 신난다. 바톤을 받고 이어달리는 아이들을 보며 어찌 재미나던지.. 내가 독서지도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어 더 반가웠다. 아슬아슬하게 뒤따라가다 속도를 붙여 앞사람을 따라잡는 청군~~ 와~~ 희령이랑 박수치며 "브이" 하고 손가락으로 장단을 맞추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꼭짓점 댄스였다. 전교생이 했는데 "오~ 필승 코리아" 노래에 맞춰 신나는 한 판 댄스였다. 사실 독일 신문에도 났던 꼭짓점 댄스를 오늘 난 처음 보았다. 똑 같은 율동인데도 아이에 따라 어찌 차이가 나던지.. 재미났다. 가만 보니 율동이 반복되면서 리듬을 타는데 쉬워보여도 제대로(흐느적거리며) 하기엔 좀 어려워보였다. 오늘 저녁에 도영이(5학년인데 오늘 앞줄에 서서 제일로 멋지게 해냈다) 수업하러 오면 시켜서 다시 보고 배워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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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6-05-03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일 조카 운동회에 가요,,

치유 2006-05-0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숙제 끝낸 기분이겠어요..저희 내일이던데..수고하셨네요..오늘 날이 좋아서 다행이었어요..

치유 2006-05-0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꼭지점 댄스 다들하나봐요..저희 아이도 학교 홈에 들어가서 동영상으로도 배우고 하더라구요..ㅋㅋ낼 보면 멋지겠어요..

sooninara 2006-05-0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내일 운동회 해요^^

치유 2006-05-03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 님네두요..아..낼 총 집합이나 보네요..ㅋㅋ그렇죠??

sooninara 2006-05-03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달리기 20초 넘겼어요.ㅠ.ㅠ 운동은 완전히 잼병이라서..

치유 2006-05-03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저도..그래서 이런날 싫어해요..울 아이들까지도..ㅋㅋ

치유 2006-05-03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은 아직 아이가 어려서 잘 모르시겠어요..조카들하곤 또 틀리더라구요..

세실 2006-05-03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학교는 왜 이리도 늦게 하는지 원....16일에 한다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셨네요. 저두 달리기는 꽝~

물만두 2006-05-03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2006-05-03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원조 꼭짓점댄스닷..

진주 2006-05-03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우리 중학교때 많이 췄던 허슬의 한 동작이잖아요.
(나만 많이 췄나? ㅎㅎㅎ)
얼마전에, 미국춤을 국민응원춤이라고 하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옥신각신하는 토론수업도 열나게 했었어요. 애들이 할말이 많더군요 ㅎㅎㅎ(전 참관인으로 가만히 있었지만 '반대'였구요. 허슬 싫어요 ㅋ)

진주 2006-05-03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필승코리아에 맞춰 췄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YMCA에 맞춰서 월드컵공식응원으로 한다고 들었어요. 그건 좀 아니라고 봐요^^;

프레이야 2006-05-03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그러게요.. 전 김수로가 만들어 금새 이렇게 유행되었다는 점에도 놀랐어요. 아이들 간에 유행하는 춤이라니 어느 순간부터 점점 사라져가겠죠.. 쉽고 반복되는 단순함 속에 웃음을 유발하는, 뭐 그런게 아이들 유행코드일까요? 하여튼 오늘 배우고봐야겠어요^^

조선인 2006-05-03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게 바로 꼭지점댄스이군요. 제대로 본 건 처음. 친정조카도 운동회 때 꼭지점 댄스 춘다고 빨간 티와 빨간 두건을 샀더이다. 아디다스에서 파는 정품은 5만원도 넘길래 큰새언니가 5천원짜리 시장표를 사줬다고 입이 삐죽. 저로선 분당 한복판에 살면서도 꿋꿋하게 깍쟁이 노릇하는 새언니가 흐뭇했죠. ^^;;

프레이야 2006-05-08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새언니처럼 깍쟁이노릇 해야하는데 요즘 아이들 시장표 사다주면 좀 싫어라하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