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보러 가기 전,

  큰딸(중2) 운동화도 하나 사고 서점에 잠시 볼일 좀 보고

 근처 레스토랑에 갔다.  한참 크는 나이에 편식도 심하고 해서

 먹겠다는 메뉴로 사주는 편이라 좋아하는 곳으로 갔다.

샐러드바에서 한 접시 갖다 놓고 먹고 있던 중,

작은딸 : 나중에 나도 아이 둘 낳을 건데 그러면 언니랑 나처럼 안 친하게 지내고 틱틱거려서 나도 속상하겠네, 엄마?

나 : (또 여우짓 한다 싶으면서도) 아니, 형제간에 모두 그런 건 아니야. 얼마나 다정하게 잘 지내는 애들이 많은데 너거가 좀 그런 거지...

큰딸 : 난 아기 안 낳을 건데..

나 : 결혼은 하고 아기는 안 낳는다고?

큰딸 : 응. 결혼은 해도 아기는 안 낳을 거고, 난 입양할 거야.

나 : (흐밋 놀래라)  정말? 왜?

큰딸 : (어깨를 들썩 하며) 그냥. 음.. 그냥.

나 : 왜? 출산의 고통이 미리 두려운 건가?  엄마는 너거 가졌을때 그랬거든.

큰딸 : (고개를 저으며) 아니, 그거야 뭐 다른 사람도 다 하는 일인데 뭐 그리..

나 : (딸애 성품이 지레 걱정되어) 과연 우리 큰딸이 다른 아이 데려다 친딸처럼 사랑으로 잘 키울 수 있을까? 지금으로 봐선.. ㅎㅎ

작은딸: 나는 입양 안 하고 내가 둘 낳아 기를 거야.

큰딸 : 쳇, 난 입양할 거야. 안젤리나 졸리도 했잖아.

얼마 전 안젤리나 졸리가 쓴 <아주 특별한 여행>을 사달라고 해서 사주었더니 다 읽었나보다. 난 뒤이어 신애라, 차인표 부부 이야기도 해주었다.

큰딸 : 그래도 안젤리나가 더 많이 했잖아.

나 : 그사람은 훨씬 부자니까 그럴 재력도 되고. 물론 재력있다고 다 그런일 하는 건 아니지만.. 참 대단하지! 

큰딸 : 신애라, 차인표보다?  음...

(속으로 또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혹시 부자부터 되어야겠다, 이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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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8-27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홈페이지에 남기신 글에 뒤늦게 댓글을 남기긴 했는데요. 확실히 이 책은 다 자란 어른이 보는것도 좋지만, 자라고있는 청소년이 읽는쪽이 더 좋을것 같더라구요. 이미 자란 어른이 성숙한 인격으로 바뀌는 것 보다는,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는것이 조금 더 어렵지 않은듯 해서 말예요. 혜경님의 두 따님들도 지금처럼 계속 잘 자랐으면 해요 :)

프레이야 2007-08-27 15:0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도 아이의 평소 성향으로 봐서 의외의 생각이라 놀랐지만
표는 안 냈어요.
작년에 한비야의 지도밖으로행군하라,를 무척 재미있게 읽더군요.
앤지의 구호활동에도 관심을 갖는 것 보니까, 좋은쪽으로 생각이
기울면 좋겠어요.^^

비로그인 2007-08-27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핫. 입양하여 남의 아이을 자신의 아이처럼 키우겠다는 생각은 기특하지만,
행여나 단순히 '연예인 따라하기'식으로 되는 것은 아닌가 염려됩니다.^^;
스스로 깨우침이 있어 진심으로 마음이 동해서 움직이는 것이라면 멋지지만요.
그나저나 두 따님들이 귀엽군요.(웃음)

프레이야 2007-08-27 14:5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제가 우려하는 게 바로 그거지요. 아직은 속내를 다 보이진 않지만 차츰 이야기해 봐야
할 부분 같아요. 이기적인 아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저로선 의외였어요. 어떤 어른이 될지..
참 궁금해요, 얘들 보면.. ^^

비로그인 2007-08-2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특하네요.

프레이야 2007-08-27 14:57   좋아요 0 | URL
몸과 함께 생각도 변하고 자라고 그러는 과정 같아요. 두고 볼 일이지요, 민서님^^

마늘빵 2007-08-27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어떤걸 제공해주느냐에 따라서 생각이 수시로 바뀌는 듯 합니다. 크크.

프레이야 2007-08-27 16:29   좋아요 0 | URL
그럼요, 암요! 자료제공의 종류에 따라, 즉, 환경에 따라서요~ ㅎㅎ

짱꿀라 2007-08-27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큰 딸아이의 생각이 어른들의 생각보나 훨씬 낳습니다. 큰 딸아이의 마음이 이쁘네요.

프레이야 2007-08-27 20:52   좋아요 0 | URL
산타님, 그러게요, 전 그나이 때 못해본 생각이어서 놀랐어요.
커가면서 바뀌어가는 부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선한 마음 잃지 않으면
좋겠어요.^^

네꼬 2007-08-27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전 괄호 안의 "또 여우짓 한다"가 너무 좋아요. 아휴, 이 예쁜 모녀!!! (확 껴안고 안 놔줄 테다!)

프레이야 2007-08-27 20:53   좋아요 0 | URL
ㅋㅋㅋ 여우짓!! 까꿍이에요^^

라로 2007-08-27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졸리처럼 생기고 시퍼요~.히힛

프레이야 2007-08-27 23:08   좋아요 0 | URL
나비님, 어이 아셨지요.. 제 속마음을.. 히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