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보러 가기 전,
큰딸(중2) 운동화도 하나 사고 서점에 잠시 볼일 좀 보고
근처 레스토랑에 갔다. 한참 크는 나이에 편식도 심하고 해서
먹겠다는 메뉴로 사주는 편이라 좋아하는 곳으로 갔다.
샐러드바에서 한 접시 갖다 놓고 먹고 있던 중,
작은딸 : 나중에 나도 아이 둘 낳을 건데 그러면 언니랑 나처럼 안 친하게 지내고 틱틱거려서 나도 속상하겠네, 엄마?
나 : (또 여우짓 한다 싶으면서도) 아니, 형제간에 모두 그런 건 아니야. 얼마나 다정하게 잘 지내는 애들이 많은데 너거가 좀 그런 거지...
큰딸 : 난 아기 안 낳을 건데..
나 : 결혼은 하고 아기는 안 낳는다고?
큰딸 : 응. 결혼은 해도 아기는 안 낳을 거고, 난 입양할 거야.
나 : (흐밋 놀래라) 정말? 왜?
큰딸 : (어깨를 들썩 하며) 그냥. 음.. 그냥.
나 : 왜? 출산의 고통이 미리 두려운 건가? 엄마는 너거 가졌을때 그랬거든.
큰딸 : (고개를 저으며) 아니, 그거야 뭐 다른 사람도 다 하는 일인데 뭐 그리..
나 : (딸애 성품이 지레 걱정되어) 과연 우리 큰딸이 다른 아이 데려다 친딸처럼 사랑으로 잘 키울 수 있을까? 지금으로 봐선.. ㅎㅎ
작은딸: 나는 입양 안 하고 내가 둘 낳아 기를 거야.
큰딸 : 쳇, 난 입양할 거야. 안젤리나 졸리도 했잖아.
얼마 전 안젤리나 졸리가 쓴 <아주 특별한 여행>을 사달라고 해서 사주었더니 다 읽었나보다. 난 뒤이어 신애라, 차인표 부부 이야기도 해주었다.
큰딸 : 그래도 안젤리나가 더 많이 했잖아.
나 : 그사람은 훨씬 부자니까 그럴 재력도 되고. 물론 재력있다고 다 그런일 하는 건 아니지만.. 참 대단하지!
큰딸 : 신애라, 차인표보다? 음...
(속으로 또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혹시 부자부터 되어야겠다, 이런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