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글쓰기 특강 - 생각 정리의 기술
김민영.황선애 지음 / 북바이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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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서 내가 쓰는 리뷰라는 게 독후감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까 객관적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주관적인 감상이 위주다. 이 책의 지은이들과 달리 내가 생각하는 서평가란 일종의 지도 제작자다. 로쟈 이현우 씨가 대표적이다. 소개하는 책이 위치하는 시간적, 공간적 위도와 경도를 제시할 것. 서평하는 책의 강도(剛度)를 제시할 것.

 

따라서 한 편의 서평을 쓰기 위해선 이미 숱한 독서의 경험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그러한 기준에 따르면 아직 나는 서평을 쓸 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애초부터 서평을 쓰겠다는 욕심도 없었다.

 

저자들은 리뷰와 비평의 차이를 논하면서 리뷰어들이 공짜 책을 받고 리뷰를 쓴다고 지적한다. 단 한 번도 공짜 책 받은 적 없는 나는 리뷰어가 아닌 셈이다. 비평가에게 타협이 없는 만큼 독후감에도 타협은 없다. 아니, 문학 권력에 타협하는 주례사 비평가들이 넘치고 넘치는 현실을 고려하자면 오히려 독후감만이 독보적으로 자유롭다.

 

공짜 책 받고 리뷰어들이 쓰는 거짓 리뷰에 얼마나 속았던가.

겨우 몇 만원에 영혼을 팔다니!

거짓된 리뷰를 읽느니 진심으로 쓴 독후감을 읽고 싶다.

 

서평가 로쟈 이현우 씨는 훗날엔 비평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십년 후쯤에 나는 서평을 쓸 수 있지 않을까.

 

메모한 구절

 

25.세상에는 무리해서 끝까지 책을 읽고도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것은 출력을 전제로 입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방식이라면 아무리 입력해도 좀처럼 몸에 익지 않을 것이다. 출력을 하려면 입력과 동시에 가공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그것을 제삼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을 전제로 듣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키워드와 핵심에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 입력할 때 어떻게 출력할지도 의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 사이토 다카시, <1분 감각>

 

43. <기다림>의 작가 하진은 명문장가로 유명합니다. 중국인임에도 완벽한 영문소설을 쓰는 작가죠. 퓰리처상을 받은 그의 문장은 담백하며 유려합니다. 어느 날, 우연히 하진의 작품을 담당했던 편집자를 만났습니다. 그의 팬이라는 제게 편집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문장을 100번 쯤 고친다고 합니다.”

 

151. 퇴고를 글쓰기의 마지막 마무리 단계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퇴고는 처음이면서 중간이면서 마지막이면서 그 모든 것이다.

 

- 안도현,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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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05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몇 달 전에 서평과 독후감의 의미에 대한 글을 써서 회원분들의 엄청난 반응에 호되게 당했습니다. 다시 꺼내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책 줄거리를 소개했거나 책에 대한 감상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기록한 글이라면 서평, 독후감으로 봐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

시이소오 2016-05-05 19: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뭐라고 하셨길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