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62. 미국 독립선언문은 이렇게 단언한다.

 

우리는 다음의 진리가 자명하다고 믿는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이들은 창조주에게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를 포함하는 양도 불가능한 권리를 부여받았다.”

 

P166. 볼테르는 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하인에게 그 이야기를 하지는 마라. 그가 밤에 날 죽일지 모르니까.”

 

P170.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상상의 질서가 정확히 어떻게 삶이라는 직물 속에 짜 넣어졌는지를 설명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조직화하는 질서가 자신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만드는 주요 요인은 세 가지이다.

1. 상상의 질서는 물질세계에 단단히 뿌리 내리고 있다.

2. 상상의 질서는 우리 욕망의 형태를 결정한다.

3. 상상의 질서는 상호 주관적이다.

 

P173. 낭만주의는 우리에게 인간으로서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 속삭인다..... 이 모두를 실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반복되는 일상과 친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먼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다양성을 권하는 낭만주의는 소비지상주의와 꼭 들어맞는다.

 

P211. 부당한 차별은 시간이 흐르면서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돈은 돈 있는 자에게 들어오고, 가난은 가난뱅이를 방문하는 법이다. 교육은 교육받은 자에게, 무지는 무지한 자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역사에 한번 희생자가 된 이들은 또다시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사회정치적 차별에는 논리적, 생물학적 근거가 없으며, 우연한 사건이 신화의 뒷받침을 받아 영속화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훌륭한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P246. 기원전 첫 밀레니엄 동안, 보편적 질서가 될 잠재력이 있는 후보 세 가지가 출현했다.


1. 경제적인 것, 화폐 질서

2. 정치적인 것, 제국의 질서

3. 종교적인 것,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P308. 우리에게 알려진 최초의 일신교는 기원전 1350년 경 이집트에서 나타났다. 파라오 아케나텐은 이전까지 이집트 만신전에서 그저 그런 위치를 차지하던 아텐신이 사실은 우주를 지배하는 최고 권력이라고 선언했다.

 

P313. 이신교는 이른바 악의 문제에 간명한 해답을 주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인 세계관이다. 이 유명한 문제는 인간의 사상에서 가장 근본적 관심사 중 하나다. “세상에는 왜 악이 존재할까? 왜 고통이 존재할까?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까?” 일신론자들은 이런 물음에 대답하려면 지적인 곡예를 부려야만 했다.

 

널리 알려진 하나의 설명에 따르면, 이것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허락하는 신의 방식이라고 했다. 악이 없다면 인간은 신과 악 사이에서 선택할 필요가 없으므로 자유의지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직관에 반하는 답으로서, 즉각 수많은 새로운 의문을 낳는다. 자유의지는 인간에게 악을 선택하도록 허락한다. 많은 사람이 실제로 악을 택하며, 일신교의 정통적 설명에 따르면 이런 선택은 반드시 신의 벌을 부른다. 그러나 만일 그 인물이 자유의지로써 악을 선택하고, 그 결과로 지옥에서 영원한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을 신이 미리 알았다면, 신은 왜 그를 창조했을까? .....아무튼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일신론자들이 악의 문제에 쩔쩔매고 있다는 것이다.

 

P314. 요약하면, 일신론은 질서를 설명하지만 악 앞에서 쩔쩔맨다. 이신론은 악을 설명하지만 질서 앞에서 당황한다. 이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논리적 방법이 하나 있다. 온 우주를 창조한 전능한 유일신이 있는데 그 신이 악한 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신앙을 가질 배짱이 있는 사람은 역사상 아무도 없었다.

 

P321. 고타마는 집착 없이 실체를 있는 그대로 느끼게끔 훈련하는 일련의 명상기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우리 마음이 지금과 다른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가?”보다 지금 나는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온 관심을 쏟도록 훈련시킨다.

 

P327. 인본주의


1. 자유주의적 인본주의

2. 사회주의적 인본주의

3. 진화론적 인본주의


오늘날 가장 중요한 인본주의 분파는 자유주의적 인본주의다.. 자유주의적 인본주의의 주된 계명들은 이런 내면의 목소리가 지닌 자유를 침입이나 손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계명들을 통칭하여 인권이라고 부른다.

 

P328. 그런데 영원한 영혼과 창조주 하나님에 의지하지 않을 경우, 자유주의자로서 사피엔스 개개인이 뭐 그리 특별한지를 설명하기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어려워진다.

 

또 다른 중요한 분파는 사회주의적 인본주의다. 사회주의자들은 인간성이 개인주의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것이라고 믿는다....자유주의적 인본주의가 개개인의 최대한의 자유를 추구하는 데 반해, 사회주의적 인본주의는 모든 인간의 평등을 추구한다. 사회주의자에 따르면 불평등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최악의 모독이다.

 

P329. 전통적 일신론의 속박에서 벗어난 유일한 인본주의는 진화론적 인본주의로, 가장 유명한 예는 국가사회주의, 즉 나치다. ...인류를 보편적이고 영원한 무엇이 아니라 진화하거나 퇴화할 수 있는, 변하기 쉬운 종으로 보았다. 인간은 초인으로 진화할 수도, 인간 이하로 퇴화할 수도 있었다.

 

P332. 나치는 인간을 혐오하지 않았다. 나치가 자유주의적 인본주의, 인권, 공산주의와 싸운 것은 그들이 오히려 인간을 찬양하며 인류의 위대한 잠재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사사키 아타루의 책에 따르면 유발 하라리의 관점은 반 쯤 진실이다. 인류의 위대한 잠재력을 믿었다기보다는 오로지 히틀러 자신만을 위버멘쉬로 믿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는 예컨대 미셀 푸코도 강의에서 극명하게 지적하고 있고, 피에르 르장드르도 분명히 독일 국가의 절대적 자살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실제로 히틀러는 총통명령 전문 71호에서 이 세상의 다른 모든 민족을 멸망시키라는 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독일인의 생존 조건을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역시 자신의 죽음의 순간과 모든 타자, 모든 세계의 죽음의 순간과 일치시키는 것을 절대적 향락으로 꿈꾸었던 것입니다.

 

- 사사키 아타루,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P173.

 

P340. 역사는 결정론으로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다. 역사는 카오스적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힘이 작용하고 있으며, 이들 간의 상호작용은 너무 복잡하므로, 힘의 크기나 상호작용 방식이 극히 조금만 달라져도 결과에는 막대한 차이가 생긴다.

 

역사는 이른바 2단계 카오스계다. 카오스계에는 두 종류가 있다. 1단계 카오스는 자신에 대한 예언에 반응을 하지 않는 카오스다. 가령 날씨는 1단계 카오스계다. 날씨는 무수히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요인을 고려하는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점점 더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다.

 

2단계 카오스는 스스로에 대한 예측에 반응하는 카오스다. 그러므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시장이 그런 예다. .....정치도 2단계 카오스계다.

 

P342. 그러면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P344. 문화는 다른 사람을 이용하기 위해 일부 사람들이 꾸며낸 음모가 아니다. 그렇다기보다는 우연히 출현해서 자신이 감염시킨 모든 사람을 이용하는 정신의 기생충에 더 가깝다. 이런 접근법은 때로 문화 구성요소학, 혹은 밈 연구라고 불린다.

 

유기체의 진화가 유전자라 불리는 유기체 정보 단위의 복제에 기반을 둔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적 진화는 이라 불리는 문화적 정보 단위의 복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P356. 하지만 현대과학은 과거의 모든 전통 지식과 다음 세 가지 점에서 결정적으로 다르다.

 

1. 무지를 기꺼이 인정하기.

현대 과학은 라틴어로 표현하면 이그노라무스Ignoramus 우리는 모른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2. 관찰과 수학이 중심적 위치 차지

3. 새 힘의 획득 .

 

p383. 최근 유전공학자들은 예쁜꼬마선충의 평균 수명을 두 배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나노공학자들은 수백만 개의 나노 로봇으로 구성된 생체공학적 면역계를 개발 중이다. 그 로봇들은 우리 몸속에 살면서 막힌 혈관을 뚫고, 바이러스와 세균과 싸우고, 암세포를 제거하며, 심지어 노화과정을 되돌릴 것이다. 몇몇 진지한 학자들은 2050년이 되면 일부 인류는 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p441. 스미스는 경제를 -윈 상황으로 생각하라고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스미스의 이론에서, 사람들은 잉이웃의 것을 빼앗아서 부자가 되는 게 아니라 전체 파이의 크기를 늘림으로써 부자가 된다. 파이가 커지면 모두에게 이익이다....하지만 이 모든 것에는 전제가 있다. 부자가 자신의 수익을 비생산적인 활동에 낭비하지 않고 공장을 새로 세우고 사람들을 새로 고용하는 데 쓴다는 전제다. 그래서 스미스는 수익이 늘면 지주나 직공은 더 많은 조수를 고용할 것이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되풀이할 뿐.....

 

(알려져 있다시피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들은 좀 더 값싼 노동력을 찾아 국경을 넘는다. 현 시점에 가장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곳은 말리다.)


p457. 1717년 미시시피 하류의 연안 지대는 늪지와 악어를 제외하면 그다지 매력이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미시시피 사는 여기에 엄청난 부와 무한한 기회가 있다고 떠벌렸다. ....애초에 한 주에 50리브르에 발행되었다. 122일이 되자 주식은 한 주당 1만 리브르를 돌파했다.....며칠 지나지 않아 공황이 시작되었다. 매도 물량이 늘어나자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

 

프랑스 중앙은행은 가격을 안정시키키 위해 총재인 존 로의 지시에 따라 미시시피 주식을 구매 했지만, 영원히 매수를 계속할 수는 없었다......존 로는 돈을 더 찍어내도록 인가했다. 중앙은행이 주식을 더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큰손 투기꾼들은 제때 주식을 판 덕분에 대체로 큰 손실 없이 벗어났지만, 개미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했다.

 

p464. 이런 견해에 따르면, 가장 현명한 경제정책은 정치를 경제로부터 분리하고, 과세를 줄이고, 정부 규제를 최소화하며, 시장의 힘이 자유롭게 제 갈 길을 가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 현 정부와 어용 경제학자들의 논리)

 

시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사기, 도둑질,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 속임수를 제재하는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집행할, 경찰, 법원, 교도소를 설립하고 지원함으로써 신뢰를 보장하는 것은 정치체제가 할 일이다. 왕이 시장을 적절히 규율하는 업무에 실패하면 신뢰의 상실, 신용의 축소, 경기침체로 이어진다. 우리가 1719년 미시시피 버블에서 배운 교훈이 이것이었다. 혹시 잊은 사람이 있었다면 2007년 미국의 주택시장 버블과 그 결과로 일어난 신용 붕괴와 불황이 상기시켜주었을 것이다.

 

p569. 최근 러시아, 일본, 한국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시베리아의 얼음 속에서 발견된 매머드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이제 이들은 현생 코끼리의 수정란에서 코끼리 DNA를 제거하고 매머드에서 복원한 DNA를 삽입한 뒤 그 수정란을 암코끼리의 자궁에 다시 집어넣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으로 22개월 후에는 지난 5천 년 사이에 처음으로 매머드가 태어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이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매머드만으로 끝낼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최근 하버드 대학교의 조지 처치 교수는 이제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으니 복원한 DNA를 사피엔스의 난자에 이식할 수 있고, 그러면 지난 3만 년 이래 처음으로 네안데르탈인 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P572. 미국의 군사 연구기관인 국방고등연구기획청DARPA은 곤충 사이보그를 개발 중이다.

 

2006년 미 해군잠수전센터는 사이보그 상어를 개발하겠다는 의도를 발표했다.

 

P573. 최첨단 보청기는 바이오닉 귀라고도 불린다. 귀에 이식된 이 장치는 귀의 바깥에 장치된 마이크로폰을 통해 소리를 흡수한다. 장치는 소리를 걸러서 인간의 목소리를 식별하고, 이를 전기신호로 번역한다. 신호는 중추 청각신경으로, 다시 뇌로 전달된다.

 

미 정부가 후원하는 독일 회사인 망막 임플란트는 시각장애인이 부분적으로라도 볼 수 있도록 망막에 삽입하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미국의 전기 기술자인 제시 설리반은 2001년 사고를 당해 두 팔을 완전히 잃었다. 오늘날 그는 시카고 재활연구소의 도움 덕분에 두 개의 생체공학 팔을 사용한다.

 

P575. 또 다른 붉은털 원숭이 아이도야는 2008년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의자에 앉아서 일본 쿄토에 있는 생체공학 다리 한 쌍을 생각으로 제어했던 것이다. 두 다리는 아이도야보다 스무 배 무거웠다.

 

P576. 생명의 법칙을 바꾸는 제 3의 방법은 완전히 무생물적 존재를 제작하는 것이다.

 

P576.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마음을 창조한다면 어떨까? 컴퓨터 코드로만 구성된 그 마음이 자아의식, 의식, 기억을 다 갖추고 있다면? 이 프로그램을 컴퓨터에서 실행하면 그것은 인격체일까? 그것을 지우면 살인죄로 기소될까?

 

2005년 시작된 블루브레인 프로젝트는 인간의 뇌 전부를 컴퓨터 안에서 재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만일 성공한다면, 이것은 생명이 비유기물의 영역으로 뛰어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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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가 2016-03-10 0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님 정리는 핵심을 잘 집어주셔서 책 안사도 님 정리보면 다될듯 얄밉다 님 능력

시이소오 2016-03-10 08:47   좋아요 1 | URL
ㅋㅋ 안그래요. 정리 개념으로 적기보단 인상적인 문구만 적어 놓았습니다. 아마도 민정식님이 책을 읽으셔서 그렇게 느끼실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