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하고 안 놀아 - 개정판 창비아동문고 146
현덕 글, 송진헌 그림, 원종찬 엮음 / 창비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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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 영이, 똘똘이, 그리고 기동이까지 어느 새 정다운 친구가 됩니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면 너무너무 좋아한다는 말을 믿고 무작정 읽어 주었습니다. 사실 이 책이 오랜 시간 학급문고에 꽂혀 있었는데, 그 가치를 모르고 제가 지금까지 읽지 않았거든요. 정작 읽어보려고 하니 책이 사라지고 없어서 다시 하나 샀답니다. 처음 조금 읽어보니 재미있어서 아이들에게 매일 국어시간에 한 편씩 읽어주리라 맘 먹었지요.

그런데, 반응이 반반이네요. 무척 재미있어 하는 아이와 그저 시큰둥한 아이~ 반응이 폭발적이리라는 제 예상이 빗나가 버렸습니다. 제가 실패의 원인을 짚어 보니 순서대로 읽어주려 했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먼저 책을 쭉 읽어보면 제대로 느낌이 오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우선적으로 읽어주는 것이 좋았을 듯합니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는데, 조금 긴 이야기를 담고 있는 2부가 저는 훨씬 좋습니다. 그 시절 아이들의 놀이는 문방구에서 산 딱지도 없고, 게임기도 없고, 유희왕 카드도 없지만, 살아있는 진짜 놀이였고, 그 속에 어느 순간 저도 노마가 되어, 영이가 되어, 또 똘똘이가 되어 함께 합니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그 시절에도 다 가진 아이가 있군요. 기동이도 그러나 밉지 않은 우리의 친구가 되네요.

이 시대에 쓰여진 글들은 재미있는 놀이를 담고 있어도 왜 이리 하나같이 슬픈지 모르겠습니다. 아주 아기자기 재미있는 동화가 가슴에 아름답게 박히면서도 또한 가슴을 아리아리하게도 하는군요.

오늘 아이들에게 너희들 반응이 시원찮아서 책을 읽어주다 말았지만, 이 책 정말 좋더라 이야기 하니 자기들도 좋다고, 읽어달라고 하더라구요. 못 이기는 척 하며 "그럼 슬픈 이야기 읽어줄까? 웃긴 이야기 읽어줄까?"하니까 "웃긴 이야기요."합니다. 그래서 <조그만 어머니> 대신 <삼형제 토끼>를 읽어 주었습니다.

현덕 동화나라에 들어 와서 노마, 똘똘이, 영이, 기동이와 함께 재미나게 놀아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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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 생활과학동화 36 처음만나는 그림동화(삼성출판사) - 생활과학동화 1
최향숙 지음, 김동원 그림 / 삼성출판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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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 파는 서점에 가서 아이 전집을 한 권 들이니 책을 여러 권 끼워 주시더군요. 남자 아이들은 공룡 책에 껌벅 간다면서 다른 여러 권의 책과 함께 이 책을 주시던데, 끼워주는 책이라 조금 우습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이 책 무척 맘에 듭니다.

공룡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티라노사우루스 정도는 다 알지요. 게다가 그 공룡이 그렇게 유명한 이유까지도 다 알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 공룡 앞에 붙어있는 수식어가 전혀 공룡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겁쟁이라니요?

배가 고파서 사냥을 나서는 티라노사우루스는 무지무지 큰 브라키오사우루스를 보고는 일단 꼬리를 내립니다. 하지만,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무지 크기는 하지만 순한 초식공룡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네요. 마찬가지로 초식공룡인 트리케라톱스는 뿔이 세 개 달려 있어서 또 무섭습니다.힘센 꼬리 곤봉을 가진 안킬로사우루스도 무섭고 갑옷을 입고 있는 에드몬토니아도 만만치 않은 상대 같습니다. 우습게 본 힙실로포돈은 달리기 선수여서 쫓아가다가 힘 다 빠졌습니다. 숨을 헐떡이다가 멈춰 서서는 생각하지요. '나, 진짜로 사냥꾼 맞아?' 티라노사우루스는 그렇게 쫄쫄 굶었대요.

참 재미있습니다. 유명한 공룡의 이름도 몇 가지 만날 수 있고요.

4학년 2학기 과학 4단원은 단원명이 <화석을 찾아서> 랍니다. 공룡에 관한 주제학습과제를 내 주었더니 재작년 아이들 중 한 팀은 파워포인트를 멋지게 제작해서 플래쉬 노래까지 링크해서 발표를 하더군요. 올해 아이들 수준은 어떨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오늘부터 교실에 공룡책을 쫙 가져다 둘 생각입니다. 이래저래 책을 많이 사 두었네요. 기탄에서 받은 무료 벽그림까지 해서 저희 반 공룡 모드 돌입입니다. 과제를 제일 잘 한 아이에게는 문학동네 어린이에서 나온 <<공룡모빌>>을 선물로 주겠다고 했는데, 아이들이 군침을 제대로 흘려 주어야 할텐데 잘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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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한의사 외삼촌 문원아이 27
최미선 글, 이민선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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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편동화 모음집이다. 모두 7개의 이야기들이 있다. 그 중에는 조금 흡인력이 약한 것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짧은 글 속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아이들의 마음결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찡한 이야기는 마지막 이야기인 <하느님의 꽃다발>이다. 70 나이에 홀로 두 손자를 키우며 시장에서 야채를 파시는 할머니의 칠순 잔치를 걱정하는 제법 의젓한 큰손자와 자기 생일날 형아에게 무슨 선물을 받을까가 걱정인 10살 꼬마 아이! 그 동생이 무엇이든 다 알아 도사님으로 모시고 있는 공부방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하느님께서는 선물을 다 준비해 두신다는 말씀에서 도대체 어떤 선물이 등장할까 생각했는데, 천진난만, 순진무구한 10살 소년이 찾아낸 것은 그야 말로 멋진 하느님의 선물이었다. 아이의 이런 순수함 앞에 눈물 핑 돌지 않을 사람 누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여러 편의 이야기 중에서도 오늘 내 마음에 제일 가까이 온 이야기는 <생일 선물>이다. 어린이집의 사정에 따라 9월에 두 아이의 어린이집을 바꾸면서 큰 아이의 적응은 정말이지 걱정도 하지 않았다.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선생님들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으면서 너무 잘 지내온 터라, 어디다 내 놓아도 문제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적은 수의 아이들이 모두 종일반 수업을 하던 예전 초등학교 부설 어린이집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 환경에 우리 아이의 적응력은 지금 심각한 시험에 올라 있다. 아이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다른 친구들은 모두 일찍 가는데, 자기만 남아서(같은 반에 맞벌이 부부가 많이 없으셔서 30명 중 4명의 친구만이 종일반에 참여한다고 한다.) 지내야 하는 나머지 시간이 너무 견디기 힘든가 보다. 저녁이면 "엄마, 빨리 와!"하면서 울고 아침에 눈 뜨자 마자 또 "엄마, 빨리 와야 돼."하면서 운다. 그렇게 울다가 서서히 적응 하리라 믿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더 세어지는 것이 엄마를 정말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주인공 아이가 생일 날 정말 작지만, 귀한 선물을 받았다고 좋아하는 모습도 여러 이유로 나의 마음을 아리게 한다. 사는 게 힘든 도시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제대로 못 건사한다고 생각하신 할머니는 아이를 시골로 데리고 오시며 이렇게 하면 밥이라도 제대로 먹지 않겠냐고 하시지만(사실 우리 학교에는 이런 사연을 가지고 떠나는 아이들이 있다. 그곳에서는 그래도 밥은 할머니가 챙겨주시겠지~ 하며 안도하는 선생님들이 계시다.) 엄마랑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것은 아이에게는 여간한 고역이 아닐 수 없겠지. 생일날 엄마가 오시겠다던 말을 의심은 하면서도 그래도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읽으면서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30분을 훌쩍이던 딸 아이의 얼굴이 자꾸 겹쳐져서 마음이 짠하다. 주인공과 우리 아이가 처한 상황은 경우가 다를지라도 엄마를 원하는 아이의 그 간절한 마음이라는 것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는 아이들 나름의 색깔을 가진 그들의 고민이 들어 있다. 그리고 아이들의 고민을 가짜 처방(?)으로 해결해 주어 그들의 속을 뻥 뚫어주시는 <가짜 한의사 외삼촌>같은 어른도 있다.

글이 제법 커서 아이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을 듯하다. (사)행복한 아침독서로부터 책을 받았는데, 기증해 주신 문원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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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 - 색깔 여행 아기 물고기 하양이 시리즈 1
히도 반 헤네흐텐 글 그림, 서남희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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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들고서 아이에게 색깔을 공부(아기니까 아직 공부라는 말은 너무 이르겠지요?)를 시키려는 욕심은 절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그렇게 이용해 버렸네요.

생각보다 아가들이 색깔을 인지하는데는 시간이 참 많이 걸리더군요. 그리고 색깔 관련 그림책이 무척이나 많다는 사실을 아기 책을 보며 알았습니다. 집에 있는 전집 도서들에도 색 관련 책들은 하나씩 들어 있는 듯하고, 레오리오니의 작품에도 그런 책이 있지요. 영어책을 사도 동물 이름 익히도록 하는 책만큼이나 색깔을 익히게 하는 책이 많더군요.

그런데, 제가 만난 많은 책 중에서도 단연코 이 책이 가장 낫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 문답식으로 되어 있어서 글 모르는 아가도 말만 잘 한다면 책읽기에 충분히 간섭을 하게 됩니다. 엄마가 "어? 하양이의 엄마일까요?"하고 물으면 그냥 알아서 "아니예요. **색 ***예요."하고 답을 하지요. 색깔 익히기는 학습이 아니라 놀이로써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고요.

요즘 한창 색연필을 죽 늘여놓고, 무지개를 열심히 그립니다. 그릴 때 마다 얘기하더군요. "엄마, 나 남색이 없어서 하늘색을 파랑색이라 하고 파랑색을 남색이라고 해서 그리고 있어." 그리고는 행복한 미소 하나를 엄마에게 날려 주는군요.

이 책은 사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책이라 생각됩니다.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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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풍선의 모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1
옐라 마리 지음 / 시공주니어 / 199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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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때 본 흑백 인지 그림책 같은 거 말고는 제가 산 그림책 중에 글 없는 것은 이것이 최초인 것 같습니다.

아이가 분 빨간 풍선껌이 부풀어부풀어 아이의 입속을 떠나서는 꼬리를 하나 답니다. 하늘에 떠 다니는 빨간 풍선이 되는 거지요. 빨간 풍선은 나뭇가지에 매달려 사과가 되고, 사과는 떨어지면서 돌에 부딪혀 한 부분이 갈라지게 되고 나비의 모습을 하게 됩니다. 나비는 날아날아 풀밭에 앉게 되고 한 송이의 꽃이 됩니다. 꽃을 꺾는 아이의 손,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꽃은 어느새 우산이 되어 소년을 비로부터 보호해 주네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빨간 우산 하나와 행진하는 소년의 힘찬 발걸음만 남게 됩니다. 

빨간 풍선(사과? 나비? 꽃?...)을 제외하고는 모든 그림은 흑백입니다. 글없는 그림책이라서 마음껏 상상하여 아이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묘미가 있다지만, 상상력 부족한 엄마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매번 똑같네요.

얼마 전 마트에서 파워레인저 색칠공부를 샀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걸 읽어달랍니다. 앞부분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니 열심히 읽어 줍니다. 그러고 나면 뒤로 넘어가서 본격적인 색칠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걸 읽어 달라고 하는 겁니다. 왼쪽에는 모범답안처럼 색칠이 되어 있는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는 색칠 해야 할 그림이 있습니다. 오른쪽 녀석들은 모두 투명인간이 됩니다.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지고, 아이는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그저 좋아하더군요.

빨간 풍선의 모험도 바로 아이에게 있어 그런 맛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강렬한 빨간 색 때문인지 아이들이 좋아라 하며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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