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을 찾아간 소년 네버랜드 세계 옛이야기 14
백희나 글 그림 / 시공주니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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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아이들에게도 낯익다. 그런데, 그림작가가 백희나이다. 새롭게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간데, 이렇게 우연히 만나는 즐거움이란. 

바람 때문에 오트밀 가루를 날려 버려, 아픈 어머니를 봉양할 수 없는 소년은 북풍을 찾아가 자신의 오트밀 가루를 돌려달라고 이야기 한다.  

북풍이 오트밀 가루 대신 음식이 한가득 나오는 식탁보와 금돈을 쏟아내는 양을 주어서 받아 오지만, 집에 왔을 때 이 보물들은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중간에 쉬고 온 여관에서 여관 주인이 슬쩍 바꿔치기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북풍이 준 선물은 실컷 두드려 패 줄 수 있는 지팡이인데, 여관 주인을 의심한 소년이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가 여관 주인이 지팡이를 가지고 가려 하자, "지팡이야 지팡이야, 흠씬 두들겨 주어라." 해서 주인에게 잘못을 비는 소리를 듣고 잃었던 보물을 찾아 집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림책이란 자고로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책 아닌가.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다 아는 것이지만, 읽는 맛이 남다르다. 그녀의 독특한 작업과정이 이 책에서 또한 읽히고 있다.  

북풍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우와, 신기하다.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읽었다. 그림책 읽기는 즐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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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앙쥐와 태엽쥐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9
레오 리오니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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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클라이막스를 만나 딱 거기까지 읽어준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 

아마 글을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이라면 호기심에 스스로 책을 펴들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클라이막스가 눈에 보인다.  

귀여움 받고 살고 있는 태엽쥐 붕붕이가 부러운 새앙쥐는 자신도 태엽쥐가 되고 싶어한다. 마술사 도마뱀에게 부탁하면 가능하다고 하니... 

붕붕이가 도마뱀을 찾아가니 보름달이 뜰 때 보라색 조약돌 하나를 가지고 오라고 한다.  

여기까지! 

"찬아, 새앙쥐가 태엽쥐가 될 수 있을까?" "몰 라 요. 아마 될 수 있겠지요!" 

옆에서 이야기의 결과를 들려주는 누나만 없었더라도 엄마의 작전은 어쩜 성공했을지 모르는데... 크~ 아깝다.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보이지 않던 보라색 조약돌을 발견한 곳은 주인이 새 장난감이 생기자 헌 상자에 태엽쥐를 버린 바로 그곳, 슬퍼하는 태엽쥐가 있는 그곳에서였다.  

새앙쥐는 사람들의 빗자루 몽둥이를 피하면서 그들의 귀여움을 받으면서 위험하지 않은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될까? 그가 비는 소원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의 소원은 이루어질까?  

아, 아름다운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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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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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본 제목인지라 덥석 손에 들었다. 도서관에 가니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다. "혹시 실패하지 않을까?" 

이 제목이 눈에 익은 것은 책이 좋다는 말을 어디에선가 여러 번 만났기 때문인 것 같다.  

도감이 망가졌다. 어디로 갈까? (소녀가 말한다.) 

를리외르 아저씨에게 가 보렴.(어른들이 말한다.) 

를리외르가 뭐지? 책 의사 선생님 같은 사람인가? (소녀가 찾아 나선다.)

유럽에서 인쇄 기술이 발명되어 책의 출판이 쉬워지자 발전한 실용적인 직업이 를리외르라 한다. 작가가 를리외르의 작업광경을 보고 감탄하여 만들어 내었다는 이 책은 읽는 이에게도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아저씨라기보다는 소녀의 입장에서 보면 할아버지다. 할아버지의 작업장은 아름다운 책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책은 낱낱이 뜯기어 기계로 가장자리를 다시 가지런히 잘라 실로 꿰매어진다. 낱장들은 풀칠 후 말리고 책등은 책이 잘 넘어가게 망치로 두드려 둥글려 준다. 이러한 일은 대를 물린 작업이 된다. 소장가치가 있는 소중한 책 한 권이라면 이런 재탄생은 정말 감동이다.  

작업하는 할아버지는 소녀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귀찮아 하지 않으면서 묵묵히 일을 하신다. 소녀의 호기심은 할아버지의 작업을 방해하기도 하고, 때로는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소녀와 할아버지의 대화가 물흐르듯이 이어진다. 그 사이 많은 여백이 느껴지기도 한다.  

남겨진 페이지 하나가 맘 쓰이는 소녀, 절대 버리지 않을거니 걱정 말라는 할아버지. 소녀가 좋아하는 아카시아 나무는 표지가 되어 다시 살아난다. 새로운 제목을 안고 태어난 책은 소녀에게는 그야말로 보물이 된다.  

작업을 하면서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아버지 이야기.  

얘야, 이름을 남기지 않아도 좋아. "좋은 손을 갖도록 해라."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책 만드는 공정을 이해할 수 있겠다. 이 책 또한 인쇄소에서 기계로 팍팍 찍어냈겠지만, 책을 만드는 과정이 이렇게 아름답다 이야기 해 주니 를리외르의 아름다운 손길이 느껴진다.   

저는 소피예요. 아저씨 이름은 뭐예요?  

그냥 를리외르 아저씨라고 부르렴. 를리외르라는 말에는 '다시 묶는다'는 뜻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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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기 소년 창비아동문고 232
유은실 지음, 정성화 그림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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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참 좋아하는 작가다. 그녀의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린드그렌이라는 위대한 작가를 만나도록 해 주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다른 서평에서 언급되어 제목만 눈에 박아 두었는데,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더군다나 아무도 읽지 않은 새책을 읽는 행운까지 얻었다.  

<손님>과 <엄마 없는 날>은 아이들 글에 이런 여운은 아이들 맘을 참 불편하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과 달리 많은 여운을 주는 듯하여 또한 묘한 매력을 발휘한다.  

<내 이름은 백석>, <만국기 소년>, <맘대로 천 원>은 조금 슬픈 이야기다. 풍족하지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들은 묘하게 가슴을 후빈다. <내 이름은 백석>을 보면서 '백석'시인이 생각났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도 백석이라는 인물과 관련이 있다. 동명이인 백석이 겪는, 아니 그의 아버지가 겪는 표현하기 어려운 박탈감(허탈감?)... 뭐 하여튼 그런 것이 조금 맘을 불편하게 하더니만, <만국기 소년>에서는 두 문장이 또 나를 붙잡는다.  

엄마가 (씽크대를 뚫어 준 아저씨에게) 아이들이 몇이냐고 물었다. 아저씨는 넷이라고 했다. 엄마가 너무 많이 낳았다고 했다. 아저씨가 고개를 숙였다. 나는 엄마가 그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을 책이라고는 오로지 국기 나와있는 책밖에 없어 그 책만 보다보니 나라와 수도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는 만국기 소년 진수에게 선생님이 묻는다.)"네가 외운 나라 중에서, 너는 어느 나라에 제일 가 보고 싶니?" 진수는 대답이 없다. 그 대신 진수 얼굴에 표정이라는 게 생겼다. 슬프고 겁에 질린 표정. 나는 선생님이 그걸 묻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맘대로 천 원>을 읽으면서는 '내'가 갖고 싶었던 1500원짜리 고리 달린 샤프를 가진 '나'는 갑자기 미안해졌다. 희망이가 엄마가 좋아할 거라며 성당에서 은총표 모아서 사 가지고 온 예쁜 샤프. 그 샤프가 너무 갖고 싶었지만, 돈이 부족해 갖지 못 하는 화자가 안쓰럽다. 어떻게 이걸 건네 줄 수 없을까? 엄마가 맘대로 쓰라고 한 1000원, 그걸 원없이 제대로 써 보지도 못 하고 매운 떡 꼬치를 먹으면서(진정으로 원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호호 거리는 모습에 왈칵 눈물이 나려 하는 것이 나 하나는 아닐 것 같다.   

외할머니와 친할머니 사이에서 곤란에 빠진 선아의 이야기, <선아의 쟁반>과 이모 흉 보느라 바쁜 작은 이모부의 이야기가 읽는 재미를 주는 <어떤 이모부>, 뛰어나지 못한 자신을 위로해 줄 <상장>을 안전하게 집에 가져 오고 싶었는데, 눈이 녹은 물에 넘어지는 바람에 엉망이 된 이야기들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멋진 작품이다.  

어릴 때 나 또한 <보리 방구 조수택>과 같은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에게 다른 친구들이 그러한 것처럼 친절하지 못 했고, 그리고 구윤희가 그러한 것처럼 그 기억은 나만의 기억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면서 내 어릴 적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동무에게도 맘 속으로 사죄를 했다.  

아, 이렇게 또 한 권의 책이 맘 속으로 들어 온다.  

유은실 작가가 더욱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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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1-26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에 유은실 작가 강연회 가느라고 이 책 다시 읽었어요~
내가 본 최고의 단편집이라는 생각엔 아직도 변함없지요.^^
강연회 갔다와서 리뷰 쓰려고 했는데 그냥 넘어가 버렸네요.
보리방구 조수택에 나오는 학급사진이 작가님 건가 물어봤더니 그림을 그린 분 거라네요.ㅋㅋ

희망찬샘 2011-01-27 05:4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리뷰에서 언급된 것 읽은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작가의 새로운 책이라 맘에 담아 두었지요. 덕에 좋은 책을 많이 읽게 됩니다. 감사 드려요. 저도 유은실 작가 뵌 적 있어요. 부산의 시립 도서관에 온 적 있으셨거든요.

유부만두 2014-03-04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이 책으로 유은실 작가를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큰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같이 읽으면서 백석 시인의 시도 찾아 읽었더랬지요.
 
놀라운 아기 탄생의 순간 - 어떻게 낳을까 고민하는 예비 엄마를 위한 임신 출산 포토 에세이
오오노 아키코 지음, 이명주 옮김, 미야자키 마사코 사진 / 브렌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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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서로 받은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 서평을 먼저 읽어 버렸다. (책이 도착하지 않았고, 책에 대해 궁금하여) 

서평의 내용은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큼 긍정적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관심이 생겼다. 출산에 관한 포토에세이라~ 

가끔 나는 내가 모성애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진통을 겪지 않고 아기를 낳아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딱 죽을 것 같은 맘이 들면 그 때 애기가 나온다고 했던가? 그런데, 제왕절개를 하다보니 수술 후 회복은 더뎌 힘들었으나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라는 맘이 들지 않는다. 그 점이 무척 안타깝다. 더군다나 적극적인 모유수유에서도 실패하고 말았다. 큰 아이는 안 먹으려 해서, 작은 아이는 양이 부족해서... 

이 책을 읽으면 아기를 자연분만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꼭 모유 먹여 길러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기를 낳는 순간의 아름다움이라~ 고통으로 일그러진 엄마의 모습은 생명탄생의 아름다운 순간이다.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담았고, 그 순간을 이야기로 펼쳤다.  

사실, 포토 에세이라 해서 가볍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이야기가 많다. 책을 다 읽는데는 제법 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자연분만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이 책을 만든 출발점이라면 이 출발점에서 벗어난 듯한 산과의의 고단함은 옥에 티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을 아기를 맞이하려고 준비하는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다. 아기를 맞으면서 출산 준비서 하나 정도는 다들 읽지 않는가! 내 아이는 어떤 모습일까? 그 두근거림을 이 책으로 미리 예행연습 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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