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을 지워라
빌 톰슨 그림 / 어린이아현(Kizdom) / 2011년 9월
품절


글자 없는 그림책~ 가능하면 모아보려고 한다. 그런데, 반갑게도 또 이렇게 좋은 책이 나와서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
글자가 없어서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을 흥분시키는, 그리고 그림이 마치 사진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섬세해서 더욱 보는 즐거움이 느껴지는... 그래서 오늘 아침 아이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빠뜨렸던 이 책을 어떻게 하면 잘 소개해 볼 수 있을까?
일단 선생님이 글을 좀 써야 하니까 자리로 책을 가지고 가지 말고 선생님 책상 위에서 보라고 했더니 쉬는 시간마다 와서는 "재밌다, 재밌다."한다. 책이 재미있다고 하는 아이 덕에 이 책의 출간에 기여한 바는 없으나 나도 덩달아 으쓱~
비 오는 날, 세 아이는 공룡을 본뜬 모형이 있는 공원의 놀이터에서 종이 가방을 하나 발견한다.

도대체 이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수수깡이에요." 하는 아이들에게 이건 마법의 분필이란다. 이 분필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한 번 살펴볼래? 하고 책장을 넘겨 본다.

해님을 그리니 하늘에 눈부신 해가 떠오르는구나! 했더니, "우와, 그림 하늘에 해가 두 개가 되겠네요. 정말 뜨겁겠네요." 한다. 그건 아니고, 비가 와서 해님이 없었는데, 이 해님이 구름을 밀어내고 하늘에 떠 있게 된 거지. 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다음에는 무엇을 그리면 좋을까? 하고 물으니 "공룡이요~" 한다.

짜자자잔~ 이건 뭘까? 하니까 "꽃이에요. 꽃!" 한다. 선생님도 처음에 꽃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나비구나. 우산도 비옷도 다 벗어 던진 아이들과 나비가 어울리는구나, 그지? 다음에는 무엇을 그릴까? 하고 물으니 더 큰 소리로 "공룡이요~"한다. 이 즈음에서 공룡이 나와주면 참 좋겠다.

아이가 그린 공룡을 원래 모습으로 만나기 이전에 나오는 공룡의 그림자! 감정이입이 제대로 된다. "으악~"하고 함께 외쳐주는 아이들. 이 공룡의 이름이 뭐더라? 하니까 "티라노요." 한다.

무서운 티라노를 만난 아이들의 공포스러운 얼굴을 살펴 보시길.

달아나는 아이들. 공룡으로부터 아이들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우리 반 꼬맹이들~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여기서 잠깐 페이지를 멈추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
얘들아, 어떡하면 좋지? 하고 물으니 "공룡을 지우면 되잖아요."한다.
어떻게 지울 수 있을까? 하니까 흥분해서 떠들썩해진다.
"발로 문때면 돼요." (얘, 서울 사람들은 문땐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지 않을까?)
"양동이와 호스를 그리면 돼요. 그래서 물을 뿌려주는 거예요."
"먹이를 그려서 던져주고, 먹이를 먹는 틈을 타서 도망가면 돼요." 한다.

공룡이 지워지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걸까?

아이들은 처음과 같은 모습으로 다시 자기 갈 길을 간다.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뒤돌아 보는 아이의 모습! 인상적이다.
나는 이 그림책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 정도의 그림이라면 말이 필요치 않으리라. 그림만으로도 더 큰몫을 충분히 잘 소화해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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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1-11-24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책 느낌이 참 새롭네요. 사실적인 그림과 함께 아이들의 표정이 압권이네요.

희망찬샘 2011-11-25 06:57   좋아요 0 | URL
도미노 서평단이라는 것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게 뭔가 했는데... 이번에 한 번 신청 해 봤어요. 서평도 써 주신다면 더 좋아요~ 였으니까 서평 의무는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책이 오니 안 쓸 수 있나요? 이벤트가 한 달에 한 두 번 진행되는 것 같던데요. 그래서 시작한 김에 이번에 한 번 더 신청해 봤어요. 중복 신청 가능하고, 관련 대상 도서들을 검색한 후 써 둔 리뷰 페이지를 링크하면 신청이 끝나던걸요. 이미 알고 있으시려나요? 모르신다면 한 번 해 보세요. 엄청 간단하고, 그리고 책도 괜찮아서 첫 시작이 좋은데요. 책을 내가 선택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말이지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개정신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아이들 책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은 나의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느껴지기도 해서 열심히 쓰는 부분도 있다.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만 해도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그냥 편안히 읽자는 기분, 조금 휴식하는 기분으로 읽기만 하자고 마음 먹었는데 다 읽고 나니 간단하나마 느낌 몇 줄은 남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통해 만난 두 주인공, 죽음을 가까이 두고 있는,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말이다.) 윤수와 유정,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돌아 보고 진정으로 이 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나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책 속 주인공의 가슴 아픈 사연들에 덩달아 맘이 짠해져서 연민도 느꼈다가, 누군가를 위해 노력봉사 하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 그들에게 있어서는 있으나마나한 존재인 나 자신에 대한 무언가 모를 무가치함도 느꼈다가... 

이 책은 그들이 지은 죄를 용서하라는 이야기라기보다는 그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성장과정에 대한 아픔을 함께 나누어 보자는데 그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정신과 의사인 유정의 외삼촌이 돈 1000원 때문에 이웃의 네 살짜리 아이를 때려 죽인 11살짜리 아이를 보면서 한 말은 가슴을 서늘하게도 한다. 아이를 학대하면 그들에게서 공감할 능력을 빼앗게 된다는 것. 신체적 학대(폭력), 성적 학대, 감정적 학대(싸늘하게 대하는 거, 사랑을 주지 않는 거), 방치가 모두 다 학대라는 것이다. 아이가 나빠 상담을 하면 그것을 책임져 주어야 할 부모가 원인인 경우가 있는데, 그것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잘못을 못 깨우친다면 그 아이의 구제는 힘들어 보인다. 학부모 상담에서도 그 문제가 부모라는 느낌이 들었을 때, 그리고 부모가 그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되었을 때,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내 아이 내가 알아서 키울테니 놔두라." 했다가 나중에 가슴을 치면 너무 늦는데, 그런 경우도 쉽지 않게 볼 수 있으니 그 부분이 마음이 아팠다.

외삼촌이 잠시 한숨을 쉬었다. 
"치료 받아야 해요. 가족도 함께 받아야 해요. 소아 정신과 전문의에게 가서 면담이 아니라 약물로 치료를 받아야 해요. 안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말 모릅니다. 도대체 우리 나라 경찰들.... 아니 법 제정하는 사람들... 저런 애들을 그냥 집으로 돌려보내면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집이 저래서 애들이 저 모양이 된 건데, 속수무책으로 애가 어리다고 그 집으로 다시 돌려보내면 어떻게 합니까? 미국 같은 나라에선 저런 경우 부모와 아이가 필수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증명을 제출하게 되어 있어요. 정말 위험한 일입니다. 우선은 병원 치료를 받게 하는 게 저 아이를 위한 거지만, 그리고 그건 당연하지만... 지금 저런 아이를 빨리 국가가 치료해주는 것이 결국은 우리 사회가 치를 비용을 막는 일도 되는데..." 
모니카 고모가 외삼촌이 휘갈겨놓은 차트를 잠시 들여다보았다.
"십중팔구 범죄자가 될 확률이 있다는 겁니까?"
"십중팔구가 아니라, 거의... 99퍼센트 그렇습니다."
외삼촌이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말했다.
"똑같아요. 모두 다 똑같아. 마치 짜기라도 한 거같이 전 세계에서 다 똑같아요!"
외삼촌의 어투에는 누구에게 향하는지 자신도 모르겠다는 듯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 뒤에는. 아이 때부터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폭력을 휘두른 어른들이 있어요. 짜기라도 한 것같이, 모두 저래요. 폭력이 폭력을 부르고 그 폭력이 다시 폭력을 부르죠."(168쪽)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자랄 수 있었더라면, 물질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았더라면, 진실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더라면... 

이제 마음이 천사와 같이 되었는데, 교화되니 저 세상 가라고 한다는 아이러니! 사형제도!!! 지금껏 내 관심영역의 단어가 아니었는데, 이 책은 그걸 생각해 보라고 한다.  

오랜 시간 그들과 함께 울면서 취재했다는 작가의 말, 그들을 느끼고 써 내려간 글들에 가슴이 아팠다. 뉘우치는 자들과, 희생자 가족들과, 봉사하시는 분들과... 이 글은 이 모든 사람들의 눈물과 사랑으로 쓰여졌다.  

윤수의 블루노트 속의 진실, 그 진실 속의 아픔, 그 아픔 속의 눈물. 그 눈물을 마음으로나마 함께 흘려 본다.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 늦기 전에 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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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1-2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정판 나오면서 표지가 바뀌었네요, 영화나 책~ 사형제도 뿐 아니라 성장환경을 많이 생각하게 하죠.
공지영 작가는 이런 작품으로 사회참여를 표현하는구나, 생각도 되고요.

희망찬샘 2011-11-24 14:06   좋아요 0 | URL
책과 영화~ 함께 보면 어느 하나에 실망하게 되지만,(주로 영화가 딸리지요.) 그래도 이 영화 보고 싶은 맘이 드네요.

캔디 2011-12-1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랜만에 책읽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우행시도 참 좋았지만 <연을 쫓는 아이> 책을 손에서 놓지못하게하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우리 둘째 시험끝나면 꼭 찾아서 읽어 보라고 해야겠어요
1월까지 대학시험으로 지금은 바쁘만
우리 둘째가 그곳에서 우등생으로 만들어 준 곳이 도서관이라고 하더군요
학교마치면 도서관가서 공부하고 시험끝나면 도서관에서 책읽고
그래서 은하에게 책읽는 것을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어요

희망찬샘 2011-12-16 05:58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허선욱 선생님께서 은민이가 좋은 대학을 가게 되었다고, 어머님 참 좋으시겠다고 이야기 해 주더라고요. 잘 모르는 우리(티타임 하면서)를 위해 대학에 대한 설명까지 좌악~ 축하드립니다.

2011-12-15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1-12-16 05:57   좋아요 0 | URL
정독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이 책을 읽는 아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책만 읽으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책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계획이세요. ^^

2011-12-16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17 0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의 눈을 보았니? 꿈터 책바보 6
질 르위스 지음, 해밀뜰 옮김 / 꿈터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출간되기 직전, 영국에서 날아왔다는 소식~ 2011 영국의 어린이들이 직접 투표하는 권위있는 아동 도서의 프리미엄 상 중 하나인 레드 하우스 어린이책상 수상!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아이들이 주는 후한 점수를 받은 걸까? 하는 궁금증이 책을 읽기 전부터 호기심을 자아낸다.  

다 읽은 후의 느낌은 음... 뭐랄까? 한 폭의 수채화를 본 느낌? 한 편의 서정시를 읽은 느낌?!  

자연과 인간의 교감과 함께, 세 아이의 우정이 아름답게 펼쳐지는데, 이 이야기가 순전히 허구가 아닌 인간과 물수리와의 실제 일화에 감명을 받아 쓴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살갑게 다가온다.   

물수리가 어떤 새일까? 이 책의 원제인 Sky Hawk로 찾아보니 나오지 않는다. 우리말로 물수리를 찾아보니 

물수리 [osprey]조류 | 브리태니커 
fish hawk라고도 함.
몸길이는 약 65㎝ 정도이고 해안과 내륙 수로를 따라 물고기를 잡아먹으면서 생활하는 크고 날개가 긴 매.
물수리과(―科 Pandionidae)에 속하며 수리과(Accipitridae)의 물수리아과(―亞科 Pandioninae)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몸의 윗부분은 갈색이고 아래쪽은 흰색이며 머리에도 흰부분이 있다. 물 위를 날면서 먹이를 찾다가 먹이를 발견하면 길고 구부러진 발톱으로 잽싸게 먹이를 잡는다. 발톱 밑에 날카로운 가시들이 있어서 먹이를 잘 잡을 수 있다. 먹이를 잡은 후 안전한 장소에 가서 먹는다. 먹이를 먹은 후에는 물 위를 낮게 날면서 먹이를 잡았던 발을 닦는다.
남아메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번식하며, 남아메리카에는 겨울에만 나타난다. 번식 때는 높은 나무, 작은 섬들의 지상에, 그리고 절벽의 편평한 암석 위에 홀로 혹은 집단으로 둥지를 짓는다. 북아메리카에서는 이 종의 수가 1900년 이후로 급격히 줄었는데 DDT의 영향 때문으로 생각되며 1980년대 들어와서 다시 수가 늘어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1910년에 멸종되었다가 1959년에 다시 나타났다. 둥지는 직경이 2m 이상 되는 거대한 구조로서 막대기를 아무렇게나 배열해서 만든다. 뚜렷한 점이 있는 2~4개의 알을 낳고, 약 5주 후 솜털로 덮인 새끼가 부화하며 암수가 함께 기른다. 어린 것은 6~8주 후면 날 수 있다. 

  (다음 백과사전 검색)'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작가의 홈페이지(www.gilllewis.com)를 방문하면 놀랄만한 물수리의 여행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작가의 편지'를 읽고 사이트를 찾아 보았다.  

그녀의 홈에서 퍼온 사진 한 장.  
물수리의 모습이 이렇게 생겼나 보다. 어린시절부터 동물 사랑이 남달랐던 작가는 수의학을 공부하였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야생동물 보호에 대해 배우고 경험하였으며 아름다운 일화를 만나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세계 20여개국에 번역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이 책을 출판한 꿈터 출판사는 야생조류 보호 GPS(위치추적장치) 부착을 위한 캠페인에 큰 후원을 했다고 하니 이 책의 의미는 생태환경보호라는 측면에서도 각별하다고 하겠다.   

  

만남 
물수리와 아이들의 만남 : 아이오나와 칼룸은 물수리라는 매개를 통해 친구가 된다. 야생조류이면서 희귀새인 물수리를 나쁜 사람들의 손에서 보호하고자 둘은 자기들만의 비밀을 만들어 낸다. 물수리가 스코틀랜드에 머무르는 동안, 그들을 관찰하며 은밀한 비밀을 누리는 행복한 시간을 가진다. 위험에 처한 암컷 물수리를 구해주면서 아이오나는 물수리에게 천국에서 내려온 그리스 여신 '아이리스'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위성송신기 장치를 등에 붙이면 아이리스가 아프리카로 날아갔다가 다시 스코틀랜드로 돌아오는 것을 구글어스를 통해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야생동물보호소의 해미쉬아저씨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코드를 알려준다.아이들과 아저씨와 그리고 칼룸의 가족은 물수리의 둥지가 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도록 하자는 약속을 한다. 칼룸의 아버지와 형, 그리고 해미쉬 아저씨는 칼룸과 아이오나에게 그들만의 특별한 비밀의 장소(나무 위)에 근사한 집을 지어준다. 이 책 표지의 그림처럼 말이다.

헤어짐 그리고 또 다른 만남
친구와의 이별 : 티격태격 다툼 이후 물수리라는 고리로 맺어진 두 아이는 슬픈 이별을 맞이한다. 뇌수막염에 걸린 아이오나의 죽음이 갑자기 닥친 것이다. 물수리의 그림만을 남긴 채 아이오나는 머나 먼 나라로 떠나 버린다. 뭐야~ 이거. 주인공은 죽으면 안 되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칼룸의 슬픔. 아이오나는 죽기 전 칼룸에게 아이리스를 부탁한다.  

긴장 : 물수리는 위성장치를 단 채 다른 나라로 떠났고, 칼룸은 아이오나 대신 비밀을 공유하게 된 오랜 친구인 랍과 이안과 함께 아이리스의 여행 위치를 파악한다. 스페인을 지나고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고 그러다 사하라 사막을 지날 즈음 아이리스의 신호가 사라져 버린다. 아이리스를 마음으로 응원한 덕분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신호가 나타나 칼룸은 안심을 한다.아이리스는 세네갈을 지나 감비아 강을 날았다. 아이리스에게 비슷한 일상이 펼쳐지자 마음을 다시 놓게 된 칼룸의 관심이 느슨해질 즈음, 진짜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신호가 한 곳에만 계속 머물러 있다는 것은 아이리스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칼룸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감비아 강 주변의 호텔이나 숙소, 생태환경동물보호와 관련한 단체나 회사, 학교나 병원, 새를 연구하는 연구소 등에 도와달라는 이메일을 보낸다. 과연 아이오나에게 한 약속을 칼룸은 지킬 수 있을까? 

또 다른 만남 : 감비아의 제네바 카에게서 날아든 편지 한 통. 제네바는 사고로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소년데, 병원에 날아 온 편지에 대한 답장을 의사 선생님이 대신 써 보라고 했다며 말을 연다. 그 나라에서 쿨란장고라고 하는 그 새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제네바는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아이리스를 찾아내고 (발목에 RS라는 고리가 달려있다.) 아이리스를 치료해 주어서 비행을 도와준다. 그 인연으로 두 아이는 새로운 친구가 되고 서로 아이리스의 이야기로 묶이게 된다. 그곳에서는 제네바의 병을 치료할 수 없지만, 무언가 제네바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던 칼룸은 모금 활동을 열게 되고 그게 지역 신문에 알려지면서 물수리라는 희귀새 때문에 작은 마을의 이야기가 텔레비전에까지 나오고 여기저기 알려지게 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 전체는 기자들의 끈질긴 취재를 피해 아이리스의 둥지를 지켜 나간다. 이제 물수리의 둥지는 아이들만의 비밀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비밀이 된 것이다.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제네바는 무사히 치료를 받아 다리가 나았을까? 두 아이는 만났을까? 칼룸은 아이오나와의 약속을 무사히 지켰을까? 아이리스는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자기 둥지로 돌아왔을까? 어쩌면 당연한 해피엔딩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그런 예상이 싫지 않았던, 마지막이 되어간다는 것이 아쉬웠던 시간이었다.  

문학성이 뛰어나다고 추천해 주신 분 말씀처럼, 이 책은 참으로 아름다운 책이었다. 감수성이 풍부한 고학년 여학생이라면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참고로 사진 하나 펌~

27일 물수리(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 한 마리가 포항시 형산강 상류에서 숭어 한 마리를 낚아채 가자, 붉은부리갈매기들이 먹이를 빼앗으려 쫓아가고 있다. 물수리는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을 하고 한반도 남부에서 겨울을 나는 겨울철새로 국제보호종이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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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4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5 0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기심 교과서 1학년 문화, 과학 - 개정 초등 교과 연계 도서, 콕콕 찍어 가르쳐주는 호기심 교과서
백명식 글.그림 / 풀빛미디어 / 201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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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쬐그만 녀석들이 나보다 아는 것이 더 많은 거 아냐?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은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로서 "책에서 봤어요." 하고 힘주어 말한다. 그래? 정말인가 그럼 한 번 찾아볼게. 하고 말하면서도 놓칠 때가 많은데... 이 책을 읽은 아이들도 제법 이런 아는 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인디스쿨의 서평 도서로 이 책을 받으면서 1학년 대상 도서니까 글밥이 적고, 그래서 쉽게 읽고 쉽게 서평을 쓸 수 있으리라는 계산을 했더랬다. 그런데, 웬걸. 제법 두께감이 있고, 일 학년 친구들이 읽기에는 양이 많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호기심 교과서라는 말에 맞게 아이들이 평소에 궁금해 할 여러 가지들을 차곡차곡 담아 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이 좀 많긴 하지만, 한꺼번에 읽기보다는 일 학년 아이들이 매일 조금씩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제 제법 긴 책이 익숙해진 아이들에게는 그리 어려운 책이 아니겠지만, 이해되지 않을 내용도 조금은 들어 있다.)

호기심은 과학의 뿌리라고 한다. 왜 그럴까? 하는 마음이 "귀찮다, 이제 고만 물어라."는 어른들의 대답으로 닫혀지지 않도록. 부모와 교사가 큰몫을 해 주어야 하리라 생각된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의 에디슨, 뉴턴, 아인슈타인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말이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 되어 있는데, 1장은 절지동물에 대해, 2장은 문화에 대해, 3장은 과학, 4장은 창의 영역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1장에서는 딱딱한 외골격을 가지고 있는 절지동물에 해당하는 곤충이나 거미, 그리고 절지동물은 아니지만, 연체 동물인 달팽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세계 거미 3만여 종 중 독거미는 고작 30여 종이고, 우리나라에 있는 독거미는 '염낭거미'인데 물리면 따끔거리는 정도라고 한다. '검은 과부거미'는 방울뱀의 15배나 되는 무시무시한 독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겠다. 이 녀석을 우리나라에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이 다행이다. 꿀벌은 쉽게 침을 쏘지 않고 아주 위험할 때만 침을 쏘는데 그 때 내장의 일부분이 함께 빠져나와 죽는다고 한다. 하지만 말벌, 땅벌처럼 큰 벌은 침을 여러 방 쏠 수 있어서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좋겠다. 절지동물이란 '관절이 있는 다리'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따 왔다고 한다.  

2장. 숫자는 아라비아가 아닌 인도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400년 전 인도의 '아라아바타'라는 사람이 <아라아바티암>이라는 책에 발표한 것. 아기가 태어날 때 울음을 터뜨리면 폐가 늘어나 피가 폐 속으로 들어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한다고 한다. 산타할아버지는 1,700년 전 터키의 니콜라스 주교의 자선에서부터 비롯되었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가진 것은 1931년 미국의 한 음료 회사가 콜라를 선전하려고 콜라의 상징적인 붉은 색으로 옷을 만들고 하얀 거품을 하얀 수염으로 표현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이도 알아두면 좋겠다. 

우리나라 이름의 유래 부분에서는 '고려는 건국할 때도 고조선을 본떠서 '고려'라고 했어요.(60쪽)'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내가 알기로는 고려는 고구려의 정신을 계승한 나라라고 알고 있기에 (한국사편지 2권 32쪽, 한편, 태조 왕건은 고려는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라고 확실히 못박았어.) 이 부분에서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되었다. 코리아라는 명칭을 고려라는 나라에서 찾는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덧붙여진 설명이지만, 다른 책, '<<한권으로 읽는 고려왕조 실록>>에 의하면, 고려라는 명칭은 고려 건국 당시에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어원적으로 볼 때 고구려와 다른 말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코리아(Korea)나 꼬레(Core)등의 알파벳식 명칭도 고려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고구려를 지칭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구려시대에 이미 고구려는 고려라는 이름으로 인도나 티베트뿐만 아니라 중국 서쪽 세계에 알려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91쪽)'라고 되어 있는데, 본 책의 설명에서는 고조선과 고려를 연결짓는 것이 정확한 것인지 다음 판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살펴 명확하게 정리해주심 좋겠다. (이 부분은 오타는 아닌 것 같다. 고조선에 대한 설명이 제법 나오기 때문이다.)

3장. 종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와 덧붙여 한지의 우수성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망원경으로 태양을 보면 너무나 밝은 빛이 눈에 들어와 눈이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 절대로 해를 보지 말라고 한다. 풍선을 하늘로 띄우려면 공기보다 가벼운 수소나 헬륨 기체를 사용해야 하지만, 수소기체는 폭발 위험성이 있어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돋보기의 굴절 원리, 꿈과 중력에 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4장. '누가 이런 생각을 했을까?'라는 질문 속에 중력의 발견과 함께 자동차, 헬리콥터, 책, 텔레비전, 전화기, 나침반, 샤프 등이 처음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 도서의 시리즈를 만나보면 이런저런 상식을 많이 쌓을 수 있겠다. 물론, 저학년 대상 도서이다보니 그렇게 깊이있는 부분까지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이 내용을 바탕으로 사고를 깊게 해 줄 책들을 더 만나보면 좋을 것 같다.  

참, 빠뜨릴 뻔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겠다 싶은 부분은 재미있는 수수께끼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꼬리말 형식으로 붙어있는 수수께끼를 맞춰보는 재미~ 특별했다.  

1. 이 문제는 답이 두 개이다. 앞산에 사과나무가 있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몇 개 열렸을까?
2.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장면은?
3. 창피한 것도 모르고 체면도 없는 사람의 나이는?
정답은 비밀~~~(책에 나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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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1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1 0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욕 시험 보리피리 이야기 6
박선미 지음, 장경혜 그림 / 보리 / 200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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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 전인가 보다. 6학년을 할 때였는데 학교 복도 벽에 온통 낙서가 되어 있는데, 욕 투성이다. 한 아이에 대한 험담도 있다. 누가 그랬을까? 글자를 추적해서 범인을 가려보자. 했더랬다. 글자 보면 범인을 찾을 수 있나요? 했더니 자신 있다 하신다. 그렇게 해서 아이들에게 종이를 나누어 주고 글을 써 보게 했다. 그 중 한 반은 욕을 써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입에도 담지 못할 심한 욕들이 나오더라고. 그 중 너무나도 모범적인 아이가 과연 욕을 써 낼 수 있을까가 아이들과 선생님의 관심사였다고 한다. 너무 착하고 빠지는 게 없는 아이라 (성품까지 말이다.) 친구들도 누구 하나 적대감을 가지지 않은 그 아이의 욕 시험지가 화제가 되었던 날이 있었다. 그 날이 생각나는 동화다. 

야야네 선생님은 어느 날, 아이들에게 '욕시험'을 보자고 하신다. 시험도 이렇게 엉뚱한 시험이라니. 선생 딸이라는 이유로 남에게 잘못 보이면 안 된다는 마음, 남들이 잘 한다 치켜 세워주면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 야야는 그런 마음들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생전 쓰지 않는 말이지만, 무심코 튀어나온 남을 따라 해 본 욕 한마디도 아이들의 공격을 당하는지라, 조심하고 또 조심하느라 알게 모르게 마음의 압박을 받는다. 이런 야야에게 욕시험은 어려운 과제다.  

억울해서 욕 하고 싶었던 때 없더나? 화가 나서 욕 하고 싶은 때 없더나? 다른 사람이 하는 욕 들은 거 없더나?... 

선생님 말씀 듣고 생각하고 생각하다 보니 쓸 말이 너무 많아 나누어 주신 시험지의 앞뒷면을 빼곡이 채웠는데, 교무실에 가 보니 선생님들이 그거 돌려보면서 키득거리시고, 그 모습을 보니 자신이 놀림감이 된 듯하여 속이 상한다. 시켜서 한 일이긴 하지만, 같은 학교 선생님이신 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한 것도 같고 해서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 하고 우느라 눈이 퉁퉁 부은 야야. 그 때부터 담임 선생님이 미워져, 마음 속으로나마 선생님에게 안 좋은 말을 하기 시작한다.

'난데없이 와 욕은 써 보라고 해서 이래 망신을 시키고, 우리 아버지 얼굴에 똥칠를 하게 만드노?'
'내 입으로 욕이라도 한번 해 보고 그런 소리를 들었으면 덜 분하겠다. 이거는 머꼬? 욕 한번 못 해 봤는데 오만 선생님들이 다 내를 욕쟁이라고 한다 아이가?' 

 하고 혼자서 속으로 꿍시럭 거려 보지만, 별 수도 없고 맘도 편하지 않다.  선생님은 도대체 아이들에게 왜 욕을 쓰라고 하신 걸까? 그 때 우리처럼 범인 색출도 아닐테고 말이다.  

"넘들 때문에 하기 싫은 걸 억지로 안 해도 된다. 넘들한테 일없이 발라맞출 필요도 없고, 참산댁 딸 잘한다 카면 그걸로 됐지. 억지로 더 잘할라고 안 해도 된다." 

"인자 고마 울어라. 니 속 썩어라고 한 거 아이다. 니 욕쟁이라고 놀릴라고 그란 것도 아이고. 너거들이 말로 하지도 못하고 꾹꾹 눌러 참고 있는 기 뭔지. 너거들 마음을 어둡게 누르고 있는 기 뭔지. 그기 알고 싶더라. 이 시험지에 대고 욕이라도 시원하이 다 풀어 놓고 너거들 마음을 훌렁훌렁 씻어 버리라고 그랬지."

아이들 맘 속에 자기만의 방식의 추가 놓여있고, 그 추가 무겁게 가슴을 누르고 있음을 아신 선생님은 이렇게 실컷 욕이라도 해 보게 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도록 해 주고 싶으셨나 보다. 

친근한 갱상도 사투리가 반갑고, <<달걀 한 개>>로 만났던 박선미 선생님의 글이라 더욱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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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1-11-22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꼭 읽어 보고 싶었는제 샘 리뷰 읽고나니 정말 궁금해지네요.

2011-11-24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