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구의 웃는 얼굴
이순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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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시집이라는 것을 책을 펼쳐들고서야 알았다.

시가 차지하는 비중보다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이순구 화백의 그림을 돋보이게 할 웃음과 관련한 시들을 모은 거니까.

아니다, 웃음 시를 먼저 모은 후 거기에 알맞은 그림들을 그렸을까?

이를 활짝 드러내고 웃는 이런 얼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데,

이런 함박 웃음이 참으로 부럽다.

작가는 만화학 박사라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인물들은 표지의 아이처럼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입을 다물고 크게 미소짓는 그림이 있다.

내용이 편안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든다.

그림과 함께 좋은 시들을 천천히 음미해 볼 수 있는 참 괜찮은 시집이다.

꽃 중에 가장 예쁜 꽃은 무엇일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

김미희   

 

여름

가을은 물론

겨울에도 피는 꽃

 

아침은 물론

밤에도 피는 꽃

 

운동장에

거리에

어디서나 피는 꽃

 

여럿이 피우면

더 재미나는 꽃

 

보면 절로

즐거워지는 꽃

 

사람 향기가

나는 꽃

 

내가 제일 좋아하는

 

(       )꽃

 

웃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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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아빠 - 당신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빅하우스 가족 이야기
멜리나 제로사 벨로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빅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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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진첩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 작가들의 멋진 사진 속에

아빠가 아이(딸)에게 해 줄 만한 피가되고 살이되는 말들이 녹아 있는데, 정말이지 절묘하다.

사진들만 보면서도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게 된다.

아, 귀여워~

너무 웃기다~(푸하하하, 풋, ㅎㅎ~)

이건 도대체 어떻게 찍었을까?

.

.

.

표지 사진을 보면 물고기가 곰의 입속으로 뛰어드는 것 같지 않은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곰의 놀랄만한 직관력?!

희망이랑 찬이는 폴란드 닭의 머리의 화려한 깃털을 보면서

이건 사진이 아니라 그려넣은 거라 그러고

엄마는 아니다, 전부 사진이다 그러며 옥신각신!

폴란드 닭의 머리 깃털에 붙은 말을 보면서

글에 풋~ 하면서 희망양 얼굴 살짝 스치고 지나간다.

아빠가 말씀하셨죠.

머리모양 같은 데 신경쓰지 말라고.

진흙탕에 첨벙거려 머드팩을 한 코끼리의 사진에서는

아빠가 말씀하셨죠

때론 지나치게 깔끔떨 필요는 없다.

아빠가 해 주신 주옥같은 말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희망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다.

남들과 같은 길을 가지 말라.

가끔은 보고도 못 본 척할 필요도 있다.

때론 재미없는 농담에 활짝 웃어 주어라.

영리하되 교활하지 말라.

때로는 용감한 도전이 필요하다.

목소리가 크다고 옳은 건 아니다.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큰 일을 하려면 용감해야 한다.

잘 놀아야 건강하다.

비밀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은 원래 엄마 속을 썩이며 크는 거다.

이런 좋은 말들에 딸려 나올 이야기들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사진으로 모든 말들을 대신하고 있다.

정말이지 굉장하다.

많은 아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도서관 게시판에 당장 광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씩 들춰 보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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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 공장 나라 세용그림동화 2
아네스 드 레스트라드 지음, 신윤경 옮김, 발레리아 도캄포 그림 / 세용출판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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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거의 말을 하지 않는

나라가 있었어요.

그곳은 바로

거대한 낱말 공장 나라였어요.

이 이상한 나라에서는 돈을 주고

낱말을 사서 낱말을 삼켜야만

말을 할 수 있었지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 되었다.

 

말을 사야만 말을 할 수 있는 나라.

가난한 사람은 말을 살 수 없는 나라.

부자는 말을 마음 먹은 대로 사서, 마음 먹은 대로 할 수 있는 나라.

낱말들 중 특히 비싼 낱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상하고, 격의 있고,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행복하게 해 줄 말들...

그 말들은 부자들의 소유라는 거다.

가난한 사람들은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했는데, 거기에는 시시한 것들만 있었다.

쓸데없는 말이나 말 찌꺼기들.

낱말은 행사가로 값싸게 팔리기도 했지만 쓰임새를 맞추기란 쉽지 않았다.

바람을 타고 떠다니는 낱말들들 잡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나라에 아이들이 살고 있었다.

시벨과 필레아스, 오스카.

시벨은 필레아스를 좋아하지만,

가난하기 때문에 "나는 너를 사랑한다."라는 말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오스카는 부자 아빠를 둔 덕에

"소중한 시벨. 나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해.

우리가 어른이 되면 분명 결혼하게 될 거야."라고 말을 할 수 있었다.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시벨은 미소를 지을 필요가 없다.)

부자인 오스카 앞에서 하고 싶은 말도 마음껏 하지 못하는 시벨은 속이 상하고 주눅이 든다.

필레아스에게 시벨은 곤충망으로 잡아서 아끼고 아끼던 세 낱말을 선물한다.

체리!

먼지!

의자!

 

필레아스는 시벨에게 미소 지으면서 볼에 입맞춤함으로써 감사를 대신한다.

(필레아스도 말이 없었던 것이다.)

황홀해진 시벨은 그 동안 아끼고 아끼고 아꼈던 한 마디를 하는데...

그건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우리랑 참 많이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말을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쓰는 말에는 격이 있다.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고, 품격있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거기에 맞는 어휘를 습득해야 한다.

부모가 부자인 경우에 아이들이 받는 교육이 고급화되고 그들이 습득하는 언어가 품위있어 질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면 억측일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이 문제를 부모의 재력과 관계없이 해결할 수 있을까?

바로 독서가 그 일을 해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품격있는 독서 말이다.

고전읽기라는 말 여기서 슬쩍 아이들에게 내비추어 봤더니,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받아 들인다.

품격있는 어휘 습득을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초등학교 시기라고 한다.

초등학교 시기가 책을 읽을 시간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어려운 말을 한다고 품격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말의 분위기를 익히고 말을 고상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아이들이 날마다 조금씩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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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2-06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읽어야 할 책이 쌓이고 있다는 .....
성적 시기는 돌아오는데 말이죠.

희망찬샘 2013-12-07 06:49   좋아요 0 | URL
연수 다녀 오신 선생님들이 추천해 주셔서 (조의래 선생님 연수였던가 그럴 거예요.) 읽게 되었습니다. ^^
 
두 개의 이름 푸른숲 어린이 문학 32
크리스티 조던 펜턴.마거릿 포키악 펜턴 지음, 김경희 옮김, 리즈 아미니 홈즈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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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읽는 마음도 더 무겁다.

표지의 아이의 얼굴을 반쪽씩 가려 보자.

긴 머리를 한 소녀는 '올레마운 포키악'이다. 이는 '칼을 갈 때 쓰는 숫돌'이라는 뜻이란다.

짧은 머리의 소녀는 마거릿이다. 외지 사람들의 교육을 받으면서 갖게 된 새로운 이름이다.

올레마운은 새 이름을 가지면서 외지 사람들이 '교육'이라는 마법으로 자신의 혀에 자물쇠를 채워 버렸다고 이야기 한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원주민의 말을 잃고 영어만을 배워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 책의 전편이 <<나쁜 학교>>인 것 같은데, 후편을 먼저 읽어 버렸다.

우리가 흔히 에스키모라고 불렀던 이누이트족인 올레마운의 이야기를 들으면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란 뜻이고 이누이트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그들은 에스키모라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니 기억해 두어야겠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 생각나고,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이야기를 다룬 <꽃잎으로 쓴 글자>가 떠오른다.

말을 점령하면 생각을 점령할 수 있고,

생각을 점령하면 더욱 쉽게 사람들을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 힘센 자들은

올레마운에게서 말을 빼앗아 가 버린다.

서양인들은 좋은 물건을 건네며 원주민들의 땅을 차지하고 싶었지만,

물건을 탐내지 않는 이누이트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없어

사고를 변화시키기 위해 원주민 아이들에게 서양식 교육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학교를 지어 기숙학교에서 아이들을 교육했다고 한다.

끔찍한 학교의 이야기는 <<나쁜 학교>>에 나와 있을 것 같다.

상처받은 이들은 치유를 위해 지금은 모임을 만들어 다시 이누이트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익히고 있다고 한다.

잃기는 쉽지만 그것을 다시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이 책 또한 그러한 과정 속에서 나왔다고 보면 되겠다.

자아 정체성을 찾아 가는 올레마운을 따라 우리 청소년들도 자신 찾기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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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2-03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편도 꼭 읽어보세요.
1-2편 모두 강추예요. 독서부 아이들 빌려줬더니 진짜 재밌다고 하더군요.

희망찬샘 2013-12-06 06:24   좋아요 0 | URL
네. 1편도 꼭!!!
 
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 예쁘게 진실을 말하는 방법 모두가 친구 24
패트리샤 맥키삭 글, 지젤 포터 그림, 마음물꼬 옮김 / 고래이야기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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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 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때는 그것을 주워 담기란 참으로 쉽지가 않다.

어릴수록 이런 점에서 더욱 곤란한 일이 많을 것 같다.

사려깊게 말하는 법은 아이들이 습득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사소한 거짓말로 엄마에게 혼난 리비는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거짓말과 달리 사실을 말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꼭 사실대로만 말할거야."라고 말하는 리비.

그러나...

 

루시에게

"네 옷 정말 멋진데? 정말 예쁘다. 그런데 너 양말에 구멍 났다."

수업시간에 손을 들어서

"선생님. 저요, 저요! 말씀드릴 게 있어요! 윌리가 지리 숙제 안 해 왔대요."

친구가 학예회에서 연극 대사를 잊어버려 울음을 터뜨린 일, 친구가 복숭아 훔치다가 엉덩이 맞은 일, 친구가 점심 값이 없어서 선생님이 대신 내 준 일들을 말해서 반 아이들이 모두 알게 해 버리기까지 한다.

리비의 말은 모두 사실인데,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

친구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리비에게 엄마가 말씀해 주신다.

"사실대로 말하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단다. 때로 적당하지 않거나, 방법이 잘못되었거나, 나쁜 속셈일 경우에 그렇지. 그러면 사람들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어. 하지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실을 말하면 문제될 게 없단다."

엄마의 말을 곰곰히 생각한 리비는 마음을 다치게 한 친구들에게 일일이 사과를 한다.

터셀베리 아주머니는 리비의 사과를 들으면서 "원래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지. 하지만 사실대로 이야기하더라도 애정을 가지고 부드럽게 말해주면 삼키기가 훨씬 쉬울 거야."라는 말씀을 해 주신다.

진심어린 사실 말하기!

누군가에게 몸에 좋은 약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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