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이름 푸른숲 어린이 문학 32
크리스티 조던 펜턴.마거릿 포키악 펜턴 지음, 김경희 옮김, 리즈 아미니 홈즈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읽는 마음도 더 무겁다.

표지의 아이의 얼굴을 반쪽씩 가려 보자.

긴 머리를 한 소녀는 '올레마운 포키악'이다. 이는 '칼을 갈 때 쓰는 숫돌'이라는 뜻이란다.

짧은 머리의 소녀는 마거릿이다. 외지 사람들의 교육을 받으면서 갖게 된 새로운 이름이다.

올레마운은 새 이름을 가지면서 외지 사람들이 '교육'이라는 마법으로 자신의 혀에 자물쇠를 채워 버렸다고 이야기 한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원주민의 말을 잃고 영어만을 배워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 책의 전편이 <<나쁜 학교>>인 것 같은데, 후편을 먼저 읽어 버렸다.

우리가 흔히 에스키모라고 불렀던 이누이트족인 올레마운의 이야기를 들으면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란 뜻이고 이누이트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그들은 에스키모라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니 기억해 두어야겠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 생각나고,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이야기를 다룬 <꽃잎으로 쓴 글자>가 떠오른다.

말을 점령하면 생각을 점령할 수 있고,

생각을 점령하면 더욱 쉽게 사람들을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 힘센 자들은

올레마운에게서 말을 빼앗아 가 버린다.

서양인들은 좋은 물건을 건네며 원주민들의 땅을 차지하고 싶었지만,

물건을 탐내지 않는 이누이트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없어

사고를 변화시키기 위해 원주민 아이들에게 서양식 교육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학교를 지어 기숙학교에서 아이들을 교육했다고 한다.

끔찍한 학교의 이야기는 <<나쁜 학교>>에 나와 있을 것 같다.

상처받은 이들은 치유를 위해 지금은 모임을 만들어 다시 이누이트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익히고 있다고 한다.

잃기는 쉽지만 그것을 다시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이 책 또한 그러한 과정 속에서 나왔다고 보면 되겠다.

자아 정체성을 찾아 가는 올레마운을 따라 우리 청소년들도 자신 찾기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 보면 좋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퍼남매맘 2013-12-03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편도 꼭 읽어보세요.
1-2편 모두 강추예요. 독서부 아이들 빌려줬더니 진짜 재밌다고 하더군요.

희망찬샘 2013-12-06 06:24   좋아요 0 | URL
네. 1편도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