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찬이가 태권도에서 캠프를 갔다.
그래서 오늘 심야 영화로 <<변호인>>을 희망이랑 함께 세 명이서 보러 가자고 했다.
심야는 힘드니 그럼 내일 조조를 보러 가는 것은 어때? 하고 아빠가 말하니
우리 희망양 강력하게 반대한다.
싫어요. 조조는 재미없어요.
엥? 조조가 왜 재미없어?
유비, 관우, 장비, 조조... 삼국지는 재미없어요.
아니, 사오정님 탄생???
우리 희망양 조조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았다고 해서 무슨 뜻인지 설명해 주었다.
우리 희망양 쫑알쫑알 수많은 질문을 해대며 지금 옆에서 읽고 있는 책은
선물로 받았던 책인데,
고가의 책인데,
읽는 사람 없어 아까웠는데 오늘 읽어주어 정말 고맙다.
근데,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내가 아는 게 없다. ㅜㅜ
사진 위주의 책이라 설명이 적은 것 같다.
2.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다.
이전 학교에서 4년 동안 동학년을 했다.
보통 학교를 옮기면 5, 6학년을 맡는다.
마지막 해는 짬밥이 되니까 원하는 학년을 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작년에 나오는 해임에도 불구하고 6학년을 한 것은
좋아하는 그녀가 6학년 부장을 하기로 해서, 그녀를 좋아하는 둘이가 한 팀이 되기 위해
6학년을 지원했더라는...
새로 학교를 옮기면서, 학교가 갈라졌는데,
그녀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샘아, 샘이 알면 좋아할 소식이다.
내가 '행복한아침독서'에 정회원 가입을 하려 한다." 하고 말이다.
정회원에 가입을 하면 매월 10000원의 후원회원금을 낸다.
대신 아침독서신문(초등), 아침독서신문(중등), 책둥이(유아신문), 작은도서관신문 이렇게 4종을 매달 받아볼 수 있다. 그리고 때때로 서평도서를 선물로 준다.
선생님이랑 함께 4년을 근무하면서 늘상 책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다.
그 때 내게 세뇌당한 선생님은 이번에 자진해서 도서관 담당교사가 되기로 맘 먹었다.
새 학교에 좋은 시설을 갖추었으나 도서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그녀는
잘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유익한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모르는 것 물으면서 자꾸 귀찮게 할 것 같다고, 그래도 되겠냐고 한다.
그렇게라도 자주 소식 전할 수 있다면 영광!
또 한 명의 동지가 생겼다.
전문적이지는 않아도 가지고 있는 책들로 아이들에게 읽기를 권했더니,
6학년 아이들이 1년이 지난 이제서야 조금 변화가 느껴진다고 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아이들이 바뀌어서 참 좋다고 했다.
내가 그녀와 함께 한 4년, 정말 오랜 시간이었지만
맘 먹기가 아닌 행동하기로 이어졌다는 사실에 나도 오늘 무척 기분이 좋다.
한 사람 한 사람 교사가 변하고, 그리고 아이들이 달라진다면
우리네 사는 세상이 조금 더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하고 꿈꾸어 본다.
오랜만에 1년 전으로 돌아가서 우리끼리 한 번 만나기로 했다.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