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생각학교 클클문고
김이환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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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가의 합동작품이다.

개인의 단편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말'에 관한 것.

최근 스포츠계와 연예계가 학폭미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학폭은 때로는 물리적 폭력으로, 때로는 언어 폭력으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사이버 폭력까지 더하여 다양한 변신을 하고 있다.

학창 시절 누군가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자신은 해맑은 표정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이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옛 기억이 소환되어 또 다시 고통을 겪는 이들이 과거를 폭로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때로는 거짓 폭로일 때도 있다고 하지만, 고통을 다시 복기하면서 또 한 번 더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만큼 사실일 경우가 많을 거 같다.

시시비비를 따져 잘못한 것은 사과를 하고 마무리를 하거나,

혹은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사과를 표현하거나,

아니면 그건 내가 아니라고 부인하거나...(그 중에는 정말 억울할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름이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오점이 남는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에게 준 상처가 내게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돌아온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나를 괴롭힌 이가 유명해 졌으면 그 사람의 명성에 흠집을 내는 것으로 지난 시간을 보상받을 수나 있지만,

지금 어디 살고 있는 지도 모르는 나를 괴롭혔던 그 아이는 어떻게 하냐고 하기도 한다.

부모들도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서 학폭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안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세계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과,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계도하고 선도해야 할 거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어떤 작품은 지나치게 가르치려는 바가 드러나 잔소리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말이 가지는 무서운 힘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서

이러한 일들로 인해 타인이 겪게 되는 고충에 대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생각해 보는 것은 무척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늘과 바람과 벌과 복수>를 읽으면서는
무심코 내뱉은 말 한 마디가 다른 사람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는데,

정작 그 말을 뱉은 이는 자신이 그러한 말을 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다면

피해자는 어떤 마음이 들까?를 생각해 보았다.

때로는 의도적인 놀림이나 따돌림이 아니었으나 함부로 생각없이 한 말이 상대에게는 큰 고통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햄릿이 사라진 세상>에서 '돈 스피크'가 그렇게 언어 사용을 금지했는지도 모른다.

말이 때로는 칼보다도 아프게 마음을 벼릴 수 있기 때문에.

<리플>에서는 패드립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이 엄청난 비극을 불러온다.

그 패드립을 불러온 이유도 그저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지만,

그 표현으로 인해 의도치 않았으나 상처받은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나 소나 다니는 그런 학교 뭐 하러 가."라는 말을 옆에서 들으면서

'그런 학교에 다니는 나도 개나 소가 되는 건가?'를 생각하는 옆 친구의 마음까지 헤아려 보아야 할 정도로 조심히 말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나도 모르게 남의 마음을 헤집었을 나의 말들. 그 말들의 무게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말을 조심하려면 과묵해져야할 거 같은데...

나이가 들 수록 말이 많아지고 가벼워짐을 느낀다.

이러한 가벼워지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는 조금 더 읽고 조금 더 생각하는 길을 선택해야겠다.  

 

________________

(대상) 고학년, 중학생이 적당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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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르렁으르렁!
롭 비덜프 지음, 신지호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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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멋진 곰 선발대회가 숲속에서 열렸다. 

멋진 곰이란 어떤 곰일까?

물고기 잘 잡기, 훌라후프 잘 돌리기, 사람들 놀래키기, 크게 소리 지르기...
프래드는 이 모든 것을 완벽히 해 내어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였다

프래드에게 중요한 것은 대회의 우승이었고, 그를 위해 주변을 둘러 보지 않았다.

우승을 위해 하루 종일 연습을 해야 해서 친구들과 놀 틈도 없었다.

그에게는 상, 메달, 트로피가 친구였다. .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새로운 곰, 보리스가 나타났다.

그는 프래드보다 강력한 힘을 가졌다.

보리스는 프래드의 굴에 몰래 들어가 무언가를 숨겨 나왔고,

대회 날 그는 프래드보다 우세했다.

보리스가 다녀간 이후로 목소리를 잃은 프래드

그 목소리를 찾아주려고 숲속 동물들이 힘을 합쳤다.

대회 날 시합에서 프래드와 보리스는 막상막하의 실력을 뽑냈고 마지막 남은 으르렁 소리내기로 우승이 결정될 터였다.

소리를 내지 못하는 프래드 대신 숲속 동물들은 힘을 합쳐 '으르렁 으르렁' 소리를 내어 주었다.

그 소리에 놀란 보리스의 품에서 프래드의 으르렁으르렁 고함이 떨어져 나왔다.

프래드의 고함을 보리스가 훔쳤던 것.

보리스는 새로 이사 온 동네에서 대회에 우승하면 친구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

주변을 둘러보지 않았던 프래드에게도 덕분에 함께해준 친구가 생겼고,

자신의 비겁함을 부끄러워한 보리스에게도 친구가 생겼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다독다독~

프래드와 보리스는 친구가 되었다.

프래드와 보리스와 숲속 동물들은 친구가 되었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참 좋은 것이다.

친구가 되려면 주변을 둘러 보아야 한다.

좋은 친구를 사귀려면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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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수프 넛셀 라이브러리 Nutshell Library
모리스 샌닥 지음,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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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의 가치는?

글쎄...

 

일단 모리스 샌닥의 작품이다.

(음 읽어보야겠군.)

같은 말이 반복된다.

(원어로 읽으면 라임이 살아서 근사하려나?)

닭고기 스프가 1월부터 12월까지 삶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가?

그냥 가볍게 휘리릭~

(짧군!)

그리고 남은 생각!

닭고기 스프 한 번 먹어 보고 싶구나.

닭죽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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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의 학교폭력 평정기
고은우 외 지음,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기획 / 양철북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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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만연한 곳에서 살아내기란 힘들다.

학교 현장이 그러한 곳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학교 폭력, 따돌림은 교사의 관심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또 어떤 때엔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고.

요즘은 아주 사소한 것들도 '학교 폭력' 문제가 될 수 있기도 하고.

어찌 생각해 보면 사소하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넘겨 버렸던 지난 시간이 잘못되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고.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낄 수 있지만,

교사라면 읽어보면 생각할 거리들이 많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준비하는 교사는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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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식을 했다.

교실에는 긴급돌봄 학생 6명이 있었고,

유튜브 생방송으로 각 가정에서 종업식 시청을 했다.

전출 교사 대표로 인사를 하게 되었다.

그 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말이라 조금 기분이 묘했다.

교실의 아이들은 텔레비전에 나오다가 곧 유명해지는 거 아니냐고 호들갑을 떨었다.

학교 방송인데, 아이들에게는 대단한 일이라 여겨지나 보다.

대단한 일이다 싶기도 한 것이

오후 4시 즈음이니 돌봄 학생일 테고, 2학년은 아니니 1학년일 아이 하나가 나를 보더니

"아, 아까 텔레비전에 나왔던 선생님이지요? 선생님이 감동적인 말을 해서 저 눈물이 찔끔 나올려고 했어요."

(눈물은 나온 건가, 안 나온 건가? 나올려고 헀으니 안 나온 거겠지!)

또 다른 아이가 지나가면서

"선생님, 오늘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말을 건다.

방송의 위력이 대단하구나 싶었다.

처음 보는 사람인 내게, 지나가는 내게, 아는 척을 하면서 이런 인사를 건네다니 말이다.

 

00초등학교 친구들 안녕하세요.
방금 소개받은 김00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은 오늘 00에서의 시간이 다 되어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들을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인사를 하려 합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00초등학교를 말한다!!!”로 해 볼까요?
00초등학교의 첫인상은요, ‘참 예쁜 학교구나!’ 였습니다. 다른 학교와 달리 건물 구조가 굉장히 특이하다고 느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건물이 바로 도서관이더라고요.
그리고 또 얼마 있다가 느낀 것은 “아이들이 선생님을 참 좋아하는구나!”였어요. 저 멀리서 선생님~~~ 하고 부르며 활짝 웃어주는 친구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리고 00에서 시간을 더 보내다 보니 “00의 선생님들께서 온 마음을 다하여 우리 친구들을 위해 애쓰시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지금 당장은 잘 모르겠지만, 여러분이 이다음에 자라서 초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보면 그때 그 꼬꼬마 시절의 여러분들을 사랑으로 보살펴주시던 선생님들을 떠올리며 미소 짓지 않을까요?
오늘 00초등학교를 떠나는 선생님들도 여러분과의 그런 따뜻한 추억을 가슴에 안고 떠납니다. 선생님들은 00에서의 시간이 어떠했냐고 묻는 분들에게 참 좋은 곳에서 행복했노라 이야기할 생각이에요. 
여러분은 이곳에서 남은 초등학생 시절 동안 자랑스러운 00의 어린이로서 사랑을 마음에 품으면서 건강하게 자라 주세요. 
올 한 해도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이겨내야 하겠지만, 지혜롭게 학교생활 잘 하기를 응원합니다.
00 친구들, 모두 안녕~~~~

 

그리고 줌으로 종례를 하면서 우리 반 꼬맹이들과도 작별 인사를 하고...

그러고 있는데 누군가 똑똑 교실 문을 두드린다.

"선생님, 저 모르겠어요?" 하는데 누군지 도통 모르겠다.

아, 누구더라???

4학년 때 담임했던 아이,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아 나를 힘들게 했지만 엄청나게 사랑스러웠던 **군이 쑥 자라서 나타났다.

졸업했다고 인사하고 가겠노라며 교실을 찾아 왔다.

1년 동안 다른 건물에서 띄엄띄엄 학교를 오다 보니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얼굴에, 쑥 자라고 통통해져서 얼굴을 몰라 보고 말았다. 이 사랑스러운 녀석을 우찌 할꼬 하면서 토닥토닥~

급식실에서 밥을 먹는데,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꽃다발을 들고

(물론 꽃다발은 그 여학생들의 것이다. 오늘이 졸업식인지라... 어머님들이 미리 집에서 들려 보내신 듯 하다.)

급식실로 들어와 인사를 한다.

전담으로 가르쳤던 여학생들인데 일부러 인사를 하러 찾아 왔다고 해서 또 울컥~

그리고 밥을 먹고 나가니 복도에서 기다리면서 함께 사진 찍으려고 기다렸다고 해서 또 감동!

아, 우리 학교는 정말 정이 넘치는 곳이었구나! 하며 다시 찡해졌다.

교직원끼리 서로 인사를 주고 받는 동안 섭섭해서 눈물을 보이는 선생님들!

동학년 막내가 동학년 인사 나누는 자리에서 오늘 헤어지는 거냐고 눈물을 흘리더니,

남아서 새학년 대비 연수 준비하느라 이것저것 작업하면서 교무실에 있길래 마지막 인사를 건네니 또 울먹울먹~

아, 나 이 학교에서 정말 좋은 이들과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이라 섭섭했지만, 정말 열심히 생활한 곳이라 잊지 못할 것이다.

추억의 한 페이지에 오늘을 꼭꼭 눌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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